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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억을 되짚어 (2014) 9

기억을 되짚어 08 - 진주시 진주비빔밥

통영 중앙시장쪽은 차가 너무 막혔기 때문에 조금 벗어나서 버스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로 가기로 했어요. 시장에서는 사진을 하나도 찍지 않았기 때문에 버스터미널로 가는 길에 통영에서 본 해산물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말린 꼴뚜기를 한 장 찍었어요. 사진을 찍고 또 만원버스에 올라타서 사람들 사이에 낑겨서 시외버스터미널로 갔어요. 통영에서 진주 가는 버스는 많이 있었고, 별로 어렵지 않게 버스를 탈 수 있었어요. 친구는 버스에 타자마자 잠들었고, 저는 계속 창밖을 바라보았어요. 개양이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진주에서 대학교를 다닌 친구에게 전송해주었어요. - 뭐냐 개양 ㅋㅋㅋ 바로 답장이 날아왔어요. - 개양 대박이지? ㅋㅋㅋ - 조만간에 다녀와야겠다 ㅎㅎㅎ 진주에 와서 꼭 해야 하는 일이 하나 있었어요...

기억을 되짚어 07 - 통영시 해저터널, 충렬사, 빼떼기죽, 우짜

해저터널로 바로 가는 길도 있었지만 친구의 추억을 들으며 조금 멀리 돌아가기로 했어요. 친구의 옛날 통영 살 때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미있었고, 동네 골목을 걸어보는 것도 좋았어요. "우리 점심 뭐 먹지?" 동피랑에서 친구와 점심은 해저터널을 갔다 와서 먹기로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나 그때 무엇을 먹을지는 정하지 않았어요. "빼떼기죽이 뭐?" "아, 빼떼기죽!" 친구 말로는 빼떼기죽이란 말린 고구마에 팥을 넣고 삶아 만든 죽이라고 했어요.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종종 만들어주셨는데, 그때는 그것이 정말 먹기 싫었다고 했어요. 가난하던 시절에 만들어먹던 음식이고, 자기는 차갑게해서 먹는 것을 좋아했다고 말해주었어요. "근데 이름이 뭔가 웃기다. 빼떼기죽." "응, 빼떼기죽." "점심 빼떼기죽 먹을까?" "응..

기억을 되짚어 06 - 통영시 동피랑

"어우, 뭐야!" 시장에 들어가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펄떡펄떡 뛰어다니고 파닥거리는 생선들. 거대한 생선이 요동치며 물을 크게 튀었고, 그것이 다리에 튀었어요. 확실히 살아있는 시장이었어요. 생선도 해산물도 전부 싱싱해서 물을 찍찍 뿜고 팍팍 튀겨대고 있었어요. 친구가 시장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해서 제가 꿀빵을 들었어요. 저는 이렇게 물이 많이 튀기는 곳에서는 카메라를 꺼내고 싶지 않았거든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가뜩이나 지금도 렌즈가 더러워서 사진이 뿌옇게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에 물까지 튀기면 아예 답이 없는 상황이 벌어져서 렌즈 청소 받으러 가야할 것 같았거든요. "젓갈 맛 보고 가세요!" 한 청년이 젓갈을 맛보라고 했어요. 친구는 그 말에 젓갈을 시식해보러 갔어요. "이게 멍..

기억을 되짚어 05 - 통영시 강구안, 꿀빵

"야, 일어나! 다 왔어." 친구가 흔들어서 깨웠어요. 창밖으로 보이는 것은 너무나 평범한 아파트들. 통영도 나름 '시'이니까. 시에 아파트가 없는 게 더 이상한 것이겠지. 잠을 깨야 하는데 잠이 깨어지지 않았어요. 어쨌든 버스에서 내려서 친구를 졸졸 따라 걷기 시작했어요. 이때 양쪽 중지 발가락에 물집이 잡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신발 디자인이 제 발과 맞지 않아서 쉽게 물집이 잡히곤 하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물집이 잡혔어요. 크게 잡힌 것은 아니라 그럭저럭 참고 걸을만 했지만 물집이 안 잡힌 상태보다는 당연히 걷기 부자연스러웠어요. "와...여기 원래 다 논밭이었는데 싹 바뀌었다!" 친구 말로는 예전에는 시외버스터미널만 덜렁 있고 그 주변은 싹 다 논밭이었대요. 그러나 지금 걸으며 주변을 보니..

