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해야 했던 숙제 (2012)

해야 했던 숙제 - 21 우즈베키스탄 부하라 일반 구역 탐험 02

좀좀이 2012. 11. 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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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잔디 묘소에서 다시 제가 걷던 길로 돌아왔어요. 거기에서 보이는 거대한 유적. 그게 관광 구역인 줄 알고 열심히 걸어갔어요.




"응? 뭐지?"


믿음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어요. 저는 이곳이 관광 구역에 있는 유적지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엉뚱한 곳에 있는 유적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속을 만도 했던 이유가 있었어요. 이 유적은 감히 '버려져 있을' 것이라고는 감히 상상도 못했거든요.



주변은 전부 동네 주민들이었어요. 관광객이라고는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어요. 동네 주민들은 이 거대한 유적에 별로 신경쓰지 않으며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었어요.


"이게 방치되어 있을 수가 있나?"


이 정도 규모면 절대 작은 유적이 아니었어요. 당장 부하라에서도 꽤 큰 유적 중 하나였어요. 그런데 이게 단지 관광 구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렇게 방치되고 있었던 것이었어요. 제가 가 본 중앙아시아 국가나 우즈베키스탄의 다른 도시에 있는 유적들과 비교해 보아도 이 정도 규모면 큰 규모에 속하는 유적이었어요.


"이건 정말 운이 없는 놈인가?"


관광 구역 근처에 있었다면 분명히 잘 복원되어 관광 코스 중 하나가 되었을 거에요. 이 정도 규모의 유적이 이렇게 방치되어 있는 이유는 아무리 생각해도 단지 관광 구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이유 외에는 마땅히 납득이 가는 이유가 없었어요. 일반 구역을 돌아다니며 본 유적들 상태가 전부 매우 안 좋은 상태였기는 했지만 그 유적들은 별로 큰 유적이 아니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수 있었어요. 그러나 이것은 아니었어요. 이게 만약 다른 도시에 있었다면 분명히 잘 복원되어서 관광지로 사용되었을 거에요. 최소한 박물관으로 사용되었겠죠.


"이곳 들어갈 수 있나요?"


동네 주민에게 여쭈어 보았어요.


"못 들어가. 지금 수리중이야."


어디를 보아서 수리중인데? 당장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놓은 담장도 부서져 있었어요.


Bukhara Goziyon Madrasasi


부서진 담장을 넘어 입구로 갔어요. 정문은 굳게 잠겨 있었어요. 아니, 잠겨 있다는 표현도 틀린 표현. 발로 뻥 차면 다 부서질 것 같이 생긴 문을 철사로 마구 감아서 열지 못하게 해 놓았어요. 단단하게 묶어놓아서 내부를 잘 볼 수는 없었어요. 이 유적은 1730~34년에 지어진 고지욘 마드라사 Goziyon Madrasasi. 다른 지역에서는 이것보다 훨씬 볼품없는 유적도 복원해서 자랑거리로 삼고 있는데 이건 정말로 방치중이라는 말 외에는 마땅한 표현을 찾을 수 없는 그런 유적이었어요.


혹시 다른 쪽에 잠기지 않은 문이 있나 한 번 고지욘 마드라사 주변을 걸어보았어요.






"하아..."


다른 입구는 없었어요. 고지욘 마드라사 맞은편 그늘에 가서 바닥에 주저앉았어요.



이것을 대체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 이 일반 구역에서 찾은 보물이라면 보물인데 왜 마음이 무거워질까?


"참...어이가 없네."


말로 표현하기 매우 어렵고 복잡한 감정이었어요. 이건 정말 단순히 돈이 없고 전문가가 부족해서 이렇게 방치되고 있는 중일까? 무너지고 부서진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부서질 것 같은 나무로 된 문을 철사로 단단히 묶어놓은 것은 이런 이유로도 어떻게 설명이 불가능했어요. 일부러 방치하고 있는 것인지, 정말 여기에 신경을 쓸 수 없어서 방치하고 있는 것인지 지나가는 사람을 잡고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웃음이 나왔어요. 그냥 어이없어서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이제 11시 반. 슬슬 서벽으로 가야 할 때가 되었어요.


