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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 설탕 커피 그리고 폭력

학교 다닐 때 세계사 과목을 매우 좋아했어요. 수능 선택 과목도 세계사였고, 세계사는 고3 시작하자마자 혼자서 다 끝내서 세계사 시간때에는 적당히 편히 듣고 놀아도 되었어요. 고3때 담임 선생님이 세계사였는데 담임 선생님께서도 제가 세계사를 고3 시작했을 때 다 끝내었다는 것을 알고 계셔서 너무 떠들지만 않으면 저는 그냥 놔두셨거든요. 어려서부터 세계사를 좋아했는데 항상 드는 생각이 왜 동양은 서양보다 못한가였어요. 역사가 승자 위주의 역사이다보니 실제 접하는 역사 대부분은 유럽 - 그 중에서도 영국, 프랑스의 역사였죠. 과거 동양이 서양보다 더 앞서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대학교 와서였어요. 산업혁명을 통해 서양이 동양을 앞지르게 되었죠. 그리고 산업혁명의 토대가 된 것은 신대륙 및 신항로 개척과..

우즈베키스탄 배낭여행 가이드 - 부하라

우즈베키스탄 도시들 가운데 볼 것이 가장 많은 곳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코 부하라에요. 우즈베키스탄에 있던 3개 칸국의 수도였으며, 지금도 우즈베키스탄 주요 도시 중 하나이죠. 이러다보니 부하라는 도시가 매우 커요. 물론 관광객이 가는 곳이야 당연히 한정되어 있지만, 그 한정된 곳조차 크답니다. 부하라가 작다고 하는 사람들은 그냥 대충 본 사람들이라 생각하시면 되요. 정말로 잘 모르고 대충 본 사람들이나 부하라 작다고 합니다. 현지인들이 한결같이 부하라는 볼 거 많고 큰 도시라고 합니다. 부하라 현지인들은 부하라 보려고 하면 3일 걸린다고 해요. 물론 외국인인 우리는 우즈베키스탄의 문화를 깊게 모르기 때문에 그 정도까지 걸리지는 않지만, 부하라가 작다고 하는 말을 헛소리라고 단정지어도 될 정도로 큰 곳임..

택배 받았어요

드디어 이삿짐이 택배로 왔네요. 아침에 우체국에서 문자가 왔어요. 오후 5시 반에서 6시 반 택배 도착이라는 문자였죠. "헉! 오늘 6시 출근인데!" 오늘은 학원 출근하는 날. 1년 쉬고 돌아온 학원에 첫 출근하는 날이라 지각하면 안 되는데 하필 딱 출근 시간에 겹쳐서 택배가 온다고 했어요. 그래서 부리나케 전화를 걸어서 혹시 일찍 받을 수 있냐고 부탁하자 노력은 해 보겠다고 하셨어요. 몸이 아파서 잠깐 낮잠을 잤는데 전화가 와 있었어요. 우체국이었어요. "택배 오는구나!" 다행히 바로 가져다주시겠다고 했어요. 으잉? 택배 받아야할 게 11박스였는데 그 중 하나만 왔어요. 어쩌지? 택배가 모두 착불로 오는데다 죄다 20kg 이라서 남에게 부탁할 수도 없는 상황. 그래서 일단 친한 선생님께 사정을 말씀드리..

다양한 외국어를 입력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어플 - MultiLing 키보드

외국어를 공부하는 사람 입장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가끔 불편한 점을 꼽으라면 외국어 입력이 극히 제한된 점을 들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자판만 가지고 입력할 수 없는 철자들이 의외로 많거든요. 그래도 주요 외국어는 기본적으로 제공이 되기 때문에 별 문제 없이 입력할 수 있지만, 그 외 외국어에서 라틴 알파벳 또는 키릴 알파벳을 변형시킨 알파벳 - 예를 들어 아제르바이잔어의 ə 라든지 중앙아시아 언어의 қ 같은 것은 마땅히 입력할 방법이 없지요. 또는 조지아어 (그루지야어)나 아르메니아어, 에티오피아의 암하라어처럼 고유 문자가 있는 언어 역시 입력할 방법이 마땅찮아요. 안드로이드 어플 중에는 매우 다양한 언어를 입력할 수 있는 어플이 있어요. 바로 MultiLing 키보드이죠. 이 어플을 깔고..

