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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

우즈베키스탄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가족과 친구들에게 엽서를 보냈어요. 그 엽서는 한 달 걸려서 도착했어요. 이 정도면 그냥 일반적인 속도. 그 다음은 타지키스탄. 여기는 정말 우리나라에 언제 도착할지 궁금했어요. 제가 우즈베키스탄 와서 바득바득 맨 처음에 타지키스탄을 가려고 한 이유는 이 나라가 한국에서는 꽤 가기 어려운 나라였기 때문이었어요. 직항 노선은 당연히 없고, 대사관도 없는 나라인데, 그나마 대사관이 있는 나라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비자를 받아 가야 하는 나라들이었거든요. 그래서 타지키스탄을 가장 먼저 가기로 했고, 가서 친구들에게 엽서를 부쳤어요. 엽서를 부친 날짜는 2012년 5월 14일. 당연히 한 달은 걸릴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한 달이 넘어서도, 제가 새로운 여행을 출발할..

네이버 한국어-터키어 사전

주소 : http://trdic.naver.com/ 네이버에 한국어-터키어 사전이 생겼네요. 여기에서 인터넷을 할 때마다 용량이 신경쓰여 네이버 사전은 거의 이용을 안했는데, 모처럼 심심해서 들어가보니 새로 생겼더라구요. 아직 터키어-한국어 사전은 지원하고 있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터키어 단어를 검색 못 하는 것은 아니에요. 터키어-한국어 사전 기능도 같이 하고 있어요. 단, 터키어로 검색하면 터키어 단어에 그 뜻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한국어-터키어 사전에서 단어를 검색해 결과를 보여주고 있어요. 제가 대학교 다닐 때에만 해도 이런 건 상상도 못하고 '우리나라는 대체 언제 다양한 외국어 인터넷 사전이 나올까' 했는데 터키어 사전까지 나왔네요. 다른 외국어 사전들도 계속 새로 나왔으면 좋겠네요.

두 개의 장벽 - 03 여행 준비

2회에 걸친 비자 받기 위한 노력을 일단 정리할게요. 이때 고생한 것만 생각하면 지금도 속이 울렁거려요. 타슈켄트 주재 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은 절대 두 번 다시 보고도 싶지도, 그 길을 지나가고 싶지도 않아요. '왜 지난 번에 쓴 것을 또 쓰면서 분량 불리기나 하고 있어!'라고 생각하신다면 그냥 '비자 받느라 하도 고생해서 조금이라도 더 이야기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너그럽게 생각해 주세요. 2012년 4월 - 아제르바이잔 대사관 방문 초청장 필요하다는 대답만 듣고 끝남. 2012년 5월 25일 - 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 방문 사진 2장, 여권 사본 가지고 월요일 아침에 오라는 형식적인 답변을 들음. 2012년 5월 29일 - 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 방문 새벽에 갔는데 6월 3일까지 비자 업무 쉰다고 해서 허..

우즈베키스탄에서 집 구하는 방법

우즈베키스탄에서 집 구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지만 한국과 다른 점이 조금 있어요. 0. 일단 여권 사본과 미국 달러, 우즈베키스탄 숨이 있어야 합니다. 계약시에 이 셋이 있어야 합니다. 1. 먼저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연락합니다. 이때 소개비 (한국에서 집 구할 때는 '복비'라고 하죠)가 얼마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최고 집세의 한달치를 달라고 하는 경우까지 있거든요. 2. 부동산 중개업자와 같이 집을 보러 다닙니다. 원하는 집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계약을 할 수도 있고, 나중에 다 보고 나서 계약을 할 수도 있습니다. 3. 집은 모든 것이 갖추어진 집 - 그릇, 수저, 컵 등 모든 게 구비된 집도 있고, 정말 아무 것도 없는 집도 있습니다. 집에 무엇이 얼마나 잘 갖추어졌는가도 잘 확인해야 합니다. 집에..

