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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어 교과서

아제르바이잔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아제르바이잔어 교과서입니다. 2~4권은 새로 나온 교과서에요. 그리고 아이들용이라서 표지에서부터 누구를 위한 책인지 티가 나죠. 참고로 아이들용이지만 난이도는 절대 안 쉬워요. 왜냐하면 자국민을 위한 책이기 때문이죠. 2권부터 웬만한 문법은 다 나온다고 보시면 되요. 터키어를 공부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2권에서 동형용사도 나온답니다. 5부터 11입니다. 크기도 2~4보다 작고, 무언가 느껴지죠. 그래요. 정말로 어렵고 재미도 없어요. 이것은 읽기 교재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위의 2~11은 '국어', 이 책은 '읽기' 책 쯤 되요. 그리고 교과서 안에는 헤이데르 알리예프 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사진이 있어요. 그렇다면 왜 현재 대통령이 아니라 옛 대통령 사진이 있을까..

두 개의 장벽 - 18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 - 투르크멘바쉬 기차

기차에 타서 정해진 좌석으로 갔어요. 설마 우즈베키스탄 기차랑 비슷할 건데 침대가 세 개 있겠어? 세 개 있다면 그건 진짜 폐급 기차다. 말이 3층 침대이지 실제로는 2개만 있을 거라 생각하며 기차 안으로 들어갔어요. 당신은 정확히 틀리셨습니다. 일단 기차가 우즈베키스탄 기차와는 비교도 안 되는 최신식 기차였어요. 내부는 꽤 깨끗했어요. 그리고 방은 정확히 침대가 3층으로 2개 있는 6인실이었어요. 꽤 재미있었던 것은 방문을 잠글 수 없게 되어 있었다는 것. 그냥 문을 잠그지 못하게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아예 문이 없었어요. 아주 예전에 다녀오신 여행자분들 글을 보면 문을 잠그고 안에서 해바라기씨 까먹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했는데, 이제는 문이 아예 없으므로 잠그고 나발이고 없어요. 일단 가방은 1층 침..

내가 상상하는 내 블로그

나날이 스스로 세우는 계획은 줄어드는 게 아니라 늘어만 가고 여행기는 지지부진하기만 하네요. 여행기를 다 쓴 후 다른 작업을 하려고 하는데 여행기 쓰는 게 쉽지는 않네요. 노력과 실력이 비례한다고 하는데 그런 거 같지도 않구요. 항상 여행기 쓰는 시간은 엄청 많은데 결과물은 제가 상상하던 것과 다른 녀석이 나오네요. 보자마자 제가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문체를 만들어보고 싶은데 이건 더 어렵구요. 무언가 진짜 여행을 다니며 이야기해주는 그런 느낌의 문체를 만들고 싶은데 정말 어렵네요. 가벼운 듯 가볍지 않고 무거운 듯 무겁지 않은 그런 문체로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막상 쓰려고 하면 그냥 줄줄줄줄줄줄 예전 쓰던 문체로 쓰고 있어요. 처음 목표가 8월에 여행기 다 쓰기였는데 또 밀렸네요. 여행 돌아..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장 유명한 소설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장 유명한 소설이 무엇이냐고 하면 보통 이 소설을 이야기해요. 압둘라 코드리의 우트간 쿤라르죠. 영화로도 만들어진 작품이기도 해요. Abdulla Qodiriy, O'tkan kunlar 하지만 우즈벡어를 배우는 사람에게 이 소설을 읽어보라고 절대 추천하지 않는답니다. 그 이유는 제목에서도 보이죠. O'tgan 이 아니라 O'tkan 이야! 예. 그래요. 이 소설은 우즈베키스탄 최초의 소설이에요. 즉 웬만한 우즈벡어 실력으로는 읽을 수 없습니다. 엄청나게 어려워요. 저도 읽으려고 샀는데 한 쪽을 못 읽고 포기했어요. 지금은 책장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어요. 이 책을 언제쯤 술술 읽을 수 있을까요? 제발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두 개의 장벽 - 17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