소말리아 영화 charcoal traffic 리뷰

영화 Charcoal traffic 은 소말리아에서 2008년에 제작된 단편영화로 상영시간은 7분 조금 넘는답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는 '소말리아 영화'라는 점 때문이었죠. 과연 소말리아의 영화는 어떤 영화일지 궁금해서요. 유투브에서 소말리아 영화를 검색하면 몇 편 검색이 되기는 하지만 자막이 없어서 보기 어려운 것들이 많던 차에 이 영화는 자막도 있고 시간도 짧아 보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아래 내용에는 스포일러 있습니다. 배경은 북부 소말리아입니다. 첫 시작은 벌목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 사람이 바로 주인공인 Olaad 이죠. 주인공이 하는 일은 부하들을 이끌고 벌목한 나무로 숯을 만들어 파는 일입니다. 이때 부하 한 명이 요즘 사람들이 자꾸 나무를 못 베어가게 한다고 하자 AK-47..

잡지 '지나가는 마을' 이야기

2010년 여름 어느 날. 선선해지면 일어나 할 것 하다가 월드컵 경기 전부 보고 학원 가서 수업하고 돌아와서 집에 와서 잠을 청하던 평범한 어느 날이었다. 고향에서 임용고사 준비를 하고 있는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처음 대화는 그냥 평범했다. 굳이 특별한 것을 느낄 수 없는 대화. 그런데 어쩌다보니 대화가 창작으로 나아갔고,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갔다. 당시 나는 글을 쓰지 않은지 매우 오래되었다. 마지막으로 글을 써본 것이 대학교 4학년때 교양수업으로 들었던 수업 과제물로 소설을 써서 제출한 것이었다. 그것도 몇 년 되었지? 그 후로 일하며 느낀 것도 글로 써 보려고 하고, 여행기도 써 보려고 했으나 그때마다 조금 쓰다가 던져버리곤 했다. 그리고 이 즈음에는 그나마도 아예 안 쓰고 있었다. "우리 잡..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여성의 전통 머리 땋기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에서는 여성의 머리를 땋는 것을 '코클'이라고 해요. 이렇게 여자의 땋은 머리를 코클이라고 한답니다. 코클을 하게 된 이유는 옛날에 여자들이 머리를 길게 길렀는데 머리를 자주, 그리고 쉽게 감을 수 없어서 보다 쉽게 머리를 관리하기 위해 저렇게 머리를 땋았다고 해요. 긴 머리가 여성의 매력 중 하나라고 보았는데 그냥 풀러놓으면 당연히 봉두난발이 될 테니 저렇게 머리를 땋은 것이지요. 이 코클은 우즈베키스탄 및 타지키스탄의 전통 머리 땋기인데 두 곳에 약간의 차이가 있답니다. 타지키스탄은 여자가 양쪽 두 갈래로 땋아요. 아이도 어른도 모두 두 갈래로 땋는답니다. 그에 비해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미혼 여성은 가늘고 여러 개로 머리를 땋고, 기혼 여성은 머리를 두 갈래로 땋아요. 그림 속 ..

중학교 집중이수제의 악몽

우즈베키스탄 가기 전의 이야기는 이 블로그에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블로그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우즈베키스탄에 갔고, 이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 지금껏 다닌 여행 이야기를 올리고 있었는데 그 이야기가 끝난 것이 10월 31일이었으니 올릴 틈도 없었다. 여행기를 제외하고 이미 너무 지나간 이야기는 블로그에 안 올리려고 하는 편인데, 이것은 왠지 올리고 싶어졌다. 사실 지금껏 어느 정도 의도적으로 하지 않은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기록을 남겨놓은 적이 없는 이야기이다보니 여기에 기록을 남겨놓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보다 근본적 이유는 글감 개발을 아직도 못 하고 있다는 것이지만 말이다. 내 20대를 되돌아보면 군대까지 포함해서 큰 변화가 8번 있었다. 나의 위치와 환경이 확..