두 개의 장벽 - 02 투르크메니스탄 비자 받기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주재 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 가는 길 -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 우즈베키스탄에서 투르크메니스탄 비자를 받은 사람은 이 건물을 보기만 해도 신물이 올라올 것이고 앞으로 받을 사람은 이 건물이 끔찍해질 것이다. 1. 지하철 코스모나브틀라르 Kosmonavtlar 역으로 갑니다. 2. 지하철 코스모나브틀라르 역에서 공원쪽 출구가 아니라 공원 반대편 출구 - 즉 큰 길 건너서에 있는 출구로 나갑니다. 3. 쭉 직진합니다. 그러면 하얀 대리석 건물이 보입니다. 이것이 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입니다. 4. 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 입구는 이 건물 옆 - 즉 왼쪽 주택가로 들어가는 길에 있습니다. 하얀 건물에 도착하면 왼쪽 샛길로 들어가서 담장을 따라 걸으시면 입구와 초소가 나옵니다. - 투르크메니스..

무슬림들이 거지에게 적선을 잘 하는 이유

이슬람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꽤 놀라운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그것은 바로 사람들이 거지에게 적선을 잘한다는 거에요. 분명 유럽보다 확실히 못 사는 지역인데 거지들에게 푼돈을 잘 줘요. 여행자 입장에서 보면 자기 먹고 살기도 팍팍할텐데 거지에게 적선하는 건 유럽보다 많이 보이니 나름 놀랄 만한 일이죠. 거지들에게 빵을 주는 빵 파는 상인들도 그다지 보기 어렵지 않구요. 그래서 이런 모습을 보고 '이슬람권이 유럽권보다 더 마음이 너그럽고 따뜻하구나'라고 생각하는 여행자들도 간혹 있어요. 물론 그것도 이슬람권에서 거지에게 적선을 잘 하는 이유 중 하나일 수 있죠. 여행자들이 가난한 일반인들이 거지에게 적선을 잘 한다는 것만으로 그런 생각을 했을 리는 없으니까요. 자기들에게도 무언가 따스함을 느낄 행동들을 이..

두 개의 장벽 - 01 아제르바이잔 비자 받기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주재 아제르바이잔 대사관 가는 길 1. 지하철 Milliy bog'역으로 갑니다. 2. 역에서 밀리 보그 반대편 출구로 나갑니다. - 이거 아주 중요합니다. 밀리 보그와 그 맞은편으로 건너갈 수 있는 횡단보도가 제대로 없고, 도로가 넓고 차가 빨리 달리는 곳이라 타슈켄트에서 사고 다발 지역으로 악명 높은 곳입니다. 횡단보도가 분요드코르쪽으로 가다 보면 하나 있는데 지하차도 입구 근처에 있어요. 그래서 무단횡단보다 오히려 더 위험합니다. 3. 밀리 보그 반대편 출구로 나와 분요드코르 반대편 (밀리 보그를 본 상태에서 오른쪽)으로 쭉 직진합니다. 4. 쭈욱 걷다 보면 이렇게 사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무슨 군사시설 비슷한 것이 보이는 오른쪽 작은 길로 들어간 후 다시 처음 가던 방향 (..

해가 짧아졌네요

타슈켄트 처음 왔을 때는 겨울이었어요. 그래서 해가 길다 짧다 생각할 여유가 없었어요. 오히려 이 시기 저의 눈길을 끈 것은 스산한 분위기. 한국에서도 스산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풍경들이 있는데, 여기는 한국에서 본 스산한 풍경들과는 차원이 달랐어요. 공포스럽고 무서운 분위기는 아닌데 뭐랄까...우울해지는 것도 아니고...감정이란 없는 무채색의 느낌이랄까요? 그러다 여기에 적응해가며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생겼고, 계절도 여름으로 바뀌었어요. 우즈베키스탄은 확실히 낮이 길어요. 우리나라보다 훨씬 길어요. 어느 정도 기냐 하면 6월에는 해가 4시에 떠요. 4시부터 동이 터서 5시면 밝아요.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리 하지 때라고 해도 새벽 4시에 동이 트는 일은 없죠. 여기 와서 새벽 4시에 동이 트는 것을 보고..