교과서를 못 구했다. 잠 못 드는 밤은 아니었어요. 잠은 아주 실컷 잘 잤어요. 꽤 깊게 잘 자서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났어요. 오늘은 아슈하바트를 떠나는 날. 저녁 기차를 타고 투르크멘바쉬로 이동하는 날이에요. 저녁까지는 시간이 있었어요. 전날 대충 세수비누로 빨아놓은 옷은 모두 잘 말라 있었어요. 짐을 하나하나 꾸리며 오늘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했어요. 심란한 아침이다. 마음이 편할 리 없었어요. 포기하면 쉬워. 그냥 포기해버려. 이렇게 생각을 하며 세뇌를 시키려 했지만 되지 않았어요. 제가 묵었던 다이한 호텔 방이에요. TV를 틀어 보았는데 나오는 채널도 없고, 어떻게 조작해야 하는지도 잘 몰라서 딱 한 번 틀어보고 말았어요. 가장 열심히 사용한 건 에어컨과 냉장고. 호텔 카운터에 혹시 짐 좀 맡기고 ..

우즈베키스탄 음식 - 솜사

우즈베키스탄에서 길거리에서 삼각형 빵을 파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어요. 이 삼각형 빵의 이름은 '솜사'에요. 러시아어로 읽으면 '쌈사'. 매우 흔하고 싸고 가볍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 여행기를 읽어보면 종종 나와요. 그리고 '솜사'라고 하는지 '쌈사'라고 하는지를 보고 어떤 말을 쓰며 다녔는지 일차적으로 대충 분간할 수 있죠. 물론 조금 더 자세히 추리하려면 현지인들과 어떤 말을 하고 얼마나 많은 말을 했는지도 보아야 하지만요. 이런 것들이 몇 개 있어요. 예를 들면 이런 것이요. 우즈벡어 - 러시아어 오쉬 - 플로브 (기름밥) 카봅 - 샤슬릭 (고기 꼬치구이) 추추바라 - 빨메니 (작은 물만두) 만트 - 만뜨이 (왕만두) 솜사는 종류가 꽤 다양해요. 만드는 방법에 따라, 속에 무엇을 집어넣..

두 개의 장벽 - 16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

서점에서 나왔어요. 걸어서 돌아다니기에는 아직도 많이 더웠어요. "어디 가지?" "설마 또 대통령궁?" 당연히 거기는 안 가지. 하지만 대통령궁은 멀지 않았어요.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곳. 그렇다고 지금 갈 필요는 없었어요. 이따 야경 보러 나와서 갈 곳이 바로 저 대통령궁과 그 주변이었으니까요. 아슈하바트에 왔는데 당연히 야경은 보고 가야죠. 어디를 갈까 곰곰이 생각하다 이상하게 생긴 탑이 생각났어요. 거기 가면 위로 올라가서 아슈하바트 전경을 볼 수 있다고 한 말이 떠올랐어요. 그런데 이름을 몰라. 그 건물 이름이 뭔지 이름을 몰랐어요. 하지만 방법은 있었어요. 아까 친구가 산 엽서를 달라고 한 후, 엽서를 하나하나 뒤져보았어요. "이거다!" 이제 남은 것은 이 건물의 이름을 알아내는 것. 사진..

우즈베키스탄, 중국 양꼬치

만약 중앙아시아를 여행하실 계획이 있으시다면 여행 전에 한국에서 양꼬치 한 번 드셔보시기 바래요. 양꼬치가 맛있다면 중앙아시아 여행 중 현지 음식이 입에 잘 맞을 확률이 높고, 양꼬치가 입에 안 맞다면 중앙아시아 여행 중 현지 음식이 입에 잘 안 맞을 확률이 크거든요. 제가 가 본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그리고 현재 제가 있는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주로 양고기를 먹어요. 쇠고기도 있기는 한데 일단 질겨요. 심이 으직으직 씹히는 느낌이 들어요. 냄새도 한국 쇠고기보다 많이 나구요. 저는 한국에 있을 때 양꼬치를 즐겨 먹었어요.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양꼬치는 대부분이 중국식 양꼬치이고 (정확히 어느 지역 방식은 양꼬치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우즈벡 식당에 가면 우즈베키스탄식 양꼬치를 먹을 수 있죠. 제가 ..