의정부 경전철 탑승기

우즈베키스탄에 가기 전, 의정부에서 2년 정도 일을 했었다. 내가 일을 시작했을 때, 의정부에는 경전철이 세워지고 있었다. 그런데 경전철은 개통예정일을 넘겨서도 계속 개통되지 않았다. 간혹 들리는 이야기라면 시운전 하던 중 문제가 발생해 개통이 늦어졌다는 이야기. "경전철 개통하기는 한대요?" "그건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어요." "아 그냥 버스 타고 다니든가 하면 되지, 뭐 그딴 것을 만든다고..." "그거 1호선이랑 환승도 안 되어요." 의정부에서 일하며 가끔 이야깃거리가 없을 때 의정부 경전철은 좋은 뒷담화거리가 되어 주었다. 그도 그럴 것이 1호선 - 특히 의정부역과 환승도 안 되는 데다 개통한다고 한 지가 언제인데 계속 개통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내가 우즈베키스탄 갈 때까지 이 경..

여행-한국 2013.03.02

이스마일 카다레 - 부서진 사월

내가 알바니아에 대해 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나라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어렸을 때 이웃집에서 종종 빌려다 보던 '학습그림사회'라는 만화 동유럽 편에서 맨 마지막에 아주 조금 나와 있었던 것이었다. 당시 이 책에서 적성국가는 국기와 정식 국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동유럽편은 전부 국기와 정식 국명이 나와 있지 않았다. 이 동유럽 편에서 아직까지 기억이 나는 모습이라면 체코슬로바키아편 첫 페이지 사진이 바츨라프 광장에서 민주화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이었고, 동독편에서는 칙칙하고 무거운 분위기에서 굳은 표정으로 퇴근하는 사람들, 불가리아편 첫 페이지가 장미밭, 그리고 알바니아편에서 전통 민속 축제라고 빨간 스카프를 맨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사진과 지로카스트라 광장 사진이다...

청주 시계탑

청주에서 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다음 정거장은 시계탑이라는 방송을 들었다. 그래서 무슨 시계탑인가 하고 창밖을 둘러보았는데 날이 어두워 시계탑을 찾지 못했다. '청주에 시계탑이 있었나?' 청주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산성과 가로수길 뿐. 뭔가 내가 모르는 새로운 것이 있다는 생각에 한 번 보고 싶었다. 서울로 올라가기 위해 버스로 고속버스터미널로 가면서 마침 청주 시계탑 앞을 지나가게 되었다. 이것이 청주 시계탑이었다. 이러니 내가 밤에 지나갈 때 시계탑을 보지 못했지.

여행-한국 2013.02.26

카자흐스탄 음악 Lana - Perishte

이 음악을 알게된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다. 그냥 인터넷 뒤지다가 찾은 노래. 아마 카자흐스탄 노래는 어떤 것이 있나 인터넷 검색을 하다 우연히 찾았을 거다. 이 노래는 내가 우즈베크어를 공부하기 훨씬 전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음악도 마음에 들었지만, 개인적으로 뮤직비디오가 훨씬 더 마음에 들었다. 무언가 전설을 읽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몇 번을 다시 보았었다. 이런 음악을 들으면 현악기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바이올린으로 이 곡을 멋지게 연주하면 거리에 모자 놓고 연주해도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상상. 어렸을 때 다녔던 음악학원에서 그 귀 째지는 바이올린 끼기끽 소리를 떠올리면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은 생각은 다시 사라지고 만다. 어쨌든 재미있는 뮤직비디오..

아쉬운 이야기

이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블로그에 내 연락처를 공개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냥 재미를 위해 하는 거다 보니 그다지 내가 블로그를 한다고 알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이런 생각은 우즈베키스탄 처음 왔을 때까지 지속되었다. 익명성을 이용해 사람들에게 편하고 격의없이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남들과 재미있게 노는 게 목적이었지 나를 홍보하고 스펙쌓기용으로 쓸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투르크메니스탄 비자 받고 여행하는 과정에서 부정확하거나 오래된 정보들 때문에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서 이 지역 여행하는 사람들을 조금이나마 도와주고자 하는 마음에 새로 이메일을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관광 좀 도와달라는 메일은 내가 우즈베키스탄 있는 동안 딱 한 통 왔다. 그때 진심으로 기뻐서 최대한 많이 도와주려 노..

