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앙아시아 생존기 (2012-2013)

외국에서 먹은 팔도 남자라면

좀좀이 2012. 11. 1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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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밥 해 먹기 귀찮은 날. 요즘 들어 계속 낮에 잠만 와서 손가락 하나 꿈쩍이기가 싫어요.


이런 날은 바로 라면 끓여먹는 날. 여기에서는 라면도 별미에요. 절대 함부로 먹을 음식은 아니에요.


그도 그럴만한 것이 한국 라면 한 봉지가 3~4천 숨 하거든요. 3~4천숨이면 시장에서 밥 한 그릇 먹는 가격.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 라면을 구하기는 쉬워요. 가스피탈리 시장 주변에 한국 식품 파는 가게들이 있거든요. 가스피탈리 주변에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살다 보니 여기 가면 웬만한 것은 다 구할 수 있어요.



라면


그래서 끓여먹은 남자라면. 이건 올해 처음 먹어보는 라면이었어요.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조금 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한국 라면은 비싸서 사먹은 적이 없었지만, 날이 추워지니 역시나 얼큰한 국물이 땡기더라구요. 여기 라면들은 얼큰한 맛이 없거든요.


국물 한 숫갈 떠서 먹어보니


"으아아! 이 맛이야!"


모든 것을 다 구할 수 있는 우즈베키스탄이지만 가격이 비싸서 그동안 참고 안 먹었어요. 그러다 기온이 푹 떨어져서 라면을 큰 맘 먹고 사와서 끓여먹었는데,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어요.


개인적 소감으로 남자라면의 맛은 삼양라면과 신라면의 중간적인 맛이었어요. 이거 한국 가서도 많이 사먹어야겠어. 정말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싹싹 다 먹었어요. 최근 우즈베키스탄에서 먹어본 음식 중 가장 맛있는 음식 best 5 안에 들어가는 음식이었어요. 역시 뼈에 새겨진 음식의 맛은 어쩔 수 없나 봐요. 아무리 여기에서 우즈베키스탄의 맛있는 음식들을 먹는다고 해도 한국 음식을 먹을 때마다 너무나 맛있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참고로 2개 끓여먹었으므로 8천숨짜리 식사였습니다. 8천숨이면 시장통 식당에서 푸지게 먹을 수 있는 돈이고, 괜찮은 식당에서 저렴한 메뉴 정도 사 먹을 수 있는 돈. 즉, 한끼 식사로 절대 싸지는 않고, 비싸다고 하기에는 살짝 무리가 있는 가격이에요. 하여간 특별한 것을 먹은 것은 사실. 그리고 남자라면 다 먹어서 또 가스피탈리 가든가 그냥 한국 돌아갈 때까지 참든가 선택해야 한다는 건 아쉬운 점.


만약 장기 여행 중 한국 식료품을 꼭 구입해야한다면 타슈켄트에서 가스피탈리 바자르 근처로 가세요. 그쪽으로 가면 웬만한 건 다 구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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