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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 여행] 뜨거운 마음 - 24 아르메니아 귬리

이건 악몽이야! 이거 꿈이지? 나 지금 악몽을 꾸고 있는 거지! 볼 것이 몰려있다는 이곳은 정말 볼 것이 없었어요. 게다가 갑자기 비가 무섭게 퍼붓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은 다들 비를 피하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지만, 우리들은 일단 숙소를 찾아야 했어요. 론니플래닛에 나온 정보에 의하면 푸슈킨 거리에 숙소가 두 곳 있었어요. 억수 같이 퍼붓는 비를 피하며 일단 길을 가는데 소년들이 우리들을 보고 웃으며 중국인이라고 그랬어요. 그래서 불러서 우리는 한국인이라고 한 후, 푸슈킨 거리가 어디냐고 물어보았어요. 소년들은 우리가 걷는 길이 푸슈킨 거리라고 했어요. 이게 어디를 봐서 푸슈킨 거리냐? 포장도로라고 절대 봐 줄 수 없는 도로에 길가에 늘어선 집은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집들. 숙소가 있다고 나왔는데 ..

뜨거운 마음 - 23 아르메니아 귬리

호스텔에서 우리들에게 추천해준 도시는 귬리 Gyumri Քյումրի 였어요. 이름부터 왠지 발음하기 이상해요. 중국 영화 배우 '궁리'도 아니고 '굼리'도 아니고 '귬리'에요. 끝말 잇기에서 만약 상대방이 '귬'으로 끝나는 단어를 말하고 승리의 미소를 짓는다면 바로 이 도시 - '귬리' 때문에 한 번은 받아칠 수 있어요. 그런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제 머리 속에 '귬'으로 끝나는 단어는 생각나지 않네요. 단순히 호스텔에서 좋다고 해서 귬리에 가기로 결심한 것은 아니었어요. 현지인들 말을 100% 믿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거든요.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현지어에 자신이 있다면 현지인의 말 대 가이드북 및 인터넷 정보를 70:30 비율로 받아들여 정보를 재조합해 판단하는 게 좋고, 현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지하철 역이 다른 구 소련 지하철 역과 다른 점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지하철은 1970년대에 건설되었습니다. 최근에 카자흐스탄 알마티에도 지하철이 건설되었다고 하는데, 그 전까지 중앙아시아에서 유일한 지하철이 바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있는 지하철이었죠. 소련 시대에 전국적으로 지하철이 있는 도시는 몇 곳 없었습니다. 러시아의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우크라이나의 키예프, 아제르바이잔의 바쿠, 아르메니아의 예레반, 조지아 (그루지야)의 트빌리시 정도였죠. 저는 아직 구 소련 지역의 지하철을 모두 이용해보지는 못했어요. 제가 이용한 지하철은 아직 바쿠, 예레반, 트빌리시, 타슈켄트의 지하철 뿐이랍니다. 그런데 타슈켄트 지하철 역이 다른 구 소련 지하철역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깊지 않다' 입니다. 구 소련에서 지하철 역은 방공호의 기능도..

티스토리 모바일 버전에 추가되었으면 하는 기능

티스토리 앱을 깔아서 나름 잘 사용하고 있다. 확실히 3G를 신청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아이폰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노트북에 연결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용량이 확확 닳기 때문이다. 종량제 무섭다... 그런데 한 가지 티스토리 모바일 버전에서 정말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알리미' 기능 - 즉 내가 다른 티스토리 블로그에 달아놓은 댓글에 블로그 주인이 댓글을 달았을 때 볼 수 있는 기능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 때문에 부득이하게 컴퓨터로 티스토리 내 블로그에 로그인해서 댓글을 확인해야한다. 용량이 닳는 것은 물론이고, 원하는 때에 바로바로 내가 다른 블로그에 단 댓글에 블로그 주인들이 어떤 댓글을 달았는지 볼 수 없어 불편하다. 항상 노트북을 들고 다닐 ..