2011년 설날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달동네에서

추석은 학기중이라 거의 가족들과 같이 보내지 못하는데, 설날은 가족들과 웬만하면 같이 보내는 편이다. 올해도 가족들과 같이 보내고 있다. 작년 설날도 가족들과 같이 보냈는데, 재작년 설날에는 가족들과 같이 보내지 못했다. 설날 전날 내려갈 계획이었지만 갑자기 담이 걸려서 내려가지 못했다. 다행히 설날 당일에는 담이 풀렸지만 고향에 내려가기는 이미 늦어버렸다. 그래서 혼자 이문동 달동네를 걸어다녔다. 사람이 안 살 것 같은 이 달동네. 여러 번 가본 곳이었지만 사람 소리를 들어본 적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도 설날이 찾아왔다. 이날 이문동 달동네를 제대로 다 돌아다녀 보았다. 항상 외대 근처 쪽만 가 보았는데 이날은 신이문쪽까지 전부 돌아다녔다. 이날 찍은 사진들을 정리해야 하는데 아직도 안 하고 있다..

여행-서울 2013.02.11

우즈베키스탄으로 돌아간 친구

2013.02.06 사마르칸트 여행때 만났던 우즈벡인 친구가 한국으로 일하러 와 있었는데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만나러 서울로 올라갔다. 버스를 타고 서올로 올라갔다.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한 시간보다 훨씬 일찍 올라왔기 때문에 교보문고 가서 책을 하나 구입하고 동대문 운동장으로 갔다. 친구와 만나 사마르칸트에 가서 밥을 먹기로 했다. "사마르칸트 여기도 생겼어?" 내가 알고 있던 동대문 운동장에 있는 우즈베키스탄 식당인 사마르칸트는 골목길에 있는 곳이었다. 골목길에 '사마르칸트' 식당 세 곳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친구가 데려간 곳은 근처이긴 하지만 다른 곳에 있는 사마르칸트였다. "여기 재작년에 있었어." 재작년에 여기 있었나? 동대문 운동장 근처에 중앙아시아, 몽골, 러시아 사람들이 많이 모이..

중국의 위구르인들을 위한 위구르어 교과서

인터넷을 통해 어학 자료들을 이것 저것 모으다보면 당연히 모이는 게 더 많아지고, 그러다보면 언제 구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파일들이 쌓이기 시작해요. 특히 소련, 중국은 '공유 정신이 투철한' 공산주의 나라여서 그런 것인지 이 구소련권 국가들과 중국은 말 그대로 뒤지면 나온다는 표현이 맞아요. 연장 - 즉 언어 문제가 있어서 그렇지, 채굴할 연장 (언어)만 갖추면 양으로나 질로나 엄청난 자료들을 구할 수 있죠. 할 건 많은데 집에서 놀고 가끔 서울 올라갔다 오는 나날을 보내다 갑자기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하나 있었어요. 위구르어 교과서! 과연 중국에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사용하는 위구르어 교과서는 있을 것인가? 지인들에게 이걸 물어보면 당연히 없을 거라고 했어요. 중국이 어떤 나라인데 소수민족이..

우즈베키스탄 전통 음식 오쉬를 만드는 방법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장 유명한 전통 요리 중 하나가 오쉬 (플로브, 팔로브)에요. 이 음식은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유명하죠. 흔히 '기름밥'이라고 해요. 우즈베키스탄 TVM (우리나라 MTV와 비슷한 채널) 에서는 Oshga marhamat 라는 오쉬 대결 프로그램을 방영한 적이 있었어요. 당연히 이벤트성 한 번 시합을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거진 1년간 우즈베키스탄 전 지역의 참가자들이 참가해 대결을 하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연말에 결승전이 열리죠. 재작년 것은 타슈켄트 오쉬 요리사 (우즈베크어로는 Oshpaz 라고 합니다) 와 안디잔 오쉬 요리사가 결승에서 대결했는데, 안디잔 요리사가 요리하기 매우 힘든 '데브지라'라는 쌀을 썼는데, 쌀이 설익어서 져버렸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작년 것은 집에 TV가 없..

