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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마음 - 35 조지아 트빌리시 구시가지

낯익은 얼굴 셋은 같은 호스텔에 머무르고 있는 에스토니아인들. 그리고 매우 낯선 처음 보는 여자는 아마 그 에스토니아인의 애인일 거였어요. 이것들 여기서 노가다 알바 뛰었나... 넷이 바닥에 널부러져 앉아 있는데 온몸이 먼지투성이였어요. 하도 먼지를 뒤집어써서 몸에서 반짝이는 부분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요. 그냥 뿌연 덩어리들. 무슨 관광을 그리 험악하게 했길래 온통 먼지투성이가 되어서 이렇게 널부러져 앉아 있나 궁금했어요. "물 꼭 사서 가! 위에 가게 없어!" 막노동 뛰다 잠깐 쉬는 인부들처럼 먼지 잔뜩 뒤집어쓰고 바닥에 주저앉아 물을 마구 들이키던 에스토니아인들이 우리를 보자 반갑게 인사하며 반드시 물을 사서 올라가라고 알려주었어요. 에스토니아 청년들의 조언대로 근처 가게에서 1.5리터 물을 ..

우즈벡에서 충동구매한 결과

여기에서 한국처럼 먹으려고 하면 물가가 싸지 않지만, 여기에서 싼 것들 대충 구입해 먹으면 정말 싸게 먹을 수 있어요. 게다가 이 나라는 과일의 천국! 환율은 1 미국 달러 = 2840숨입니다. (암시장 기준) 복숭아 1kg - 1500숨 수박 1개 - 3000~5000숨 멜론 1개 - 4000~5000숨 포도 1kg - 2000~3000숨 살구 1kg - 1500숨 한국에서 오랜 타지생활을 하며 뼈저리게 느낀 것은 '과일은 사치품'이었어요. 무슨 제철 과일이 몸에 좋고 미용에 좋고 여기저기 다 좋다고 하는데 누가 몰라서 안 먹나요? 비싸서 못 먹지. 과일 1kg 살 돈이면 한 끼 식사로 안 끝나죠. 즉 자취생 입장에서는 과일을 사먹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사치스러운 행위. 그 돈이면 참치캔과 3분카레를 하..

라마단 시작

이슬람권에서 가장 중요한 기간인 '라마단'이 시작되었어요. 이슬람권 방문시 라마단을 특별히 신경써야하는 이유는 이 시기에 무슬림들은 낮에 '단식'을 하기 때문이죠.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검은 실과 흰 실을 구분할 수 없을 때'까지 단식을 하는 것이랍니다. 검은 실과 흰 실을 매달아놓고 둘을 구분할 수 없을 때에만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둘이 구분이 되면 음식을 먹을 수 없죠. 이슬람력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매해 날짜가 조금씩 빨라집니다. 올해는 7월 20일부터 8월 21일까지죠. 이슬람권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기간인 '하지'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메카로 순례여행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는 그렇게까지 영향이 크지는 않아요. 그리고 시아파 지역에서는 '아슈라의 날'이 있기는 한데 이것은 시아파 지..

뜨거운 마음 - 34 조지아 트빌리시 올드타운

트빌리시 이곳 저곳 다 둘러본 거 같았는데 왠지 못 본 것들이 몇 개 있었어요. 사건의 발단은 우리들과 방을 같이 쓰던 미국인이 우리에게 기념으로 사온 엽서라고 보여준 것. 트빌리시라고 했는데 트빌리시에서 그것을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트빌리시 웬만한 곳은 다 돌아다니고 이제 별 볼 일 없는 곳만 남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현실은 그 정반대. 우리들은 그다지 볼 것 없는 곳만 열심히 돌아다닌 것이었고, 정말 볼 것이 있는 곳은 가지 않은 것이었어요. 호스텔에서 가장 게으른 사람들은 당당히 우리들이었어요. 모두 씻고 나간 후에야 일어나서 느긋하게 씻고 호스텔에서 나왔거든요. 트빌리시에서 계속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그 어떤 급함도 없었어요. 제일 빨리 나간 팀은 에스토니아 애들. 저와 가장..