뜨거운 마음 - 22 아르메니아 예레반 베르니사즈 주말 벼룩시장

예레반 베르니사즈 주말 벼룩시장에는 전통 의상 인형들이 많아서 눈이 매우 즐거웠어요. 전통 의상 인형들보다는 조금 적지만 만만찮게 많은 인형이 바로 당나귀 인형이랍니다. 당나귀가 무엇을 상징하고 의미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아르메니아인들과 무슨 밀접한 연관은 있는 듯 했어요. 땔감을 짊어맨 당나귀 인형도 있고, 바구니를 짊어맨 당나귀 인형도 있고, 재미있게 생긴 당나귀 인형도 있고, 나름 사실적으로 만든 당나귀 인형도 많았어요. '당나귀'라는 소재 하나 가지고 이것 저것 많이 만들어놓았는데, 이게 아르메니아와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인지는 아직도 잘 몰라요. 시장은 현지인들도 많고 관광객들도 많았어요. 호객행위가 심하지 않아서 부담 없이 구경하고 사진찍을 수 있었어요. 여행을 다니며 기념품을 사..

타슈켄트 Xo'ja Alam Bardor 모스크

타슈켄트는 중앙아시아 이슬람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입니다. 일단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코란이 있는 곳. 이건 아랍어를 공부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꽤 중요한 것이죠. 글자를 구분하는 점이 하나도 없는 코란이니까요. 이것은 하스트 이몸 모스크 (하스티몸이라고 하면 다 알아들어요) 가면 볼 수 있어요. 소련 시절, 중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이슬람 신학교가 있었던 곳도 바로 타슈켄트. 이 신학교가 하스트 이몸 모스크 옆에 있는 신학교에요. 이렇게 독실하게 믿는 신자도 꽤 있고, 이슬람으로 중요한 곳인 타슈켄트이지만 모스크를 보기는 의외로 쉽지 않답니다. 제가 이번에 소개할 Xo'ja Alam Bardor 모스크는 지하철역 Milly bog' 역 근처에 있어요. 호자 알람 바르도르 모스크로 가는 길에 있는 정체 불명..

블로그 프로필 사진 변경

원래 쓰던 사진이 이제 슬슬 질려가고 있었어요. 세르비아에서 저 간판을 처음 보았을 때에는 정말 당시 제 상황과 비슷하기도 하고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저걸로 프로필 사진을 썼는데 날이 갈 수록 왠지 삭막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던 차에 여행기를 작성하며 사진을 정리하다 다른 좋은 사진을 발견했어요. 보는 순간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 사진으로 프로필 사진을 바꾸고, 원래 프로필 사진은 아이콘 사진으로 바꾸었어요. 그런데 파비콘은 대체 뭔지 모르겠네요...

뜨거운 마음 - 21 아르메니아 예레반 베르니사즈 주말 벼룩시장

2011년 7월 16일 아침. 씻고 가방을 챙겼어요. 어차피 다른 곳에서 1박하고 오는 것이었기 때문에 짐을 많이 꾸릴 필요도 없었어요. 가방을 대충 싸고 나머지는 전부 캐리어에 우겨넣은 후 리셉션으로 갔어요. "아르메니아에서 어디가 예뻐요?" 보통 아르메니아 오면 가는 곳은 딱 세 곳이에요. 예레반, 에츠미아진, 그리고 세반 호수. 에츠미아진은 예레반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곳이라고 했고, 세반 호수는 꼭 가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르메니아 여행 정보를 구하면서 사진으로도 많이 보았고, 다른 여행자들도 세반 호수 가서 사진을 많이 찍어와서 보여주는데 특별히 끌린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즉, 예레반, 에츠미아진, 세반 호수를 제외한 다른 곳을 가 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무턱대고 아무 도시나 갔..