(단편, 판타지) 백 년의 기억

무너진 건물. 내가 여기 언제 왔더라? 언젠가 한 번 지나갔던 이곳. 그때도 이렇게 건물이 무너져 있었지. 어렴풋 기억난다. 이 마을에 온 날 나를 반겨준 것은 벌레 씹은 듯 했다. 무너진 건물 앞에서 짐을 내려놓고 주저앉았다. 더웠다. 내 전부가 바닥에 흐르는 것 같았다. 부채질을 계속 해도 전혀 시원하지 않았다. "이 망할 동네...뭐 볼 것 있다구." 실라포츠 교회가 아름답다고 했다. 여관 주인이 실라포츠 교회가 아름답다고 하지 않았다면 여기 오지도 않았겠지. 이틀을 걸어서 왔다. 오직 실라포츠 교회를 보기 위해 여기 온 것은 아니었다. 지지난주에 폭우가 내려서 다리나 성으로 가는 길이 끊겨버렸다고 했다. 다리나 성까지 가려면 이니츠 마을에 가서 산을 돌아가는 길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 예정에도 없..

중앙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만화 - 신부이야기

지금 아직 학기가 시작하지 않아 서울에 머무르고 있지는 않지만, 서울은 종종 올라간다. 아무래도 서울서 산 지 오래되다보니 아는 사람들도 친한 사람들도 대부분 서울에 있고, 서울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지난 토요일에도 올라가서 일요일에 다시 내려왔다. 이번에 서울 올라간 이유는 서점 가서 책도 보고, 친한 형과 같이 놀기 위해서였다. 서점에 가서 무슨 책이 있나 뒤적이는데 눈에 확 들어오는 책이 하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원씨아이에서 번역, 발행해서 '신부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4권까지 나왔다. 서점에서 판매중인 책은 일어 원서로 4,5권이 있었다. 꽤 흥미롭게 생긴 만화라서 읽어보니 확실히 재미는 있었다. 일본어를 다 까먹어서 한국어 정발판만 볼 수 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아쉬..

아프가니스탄 가요 Kabul Dreams - Sadae man

집에서 뒹굴거리며 TV 채널을 돌려보고 있었다. 밖에 산책이라도 나갈까 했지만 외투를 모두 세탁소에 맡겨서 TV 보는 것 말고 마땅히 할 것이 없었다. TV를 보는데 아프가니스탄이 나왔다.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있는 음악학교에 대해 다룬 방송이었다. 아프가니스탄도 참 가보고 싶은 나라였는데 여행금지국가라서 우즈베키스탄에 있을 때 가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아프가니스탄만 갈 수 있었다면 여행 동선을 짜기도 편하고, 아마 그랬다면 제대로 한 달 잡고 여행을 했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텔레비전에서 아프가니스탄이 나오자 눈길이 갔다. 방송을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아프가니스탄 락 그룹에 대해 아주 짤막하게 언급이 되었다. 그렇게 찾은 아프가니스탄 락 그룹 Kabul Dreams. 다른 노래들도 한 번 들어볼 생..

우즈베키스탄 카르쉬 43번 학교에서 영어의 날 행사 개최

우즈베키스탄 통신사를 보니 2013년 1월 30일, 우즈베키스탄 카르쉬 Qarshi 에 있는 43번 학교에서 '영어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고 하네요. 이게 우즈베키스탄 통신사에 보도될 일인가는 둘째치고, 그래도 영어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은 행사였다고 할 수 있어요. 우즈베키스탄에서 영어가 안 통한다는 것은 우즈베키스탄 관광을 가장 어렵게 하는 요인이었어요. 말만 통하면 별로 어려울 게 없지만, 영어가 아예 안 통하는 지역이다보니 여행의 난이도가 쭉 올라가거든요. 미국으로 일하러 가는 우즈벡인들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아마 영어를 아는 우즈베키스탄 사람들도 계속 증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폰에서 갤럭시S3 3G로 넘어온 후