두 개의 장벽 - 15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

이제 예정대로 서점에 가기로 했어요. 갔던 길을 돌아가는 거라 더위 속에 서점을 찾아가야 한다는 짜증은 별로 없었어요. 서점을 들어갔는데 별 반응이 없었어요. "생각보다는 책이 있는 거 같은데?" 물론 주로 눈에 띄는 책은 정부 홍보용 책들. 일단 원래 방문 목적을 수행하기로 했어요. "투르크멘어 교과서 있나요?" 질문에 무슨 말이냐는 듯이 저희를 쳐다보는 직원. "투르크멘어 교과서 있나요?" 다시 한 번 물어보았어요. 그러자 직원은 교과서는 안 판다고 했어요. "어디서 교과서 팔아요?" "교과서 안 팔아요. 시장이면 팔 건가?" 예상대로였어요. 여기가 아슈하바트에서 규모로는 엄청 큰 서점인데 교과서는 없다고 대답했어요. 혹시 시장에 가면 팔 수도 있지만, 자기들도 잘 모르겠다고 했어요. 더욱이 교과서는..

우즈벡 생활기 - 노래로 여행 충동 억누르기

요즘 또 여행을 가고 싶지만 여행은 고사하고 집에서 나가는 일이 없어요. 그 이유는 너무 덥기 때문. 집에서 나가는 순간 '어...더워', 딱 200미터 걸으면 '샤워하고 싶어', 300미터 걸으면 '뭣하러 나왔지?' 이래요. 어제보다는 그래도 시원해졌는데 그래도 더워요. 지난 주말이 대박이었어요. 낮 최고 48도 찍었을 거에요. 낮에 46도 찍었던 지난주 금요일보다 주말이 더 더웠거든요. 이때는 그냥 아이폰 일기 예보도 40도를 넘었어요. (금요일에 아이폰 일기예보는 38도라고 했어요. 아주 구라를 쳐도 작작 쳐야지...) 백엽상을 숲 속 그늘에 처박아놓은 건지 실제 기온과 차이가 나도 너무 나요. 실제로 집에 커튼을 쳐서 차단할 때와 그러지 않을 때 기온 차이가 3도 이상 차이가 난다면 믿으시겠나요?..

두 개의 장벽 - 14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

이제부터는 서점 찾아가는 길. 사람들에게 서점 어디 있냐고 물어보니 서점은 대통령궁 가는 큰 길에 있다고 알려주었어요. "우리 아무 것도 안 먹어도 되나?" 기차역 주변에서 이것 저것 팔고 있어서 대충 아무 거나 가볍게 사 먹는 것으로 점심을 때울까 생각했어요. 하지만 무언가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어요. 아침에 설사 한 번 한 후, 속은 다 나은 것 같았지만 식사를 챙겨먹어야 한다는 배고픔이 안 느껴졌어요. 평소에도 식사를 잘 챙겨 먹지 않는 데다, 너무 더웠거든요. 더워서 무언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그저 물이나 마시고 시원하게 샤워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었어요. 친구도 마찬가지. 먹는 것을 밝히는 친구가 아닌데다 친구도 덥고 아침에 설사를 했기 때문에 그냥 가자고 했..

좀비 포도

어제 프링글스에서 참담한 결과를 얻었어요. 맛만 없었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이건 금전적인 타격도 컸어요. 10000숨이면 대체 솜사가 몇 개야...솜사 1개가 600숨이니까 16개! 한 끼에 많이 먹으면 4개 정도 먹으니까 한 방에 4끼를 날려버렸어요. 집에 먹을 것은 떨어졌고, 더워서 나가기는 싫고, 적당히 사먹자니 돈 들고 해서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냉장고 문을 열었어요. 와! 포도다! 그런데 이거 언제 사왔더라? 지난 번 솜사 사올 때 사온 건 아니고...언제 사온 포도인지 계산을 해 보았어요. 솜사 사기 전에 마지막으로 시장 간 게 언제더라? 곰곰이 생각해보았는데 지난주에는 안 갔어요. 집에 당장 먹어치워야 할 게 넘쳐나서 복숭아만 사왔어요. 포도는 그 이전에 사온 것. 그러면 지지난주인데? 냉장..

두 개의 장벽 - 13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

기차역에 도착하자마자 일단 대합실 안에 있는 환전소에 가서 환전을 했어요. 환율은 괜찮은 편이었어요. 이제 표를 사러 갈 일만 남았어요. 참고로 저 건물 안에는 대합실만 있어요. 매표소는 사진에서 오른쪽으로 가야 있어요. 저도 몰라서 계속 건물 안에서 뱅글뱅글 돌아가 경찰에게 물어 보고 나서야 매표소를 찾아갈 수 있었어요. 매표소가 건물 안에 있거나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조금 헤매었고, 매표소 앞에 도착했을 때는 10시 40분이었어요. 아슈하바트 역에서 매표소 가는 방법은 아슈하바트 역 오른쪽 끝에 케밥 파는 가게가 있는데, 거기에서 플랫폼까지 쭉 걸어나가 오른쪽으로 가다 보면 조그만 사무실 입구가 보여요. 거기로 들어가면 되요. "여기서 어디에 줄을 서야 하지?" 아슈하바트 역 매표소는 타슈켄트 역 ..