뜨거운 마음 - 20 아르메니아 예레반

"어제 분수쇼 굉장하더라." "그래?" 아침이 되자 친구가 일어났어요. 친구에게 전날 분수쇼가 정말 볼만했다고 알려주자 친구가 자기도 보고 싶다고 했어요. 하지만 분수쇼는 밤에 하는 것. 낮에는 하지 않아요. 다음날 다른 곳에서 1박을 해야 했기 때문에 호스텔에서 알려준 빨래방에 빨래를 맡기러 갔어요. 빨래방은 빨래방이라고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병원 안에서 세탁 서비스를 맡기는 것이었어요. "내일 찾으러 오세요." "저희 내일 예레반 떠나는데 오늘 안 되나요?" 비록 말이 잘 통하지 않았지만 어떻게 써 가면서 의사소통을 했어요. 빨래방에서는 저녁에 호스텔로 빨래를 보내주겠다고 했어요. 가격은 3kg에 1500디람. 빨래방에 빨래를 맡겼는데 오늘 저녁 호스텔로 가져다 주겠다고 했다고 리셉션에 말한 ..

우즈베키스탄에서 투르크메니스탄 비자 받는 방법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투르크메니스탄 경유비자 받는 방법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투르크메니스탄을 경유비자로 다녀오신 여행자분들께서 올리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우즈베키스탄에서 투르크메니스탄 경유 비자 받는 방법은 대부분 틀린 방법이 되었습니다. 여행자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들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에 그 방법대로 하면 정말 여행 일정 제대로 꼬이고 망치게 됩니다. 변경 사항을 정리해서 올리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아제르바이잔, 또는 이란 비자 관련 비자신청서 접수 단계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을 경유하여 갈 나라의 비자 - 아제르바이잔이나 이란 비자 사본을 요구합니다. 과거와의 차이 : 과거에는 비자신청서 접수할 때에는 이란 비자나 아제르바이잔 비자 사본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란..

뜨거운 마음 - 19 아르메니아 예레반

세계에 '스탄'으로 끝나는 나라는 몇 개국일까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지도를 펼치면 '스탄'으로 끝나는 국가는 총 7개국이에요. 중앙아시아 5개국 + 남아시아 1개국 + 서남아시아 1개국. 론니플래닛 기준이라면 중앙아시아 6개국 + 남아시아 1개국. 어떻게 분류하든 국명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니 7개국이에요. 하지만 그것 아시나요? Հայաստան 아르메니아어로 아르메니아는 '하야스탄'이에요. 즉 '스탄'으로 끝나는 국가는 지도상에는 7개국이지만 실제로는 7개국이 아니라 몇 개 더 있고, 그 중 하나가 바로 아르메니아에요. Երեվան 읽으실 수 있나요? Ереван 이건 읽으실 수 있을 거에요. 키릴 문자를 모른다면 '에페반'이라고..

더위가 온다

아침에 밖을 나가보니 무슨 홍염이 밀려오는 줄 알았어요. 제가 서 있는 곳은 아직 밤기운이 남아 있는 푸른 하늘. 앞은 시뻘겋게 불타올라 제가 서 있는 쪽까지 밀려오고 있었어요. 홍염 속에 보이는 뜨겁고 눈부신 구슬은 바로 태양. 아이폰으로 일기예보를 보니 이번주에 타슈켄트는 드디어 37도까지 올라가네요. 그리고 현재 타슈켄트는 새벽 4시면 동이 트기 시작해서 새벽 5시면 훤하답니다.

뜨거운 마음 - 18 조지아에서 아르메니아 예레반으로 가는 길

편하게 가기 위해 조수석에 앉아 야간 이동을 하는 마슈르트카를 탔지만 정신이 이상할 정도로 맑았어요. 물론 차가 심하게 흔들려 머리를 자꾸 흔들어대는 것도 있었지만 그런다고 못 잘 제가 아니에요. 상모 돌리기에서 헤드뱅잉으로 업그레이드할지언정 잠자기를 포기하는 법은 없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잠이 잘 오지 않았어요. 기사 아저씨는 졸지 않기 위해 담배를 태우고 노래를 크게 틀어놓았어요. 그래서 더더욱 잠을 청할 수 없었어요. 고요한 밤길 속에서 차의 흔들림만이 소리를 만들 뿐? 천만에요. 노래가 크게 나오고 있었고, 사람들도 늦은 시각이었는데 계속 떠들고 있었어요. 야간 이동을 한다고 하면 보통 정신없이 자는데 이 사람들은 그런 것이 없었어요. 사람들은 열심히 뒤에서 떠들다가 마음에 안 드는 노래가 나오면..