처음 갤럭시S3 3G로 넘어온 후, 참 난감했다. 이건 왜 이렇게 달라? 우즈베키스탄에서 애플의 A/S 정책을 마구 욕했다. 내 생활에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핸드폰 고장이었고, 장물폰이 많이 돌아다니는 우즈베키스탄에서 폰을 사는 건 왠지 꺼려졌다. 그래서 마구 애플을 욕했었는데...처음 갤럭시S3 만지작거리며 나온 말을 딱 한 마디였다. 직관적이 뭔 말인지 알겠다. 무언가 심히 복잡했다. 아이폰이 단순한 건가, 안드로이드가 복잡한 건가...최적화에 대해서는 갤럭시 S3를 오래 써본 게 아니라 뭐라 말을 못하겠지만 확실히 복잡했다. 게다가 애플과 조작법이 달라서 매우 헤매었다. 그러나 내게 안드로이드가 정말 매력적이었던 것은 FM 라디오 - 저건 오직 갤럭시s3 3G 버전에만 해당하는 것인데, 3G 패킷..

핸드폰 구입

드디어 핸드폰을 구입했어요. 제가 구입한 것은 갤럭시s3 3G 버전. 이것을 구입한 결정적인 이유는 라디오가 지원된다는 점. DMB야 지원을 안 해주면 들을 수가 없지만 라디오는 들을 수 있거든요. 카톡도 다시 가입했어요. 전에 가입했던 것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잘못된 판단으로 탈퇴해서 지워버렸거든요. 이제 2010년대에 들어온 것 같아요. 다양한 외국어 문자를 입력할 수 있게 하고, 이것저것 적응하다보니 어느덧 이 시각. 확실히 아이폰과는 많이 다르네요. 아직 적응을 다 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아직도 적응을 해야 한답니다. 일주일간은 그냥 폰 주물럭거리며 시간 잘 때울 거 같아요.

타슈켄트에서 한국어가 통하는 미용실 - Salon Ahn's

타슈켄트는 뒤지면 다 나오는 곳이라 말해도 되는 곳이에요. 한국인이 많이 있기 때문에 뒤지면 찾을 수 있죠. 오늘 소개할 곳은 한국어가 통하는 미용실인 Salon Ahn's 입니다. 이곳은 고려인 분들께서 운영하시는 미용실로, 한국 스타일과 비슷하게 머리를 자를 수 있는 곳이랍니다. 그리고 고려인분들께서 한국어를 잘 하십니다. 가는 방법은 Oybek 지하철역으로 갑니다. 또는 타슈켄트역에서 트램길을 따라 타슈켄트역을 등지고 쭉 걸어가시면 되요. 그러면 엔젤스푸드가 나와요. 오이벡 역으로 전철을 타고 가시면 오이벡 역 입구 바로 옆에 있어요. 여기에서 여행사들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갑니다. 이 골목을 타고 가다 첫 번째 왼쪽 골목으로 살짝 들어가보면 Calon Ahn's 가 나와요. 입구가 크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서 우즈베키스탄 방송 보기

우즈베키스탄에서 사는 동안 이사를 한 번 해서 두 집에서 살았었다. 첫 번째 집에는 TV가 있어서 TV를 종종 보았었는데, 두 번째 집에는 TV가 없어서 TV를 보지 못했다. 희안한 것은 O'zbekiston 채널은 라디오로 들을 수 있다는 것. 그런데 이건 TV 방송을 그대로 라디오 방송으로 쏘아주는 것이라 아무래도 재미가 많이 떨어졌다. 특히 장면만 나오는 부분은 이렇게 들을 때 최악. 재미있는 것은 우즈베키스탄 방송들은 인터넷으로 보기 매우 좋다는 것이다. http://www.mtrk.uz/uz/#uz/ 여기 들어가면 우즈베키스탄 국영 방송사인 O'zbekiston Milliy Teleradiokompaniyasi 에서 운영하는 방송국 방송들을 실시간으로 전부 볼 수 있다. "대체 이것을 왜 해놓은..

