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앙아시아 생존기 (2012-2013)

우즈베키스탄에도 단감이 있어요

좀좀이 2012. 11. 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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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우즈베키스탄에서도 단감이 있어요. 요즘 시장 가면 단감이 많이 나와 있답니다.


생긴 것은 크게 세 가지에요. 우리나라 단감처럼 생긴 것, 대봉감처럼 생긴 것, 그리고 단면이 네잎 클로버처럼 생긴 것이 있어요.


감을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시장에 가서 감을 사 왔어요. 별로 모험이나 도전이랄 것도 없는 것이 시장 가서 시식해보고 괜찮으면 사오는 거라 크게 모험을 할 것은 없었어요. 몇 집 돌아다니며 시식을 해 본 후, 제일 괜찮은 집 가서 사오면 되요. 우즈벡어로는 '옙 쿠리슈 뭄큰므?' (Yeb ko'rish mumkinmi?) 라고 하면 되요. 직역하면 '먹어보아도 되나요?'에요. 전체 문장에서 '므'를 높이고 강조하는 게 포인트. 책으로는 '맛 보아도 되나요?'라고 '타틉 쿠리슈 뭄큰므?'도 배우는데, 이건 거의 안 쓰는 듯 해요.


시장 과일 가게를 다 돌아다니며 시식을 해 보고 감을 골라왔어요.


과일_감


"이거 참 맛있게 생겼는데?"


그리고 한 입.


"우풰풰풰."


아놔...어버버버...


떫었어요. 아직 다 안 익은 놈이었어요. 생긴 건 아주 잘 익었는데 아직 잘 안 익은 놈. 버릴까 하다가 다른 쪽도 먹어 보았어요.


"여기는 또 맛있네?"


드디어 밝혀지는 우즈베키스탄 단감의 비밀...


우즈베키스탄_단감


사진을 보면 거무스름한 부분과 노르스름한 부분이 있어요. 여기에서 먹을 수 있는 부분은 바로 거무스름한 부분이에요. 이 부분은 매우 달고 부드러워요. 하지만 한국 단감 빛깔이 나는 노르스름한 부분은 떫어서 먹을 수가 없어요. 이것이 바로 우즈베키스탄 단감과 한국 단감의 차이. 우리나라 단감은 잘 익었을 때 저렇게 거무스름해지지 않아요.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저렇게 거무스름해지지 않은 감은 떫어서 먹을 수가 없어요. 시장에서 시식용으로 잘라놓은 감을 보면 시커매서 상하거나 썩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절대 아니에요. 원래 이 동네 감이 잘 익으면 색이 그렇게 되요. 오히려 예쁜 색깔 찾으면 떫은 맛 먹고 우풰풰풰 어버버버 할 수 있어요.


맛은 우리나라 단감보다 수분이 조금 더 많아요. 맛 자체는 비슷하구요. 여기에서는 속이 설익은 감도 가져오기 때문에 구입한 후 2~3일 햇볕 잘 드는 곳에 감을 놓고 후숙시켜서 먹는 게 좋답니다. 다른 과일들은 설익어도 대충 먹지만, 감은 설익으면 떫어서 먹을 수가 없으니까요.


우즈베키스탄에도 단감이 있어요. 하지만 먹을 수 있게 익은 단감의 과육 색깔은 한국과 다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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