뜨거운 마음 - 17 조지아 (그루지야) 바투미

아칼쯔케에서 바투미 Batumi ბათუმი 로 가는 길. 지나가는 풍경이 모두 유명한 관광지 못지 않은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어요. 차는 한참 달리다 잠시 휴게소에 들렸어요. 휴게소에서 물을 마시고 세수도 할 수 있었어요. 가게들도 있었고, 한쪽 구석에서는 빵을 구워 팔고 있었어요. 휴게소 주변 풍경. 여기도 아름답기는 마찬가지였어요. 아침을 먹지 못했기 때문에 아침 대신 먹으려고 빵을 구워서 파는 가게에 갔어요. 빵집 내부에서는 화덕에서 열심히 빵을 꺼내고 있었어요. 앞에 쌓여 있는 빵을 하나 가져가려는데 가져가지 말라고 하고는 다른 뜨겁고 엄청 못 생긴 빵을 주었어요. 가격은 2라리. 생긴 것은 정말 못 생겼어요. 못 생기기는 했지만 풍경과 잘 어울리는 빵. 워낙 빵이 딱딱해서 손으로 뜯어 입에 ..

월요일에 가자 - 28 타지키스탄 여행 후기

집에 돌아와 앉아 있는데 아쉬운 마음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바로 여행기를 작성하기 시작했어요. 보통은 여행 다녀와서 며칠 쉬다가 여행기 작성을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아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이날이 2012년 5월 18일.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오늘은 2012년 5월 27일. 여행은 총 8일 일정이었는데, 여행기를 쓰는데 걸린 시간은 10일이에요. 아마 블로그에 올라가는 것은 며칠 더 걸리겠죠. 아직도 아름다운 두샨베를 다시 걷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여행은 끝났어요. 그리고 여행기 작성도 이 후기를 마치면 끝나구요. 타지키스탄은 관광이 발달하지 않은 나라에요.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들고 아름다웠어요. 사람들이 정신없이 '니하오'를 외치는 것도 알고 보면 그저 동양인..

월요일에 가자 - 27 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 오이벡 국경

아침 7시. 눈을 떴어요. 어제 저녁 6시부터 계속 잤어요. 13시간 그대로 뻗어 있었어요. 방이 추워서 커튼을 걷어 보았어요. 밤에 비가 내렸어요. "오늘 어떻게 할 거야?" 답을 알고 있었지만 갑과 을에게 물어보았어요. 어제 시르다리오 근처 공원 이후부터는 둘이 알아서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어요. 후잔드 관광까지 어쨌든 끝을 내었기 때문에 이제 남은 시간은 자유 시간. 그리고 그 답은 이미 알고 있었어요. "오늘 타슈켄트 돌아가자." "그래." 한숨을 내쉬며 짐을 정리했어요. 갑은 을이 오늘 귀국하는 친구 배웅해주러 가고 싶어한다고 이야기했어요. 하지만 그것은 변명. 을은 샤흐리스탄을 넘기도 전부터 매우 피곤해했고, 샤흐리스탄을 넘은 후에는 체력 고갈로 인해 계속 쉬고만 싶어 했어요. 갑은 이스타..

뜨거운 마음 - 16 터키-조지아 (그루지야) 포소프 국경, 아칼쯔케

으으드르에서 카르스로 들어온 것 자체가 바투미로 가기 위해서는 잘못된 선택이기는 했지만, 조지아로 들어갈 방법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니었어요. 일단 급한 대로 방법을 알아보니 딱 한 가지 방법이 아직 남아 있었어요. 포소프 Posof 국경 터키에서 바투미로 바로 가기 위해서는 사르피 Sarpi 국경을 넘어야 해요. 하지만 일단 조지아로 넘어가는 것이 목적이라면 아르다한 Ardahan 을 거쳐 포소프 Posof 국경을 넘어가는 방법도 있었어요. 바투미는 조지아에서 크고 유명한 도시. 그러므로 조지아에만 들어가면 어떻게든 방법이 있겠다는 계산이 섰어요. 터키 카르스에서 굳이 바투미로 바로 들어가겠다고 든다면 무려 이틀을 또 날려야 했어요. 먼저 카르스에서 바로 트라브존까지 갈 방법이 없었으므로 카르스에서 1..