뜨거운 마음 - 33 조지아 트빌리시 마마다비티 교회

트빌리시에 다시 도착했는데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어요. "이제 어떻하지?" 므츠헤타를 다 보려면 하루 종일 걸릴 줄 알았는데 므츠헤타가 트빌리시에서 얼마 걸리지 않는 곳인데다 생각보다 큰 곳도 아니라서 금방 보고 돌아올 수 있었어요. 오늘 일정을 여기에서 끝내기에는 저나 친구나 모두 아쉬웠어요. 그렇다고 멀리 가자니 그러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어요. 그만 돌아다니기에는 시간이 많이 남았고, 멀리 가자니 시간이 부족한 아주 애매한 상황이었어요. "우리 그 교회나 갔다가 돌아갈까?" 전날 가보면 좋을 거 같은데 꽤 걸어 올라가야 할 거 같아서 안 간 교회가 하나 있었어요. 교회 이름은 마마다비티 Mamadaviti 교회. 얼핏 보아서는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될 거 같기는 했는데 길이 직선이 아니라 섣불리 가기 ..

뜨거운 마음 - 32 조지아 므츠헤타

호스텔에 돌아갔는데 외국인 세 명이 우리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어요. 한 명은 노르웨이인 청년이었고, 두 명은 우크라이나에서 영어 선생으로 일하고 있는 미국 아가씨들이었어요. 게다가 이 세 명은 우리와 같은 방이었어요. 노르웨이인 청년은 우리를 보고 매우 반가워했어요. 왜냐하면 이 노르웨이인 청년은 아르메니아 예레반에 있는 엔보이 호스텔에서 본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는 가볍게 인사만 했는데 이 작은 호스텔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엔보이 호스텔은 워낙 커서 친목질하기에는 별로 좋지 않았지만, 로버 호스텔은 매우 작고 아담해서 완전 여행자와 호스텔 직원들이 친목질하기 매우 좋은 구조였어요. 방은 좁아서 2층 침대만 들어가 있어서 자거나 책 읽을 게 아니라면 그냥 나와서 거실에서 노는데, 거실도 크지 않고 ..

끝없는 우즈베키스탄 멜론의 세계

요즘 거리에 멜론을 내놓고 많이 팔아요. 수박도 많이 팔고 있는데 수박은 징그러울 정도로 커서 혼자 먹을 엄두도 못 내고 있어요. 이게 얼마나 크냐 하면 과장 하나 안 붙이고 우리나라에서 大자 수박이 보통 수박 정도에요. 큰 거는 말도 못하게 커요. 어제 거리를 걷다 그동안 못 본 멜론이 보여서 또 하나 사왔어요. 이건 지금까지 못 봤던 놈인데... 참고로 이 블로그에 올린 멜론 목록은 우즈베키스탄 겨울 멜론 (2012.02.26) http://zomzom.tistory.com/187 우즈베키스탄 멜론 (2012.06.20) http://zomzom.tistory.com/331 멜론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았는데 그냥 멜론이래요. 한달락 외에는 물어보면 그냥 다 '멜론', '작은 멜론' 정도로만 말해줘요. ..

우즈베키스탄은 지금 대입 시험 기간 중

우리나라는 새 학기가 3월에 시작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은 9월에 새 학기가 시작해요. 그래서 지금 대입 시험 기간이 시작했답니다. 대입 시험 기간이 시작되었다고 크게 놀랍게 바뀌는 것은 없어요. 단지, 대학교 건물을 경찰과 군인이 지키고 있고, 외부인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된다는 것 정도가 일반인들 입장에서 보이는 변화랄까요? 참고로 이제 곧 라마단도 시작합니다. 올해는 여름+라마단+대입 시험이라는 3단 콤보가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죠. 물론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라마단을 엄격히 지키지 않습니다. 엄격히 지키는 것은 라마단 끝날 때 하는 축제 정도죠. 소련의 영향으로 인해 라마단이 국가 지정 축제는 아니에요. 게다가 국가에서 라마단에 대한 배려를 아무 것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이 나라 무슬림들은 지킬 여건이..

여행 후유증

새로운 여행을 하고 돌아왔어요. 여행 중에는 '돌아가면 빨리 밀린 '뜨거운 마음' 다 쓰고 '두 개의 장벽' 써서 올리기 시작해서 7월 안에 모든 걸 끝내야지!'라고 상상했어요. 아...그래요...이것은 모두 일단하몽이 되었어요. 돌아오자마자 폭풍처럼 밀려오는 잠. 실컷 자고 일어나서 큰 맘 먹고 블로그에 접속하기까지는 했는데 역시나 다시 컴퓨터 켜놓고 앞에서 쓰러져 잠. 어제 무엇을 했는가? 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는데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오직 잠을 잔 것 외에 없네요. 여행 중에는 분명 돌아가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이런 저런 계획을 세웠어요. 계획을 하고 구상을 하며 새벽 늦게서야 겨우 잠들고 그랬는데 돌아오니 말짱 꽝이네요. 어제 그렇게 보냈고, 오늘도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자다 깨다..