우즈베키스탄에서 조용한 런던 올림픽

한국에서는 지금쯤 런던 올림픽으로 시끌시끌할 거라고 생각해요. 인터넷으로 한국 뉴스를 보면 런던 올림픽으로 시끌시끌하더군요. 저도 보고 싶어요. 더욱이 여기는 시차도 한국-영국보다 적어서 보기도 좋거든요. 하지만 못 보고 있어요. 집에 TV도 없을 뿐더러 인터넷으로 보기에는 종량제의 위협에 차마 볼 수가 없거든요. 동영상을 틀어도 자꾸 끊겨서 보기 어렵구요. 여기는 매우 조용해요. 특별히 올림픽과 관련된 것을 느낄 수가 없어요.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여기 전체적으로 올림픽이라는 특별한 분위기를 접할 수가 없어요. 오히려 유로2012때가 훨씬 시끄러웠어요. 이 나라 사람들 축구는 광팬이거든요. 공중파 채널 중 SPORT가 있는데 여기서 축구는 종종 중계해줘요. 즉, 유로2012때에는 나름 시끄러웠는데 런..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Ko'kcha Masjidi

타슈켄트에서 가장 유명한 모스크는 하스트 이맘 모스크에요. 그 다음으로 유명한 모스크가 바로 Ko'kcha Masjidi (콕차 모스크)에요. 타슈켄트에는 유명한 모스크가 거의 없답니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타슈켄트에서 유명한 관광지 자체가 많지 않다고 해야겠죠. 그래서 기념품 상점 가보면 이 콕차 모스크 마그네틱도 있어요. 여기를 가는 방법은 초르수 바자르 앞에서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이에요. 초르수 바자르 앞에서 91번 버스를 타면 콕차 모스크로 갈 수 있어요. 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이런 초록색 지붕의 모스크가 보여요. 이것이 바로 콕차 모스크랍니다. 우즈벡어로 ko'k 은 '초록의' 란 뜻이에요. 즉, 푸른 지붕 모스크이죠. 콕차 모스크 앞에는 이런 건물이 있어요. 그리고 내부 모습들. 한창 개보..

타슈켄트 MEGA PLANET

우즈베키스탄에 와서 가장 그리운 것은? 사람마다 이것 저것 그리운 것이 많겠지만 저는 패스트푸드가 그리워요. 타슈켄트에는 한국 식재료가 많이 들어와 있어요. 굳이 한인마트 가지 않아도 큰 마트에서 한국 식재료를 조금씩 가져다 팔거든요. 건미역까지 파는 것은 보았어요. 게다가 한식이 먹고 싶다면 한국식당 가면 되구요. 간단히 반찬 사먹고 싶다면 고려인 반찬가게 가면 되죠. 타슈켄트에는 한국인들도 많고 고려인들도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패스트푸드 - 후라이드 치킨, 햄버거 등을 먹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아요. 한국에서 먹던 맥000, 롯000 등에서 파는 햄버거의 맛도 아니구요. 여기에는 Big Burger 라는 패스트푸드점이 있어요. 여기서 햄버거와 후라이드 치킨을 판답니다. 그리고 여기는 유누소보드 Y..

변하고 있는 나보이 거리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중심 거리라고 한다면 나보이 거리 Navoiy ko'chasi 에요. 보통 중심지라고 하면 아미르 테무르 광장과 그 주변을 이야기하지만, 중심 거리라고 하면 보통 나보이 거리라고 해요. 나보이 거리에는 데데만 호텔, 국립 중앙도서관을 시작으로 관공서들과 이런 저런 상점들, 서점들이 있고, 주변에는 서커스 Sirk (쓰기는 Sirk인데 발음은 러시아어 그대로 '찌르크'에요), 그리고 그 길 끝쪽에는 그 유명한 '초르수 바자르'가 있죠. 제가 처음 왔을 때에는 이 건물 한쪽은 계속 공사중이었어요. 예전에는 전가상가가 몰려 있었다고 했는데 제가 여기 왔을 때에는 건물을 짓고 있었어요. 나보이 거리는 서점 갈 일이 없으면 별로 갈 일이 없는 곳이다보니 책 사러 몇 번 간 후에 가지 않다..

우즈베키스탄에 불어닥친 핸드폰 심카드 난리

지난주, 우즈베키스탄에는 갑자기 핸드폰 심카드 때문에 난리가 났어요. 어느 정도 문제였냐 하면 갑자기 전화를 걸면 전화가 안 걸리고 '허가가 취소되었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고, 사람들이 심카드를 사기 위해 줄을 길게 서 있는 장면이 연출되었죠. 그래도 지금 타슈켄트는 이 심카드 난리가 가라앉았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심카드 난리가 일어난 것일까요? 우즈베키스탄에는 핸드폰 서비스 회사가 3개 있어요. MTS, Ucell, Beeline가 있죠. MTS는 전국민 50% 이상이 가입한 우즈베키스탄 최대 핸드폰 서비스 회사에요. 그리고 Beeline는 3G가 강세이죠. Ucell은 큰 특징을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MTS가 갑자기 운영을 중단하면서 핸드폰이 대거 먹통이 되었고, 그래서 다른 회사 심카드를 구..