프링글스 Xtreme

한국에서는 가끔 프링글스 사 먹었는데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단 한 번도 프링글스를 사 먹은 적이 없었어요. 이유는 가격. 프링글스 큰 통이 10750숨이에요. 제 아무리 암시장 환율로 계산해도 4달러가 넘는 가격. 이래서 프링글스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사 먹을 엄두도 못 내었어요. 먹고 싶으면 한 번 사 먹고 말지, 뭘 엄두도 못낸다느니 호들갑 떤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으실텐데 콜라 1.5리터 6개가 큰 마트 가면 18000숨이에요. 전기구이 통닭 한 마리가 18000숨이구요. 괜찮은 식당에서 밥 먹는 게 얼추 12000숨이고 시장에서 밥 사 먹으면 4000숨이면 먹어요. 프링글스 한 통 사 먹으면 전기구이 통닭 반 마리가 파닥파닥 날아가는 것이고, 콜라 1.5리터 3개를 들이 마시는 셈이에요. 그래서 다른 나라..

티스토리 본인 인증과 Mixsh

얼마전 티스토리 본인 인증을 다시 하라는 공지를 보고 티스토리 본인 인증을 했다. 본인 인증이 수월하게 잘 된 것 까지는 좋았는데, 그날 이후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다. mixsh 조회수가 꾸준히 0으로 뜨는 것이었다. '내 글이 그렇게 개차반 쓰레기인가?' 글 한 개 정도 그러면 그러려니 하는데 무슨 글을 올리든 계속 0으로 뜨는 게 이상했다. '이거 무슨 문제 생긴 거 아닌가?' 그래서 응급조치로 티스토리 관리 - 플러그인 설정에 들어가서 믹시를 다시 사용한다고 확인을 눌렀다. 지금 보니 다시 조회수가 올라가고 있다. 만약 본인인증 후 믹시 조회수가 계속 0으로 뜬다면 티스토리 관리 - 플러그인 설정 들어가셔서 믹시를 다시 확인 눌러주세요. 그러면 해결됩니다.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 요리책

저는 먹는 것에 까다롭게 굴지는 않아요. 못 먹는 건 딱 하나 있네요. 시큼한 것. 냉면에도 식초를 안 치고, 세상에서 가장 짜증나는 사람들 중 한 부류가 중국집에서 자기는 먹지도 않는 생양파에 식초를 듬뿍 쳐놓은 사람. 저는 짜장면 먹을 때 생양파랑 먹고 생양파 다 떨어져야 마지 못해 단무지랑 먹는데, 이렇게 식초 쳐 놓으면 아예 못 먹어요. 자기가 먹기 위해 치는 사람이라면 취향의 차이이기 때문에 상관 없어요. 양파 좀 더 달라고 해서 저는 식초 안 친 양파 먹으면 되니까요. 하지만 자기는 손도 안 댈 거면서 양파에 식초 쳐놓으면...양파 씻어 먹을까? 평소에 별로 식탐이 없는데 요리 프로그램이나 맛있는 요리 사진 보는 건 또 좋아해요. 원래 요리책 모으는 취미는 없지만 이 동네에서 오래 머물면서 요..

두 개의 장벽 - 12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

아침 8시 반. 눈을 번쩍 떴어요. 눈을 뜨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갔어요. 주르르르 내 이럴 줄 알았어. 전날 만두를 먹으며 왠지 이건 너무 기름져서 설사 한 번 할 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딱 예상대로였어요. '오늘은 조금 조심해야겠다.' 크게 탈이 난 것 같지는 않고, 하루 정도 조심하면 그냥 나을 것 같았어요. 이왕 일어난 김에 씻고 나와서 친구를 깨웠어요. 친구도 일어나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갔어요. "오늘 우리 먹는 거 조심해야겠다." "응. 속이 안 좋아." 나갈 준비를 하며 오늘 반드시 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았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내일 아슈하바트를 탈출할 기차표 확보. 여기 온 이유는 투르크멘어 교과서를 구하기 위해서였지만, 이것조차 뒤로 미루어버리는 가장 중요한 것이 있었으니 ..