아제르바이잔 바쿠 숙소 정보 - Caspian Hostel

아제르바이잔 바쿠는 물가 - 특히 집세와 숙박비가 매우 비싼 곳입니다. 더욱이 론니플래닛 최신판에서 나오듯 저렴한 숙소는 거의 다 없어졌죠. 그래서 바쿠에서 저렴한 숙소를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제가 소개하는 이 호스텔은 바쿠에서 가장 저렴하게 머물 수 있는 호스텔이라 보셔도 되요. Caspian Hostel 내부 사진입니다. 부엌 사진입니다. 화장실 및 세면대 사진입니다. 가격 : 1박 16마나트 / 20달러 연락처 주소 Asef Zeynallı Küçesi 29/10 , İçeri Şeher Bakı 이메일 seyf@box.az 전화 +994 (0) 12 492 19 95 구조 1층, 2층 모두 호스텔인데 보통 2층만 열어놓고 1층은 손님이 많을 때에만 열어놓습니다. 가는 방법 1. 이체리..

우즈베키스탄 국립 예술 박물관

우즈베키스탄 국립 예술 박물관 (O'zbekiston Davlat San'at Muzeyi)는 타슈켄트에 있습니다. 총 4층인데, 고대 그리스 시대 유물부터 현대 우즈베키스탄의 예술 (주로 회화)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러시아 예술 작품들은 따로 구분이 되어 있다는 것이죠. 또한 '한국관'도 있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유료'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입장료 만큼 볼 것이 많답니다. 그리고 근처에는 줄피아 동상이 있어요. 줄피아는 우즈베키스탄의 유명한 여류 시인입니다. 우즈베키스탄 여성의 날 때 사람들이 줄피아 동상에 찾아가 꽃을 바치지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아이폰 수리

제 아이폰이 고장났어요. 계속 심카드 없음이나 서비스 안 됨만 떠요. 그래서 이걸 어쩌나 하다가 타슈켄트에서도 아이폰을 수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처음에는 중고폰을 구입하기 위해 중고폰 파시는 분께 연락드렸는데 사장님께서 한국에 한 달 간 가셨고, 지금 폰이 하나도 없다는 대답을 들었어요. 그래서 혹시 아이폰 수리해주는 사람 있냐고 물어보았더니 있다고 하며 연락처를 알려주었어요. 아이폰 수리 (타슈켄트) +998 93 388 2090 우즈벡어와 러시아어를 하고 한국어나 영어는 못하세요. 그래서 우즈벡어로 고칠 수 있냐고 물어보자 한 번 보고 나서 알 수 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첫 번째 만남. 핸드폰을 보고 증상을 듣고 직접 몇 번 해본 후 들고 가셨어요. 늦어도 이틀 안에 수리가 된다고 했어요..

뜨거운 마음 - 31 조지아 트빌리시

벼룩시장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트빌리시에서 가장 번화하다는 루스타벨리 Rustaveli 거리를 걸으며 서점을 찾아보기로 했어요. 이것은 로버 호스텔 근처에 있는 성당이에요. 그냥 작은 성당인데 왠지 무언가 있어 보였어요. 유럽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기독교 역사가 매우 깊은 지역이라서 동네 조그만 성당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보다 훨씬 오래되고 볼 게 많은 경우가 많아요. 조지아도 유럽 국가 중 하나로 당연히 이 경우에 해당되요. "응?" 그냥 웃고 말았어요. 너무 어이가 없었어요. 우리가 처음 트빌리시를 방문한지 며칠이 되었다고 그새 국회의사당은 보수 작업에 들어갔어요. 이 건물을 잘 보면 이렇게 소련의 흔적을 어렴풋 볼 수 있답니다. 소련 시대 국장은 이미 지워져 있었어요. 이 지역 ..