소나기

그저께 저녁, 타슈켄트에 소나기가 퍼부었어요. 무언가 솨아악 소리가 나더니 갑자기 쏴아악 소리로 바뀌어 창밖을 내다보았더니 소나기가 퍼붓고 있었어요. 갑자기 퍼붓기 시작한 소나기는 정말 소나기답게 잠깐 확 퍼붓고 그쳤어요. 날이 계속 뜨거워지다가 소나기가 시원하게 내린 후, 기온이 많이 떨어졌어요. 집에서 바라본 소나기가 그친 하늘. 시원하게 소나기가 내려서 기온이 많이 떨어졌고, 덕분에 밤에 에어컨 없이도 그럭저럭 시원하게 잘 잘 수 있게 되었어요. 오늘 새벽, 다시 한 번 소나기가 시원하게 내렸으면 좋겠네요.

두 개의 장벽 - 프롤로그

부제 : . 비자 받기 어려운 나라란 어떤 나라인가 타지키스탄 여행을 다녀온 후, 몸이 근질거렸어요. 모처럼 '여행'의 맛을 다시 느끼고 몸이 여행에 적응한 순간 여행이 끝나버렸거든요. 친구들은 일주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불살라 버렸지만, 저는 이제야 슬슬 몸이 달구어지기 시작했어요. 여행기를 쓰며 아쉬움을 달래보려고 했지만 그걸로 되지 않았어요. 여행 돌아오자마자 쉬지 않고 바로 여행기를 쓰기 시작해서 열흘만에 여행기를 다 썼지만 그래도 여행을 가고 싶다는 마음이 사라지지는 않았어요. 그러던 차에 갑이 올해 하반기에는 여행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어요. "야, 그러면 우리 여행 또 가자!" "또?"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 갔다 오는 거야!" 갑이 조금 머뭇거리더니 좋다고 했어요. 갑이 좋다..

우즈벡인들이 수박과 멜론 들고 가는 방법

우즈벡 사람들은 어떻게 수박과 멜론을 들고갈까요?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정말 이국적이랍니다. 이렇게 어깨에 올려서 간답니다. 우리처럼 안고 가거나 봉지에 넣어 들고가기 보다는 1개만 들고 갈 때에는 저렇게 위로 올려서 들고 가요. 수박이나 멜론은 무겁고 큰데, 이렇게 우즈벡인들과 한국인들은 들고 가는 방법이 다르답니다.

한여름 우즈베키스탄 여행시 유용한 아이스 커피 믹스

우즈베키스탄의 여름은 매우 더워요. 햇볕이 쏟아지고 에어컨 팬에서 부는 바람이 윙윙 부는 날씨랍니다. 바람도 뜨거워서 에어컨 팬에서 부는 바람을 맞고 있는 기분이에요. 그나마 오늘 새벽 소나기가 한바탕 퍼부어서 오늘은 어제보다 덜 덥네요. 하여간 우즈베키스탄의 여름은 한국의 여름과는 비교할 대상이 아닙니다. 한국에서 아무리 덥다고 해도, 아무리 더워서 뉴스에서까지 보도가 되고 난리가 날 정도가 되었다 하더라도 여기서는 '풉' 하고 웃어버립니다. 이렇게 더운 날, 시원한 냉커피 한 잔 마시면 더위가 좀 가실 거 같지만, 우즈베키스탄에서 냉커피 마시기는 꽤 어려운 일입니다. 냉커피 파는 곳이 거의 없을 뿐더러, 있다고 해도 비싸고, 한국에서 마시던 그 냉커피가 아니거든요. 게다가 얼음은 정말 귀해요. 이 나..