우즈베키스탄에서 삼겹살 구이

우즈베키스탄에서 살며 나날이 늘어가는 나쁜 것이 하나 있어요. 러시아인에 대한 반감 여기에서 계속 머물 수록 러시아인이 싫어지고 있어요. 한국에 있을 때에는 미녀의 나라에 왠지 인상이 좋은 러시아였는데, 여기 오니 러시아인은 그냥 싫네요. 러시아인이 싫어지니 당연히 러시아어도 싫어져서 이 지역에서 러시아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러시아어 공부하는 게 너무나 싫어요. 마음만 먹으면 저렴한 비용에 과외를 해서 러시아어를 배울 수도 있지만 러시아에 대한 정이 나날이 푹푹 떨어지고 있어서 러시아어 과외도 안 하고 있어요. 여기서 러시아인이 이유 없이 싫어지는 것은 아니에요. 여기서 골치 아픈 일이 생겼다 하면 그건 놀라울 정도로 항상 러시아인과 엮여 있었어요. 러시아 본토 러시아인들보다는 많이 좋은 사람들이라..

싹싹 더운데 세 번 집을 나갔다 온 이야기

내일까지 라마단 종료 기념 축제일이다. 올해는 대통령이 일요일~월요일이 라마단 종료 축제일이라고 발표했다고 했다. 집에서 굴러다니는데 배가 고팠다. 내일도 쉬는 날인데 무엇을 사야 최대한 손가락 하나 꼼지락거리지 않고 식사를 때울 수 있을 것인가? 그 답은 명쾌했다. 솜사. 솜사를 10개쯤 사서 냉장고에 넣어 놓고 배고플 때마다 전자렌지로 데워먹는 것. 솜사 속에는 고기도 있고 양파도 있다. 과일 조금만 먹어주면 영양가는 대충 다 맞는다. 한 끼에 솜사 2~3개 먹으면 배가 부르지는 않지만 열량이야 되겠지. 솜사 자체가 워낙 기름지고 칼로리 높은 식품이니까. 그래서 시장에 솜사를 사러 갔다. "고기 솜사 10개요." "10분 뒤에." 그래서 멍하니 10분 햇볕을 맞으며 솜사를 기다렸다. 오늘은 어제보다 ..

두 개의 장벽 - 11 투르크메니스탄 아슈하바트

"이제 아슈하바트에요." 담배를 신나게 태워대던 택시 기사는 이제부터 담배를 태워서는 안 된다고 했어요. 드디어 아슈하바트인가... 멀리 '아슈하바트'라고 쓰인 문이 보였어요.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해가 져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어요. 어둠 속에서 본 아슈하바트는 큰 인상이 없었어요. 분명 그렇게 악명 높은 도시였는데, 기대와 달리 우리나라 분당이나 청주 들어가는 길 그 이상의 느낌은 없었어요. 택시 기사는 어두컴컴한 공원 근처에서 차를 세우고 제게 뒷자리로 가라고 한 후, 앞에 친구로 보이는 청년을 태웠어요. '합승인가?' 그런데 아슈하바트 다 와서 합승을 시킬 리는 없었어요. 그리고 그 청년을 앞자리에 태운 이유는 금방 밝혀졌어요. 택시 기사도 아슈하바트 잘 몰라. 택시 기사는 아슈하바트 사람이 아니..

무화과

무화과가 나온지 조금 되었는데 이제야 무화과를 사 왔어요. 무화과를 좋아해서 사온 건 아니고 신기해서 사왔어요. 무화과를 사면 이렇게 바닥에 잎을 한 장 깔아주고 봉지에 넣어 주더군요. 맛은 별 특별할 향기 없이 달어요. 그리고 다 먹으면 이빨 곳곳에 작은 무화과 씨앗이 껴서 몇 번 쩝쩝 거리며 씨를 빼내야 해요. 여기까지는 그냥 평범한 무화과. 어제 장을 보며 사온 것인데, 생각해보니 어제 시장 가서 사온 게 복숭아 1kg 과 무화과 1kg. 아 망했어요. 주말에 월요일 연휴까지 먹을 것을 사기 위해 장을 보러 간 거였는데 사온 건 쉽게 썩는 무화과와 복숭각 각 1kg 뿐. 이런 일이 발생한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시장에 도착했을 때 매우 배가 고팠어요. 이 상황에서 장을 보면 무조건 불필요하게 많이 ..