뜨거운 마음 - 30 조지아 트빌리시 벼룩시장

트빌리시의 벼룩시장 가는 길. 로버 호스텔을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로버 호스텔에서 국회의사당 반대 방향으로 내려가면 시장이 있고, 거기에서 왼쪽으로 걸어가다보면 벼룩시장이 보여요. 2011년 한국의 6월은 비만 많이 내리고 선선한 날씨였어요. 그러나 이곳에서의 7월은 불볕 더위. 게다가 오늘은 7월 20일. 이제는 누가 뭐라고 해도 여름이에요. 한국도 이때는 장마가 거의 다 끝나고 본격적으로 더워질 때죠. 여름하면 수박! 거리에 저렇게 차에 수박과 멜론을 가득 싣고 팔러 나온 사람들이 종종 보였어요. 멜론이 우리나라 작은 수박만하고, 수박은 우리나라 것보다 훨씬 컸어요. 이 지역 멜론과 수박은 한국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맛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수박은 먹어보지 못했어요. 멜론은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뜨거운 마음 - 29 조지아 트빌리시

새벽 6시 반에 일어나 씻고 체크아웃한 후 아브토바그잘로 향했어요. 친구 캐리어 바퀴를 응급수리 받기는 했지만 예전처럼 끌고 다닐 수는 없었어요. 이제 최대한 조심히 끌어야했기 때문에 당연히 시간은 더 많이 걸려요. 제가 머물렀던 엔보이 호스텔 Envoy Hostel에서 아브토바그잘로 가는 방법은 마슈토트 Mashtot 거리에서 100, 94, 13, 15, 267, 77번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에요. 다시 여기로 돌아왔어요. 이곳에서 예레반 여행이 시작되었고, 이제 마무리를 지을 시간. 입구에 택시 기사들이 몇 명 있기는 했지만 트빌리시 오르타짤라에 비하면 수도 적고 사람에게 들러붙는 힘도 약했어요. 택시 기사들로 벗어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어요. 아브토바그잘 안으로 들어갔어요. 벽에 붙어있는 시..

뜨거운 마음 - 28 아르메니아 예레반

푹 자고 일어났어요. 이제 내일이면 예레반을 떠나 다시 조지아로 돌아가요. 남은 날 모두 조지아의 Rover hostel에서 머물기로 했어요. 내일 마지막으로 긴 이동이 있고, 그 이후부터는 먼 이동이 없어요. 아무리 친구를 위해 일정을 널널하게 잡아주어도 친구는 더위와 물갈이 때문에 계속 힘들다고 하고 있었어요. 입만 열면 '더워', '힘들어'였어요. 그래서 조지아에서의 모든 일정은 트빌리시를 중심으로 당일치기로 왔다 가는 코스로 바꾸었어요. 트빌리시에서 므츠헤타와 카즈베기를 당일치기로 다녀오고 나머지는 그냥 시내 구경하면서 쉬기로 했어요. 그래도 친구가 하도 힘들다고 계속 노래를 부르고 있었기 때문에 혹시나 내일 이동에서 탈나면 안 되기 때문에 오늘은 최대한 늦게까지 늦잠을 자고 호스텔에서 푹 쉬었어..

뜨거운 마음 - 27 아르메니아 에츠미아진

하늘의 해는 뜨겁게 내리쬐고 있었어요. "사진 좀 찍자!" 해를 보고 짜증을 내고 싶었지만 눈이 너무 부셔서 고개를 숙이고 중얼거렸어요. 원래 사진을 잘 못 찍는데 하늘까지 정말 안 도와주는 날. 하늘을 찍으면 건물이 검게 나오고, 건물을 찍으면 하늘이 하얗게 날아가버리는 그런 날. 게다가 시간은 낮 12시 조금 넘어서 해를 피해 사진을 찍을 방법도 마땅찮았어요. 마음 같아서는 저 아저씨가 그리는 그림같은 사진을 찍고 싶은데 현실은 가뜩이나 못 찍는데 더 안 나와... 친구와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이 많이 오고 가고 있었어요. 앞의 문은 분명히 새로 만든 조형물일텐데 오래된 건물들과 너무 잘 어울렸어요. 관광하러 온 사람도 많고 예배드리는 사람도 많았어요. 사람은 많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

뜨거운 마음 - 26 아르메니아 에츠미아진

아침 8시.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방이 지하에 있어서 식당 가까운 것은 좋았지만, 대신 아침인지 밤인지 분간을 할 수 없었어요. 씻고 나와서 쟁반에 먹을 것을 담고 먹을 자리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는데 한 중년의 아저씨가 식당으로 들어오셨어요. "저 분 터키인인가?" 작은 키, 둥글둥글한 두상...분명 터키인이었어요. 아르메니아에 아제르바이잔인이 들어올 리는 없으니까요. 다양한 터키인이 존재하지만, 딱 봐서 '터키인이다!'라고 할 만한 특징은 두상이에요. 머리가 둥글둥글해요. 아무리 보아도 확실히 터키인이었어요. 그런데 여기 터키인 들어올 수 있나? 터키와 아르메니아는 사이가 매우 안 좋은 관계.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관계가 철천지 원수지간이라면 터키와 아르메니아는 원수 관계. 예레반에서 너무나 ..