부하라


"저기 미노라이 칼론 보이네."


칼론 미노라가 보였어요. 저 방향으로 가면 아르크 근처로 갈 수 있었어요. 그러면 아르크 근처로 가서 밥 먹을 곳 찾아서 밥을 먹든지 하고 서벽을 본 후, 바로 시토라이 모히 코사로 이동하면 오늘 일정을 무난히 잘 소화할 것 같았어요.


부하라


대충 칼론 미노라가 보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걸어갔어요. 갑자기 길이 좋아졌어요.



한참을 걸어가자 조그만 놀이터가 나왔어요. 놀이터에서는 한 아저씨께서 양들에게 풀을 먹이고 계셨어요. 그리고 그 옆에서 한 아저씨가 양들에게 풀을 먹이는 아저씨에게 이런 저런 말을 걸고 있었어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말씀 좀 여쭈어볼 수 있을까요?"

"예, 물어보아요."

"여기서 미노라이 칼론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나요?"


양에게 풀을 먹이는 아저씨께서 타지크어로 대답을 해 주셨어요. 당연히 알아들을 수 없었어요.


"혹시 우즈벡어 아세요? 저 타지크어 몰라요."

"우즈벡어로 물어보는데 우즈벡어로 대답해 주어야지!"


옆에서 말을 걸던 아저씨께서 양치기 아저씨께 한 마디 하시더니 제게 미노라이 칼론 가는 길을 알려주셨어요.


"미노라이 칼론 여기에서 먼가요?"

"아니, 멀지 않아."


양치기 아저씨 옆에서 이야기하던 아저씨께서 점심 먹으러 간다고 말씀하시며 집으로 가셨어요. 저도 미노라이 칼론으로 가려고 하는데 양치기 아저씨께서 제게 말을 거셨어요.


"너 여기 일하러 왔어?"

"아니요, 학생이에요. 타슈켄트에서 우즈벡어 공부하고 있어요."

"여기는 우즈벡어 필요없어."


아저씨께서 딱 잘라 말씀하셨어요. 그러나 전혀 불쾌하거나 틀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그 아저씨 말씀이 옳고 또 옳고 백 번 옳았거든요. 부하라 관광 지구 및 일반 지구에서 자기들끼리 우즈벡어를 이야기하는 것을 듣지 못했어요. 이것은 기차에서 만난 두 우즈벡인들도 이야기해준 것이었어요. 이 사람들이 우즈벡어를 매우 잘 해서 부하라를 돌아다닐 때 말이 안 통해 불편한 점은 하나도 없었어요. 단지 자기들끼리 뭐라고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는 것 뿐이었어요.


"맞아요. 부하라 돌아다니는데 우즈벡어로 이야기하는 사람 한 명도 없더라구요."

"여기 사람들 모두 타지크어로 대화해. 우즈벡어은 알지만 한 명도 안 써. 나도 타지크어, 우즈벡어, 카자흐어, 투르크멘어 알아. 터키어도 들으면 이해하고. 그런데 타지크어로만 말해."

"터키어도 아세요?"

"들으면 알아. 터키 TV 보는데 대충 이해해."


아저씨께서는 자기가 여러 언어를 알기는 하지만 말은 타지크어로 하신다고 하셨어요.


"여기 투르크멘인들은 없나요?"

"투르크멘인들은 없어."


아저씨께서는 여기에 투르크멘인들은 없다고 대답하셨어요. 그리고 여기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타지크인이라고 말씀하셨어요.


"나는 원래 아랍인이야. 내 아버지도 아랍인이고, 내 할아버지도 아랍인이야. 그런데 관청에서 내 민족을 아랍인으로 하지 않고 우즈벡인이라고 하고 있어."