뜨거운 마음 - 후기

서울로 돌아와 학원을 찾아가려고 했어요. 하지만... 나이스 타이밍! 그냥 폭우 좍좍. 도저히 밖에 나갈 날씨가 아니었어요. 의정부에 있는 학원에 찾아가기는 커녕, 집에 가기 위해 공항에 가는 것도 힘들어 보였어요. 물론 가려면 갈 수야 있었지만, 노트북도 들고 가야 했고, 역까지 가는 동안 비바람이 워낙 세게 몰아쳐서 역까지 가는 동안 온몸이 쫄딱 젖게 생긴 날씨였어요. 그래서 집에 내려가는 날도 결국 하루 미루고, 학원도 찾아가지 못했어요. 그저 원장선생님께 전화로 잘 다녀왔다고 인사만 드리고, 찾아가려고 했으나 날씨가 너무 나빠 고향 갔다가 올라와서 찾아뵙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고향에 내려왔는데 하나도 덥지 않았어요. 부모님께서는 계속 너무 덥다고 하시며 제게 덥지 않냐고 물어보셨지만... 나는 덥지..

우즈베키스탄에서 반반 포도 많이

요즘 우즈베키스탄은 과일이 많이 나와요. 그리고 과일 가격도 싸답니다. 모처럼 유누소보드 Yunusovod (러시아식으로 읽으면 유누사바드) 시장에 갔어요. 시장에 갔더니 포도가 있었어요. 포도 종류는 청포도와 그냥 포도. "이거 얼마에요?" 청포도는 3000숨이라고 했어요. "저거는요?" 맛만 보고 다른 평범한 포도를 가르켰더니 2500숨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할까 망설이고 있는데 아저씨께서 다른 청포도를 꺼내서 보여주셨어요. 그것은 2500숨. "청포도 500g이랑 포도 500g 주세요." 청포도도 먹고 싶고 그냥 포도도 먹고 싶었는데 둘 다 2500숨이라 둘이 반씩 섞었어요. 그래서 둘 다 적당히 사왔어요. 맛은 정말 달고, 둘 다 껍질채 먹는답니다.

뜨거운 마음 - 36 조지아 트빌리시

계획 단계에서의 실수. 저는 여행 계획을 칼 같이 짜지 않아요. 그쪽에 소질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어차피 빡빡하고 칼같이 짜봐야 실제 여행할 때 더 피곤하게 된다는 것을 여행을 해보며 깨달았거든요. 어차피 계획대로 다 되지 않는 게 여행이다보니 그냥 적당히 대충 짜는 편이에요. 오히려 칼같이 짜서 다녀봐야 그 일정 따르려고 스트레스 받고, 그 일정대로 안 되는 경우도 태반이거든요. 그래서 일정을 칼 같이 짜지 않는 대신, 여분의 시간을 조금 넣어 놓아요. 만약 시간이 부족하면 가져다 쓸 수 있게 여분의 시간을 만들어 놓는 것이죠. 이 여행 계획을 짤 때 여분의 시간을 하루 주었어요. 아무래도 국경을 5번 넘어야하기 때문에 한 번 정도는 문제가 터질 거 같아 여분 시간을 하루 주고, 그 이상으로 여분의 ..

타슈켄트에 내린 꽃눈

제목 그대로 꽃비가 아니라 꽃눈입니다. 요즘 이렇게 꽃눈이 여기 저기 쌓여있어요. 꽃눈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나무. 이 나무의 꽃이 떨어지는데 이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는 나무인데다, 꽃도 많이 피었다 떨어져서 연초록 눈이 쌓인 거 같답니다. 오늘 모처럼 밖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잔 속에 이 꽃이 하나 퐁당 빠지더군요. 저는 왕건도 아니고, 시인도 아니라 그냥 건져내고 계속 마셨습니다.

뜨거운 마음 - 35 조지아 트빌리시 구시가지

낯익은 얼굴 셋은 같은 호스텔에 머무르고 있는 에스토니아인들. 그리고 매우 낯선 처음 보는 여자는 아마 그 에스토니아인의 애인일 거였어요. 이것들 여기서 노가다 알바 뛰었나... 넷이 바닥에 널부러져 앉아 있는데 온몸이 먼지투성이였어요. 하도 먼지를 뒤집어써서 몸에서 반짝이는 부분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요. 그냥 뿌연 덩어리들. 무슨 관광을 그리 험악하게 했길래 온통 먼지투성이가 되어서 이렇게 널부러져 앉아 있나 궁금했어요. "물 꼭 사서 가! 위에 가게 없어!" 막노동 뛰다 잠깐 쉬는 인부들처럼 먼지 잔뜩 뒤집어쓰고 바닥에 주저앉아 물을 마구 들이키던 에스토니아인들이 우리를 보자 반갑게 인사하며 반드시 물을 사서 올라가라고 알려주었어요. 에스토니아 청년들의 조언대로 근처 가게에서 1.5리터 물을 ..