뜨거운 마음 - 15 터키 으으드르, 카르스

아저씨께서 운전을 하시다 주유소 근처에서 터키로 가는 버스를 발견하셨어요. 아저씨께서는 차를 세우시더니 저 버스를 타고 가라고 하셨어요. 저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어 으으드르 Iğdır 까지 한 번에 가라는 것이었어요. 우리가 가격이 괜찮으면 그렇게 하겠다고 하자 아저씨께서는 버스 기사와 흥정을 하셨어요. 그래서 한 사람당 5마나트로 으으드르까지 가기로 하고 이때부터는 버스로 갔어요. 국경까지 제대로 된 불빛조차 거의 보이지 않았어요. 우리가 지금 어디로 가는지조차 알 수 없었어요. 버스는 불을 끄고 달렸기 때문에 더더욱 어둡고 잠이 밀려왔어요. 잠시 후. 버스에 군인이 탔어요. 군인은 버스 기사에게 무언가 말하고 버스 기사는 군인에게 뭐라고 해명을 하는 것 같았어요. 아마 이 버스가 원래는 빈 차로 가..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우즈베키스탄 대 이란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SPORT 채널에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우즈베키스탄 대 이란 우즈베키스탄 홈경기가 생방송으로 중계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아래 링크는 2014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결과 확인 페이지. 피파 홈페이지가 아니라 위키피디아 출처에요. http://ko.wikipedia.org/wiki/2014년_FIFA_월드컵_아시아_지역_최종_예선 제가 채널을 틀었을 때에는 이미 전반전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 '종점의 기적', '침대 축구'로 유명한 이란팀을 싫어하는데다 우즈베키스탄 체류중이기 때문에 열심히 우즈베키스탄을 응원했어요. 전반전부터 우즈베키스탄이 이란을 강하게 밀어붙였어요. 이란이 몇 번 공격을 하기는 했는데 거의 우즈베키스탄에게 당하는 상황. ..

뜨거운 마음 - 14 아제르바이잔 나흐치반 자치공화국

일단 오늘은 쉬고 다음날 줄파에 갔다가 터키로 갈 생각이었어요. 그러나... 론니플래닛에서 나온 Hotel Tehran을 보는 순간 인내심이 끊어졌어요. "오늘 터키로 넘어가자!" 저와 친구의 의견이 한 번에 맞아떨어졌어요. 여기는 관광이 발달 안 한 정도가 아니라 개발 자체가 안 된 곳. 호텔이라고 나와 있는 곳이 우리나라 여인숙보다도 못하게 생겼어요. 온몸이 땀에 절어 있는데 제대로 샤워를 할 수 없다는 것은 꽤나 큰 문제. 더욱이 친구는 다리에 뭔가 이상한 것이 나서 계속 아프다고 하고 있었어요. 이러저러한 이유를 제외하더라도 숙소 문제는 분명 큰 문제. 아무나 잡고 '재워주세요'라고 할 수는 없었어요. 더욱이 여기는 아제르바이잔. 1마나트가 1USD도 아니고 1유로에 맞먹는 동네. 아무리 못 사는..