기억을 되짚어 04 - 진주시 진주성, 촉석루, 꿀빵

남해군 읍내로 돌아와서 할 것은 일단 두 가지 있었어요. 첫 번째는 점심을 먹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남은 일정을 확정짓는 것이었어요. "점심 먹어야지." "벌써? 시장 좀 구경하다 먹자." 밥을 먹자고 하자 친구가 시장을 둘러보다가 점심을 먹자고 했어요. 버스를 타고 오던 길에 '남해사투리사전'을 파는 서점이 보여서 일단 그곳에 갔다가 시장을 둘러보고 밥을 먹기로 했어요. 분명 버스를 타고 갈 때에는 서점 문이 열려 있었는데, 막상 남해군청에서 내려서 서점으로 걸어가보니 서점은 그새 문을 닫아버렸어요. 시장을 둘러보며 친구와 남은 일정을 어떻게 할 지 논의를 하기 시작했어요. "이제 어떻게 할까? 금산 갈까, 아니면 통영 갈까?" "글쎄...?" "너 산 안 좋아하잖아." "응." 친구는 산에 올라가는..

기억을 되짚어 03 - 남해군 다랭이마을

전날밤 이곳 사람들로부터 들었던 대로 시외버스터미널 매표소로 갔어요. "다랭이 마을 가려면 어떤 표 끊어야 해요?" "가천이요." "얼마에요?" "2500원이요." 표를 끊고 건물 밖으로 나왔어요. 8월 16일. 아직 엄연한 여름인데 공기가 시원했어요. 8월 15일은 광복절이지만, 그 외에도 나름 의미가 있는 날이었어요. 해수욕장의 바닷물이 차가워져서 슬슬 문을 닫을 때가 8월 15일이거든요. 8월 15일 이후로는 물이 차가워져서 해수욕장 가도 물 속에 들어가서 놀지는 못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 8월 15일 이후에는 해수욕장으로 놀러가는 일이 없었어요. 요즘은 학교장 재량휴일 때문에 방학이 마구 짧아지면서 바닷물의 온도와 상관없이 8월 15일이 사실상 해수욕장이 마지막으로 붐비는 시기가 되어버렸..

기억을 되짚어 02 - 남해군의 밤

혹시 24시간 하는 사우나나 찜질방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터미널 3층에 24시간 사우나가 있다고 했어요. "우리 저 사우나에서 자자. 눈만 붙였다가 최대한 일찍 나와야 하잖아." "혹시 모르니까 다른 곳 찾아보자." 친구가 사우나에서 자는 게 영 못마땅한지 다른 곳에 가서 잠을 청하자고 했어요. 그래서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어요. "야, 돼지국밥집 문 열었다! 저기서 밥 좀 먹고 가자." "나 지금 별로. 차에서 멀미해서 속 안 좋아." 이 녀석이 먹을 것을 거부할 때도 있네? 멀미 때문에 별로 먹기 싫다고 했기 때문에 일단 읍내 나가서 숙소 찾고 식사 할 수 있으면 먹고 잠을 청하자고 제안했어요. 친구는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돌아다니면 된다고 했지만, 제 기억에 의하면 ..

기억을 되짚어 01 - 남해로 가자

2014년 8월 15일. 원래는 저녁에 셋이 만나 같이 놀기로 약속이 있었어요. 그러나 한 명이 갑자기 회사에 일이 있어서 만날 수 없다고 약속에서 빠졌고, 다른 한 명과는 이미 지난 주말에 만나서 놀았기 때문에 또 만나서 놀기는 조금 지루했어요. 그래서 다른 한 명이 모임에 나올 수 있을 때 만나기로 하고 약속을 취소했어요. '이것이 8월 마지막 연휴인데...' 금요일에는 애초에 일이 없기 때문에 솔직히 8월 15일 금요일 광복절은 제게 큰 의미가 없었어요. 그래도 목요일에는 일하러 나가야 하고, 더욱이 이제 학교들이 모두 개학을 하기 때문에 앞으로 목요일에는 밤에 퇴근할 것이었어요. '대만 여행기나 후딱 끝내버리자.' 목요일날 점심때 퇴근하고 방에 돌아오니 잠이 밀려왔어요. 그래서 대낮부터 드러누워서..

진주 꿀빵과 통영 꿀빵의 차이

통영에 가면 꿀빵을 접할 수 있어요. 강구안을 따라 꿀빵 거리가 조성되어 있어서 꿀빵을 시식해볼 수도 있고, 직접 구입할 수도 있지요. 통영 꿀빵 중 유명한 가게인 오미사 꿀빵은 강구안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 있구요. 진주 역시 꿀빵이 유명하답니다. 통영 꿀빵에 밀려서 크게 알려진 편은 아니지만요. 진주 꿀빵 중 유명한 가게인 덕인당은 진주 중앙시장 안에 있어요. 오미사 꿀빵, 덕인당 모두 유명하기 때문에 오미사 꿀빵은 강구안 근처, 덕인당은 중앙시장 안에서 상인들에게 물어보면 어디인지 알려줘요. 오미사 꿀빵은 일요일에 영업을 하지 않고, 덕인당은 일요일에도 영업을 한답니다. 둘 다 꿀빵인데, 실제 먹어보면 맛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서 같은 꿀빵이라고 해도 되는지 의문이 들 정도랍니다. 먼저 통영꿀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