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우즈베키스탄 전래동화

우즈베키스탄 전래동화 - 줌라드와 큼마트

좀좀이 2012. 11. 1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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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에도 당연히 전래동화가 있어요. 이 나라도 전래동화가 많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전래동화 중 하나가 바로 '줌라드와 큼마트' (Zumrad va Qimmat) 라는 전래동화랍니다. 이야기의 구성, 대립구조, 갈등관계가 우리나라 콩쥐팥쥐나 심청전과 비슷해요. 이런 류의 전래동화는 세계적으로 매우 많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매우 친숙하게 읽을 수 있답니다. 그리고 이런 점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에 관광하러 왔다가 이 이야기를 접할 수도 있어요. 실제로 부하라의 꼭두각시 박물관에는 이 '줌라드와 큼마트' 이야기 꼭두각시들을 전시해놓고 있죠.


이 이야기가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에서도 다양한 동화책에 실려 있어요. 저는 일단 러시아인을 위한 우즈베크어 교과서인 O'zbek tili 5권에 실린 이야기로 번역해 들려드릴게요.


===== 아래부터 줌라드와 큼마트 이야기입니다 =====


Zumrad va Qimmat


줌라드와 큼마트


옛날 옛적, 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줌라드'라는 딸이 있었습니다. 줌라드는 매우 아름답고, 부지런하며, 집안일을 잘 하며 예의바른 소녀였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줌라드는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할아버지께서는 다른 할머니와 결혼했습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결혼하며 '큼마트'라는 딸을 데려왔습니다.


큼마트는 줌라드와 반대라서, 못 생기고, 버릇없고, 게으르고, 제멋대로에 예절도 안 지키는 무례하고 변덕이 심한 소녀였습니다.


줌라드는 아침부터 밤까지 쉬지 않고 일했습니다. 그녀는 정원을 쓸고, 빨래를 빨고, 집안을 정돈하고, 음식을 만들고, 접시를 닦았습니다. 반대로 큼마트는 하루 종일 빈둥대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큼마트는 빈둥대는 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은 것처럼 계속 변덕을 부려 줌라드에게 쉴 틈을 주지 않았습니다.


이것도 부족해서 어머니와 큼마트는 할아버지가 집에 오면 줌라드의 험담을 늘어놓기에 바빴습니다. 이것들 모두 할아버지와 줌라드를 힘들게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갈 수록 어머니와 큼마트는 집에서 우두머리가 되어 갔습니다.


어느 날, 줌라드와 할아버니는 숲으로 갔습니다. 할아버지는 줌라드를 한 곳에 보내놓고, 오두막을 짓기 위해 나무를 찾으러 갔습니다. 그러나 숲을 돌아다니던 할아버지는 줌라드를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줌라드는 할아버지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할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숲에서 별들이 반짝반짝 빛났습니다. 달님은 길을 비추어 주었습니다. 줌라드는 길을 따라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얼마쯤 걸어가자 멀리서 한 불빛이 보였습니다. 줌라드는 불빛이 보이는 방향으로 걸어갔습니다.


불빛이 나오는 곳은 어느 집이었습니다. 줌라드는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러자 한 할머니께서 줌라드 앞에 나타났습니다. 줌라드는 인사를 하고 들어가도 되는지 할머니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할머니는 줌라드에게 집에 들어오도록 허락해 주었습니다.


줌라드는 할머니 집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정원을 쓸고, 음식을 만들고, 차를 타서 할머니께 대접해 드렸습니다. 그들은 함께 식사를 하고 시간을 보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기분이 매우 좋아지셨습니다.


그렇게 평화롭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느 날, 할머니께서 줌라드에게 지붕에서 장작을 가지고 내려오라고 시키셨습니다. 할머니의 지시를 따르기 위해 지붕에 올라간 줌라드는 멀리 보이는 그녀의 집을 우연히 발견하고는 우두커니 서 있었습니다. 그녀의 심정을 느낀 할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하아...내 딸아, 너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니?"

"예, 제 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어요."

"그렇다면, 가도록 하여라, 내 딸아. 지하실로 내려가면 거기에 문 두 개가 있단다. 빨간 문으로 들어가면 빨간 상자를 볼 거야. 그것을 가지고 나오려무나."


줌라드는 할머니 말씀대로 지하실로 내려가 빨간 문으로 들어가 빨간 상자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이것은 네게 주는 선물이란다. 상자를 반드시 네가 집에 돌아간 후에 열어보거라."


할머니께서는 상자를 집에서 열어보라고 당부한 후, 줌라드를 마차에 태워 집으로 보냈습니다.


줌라드는 수레를 타고 집에 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를 본 그녀의 아버지는 매우 기뻐했습니다. 이웃들도 집으로 돌아온 줌라드를 보고 매우 기뻐하며 울었습니다. 줌라드는 모두와 함께 상자를 열어보았습니다. 상자 안에는 보석이 가득했습니다.


이것을 본 큼마트는 "나도 바로 그곳에 갈 거야!" 라고 소리치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내 딸도 바로 그 자리에 버리고 와라!"라고 명령했습니다.


할아버지는 큼마트도 숲에 데리고 가서 버리고 왔습니다.


저녁이 되고 어두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별도 뜨지 않았습니다. 달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날이 어두워지자 큼마트는 줌라드가 알려준 대로 길을 나섰습니다. 큼마트도 할머니의 집에 다다랐습니다. 그녀는 있는 힘껏 문을 쾅쾅 두드렸습니다. 그러자 할머니께서 나오셨습니다. 큼마트는 할머니에게 소리쳤습니다.


"할망구, 나 배고파, 내게 음식 줘!"


할머니는 큼마트에게 집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셨습니다. 집에 들어온 큼마트는 그 어떤 일도 하지 않고, 반대로 늙은 할머니에게 자신에게 봉사하도록 시켰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큼마트는 할머니께 "나 집에 갈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가려면, 가거라"

"선물은 어디 있어?"

"어떤 선물?"

"마지막으로 손님이 왔을 때 그에게 선물을 준 거 알잖아!"


큼마트가 할머니께 선물을 내놓으라고 하자 할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아, 상자? 그렇다면 지하실에 내려가라, 문 두 개가 있다. 흰 문으로 들어가서, 하얀 상자를 가지고 나오거라."


큼마트는 상자를 간신히 들고 나왔습니다. 할머니는 그녀에게 마차도 주지 않고 그냥 돌려보냈습니다. 큼마트는 무거운 상자를 낑낑대며 겨우 집에 돌아왔습니다.


큼마트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큼마트와 큼마트의 어머니는 집안에서 모두를 내쫓았습니다. 그들은 문도, 창문들도 모두 꼭꼭 잠그고 상자를 열어보았습니다.


큼마트가 가져와 열어본 상자에는 큰 뱀이 있었습니다. 큰 뱀은 상자에서 나와 할머니와 큼마트를 먹어치우고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하여 할아버지와 줌라드는 그들로부터 해방되었고, 예전처럼 행복하게 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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