뜨거운 마음 - 13 아제르바이잔 나흐치반 자치공화국 나흐치반

공항에서 나오기 위해 출국 게이트로 갔어요. 사람들이 하나하나 줄을 서서 나갔어요. 입구가 좁아서 빨리 나갈 수가 없었거든요. 우리도 줄을 서 있는데 경찰이 우리를 불렀어요. "여권." 여권을 보여주자 비자를 확인하고는 출국 게이트 옆 작은 창구로 가라고 했어요. 출국 게이트 옆 작은 창구에는 경찰이 앉아 있었어요. "여권." 여권을 주었어요. 그러자 나흐치반 자치공화국 입국 심사가 시작되었어요. 경찰은 다른 직원을 불러오고나서 우리들의 여권을 꼼꼼히 살펴본 후, 무언가 입력하고 방문 목적과 체류 기간에 대해 깐깐하게 물어보았어요. 그래서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에서 나흐치반 Naxçıvan, 줄파 Culfa를 보고 3일 후 출국할 것이며, 지금 바로 줄파로 갈 거라고 대답했어요. 우리들의 비자에 별 문제가 ..

손전등

이 손전등은 제가 지리산 등산갔을 때 가져갔던 손전등이에요. 지리산 당일치기 등산을 다녀온 후 방에 방치하다가 우즈베키스탄 오면서 혹시나 하고 들고왔어요. 우리나라보다 전기 사정이 좋을 리는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죠. 혹시나가 역시나...요즘 제가 사는 동네는 툭하면 정전이 되요. 심심하면 정전이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 그래서 요긴하게 잘 써먹고 있어요. 지난 타지키스탄 여행 다녀갈 때에도 들고갔는데 나름 요긴하게 잘 썼답니다. 정전 때문에요.

해외 여행 짐 빨리 싸기

해외 여행을 상상하다 드디어 결심하고 행동에 옮기게 되면 패닉에 빠지는 분들이 종종 계시죠. 저도 그랬구요. 정말 무엇부터 해야하는지 감도 안 오곤 하죠. 1박 2일 여행도 짐 싸는 거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주변에 종종 계시는데 여행 일정이 꽤 길어지고 언어도 잘 안 통하는 해외로 나가게 되면 정말 정신만 없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처음 나가는 해외여행이라면요. 설레는 마음 절반, 혼란스러운 마음 절반으로 출국일이 다가오는데 아무 것도 준비 못하고 인터넷에서 뒤져봐야 더 나오지도 않는 정보들 찾아보고, 읽었던 글 다시 읽고 하다 보면 어느새 공항에 가야할 날은 당장 내일. 짐을 싸야 하는데 무엇부터 넣어야할지 감도 안 오고 계속 '이거 넣어야 해! 저거 넣어야 해!'하다가 정작 필요한 것은 빼먹고 필요 없..

6월 1일 - 우즈베키스탄 어린이날

오늘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어린이날이에요. 하지만 빨간 날이 아니랍니다. 그냥 '어린이날'이지, 쉬는 국경일이 아니에요. 저는 '어린이날'이라고 해서 당연히 쉬는 줄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달력을 보니 검은색. 분명히 쉬는 날일테니 빨간색이어야 하는데 검은 색이라 달력 인쇄가 잘못 되어 있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다른 달력을 보았는데 역시나 검은색. 그래서 우즈벡인에게 물어보았어요. "어린이날에 안 쉬어요?" "당신 어린이에요?" 아...그렇군요...우즈베키스탄에서 어린이날은 우리나라와 달리 전적으로 '어린이들만을 위한 날'. 어른들은 이날 아무 것도 없어요. 그냥 평범한 날이에요. 그런데 애들은 벌써 방학 했잖아? 쉬든 안 쉬든 별 상관은 없겠네.

우즈베키스탄 동전 사용

우즈베키스탄에도 동전은 있다. 이건 어디까지나 공식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있기는 있지만 그 누구도 사용하지 않고, 구경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100숨은 종종 사탕이나 껌으로 받거나 그냥 깎아주거나 더 받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들어 100숨 동전이 종종 보인다. 아직 사람들이 널리 사용하는 것은 아닌데 지하철역 매표소에서도 100숨이 보인다. 그 전까지는 중앙 우체국 앞 카드 판매대에서만 100숨 동전을 볼 수 있었다. 중앙 우체국 입구에 있는 검색대 앞 카드 판매대에는 100숨, 50숨, 10숨 동전이 꽤 비치되어 있고, 원하면 동전으로 거슬러 받을 수 있다. 지하철 매표소에 100숨 동전이 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사실. 그런데 이유가 이해는 된다. 100숨 지폐는 더 이상 ..