우즈벡에서 충동구매한 결과

여기에서 한국처럼 먹으려고 하면 물가가 싸지 않지만, 여기에서 싼 것들 대충 구입해 먹으면 정말 싸게 먹을 수 있어요. 게다가 이 나라는 과일의 천국! 환율은 1 미국 달러 = 2840숨입니다. (암시장 기준) 복숭아 1kg - 1500숨 수박 1개 - 3000~5000숨 멜론 1개 - 4000~5000숨 포도 1kg - 2000~3000숨 살구 1kg - 1500숨 한국에서 오랜 타지생활을 하며 뼈저리게 느낀 것은 '과일은 사치품'이었어요. 무슨 제철 과일이 몸에 좋고 미용에 좋고 여기저기 다 좋다고 하는데 누가 몰라서 안 먹나요? 비싸서 못 먹지. 과일 1kg 살 돈이면 한 끼 식사로 안 끝나죠. 즉 자취생 입장에서는 과일을 사먹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사치스러운 행위. 그 돈이면 참치캔과 3분카레를 하..

라마단 시작

이슬람권에서 가장 중요한 기간인 '라마단'이 시작되었어요. 이슬람권 방문시 라마단을 특별히 신경써야하는 이유는 이 시기에 무슬림들은 낮에 '단식'을 하기 때문이죠.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검은 실과 흰 실을 구분할 수 없을 때'까지 단식을 하는 것이랍니다. 검은 실과 흰 실을 매달아놓고 둘을 구분할 수 없을 때에만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둘이 구분이 되면 음식을 먹을 수 없죠. 이슬람력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매해 날짜가 조금씩 빨라집니다. 올해는 7월 20일부터 8월 21일까지죠. 이슬람권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기간인 '하지'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메카로 순례여행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는 그렇게까지 영향이 크지는 않아요. 그리고 시아파 지역에서는 '아슈라의 날'이 있기는 한데 이것은 시아파 지..

뜨거운 마음 - 34 조지아 트빌리시 올드타운

트빌리시 이곳 저곳 다 둘러본 거 같았는데 왠지 못 본 것들이 몇 개 있었어요. 사건의 발단은 우리들과 방을 같이 쓰던 미국인이 우리에게 기념으로 사온 엽서라고 보여준 것. 트빌리시라고 했는데 트빌리시에서 그것을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트빌리시 웬만한 곳은 다 돌아다니고 이제 별 볼 일 없는 곳만 남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현실은 그 정반대. 우리들은 그다지 볼 것 없는 곳만 열심히 돌아다닌 것이었고, 정말 볼 것이 있는 곳은 가지 않은 것이었어요. 호스텔에서 가장 게으른 사람들은 당당히 우리들이었어요. 모두 씻고 나간 후에야 일어나서 느긋하게 씻고 호스텔에서 나왔거든요. 트빌리시에서 계속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그 어떤 급함도 없었어요. 제일 빨리 나간 팀은 에스토니아 애들. 저와 가장..

뜨거운 마음 - 33 조지아 트빌리시 마마다비티 교회

트빌리시에 다시 도착했는데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어요. "이제 어떻하지?" 므츠헤타를 다 보려면 하루 종일 걸릴 줄 알았는데 므츠헤타가 트빌리시에서 얼마 걸리지 않는 곳인데다 생각보다 큰 곳도 아니라서 금방 보고 돌아올 수 있었어요. 오늘 일정을 여기에서 끝내기에는 저나 친구나 모두 아쉬웠어요. 그렇다고 멀리 가자니 그러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어요. 그만 돌아다니기에는 시간이 많이 남았고, 멀리 가자니 시간이 부족한 아주 애매한 상황이었어요. "우리 그 교회나 갔다가 돌아갈까?" 전날 가보면 좋을 거 같은데 꽤 걸어 올라가야 할 거 같아서 안 간 교회가 하나 있었어요. 교회 이름은 마마다비티 Mamadaviti 교회. 얼핏 보아서는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될 거 같기는 했는데 길이 직선이 아니라 섣불리 가기 ..