아저씨께서는 자신이 아랍인이라고 하셨어요. 설마 그 한 줌도 안 된다는 중앙아시아의 소수 민족인 아랍인? 여기에서 그 아랍인을 만나게 될 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어요. 여기 올 때 타지크인들과 만나고, 운이 좋으면 투르크멘인들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기는 했지만, 아랍인을 만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거든요. 그렇다면 이 아저씨께서는 말로만 들었던 중앙아시아 아랍어 방언을 하실 줄 아실까?


우즈베키스탄에도 아랍어를 아는 사람은 조금 있어요. 코란을 공부하기 위해 아랍어를 배운 사람도 있고, 학교에서 배운 사람도 있고, 아랍 지역에서 일을 하고 와서 아는 사람도 약간 있어요. 하지만 모국어로 - 즉 중앙아시아 아랍어 방언을 구사하는 사람은 극히 적어요. 아랍인이 아주 소수 살고 있다고 하는데 그 중에서도 모국어로 중앙아시아 아랍어 방언을 구사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중앙아시아 지역에 살고 있는 아랍인들 대부분의 모국어는 타지크어나 우즈베크어라고 해요. 중앙아시아 아랍어 방언은 있다고는 하는데 정말 사라지기 직전의 말로, 여러 아랍어 방언 중 있다는 말만 있을 뿐 자료를 하나도 찾을 수 없는 말이에요. 우즈베키스탄에서 아랍어를 지금까지도 사용하는 곳은 5개 마을 정도. 이 5개 마을도 한 지역에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요. 저 역시 중앙아시아 아랍어 방언이 아직까지 몇몇 마을에서 사용되고 있고, 부하라 근처에 있는 마을에서는 타지크어 영향을 받은 아랍어 방언을, 카슈카다리오에 있는 마을에서는 우즈벡어 영향을 받은 아랍어 방언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 정도 밖에 몰라요. 중앙아시아 아랍어 방언이 어떤 모습인지에 관한 자료는 저도 아예 구하지 못했거든요. 언어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야 별 흥미 없는 이야기지만, 아랍어에 관심이 있다면 중앙아시아 아랍어 방언을 접한다는 것은 정말로 소중하고 귀한 기회였어요.


"아랍어 아세요?"

"아랍어는 몰라."


양치기 아저씨께서는 아랍어를 모르신다고 하셨어요. 이분은 모국어가 타지크어인 아랍인이셨어요. 그래도 우즈베키스탄의 아랍인을 만난 것 자체도 매우 놀라운 일이었기 때문에 사진 한 장 찍어도 되냐고 여쭈어보았어요. 아저씨께서는 지금 너무 더럽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그 아저씨의 양만 사진으로 찍었어요.



"이 근처에 매우 아름다운 모스크 2곳이 있어. 그런데 그 두 모스크는 관광객이 가지 않는 곳이야. 한 곳은 아주 오래된 모스크이고, 다른 한 곳은 이란이 지원을 해 주어서 최근에 아름답게 보수한 모스크야. 나는 이란 모스크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 너는 관광객이니 들어갈 수 있을 거야."


양치기 아저씨께서 근처에 관광객들이 모르는 아름다운 모스크가 두 곳 있다고 알려주셨어요. 그래서 그곳을 향해 갔어요.


랄라랄라 랄라랄라 날도 좋고 날도 좋고 랄라랄라 랄라랄라 가깝대메 가깝대메!


양치기 아저씨께서 알려주신대로 계속 걸어가는데 양치기 아저씨가 알려주신 사거리가 나오지 않았어요. 혹시 지금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이렇게 시간 자꾸 날리면 안 되는데...오늘 보아야 하는 부하라 외곽에 있는 세 곳 중 한 개도 제대로 시작을 못 했는데...택시를 타고 세 곳을 빨리 보는 방법도 있기는 했지만 웬만해서는 택시를 이용하고 싶지 않았어요.


"실례합니다. 말씀 좀 여쭈어보아도 될까요?"