팥빙수

드디어 타슈켄트에 여름이 시작된 것 같다. 여기의 여름은 엄청나게 덥다고 한다. 어느 정도냐 하면 현지인들이 30도 아래는 덥다고 하지도 않는다. 오늘은 타슈켄트가 34도까지 올라갔다. 가장 더운 곳은 37도. 이게 여름의 시작이다. 한국이었다면 난리가 났겠지. 한국에서는 28도인데 덥다고 난리라고 하던데. 여기는 매우 건조하다. 어느 정도로 건조하냐 하면 빨래가 금방 잘 마른다. 빨아서 밖도 아니고 집 안에 널어놓으면 금방 마른다. 밖에 널어놓을 거라면 탈수할 필요조차 없다. 대낮에 걸어놓으면 저녁 되면 보송보송하다. 그래서 진짜 탄다. 피부가 검게 타는 게 아니라 목이 바짝바짝 탄다. 여기 사람들은 아이스크림을 엄청나게 많이 좋아한다. 그래서 아이스크림 가게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얼마나 많이 팔리는..

뜨거운 마음 - 12 아제르바이잔 나흐치반 자치공화국

드디어 아침이 밝았어요. 오늘은 정말로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에 가는 날. 정보가 너무 부족한 곳, 게다가 본토와는 떨어져있는 곳에 간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레었어요.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현재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의 아버지이자 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었던 하이데르 알리예프의 고향. 그리고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 때 아르메니아가 침공했으나 터키가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을 공격하면 전면 개입하겠다고 군대를 나흐치반 자치공화국과 터키 국경으로 이동시켜 아르메니아군이 바로 철수했던 곳.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아주 어렸을 때 본 '아시안 하이웨이'라는 다큐멘터리 때문이었어요. 1990년대에 했고, 일요일 저녁 KBS에서 했는데 제일 마지막 편이 이란이었어요. 이란편 맨 마지막..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Kaldirgochbiy Mausoleum, Shaykh Hovendi Tahur Mausoleum

론니플래닛을 보면 타슈켄트에 유적 3개가 한 곳에 모여있는 곳이 있어요. 론니플래닛에 실려 있는 타슈켄트 지도에서 C2 지역에 있어요. 이 지역에 있는 유적들로는 Kaldirgochbiy Mausoleum, Shaykh Hovendi Tahur Mausoleum, Yunus Khan Mausoleum이에요. 세 개 전부 무덤이에요. 이곳은 나보이 거리에서 가깝기 때문에 나보이 거리를 걷다 보면 금방 찾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나보이 거리에서 찾기는 조금 어려워요. 그 이유는 이곳이 큰 유적지가 아니기 때문이죠. 일단 이곳은 이렇게 생겼어요. 한 곳에 유적이 2개 몰려 있어요. Kaldirgochbiy Mausoleum과 Shaykh Hovendi Tahur Mausoleum이 같이 있기 때문에 한 곳에 가..

뜨거운 마음 - 11 아제르바이잔 바쿠

2011년 7월 10일. 오늘은 아제르바이잔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의 수도 나흐치반으로 가기로 한 날이에요. 바쿠 일정을 꽤 강행군으로 진행한 이유는 바로 오늘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에 가기 위해서였어요. 아제르바이잔 도시들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었지만,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었어요. 한국어로 된 정보는 아예 찾지도 못했구요. 영어로 된 정보도 매우 부실하고 부정확했어요. 아제르바이잔 친구도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에 대해서는 잘 몰랐어요. 친구가 준 정보라고는 꽤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라는 것이 전부였어요. 우리나라로 치면 딱 제주도 정도 되는 곳이에요. 본토와 떨어져 있어서 반드시 비행기로 가야 해요. 차이점이라면 나흐치반 자치공화국은 이란을 통해 가거나 조지아-터키를 거쳐 육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