여행기 쓰기

요새 계속 여행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에 컴퓨터를 켜고 몇 자 쓰다가 엉뚱한 거 하며 놀고 있는 생활의 반복입니다. 여기 오기 전 작년에 갔던 카프카스 여행 -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조지아 여행기를 제외하고 나머지 여행기는 다 작성해서 블로그에 올려 놓았어요. 그때는 '우즈베키스탄 가면 인터넷 잘 못 할테니 미리 다 써서 올려놓고 가야지'라는 생각에 정신없이 여행기를 썼어요. 나중에는 정말 거진 일주일간 하루종일 머리 쥐어짜서 여행기 쓰고 자고 일어나 다시 여행기 쓰는 일만 반복했던 것 같아요. 여기 와서 우즈베키스탄 오기 전에 끝내지 못한 카프카스 여행기를 몇 화 쓰다가 말고 할 일 하고 할 공부하며 보내던 중, 타지키스탄 여행을 다녀오며 다시 여행기를 열심히 쓰기 시작했어요. 덕분에 타지키스탄 여행..

추워서 감기

요 며칠 감기 걸렸어요. 감기가 다 나았다고 생각했는데 낮에 잠깐 낮잠 잤더니 또 걸렸네요. 걸린 이유는 요즘 추워서. 요즘 타슈켄트는 최저 21도, 최고 32도에요. 이 정도면 추운 날씨는 아니에요. 하지만 지지난주. 낮 최고 39도. 공식 발표가 타슈켄트 39도였어요. 즉 시내는 40도가 넘는다는 이야기. '나를 태워요!' 더위가 계속 되다가 갑자기 비가 내리며 기온이 뚝 떨어졌어요. 지난주부터 계속 하루에 한 번씩 비가 내리고 있어요. 시간은 제멋대로. 대체로 저녁에 비가 와요. 바람이 미친듯이 불기 시작하다가 번개가 치고 비가 쏴아아 내려요. 그렇게 오래 내리는 비는 아닌데 비가 내리면 기온이 뚝 떨어져요. 그래서 낮 최고 39도에서 32도까지 떨어졌어요. 더위에 너무 적응되었더니 지금 20도대 ..

뜨거운 마음 - 25 아르메니아 예레반 계단 폭포

예레반으로 다시 돌아왔어요. 여기는 어제 비가 안 내렸나? 젖은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어요. 아니, 어제보다 더 뜨겁고 더운 것 같았어요. 하늘에 구름 한 점 없고 공기에 산소 하나도 없고 광자로 꽉 찬 듯 숨 쉬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그냥 뜨거웠어요. 첫 사진에 있는 건물이 바로 예레반 기차역인데 뾰족한 탑처럼 생긴 것 꼭대기에 저렇게 소련의 흔적이 깨끗이 남아 있답니다. 그리고 기차역 입구에는 이렇게 소련의 흔적이 잘 남아 있어요. 카프카스 3국 중 소련의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국가는 단연코 아르메니아에요. 화가 나서 숙소에 돌아왔어요. 직원이 있으면 귬리는 최악이라고 말해주려고 했어요. 하지만 직원이 없었어요. 그래서 짐을 던져놓고 조금 쉬다가 게미니 카페에 가서 차를 마시며 노닥거렸어요..

우즈베키스탄 멜론 샤베트

요즘 멜론 중 겉에 초록색 선이 있고 속이 붉은 빛이 도는 한달락이 제철이에요. 가격도 눈부시게(?) 폭락하고 있어요. 매일 멜론을 복용하고 있어요. '섭취'라고 하지 않고 '복용'이라고 한 이유는 멜론이 더위에 매우 좋거든요. 특히 갈증 해소에 매우 좋아요. 더위를 덜 느끼는 것까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멜론 먹으면 그날 목이 타는 느낌이 없어서 물은 엄청 조금 마셔요. 매일 한달락을 먹다가 이걸로 샤베트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어요. "설마 먹고 죽는 독약이 제조될 리는 없겠지." 목표 : 먹을 수만 있으면 된다 통에 한달락을 썰어 집어넣었어요. 냄새가 좋은 놈으로 샀더니 설익은 놈이었어요. 물론 설익어도 엄청 달아요. 냄새가 꼬리꼬리한 놈으로 사야 바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초록색..