일기예보 안 믿어

요즘 공식 일기예보를 보면 희안하게 낮 최고 온도가 39도 밖에 안 되요. 정말 죽게 더울 거라는 이번 주말이 최고 40도. 그래서 졸지에 고개 숙인 남자가 되었어요. 한국도 많이 발전했더군요. 낮 최고 막 38도 찍고요. 그런데 명색이 중앙아시아 산다고 한국 더위쯤은 풉 해주려 했는데 제 핸드폰으로 공식 온도 보면 항상 아무리 더워야 39도. 이건 마치 역도와 같아요. 같은 중량을 들면 몸무게 적은 사람이 이기듯, 같은 온도라면 한국이 압승이에요. 한국은 습하니까요. 여기는 건조해서 그늘지고 그늘 안 지고의 차이가 커요. 어느 정도냐 하면 아파트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그늘이 하루 종일 져서 '어~시원해'라고 느낄 수 있을 정도에요. 그러다 집에 들어오면 집은 양달이라 다시 더워지구요. 한국에서 들려오는 ..

두 개의 장벽 - 10 투르크메니스탄

사진도 많이 찍고 충분히 볼 만큼 보았기 때문에 다시 택시로 돌아갔어요. "밥은 테젠 Tejen 가서 먹어요." "예. 그러면 이제 메르브 가죠." "메르브?" 택시 기사가 점심을 '테젠'이라는 도시 가서 먹자고 했어요. 그래서 좋다고 하고 이제 우리가 택시 기사에게 가자고 한 메르브 유적으로 가자고 했어요. "예. 메르브요." "여기 메르브인데요?" "여기는 마르잖아요." 투르크메니스탄 지도를 펼쳤어요. 메르브 이미 지나왔잖아! 투르크메나바트에서 메르브 유적을 지나야 마르 Mary 로 갈 수 있었어요. 일단 창 밖에서 유적 같은 것이 보이지 않은 것으로 보아 메르브 유적은 길에서 더 들어가야 했어요. 나중에 알았지만, 마르를 '메르브'라고 부르기도 한대요. 이 택시 기사는 자기 멋대로 지레 짐작한 것이..

두 개의 장벽 - 09 투르크메니스탄 마리

아무 것도 없어야 정상일 것 같은 풍경 속에서 무언가 큰 게 나왔어요. '설마 경마장인가?' 딱 보아도 동물과 관련된 시설임을 알 수 있었어요. 투르크메니스탄에 말 경주장이 있다는 말은 많이 들었어요. 이 나라가 얼마나 말을 좋아하냐하면 비자 홀로그램에도 말이 그려져 있어요. 대충 그려진 게 아니라 잘 보면 눈까지 그려져 있어요. 게다가 제 고향에는 경마장이 있어서 경마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대충 알고 있었어요. 이 나라에서 야외에 있을 만한 거라면 말 경주장과 축구장 정도일텐데 축구장이 저렇게 생겼을 리는 없었어요. "사람도 아무도 없는데 말 경주장은 뭣하러 세웠지? 참 할 일 없는 나라네." 황량한 벌판 한가운데에 말 경주장을 세워놓았다고 생각하니 한심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말 경주장 입구. "응?..

우즈베키스탄 세관 신고서 작성법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입국할 떄와 출국할 때 모두 세관 신고서를 작성해야 해요. 우즈베키스탄 입출국시 입국 카드와 출국 카드는 작성하지 않지만 세관 신고서는 작성해서 제출해야 하거든요. 세관 신고서 앞면 세관 신고서 뒷면 - 이 부분은 여권 앞면을 보며 쓰시면 됩니다. 체크는 x 표시로 하시면 됩니다. 특별히 주의하실 부분은 없어요. - 비자 종류를 기입하는 칸입니다. 해당 칸에 x 표시 하시면 되요. - 여기는 관광객의 경우 둘 다 0 이라고 적으시면 됩니다. 세관 신고시 동반하고 있지 않은 수하물에 대해 적는 칸이거든요. - 그리고 가장 중요한 칸. 바로 소지 금액을 적는 칸입니다. 우즈베키스탄은 입국시 신고한 외화보다 더 많은 외화를 반출할 수 없습니다. 즉, 괜히 적게 적었다가 나갈 때 돈이 더 많으..