한국 잘 돌아왔아요

한국 잘 돌아왔어요. 돌아오자마자 우즈베키스탄이 그리워지네요. 계속 우즈베키스탄의 눈 앞에 아른거려요. 우즈베키스탄이 그리운 이유? 그런 건 없어요. 그냥 좋기 때문에 좋았어요. 부드럽게 달리는 차와 빠른 인터넷. 딱 2주일만 있다가 간다는 거라면 지금 오직 기쁨만이 가득할텐데요. 어쨌든 다시 돌아왔어요. 특별히 적응할 것은 없어요. 그저 다시 방을 잡고 짐을 나르는 것이 귀찮고 번거롭다는 것 정도 있네요. 적응이라는 말은 맞지 않아요. 적응이 아니라 망각이 정확한 표현. 잊어가면서 또 다른 곳으로 멀리 떠나기 위해 노력하며 버틸 거에요.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요. 화이팅!

우즈베키스탄 읽기 - 이건 다 그놈 탓이야!

우리나라에서 '하나안'이라는 우즈베키스탄 고려인과 관련된 영화가 나왔을 때였어요. "나 오늘 하나안 봤다." "그래?" 한국에 있는 친구가 하나안을 보고는 제가 우즈베키스탄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 떠올라서 말을 걸었다고 했어요. "거기 마약 많냐?" "글쎄다..." 여기도 마약 문제 때문에 민감하다는 건 잘 알고 있어요. 이건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문제이거든요. 정부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좋은 점만 보여주려고 하지만 몇 개 안 되는 정부가 인정하는 우즈베키스탄의 어두운 부분이 바로 마약과 이슬람 극단주의 문제에요. 하지만 '당연히' 마약은 이 나라에서도 음지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제가 직접 본 적은 없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그런 게 있을만한 곳에는 가지를 않구요. 우리나라도 마약 중독자들이 ..

우즈베키스탄에서 환전하는 방법

우즈베키스탄에서 살며 재미있던 것 중 하나는 우즈베키스탄 관련 글을 읽는 것이었어요.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재미있게 본 것은 바로 여기 온 사람들이 얼마에 환전했는가였어요. 누구나 알듯 여기는 암시장(?)에서 환전해야 하는 나라이니까요. 그리고 정보성 글을 작성할 때에는 관광객들이 얼마에 환전하는가도 알아두면 좋은 점이 있구요. 어떤 사람은 그냥 무서워서 공식 환전소에서 환전을 했다는 분도 있고, 어떤 분은 현지어 좀 한다고 으스대다 바가지 쓴 사람도 있었어요. 우즈베키스탄 여행다니며 관광객들끼리 '나 얼마에 바꾸었어'라고 서로 자랑하는데 옆에서 보며 '호갱님 되셨구나'라고 속으로 웃기도 했죠. 이런 것을 보며 언젠가 이 글을 써야한다고 생각은 했는데 저도 여기에서 살아야하기 때문에 그동안 이건 안 쓰..

우즈베키스탄에서 머물며 풀지 못한 2가지 궁금점

우즈베키스탄에서 1년 머무르며 이런 저런 일을 겪고 이런 저런 것을 들었어요. 그런 과정들을 통해 많은 궁금점들을 해결했고, 많은 것을 배웠죠. 우리나라 인터넷에 돌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관련 글 가운데 잘못된 정보도 많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구요. 하지만 여기에서 아직까지도 풀지 못하고, 정확히 말하자면 아예 풀지 못하고 떠나는 우즈베키스탄과 관련된 두 가지 질문이 있어요. 이것들은 아무리 머리를 굴려보고 물어보고 했지만 납득이 갈 만한 답을 찾지 못했어요. 나중에 다시 이 나라에 오게 된다면 이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첫 번째. 저장시설은 안 좋은데 고기 질은 낫다. 우즈베키스탄은 이제야 발전하고 있는 나라에요. 이 나라에서 지내다보면 '이 나라는 대체 20년동안 뭐한거야?'라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