뜨거운 마음 - 32 조지아 므츠헤타

호스텔에 돌아갔는데 외국인 세 명이 우리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어요. 한 명은 노르웨이인 청년이었고, 두 명은 우크라이나에서 영어 선생으로 일하고 있는 미국 아가씨들이었어요. 게다가 이 세 명은 우리와 같은 방이었어요. 노르웨이인 청년은 우리를 보고 매우 반가워했어요. 왜냐하면 이 노르웨이인 청년은 아르메니아 예레반에 있는 엔보이 호스텔에서 본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는 가볍게 인사만 했는데 이 작은 호스텔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엔보이 호스텔은 워낙 커서 친목질하기에는 별로 좋지 않았지만, 로버 호스텔은 매우 작고 아담해서 완전 여행자와 호스텔 직원들이 친목질하기 매우 좋은 구조였어요. 방은 좁아서 2층 침대만 들어가 있어서 자거나 책 읽을 게 아니라면 그냥 나와서 거실에서 노는데, 거실도 크지 않고 ..

끝없는 우즈베키스탄 멜론의 세계

요즘 거리에 멜론을 내놓고 많이 팔아요. 수박도 많이 팔고 있는데 수박은 징그러울 정도로 커서 혼자 먹을 엄두도 못 내고 있어요. 이게 얼마나 크냐 하면 과장 하나 안 붙이고 우리나라에서 大자 수박이 보통 수박 정도에요. 큰 거는 말도 못하게 커요. 어제 거리를 걷다 그동안 못 본 멜론이 보여서 또 하나 사왔어요. 이건 지금까지 못 봤던 놈인데... 참고로 이 블로그에 올린 멜론 목록은 우즈베키스탄 겨울 멜론 (2012.02.26) http://zomzom.tistory.com/187 우즈베키스탄 멜론 (2012.06.20) http://zomzom.tistory.com/331 멜론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았는데 그냥 멜론이래요. 한달락 외에는 물어보면 그냥 다 '멜론', '작은 멜론' 정도로만 말해줘요. ..

우즈베키스탄은 지금 대입 시험 기간 중

우리나라는 새 학기가 3월에 시작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은 9월에 새 학기가 시작해요. 그래서 지금 대입 시험 기간이 시작했답니다. 대입 시험 기간이 시작되었다고 크게 놀랍게 바뀌는 것은 없어요. 단지, 대학교 건물을 경찰과 군인이 지키고 있고, 외부인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된다는 것 정도가 일반인들 입장에서 보이는 변화랄까요? 참고로 이제 곧 라마단도 시작합니다. 올해는 여름+라마단+대입 시험이라는 3단 콤보가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죠. 물론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라마단을 엄격히 지키지 않습니다. 엄격히 지키는 것은 라마단 끝날 때 하는 축제 정도죠. 소련의 영향으로 인해 라마단이 국가 지정 축제는 아니에요. 게다가 국가에서 라마단에 대한 배려를 아무 것도 해주지 않기 때문에 이 나라 무슬림들은 지킬 여건이..

여행 후유증

새로운 여행을 하고 돌아왔어요. 여행 중에는 '돌아가면 빨리 밀린 '뜨거운 마음' 다 쓰고 '두 개의 장벽' 써서 올리기 시작해서 7월 안에 모든 걸 끝내야지!'라고 상상했어요. 아...그래요...이것은 모두 일단하몽이 되었어요. 돌아오자마자 폭풍처럼 밀려오는 잠. 실컷 자고 일어나서 큰 맘 먹고 블로그에 접속하기까지는 했는데 역시나 다시 컴퓨터 켜놓고 앞에서 쓰러져 잠. 어제 무엇을 했는가? 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는데 기억나는 것이라고는 오직 잠을 잔 것 외에 없네요. 여행 중에는 분명 돌아가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이런 저런 계획을 세웠어요. 계획을 하고 구상을 하며 새벽 늦게서야 겨우 잠들고 그랬는데 돌아오니 말짱 꽝이네요. 어제 그렇게 보냈고, 오늘도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자다 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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