아이폰 고장 - 심카드 인식 못함

아이폰이 드디어 고장난건가요...여기 왔을 때 며칠 안 되어서부터 심카드 인식이 불안불안하더니 이제 툭하면 인식을 못 하네요. 심카드를 끼웠는데 계속 검색중, 아니면 서비스 안 됨 만 뜨고 있어요. 네트워크 사업자를 아예 못 읽고, 일반-네트워크 들어가면 항목을 내릴 때 약간의 렉도 발생해요. 부드럽게 쭉 내려가는 게 아니라 한 번 툭 걸려요. 심카드에는 이상이 없는데 계속 심인식이 안 되네요. 한국이면 수리 맡기면 되는데 여기서는 어떻게 해야 하지...;;

소련의 건물 복사

며칠 전 타지키스탄 후잔드에 있는 에흐손 호텔 앞을 지나가게 되었어요. 저는 지금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있어요. 그런데 어떻게 타지키스탄 후잔드에 있는 에흐손 호텔 앞을 지나갈 수 있었을까요? 그 이유는 에흐손 호텔이 아파트 짓다가 무슨 이유로 인해 호텔로 용도를 바꾸었기 때문이에요. 위의 사진은 타슈켄트에 있는 아파트고 아래 사진이 후잔드에 있는 에흐손 호텔 사진이랍니다. 똑같은 디자인이죠. 구소련 국가에는 '소련식 아파트'라고 엄청 삭막하게 생긴 아파트들이 많은데, 이렇게 디자인이 눈에 띄는 건물조차 다른 지역 가서 또 볼 수 있어요. 정말 ctrl+c, ctrl+v 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똑같아요. 정말 건물 복사죠. 구 소련 지역 다닐 때 아파트들도 유심히 구경해 보세요. 전부 삭막한 '소련식..

우즈베키스탄의 멜론

우즈벡어를 배우다보면 '멜론'이라는 단어는 저절로 배우게 되요. 그만큼 멜론이 많이 나거든요. 맛도 좋구요. 요즘 시장에 멜론이 풀리기 시작했어요. 외국 나와서 유제품을 빼고 신기한 거 있으면 먹어보아야하기 때문에 과감히 또 사왔어요. 우즈벡어 교재를 보면 멜론은 '코분' qovun 이라고 나오는데 일단 지금 나와 있는 멜론은 세 종류에요. 왼쪽부터 한달락, 디냐, 코분이에요. 세 개가 이름이 달라요. 한달락 보고 코분이라고 해서 문제될 건 없지만 한달락 먹고 나서 '코분 먹었어요'라고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면 사진 가장 오른쪽 큰 놈을 먹은 줄 알아요. 먼저 한달락 과육은 초록색+살구색. 식감은 별로 없음. 정말로 흐물흐물해요. 물론 포크로 찍어먹을 수는 있을 정도지만요. 맛은 엄청나게 달고 (세 개 ..

제주시 야경 보기 좋은 사라봉

밀린 여행기를 귀찮아서 안 쓰고 예전에 찍은 사진들만 뒤적이다 사진 하나를 찾았어요. 역시 사진 찍는 사람이 실력이 없으면 아무리 모델이 좋아도 사진이 안 좋게 나오는 것은 진리입니다... 사라봉은 제주도에서 꽤 유명하지만, 너무 유명하고 접근성이 좋아서 의외로 소외되는 감이 있는 오름이기도 해요. 영주십경 제1경 성산일출 (城山日出) - 성산의 해돋이 제2경 사봉낙조 (紗峯落照) - 사라봉의 저녁 노을 제3경 영구춘화 (瀛邱春花) - 영구(속칭 들렁귀)의 봄꽃 제4경 정방하폭 (正房夏瀑) - 정방폭포의 여름 제5경 귤림추색 (橘林秋色) - 귤림의 가을 빛 제6경 녹담만설 (鹿潭晩雪) - 백록담의 늦겨울 눈 제7경 영실기암 (靈室奇巖) - 영실의 기이한 바위들 제8경 산방굴사 (山房窟寺) - 산방산의 굴..