걷다가 이대로 그냥 가다가는 안 될 거 같아서 지나가는 아저씨를 붙잡고 길을 여쭈어 보았어요. '이란 모스크'라고 하자 아저씨께서는 종이와 펜을 달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종이와 볼펜을 건네드리자 아저씨께서는 약도를 그려주셨어요. 아까 양치기 아저씨를 만난 곳에서 1.5km 정도는 떨어져 있는 곳이었어요.


'또 현지인 축지법에게 당했구나!'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면 현지인들은 관광객의 체감 거리보다 상당히 짧게 이야기해주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이것은 길을 알고 모르고의 차이가 크죠. 길을 잘 알고 딱 갈 곳만 가는 현지인의 이동 속도와 길을 찾아가는 것과 동시에 주변을 둘러보는 관광객의 이동 속도는 같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현지인들이 '몇 분 거리'라고 하면 대체로 약간의 오차가 있어요. 하지만 길이 익숙해지면 그 말이 맞구요. 이런 거야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그냥 대충 감으로 현지인들의 조언에 몇 분 정도 더 더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어요. 그런데 진짜 문제는 '축지법을 시전하는 현지인'.


이게 무슨 말이냐하면 간혹 걸어가는 시간으로 길을 알려주는데 시간을 너무 짧게 알려주는 현지인들이 있어요. 1km 거리를 걸어서 5분이면 간다는 사람부터 시작해서 관악산을 젊었을 때에는 30분 만에 걸어 올라갔다는 '경공술 할아버지'까지...현지인들이 제대로 알려주어도 관광객 입장에서는 시간이 더 걸리는데 이런 '축지법을 시전하는' 현지인들의 조언을 믿고 걸으면 길을 헤매기 쉬워요. 양치기 아저씨께서 1.5km 쯤 되는 거리를 10분이면 간다고 알려주었으니 이 경우는 현지인 축지법이라 할 수 있어요. 이게 될 거 같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불가능하거든요. 사람이 1초에 한 걸음씩, 그리고 걸음 한 폭이 1m라고 해서 계산하면 1분에 60m 가니까요. 10분에 1km 걸어가려고 하면 1분에 100m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될 거 같지만 보폭 1m로 1분간 100걸음 걸어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게다가 이걸 10분간 쉬지 않고 해야 10분에 1km 걸어갈 수 있구요. 그런데 10분에 1km 도 아니고 1.5km 쯤 되는 거리를 걸어간다는 것은 축지법. 이건 잘 아는 길이라 해도 힘들어요. 제 아무리 잘 아는 길이라 해도 길 건너는 데에 걸리는 시간도 있고 사람들과 차에 치이며 걸어야 하니까요.


현지인이 그려준 약도를 보며 길을 찾아갔어요. 길 자체가 어려운 것은 아니라 쉽게 찾아갈 수 있었어요. 두 모스크가 근처에 있었는데 저는 먼저 이란 모스크가 아닌 다른 모스크부터 갔어요.


Bukhara Xalifa Xudoydod Jome Masjidi


이 모스크는 할리파 후도이도드 조메 모스크 Xalifa Xudoydod Jome Masjidi. 이 모스크는 원래 1211년에 지어졌고, 1786년에 다시 지어졌다고 입구에 적혀 있었어요.


모스크 경내로 들어가자마자 무언가 퀘퀘한 냄새가 났어요.


Islam halal


"누가 양 잡아놓았네?"


냄새의 주범은 바로 양. 누군가 양을 모스크 경내에서 잡아놓았어요. 양을 저렇게 나무에 매달아놓은 이유는 피를 빼기 위해서에요. 이슬람 교리에 의하면 동물의 피는 절대 먹어서는 안 되거든요. 이슬람 교리에 나와 있는 대로 도축하는 것을 '할랄'이라고 해요. '할랄'의 원래 의미는 아랍어로 '허용된 것'. 반대로 무슬림들에게 금지된 것은 '하람'이라고 해요.