두 개의 장벽 - 08 투르크메니스탄

'저래도 되는 거야? 경찰 있는데?' 오히려 보는 사람이 불안할 지경이었어요. 투르크메니스탄의 승용차는 뒷자리 유리창은 밖에서 잘 보이지 않게 선팅을 하는데 앞자리 유리창은 밖에서 보면 보여요. 택시 기사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앞자리에 앉죠. 투르크메니스탄이 아무리 '이상한 나라'라고 알려졌다 해도 운전석이 뒷자리에 있는 차들이 굴러다니는 나라는 아니거든요. 그런데 뒤에 경찰이 있었어요. 하지만 택시 기사는 아무렇지 않게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담배를 뻑뻑 태워대었어요. 차에 올라타자마자 담배를 뻑뻑 태우는 택시 기사...정말 혼란스러웠어요. 그동안 인터넷에서 보아 온 '금연국가 투르크메니스탄'이라는 이미지와는 너무 달랐어요. '금연국가 투르크메니스탄'은 사파르므라트 니야조프의 악명을 드높이는 데에 일등공신..

해외에서 티스토리 제한적 본인확인 하기

티스토리 제한적 본인확인을 완료했어요. 국내사용자는 그다지 본인 확인 하는 것이 문제될 것이 없죠. 하지만 해외 사용자에게 신용카드-공인인증서-핸드폰 셋 중 하나를 통한 본인인증은 불가능한 경우도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아예 저 셋 중 하나로 하는 것은 불가능했죠. 그래서 티스토리 고객센터 들어가서 해결했어요. 먼저 티스토리 메인화면에서 좌측 상단에 있는 '정보수정'을 눌러줍니다. 그러면 본인확인이 뜨는데, 거기에서 '자세히보기'를 눌러줍니다. 자세히 보기를 누르면 여기 http://notice.tistory.com/2052 가 떠요. 여기에서 다시 고객선터를 들어가야 해요. 그냥 저냥 다 귀찮으신 분들은 이 링크 누르세요. http://cs.daum.net/mail/form/190.html 티스토리 ..

2012년 런던 올림픽 우즈베키스탄 금메달

2012년 올림픽 때문에 요즘 참 즐겁게 시간을 보냈어요. 우즈베키스탄은 한국보다 4시간 느리기 때문에 올림픽을 즐기기에는 한국보다는 괜찮은 환경이었어요. 단지 인터넷으로 중계를 보려면 인터넷 패킷과 느린 속도가 문제였죠. 우즈베키스탄에 있으면서 한국 다음으로 우즈베키스탄을 응원했어요. 카자흐스탄은 금메달도 잘 따고 승승장구 하는데 우즈베키스탄은 유도 남자 75kg 급에서 Sobirov Rishod 선수가 동메달을 획득한 후, 한동안 메달 소식이 없었어요. 메달을 차근차근 모아가는 것은 카자흐스탄. 카자흐스탄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무려 7개나 획득했어요. 금메달만 놓고 보면 일본과 순위가 같아요. 단,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은메달과 동메달이 적어서 일본에 순위는 밀리구요. 올림픽 메달리스트 확인은 ..

두 개의 장벽 - 07 투르크메니스탄 투르크메나바트

조금 가자 드디어 도시처럼 보이는 마을에 들어왔어요. "이제 드디어 투르크메나바트인가?" 달리는 차 안에서 다시 열심히 사진을 찍기 시작했어요. "어디에 세워줄까?" 택시 기사가 투르크메나바트의 어디에 세워주어야 하는지 물어보았어요. 우리는 별 고민 없이 기차역에 세워달라고 했어요. 일단 제 1 안은 투르크메나바트에서 야간 기차를 타고 아슈하바트로 넘어가는 것이었어요. 거리에 있는 전광판. 워낙 햇볕이 강해서인지 사진이 시커멓게 나온 것들이 많아요. 우즈베키스탄과는 확실히 무언가 다른 것 같기는 한데 그것을 딱 집어서 말하기는 어려운 분위기였어요. 그리고 아무리 보아도 큰 도시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기차표 산 후에 뭐 하지?' 기차표를 사면 여기에서 하루 종일 놀아야해요. 그런데 마땅히 할 게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