여행-제주도 2012.06.17

우즈베키스탄의 바클라바

바클라바는 튀르크 민족 사이에서 매우 유명한 전통 과자에요. 유명하기는 터키가 가장 유명하지만 아제르바이잔도 그렇고, 우즈베키스탄도 그렇고 튀르크 민족들은 이 과자를 엄청나게 좋아한답니다. 이 과자에는 아주 중요한 문제점이 있어요. 바로 '가격'...가격이 엄청나게 비싸요. 한국 서울 이태원에 있는 살람 베이커리에서만 비싸게 파는 게 아니라 이건 터키든 어디든 다 아주 비싼 과자. 이 바클라바는 '현지화'의 척도로 사용해볼 수도 있어요. 특히 터키 것은 너무 달아서 한국인 중 3조각을 먹는 사람도 별로 없거든요. 이 바클라바를 몇 개까지 먹을 수 있는지로 '현지화가 얼마나 되었는가'를 알아볼 수도 있답니다. 처음 먹는 사람들은 1개 정도 먹어요. 그만큼 엄청나게 달답니다. 터키의 바클라바는 정말 혀를 무..

제주도 물찻오름 - 정말 추천하고 싶지만 올해까지는 추천할 수 없는 제주도의 오름

제목이 참 희안하네요. '정말 추천하고 싶지만 올해까지는 추천할 수 없는 오름'이라... 그런데 그럴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답니다. 왜냐하면 제가 정말 이 글에서 추천하고 싶은 오름은 바로 '물찻오름'인데 이 오름이 2012년 12월 31일까지 입산통제거든요. 참고로 제주도에서 단속은 꽤 심하고 엄해요. 예전에 한 번 도지사의 부인이 몰래 물장오리 가려고 들어갔다가 걸려서 벌금 물었던 뉴스가 나왔던 적도 있을 정도거든요. 물찻오름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분화구에 물이 가득하기 때문이죠. (예전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이랍니다) 물이 없는 백두산 천지...어떨 거 같으신가요? 제주도 뉴스에 1년에 1번 정도, 정말 폭우가 내린 후에 나오는 뉴스가 있어요. '한라산 백록담 만수' 저게 뉴스에 나올 정도랍니..

여행-제주도 2012.06.16

우즈베키스탄은 지금 살구가 제철이에요

제목 그대로 우즈베키스탄은 지금 살구가 제철이랍니다. 지금 살구는 과즙이 아주 많아요. 보통 살구를 절반으로 잘라서 먹는데 요즘 것은 물이 하도 많아서 그렇게 먹으면 물러지고 과즙이 줄줄 흐른답니다. 당도는 엄청나게 높아요. 살구 주스보다는 조금 더 달아요. 물론 사탕보다는 덜 달지만요. 향은 엄청나게 강하답니다. 제철이라 이제 가격도 많이 떨어졌어요. 질 좋은 것이 1kg 에 3천숨이에요. 그래서 요즘 종종 살구를 사먹는데, 저는 이렇게도 먹어요. 살구를 물에 씻어서 냉동실에 30분~한 시간 정도 넣어두었다 먹어요. 이렇게 하면 과일이 얼지는 않는데 엄청 시원하답니다. 요즘처럼 낮 최고 35도 근처까지 올라갈 때, 집에서 이렇게 먹으면 엄청 시원하답니다. 그리고 멜론도 나왔답니다. 지금 나오는 멜론은 ..

열이 많은 고기 순서

우리나라에는 음식이 '열이 많다', '찬 성질이다' 등등 음식을 뜨거운 음식, 차가운 음식으로 구분하는 문화가 있죠. 우즈베키스탄에서도 마찬가지랍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고기의 성질을 열이 많은 고기, 차가운 고기로 구분하죠. 쇠고기는 성질이 가장 찬 고기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양, 닭, 메추라기, 말 순으로 열이 많은 고기라고 해요. 우리나라에서는 양고기가 그렇게 힘에 좋다고 하는데 우즈베키스탄에서 양고기는 성질상 닭보다 찬 성질의 고기랍니다. 또한 우즈벡인들은 몸에 열이 많기 때문에 메추리알을 잘 못 먹는다 하네요. 메추리알 한 개가 달걀 5개에 맞먹는다고 하는데 메추리알을 많이 먹으면 몸에 열이 오른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