도축한지 얼마 되지 않은 거라 한쪽에는 양의 내장이, 한쪽에는 양 가죽이, 한쪽에는 양 머리가 놓여 있었어요. 제가 고기를 보고 있지 아이들이 다가왔어요.


"이거 너희들이 잡았니?"

"예."


아이들은 잡은 고기를 손질하기 시작했어요.



아이들이 양을 손질하는 동안 저는 안을 한 번 둘러보았어요.



이곳은 물을 저장하는 곳. 안으로 들어가 보았어요.




"어? 저거 뭐지?"


누가 물 안에 200숨 지폐를 던져놓았어요. 다른 나라에서 동전을 던지는 것이야 흔히 보았지만 지폐를 물에 던져놓은 것은 처음이었어요. 저 지폐 젖어서 쓰지도 못하지 않을 건가? 게다가 200숨 지폐를 건지려고 저 안에 들어갈 사람도 없을 거 같은데...200숨은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작은 돈이에요. 아무리 감자 1kg이 1000숨이라고 해도 200숨은 어쨌든 작은 돈.


물을 저장하는 곳은 그다지 크게 인상적일 것이 없었어요. 그래서 물을 저장하는 곳에서 나와 물을 저장하는 곳 뒤쪽으로 갔어요.





"너희끼리 양 잡았어?"

"예."

"팔려고?"

"아니요. 저희들이 먹으려구요."


소년들에게 말을 걸자 소년들이 좋아하면서 대답했어요. 이 소년들은 우즈벡인이었어요. 그리고 이 소년들은 지금 이 모스크 보수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보수 작업을 하는 어른들이 따로 있고, 이 아이들은 그 어른들을 도와주는 조수 정도 되는 아이들이었어요.


"저 따라오세요. 제가 작업중인 거 보여드릴게요."



소년이 제게 모스크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어요. 그래서 소년을 따라 모스크 안으로 들어갔어요.



모스크 내부는 공사중. 안에 있는 자전거는 소년의 자전거라고 했어요. 소년은 조심하라고 하면 미흐랍 쪽으로 갔어요.



Uzbekistan beauty


"우와...!"



"이거 너가 한 거야?"

"이거 그리시는 아저씨 도와서 저도 그리고 있어요."


소년이 자랑스럽게 이야기했어요. 혹시 이란 모스크가 예쁘게 보수 공사해서 경쟁적으로 여기도 하는 건가? 아니면 정말 너무 낡아서 대대적으로 보수공사중인 건가? 이건 지금까지 제가 중앙아시아에서 본 모스크 내부에서 세 번째 화려했어요. 우즈베키스탄에서 본 모스크들만 놓고 보면 단연 첫 번째로 화려한 모스크였구요. 아직 완공된 것도 아니고 계속 작업중인데도 이 정도로 화려하다는 것에 입이 쩍 벌어지지 않을 수 없었어요. 제가 너무 아름다워서 깜짝 놀라는 것을 보며 소년이 어깨를 으쓱했어요.


소년에게 정말 고맙다고 인사하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헌금함에 1000숨을 집어넣었어요.


이제 갈 곳은 이란 모스크.



사람들이 '이란 모스크'라고 하면 알아듣는 이 모스크의 정식 명칭은 호지 미랄리 조메 모스크 Hoji Mirali Jome Masjidi. 아까 아랍인 양치기 아저씨께서 이 모스크가 정말 아름답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정말 큰 기대를 했어요.







이게 왜 화려한 것이지? 안에 선풍기가 있다는 것 외에 그다지 인상적인 것이 없었어요. 그냥 평범한 모스크일 뿐이었어요. 바로 전에 본 모스크가 너무 화려해서 이게 덜 화려해보이는 건가? 하지만 꼭 그렇다고 할 수도 없었어요. 이 정도 모스크는 적지는 않았으니까요. 단지 실내에 선풍기를 설치한 모스크가 별로 없었을 뿐이었죠.


"여기는 관광객이 안 올 만 하네."


이제 진짜로 부하라 외곽을 둘러보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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