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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2439

몰타 중급자 코스 - 02. 아우라

이번에 소개할 곳은 아우라입니다. 이곳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몰타 지명 읽는 법과 관련해서 몇 가지 설명해드릴 게 있어요. 몰타어는 영어처럼 라틴 알파벳을 써요. 그래서 그냥 읽는데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그게 함정이다 ㅋㅋㅋ 예. 영어를 많이 쓰고 영어처럼 라틴 알파벳을 쓴다고 영어랑 읽는 법이 똑같은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많이 달라요. 그런데 왜 구경하러 가서 남의 언어 알파벳 읽는 법을 외워야 하느냐하면... 전에 말씀드렸듯이 몰타에서는 영국식 영어를 아주 많이 쓰지만 모두가 매우 잘 아는 것은 아니에요. 게다가 영어를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해도 지명을 영어식으로 읽으면 잘 못 알아듣는 경우가 좀 있어요. 버스기사가 영어를 잘 알아듣고 친절하고 엉터리로 지명을 말해도 잘 알아들을 거라는 기대는..

몰타 초급자 코스 - 04 파처빌. 세인트 줄리어스

몰타에 오면 며칠 지나지 않아 이런 생각을 하게 되요. "이 나라 사람들 대체 언제 일하지?" 12시부터는 시에스타가 시작되요. 이게 대충 2시간 정도인데 오후 4시까지 노는 가게도 종종 있어요. 오후엔 제대로 일이 안 돌아간다고 봐야 해요. 이건 단순히 몰타 경제와 관련있는 문제가 아니라 여행자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에요. 백주 대낮에 많은 가게들이 놀고 사람들도 집에서 쉬어버리기 때문에 여행자 입장에서는 오후에 썰렁한 거리를 보아야 한다는 거죠. 그래도 초급자 코스는 워낙 관광객도 많고 휴양객도 많은 동네라 별로 심하지 않아요. 거리에 사람도 조금 있고 문을 연 가게도 많아요. 하지만 몰타 여행 고급자 코스부터는 이 시간에 걸리면 일요일 오후 발레타의 골목길처럼 사람이 하나도 없는 도시를 보게 되요...

몰타 초급자 코스 - 03 슬리에마

이번 편은 슬리에마입니다. 슬리에마는 의외로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동네이죠. 영어 연수 때문에 이 동네로 많이 오거든요. 일단 슬리에마는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동네에요. 그래서 버스가 많아요. 그런데 항상 미어터지죠. 슬리에마에서 내릴 거라면 문쪽에 앉는 게 중요해요. 버스에 사람이 하도 많이 들어차서 승차거부 당하는 일도 종종 있으니까요. 퇴근 시간에는 뭐...말이 필요 없죠. 사람이 꽉 들어차서 승차거부 당하는 경우는 주로 퇴근 시간 ~ 저녁 때에 종종 발생해요. 발레타에서 슬리에마로 가는 방법은 버스를 타고 가거나 배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어요. 슬리에마는 딱 두 가지로 가볼 만 해요. 첫 번째. 쇼핑을 위해서 슬리에마는 거주 지역이자 상업 지역이에요. 일단 발레타는 매우 비싸고 쇼핑을 한다면..

지금 타슈켄트는 민들레 투성이

타슈켄트에 민들레가 이렇게 많은 줄은 저도 몰랐어요. 날이 풀리자마자 사방 팔방에서 민들레가 피더니 얼마 되지 않아 거의 다 씨를 맺더군요. 얼마나 많은지 풀밭에 흰 곰팡이가 득시글 핀 것 처럼 보일 지경이었어요. 자금 사진을 그래도 씨앗이 바람에 날아간 민들레도 좀 있고, 민들레 밀도가 아주 높지는 않은 곳 사진이랍니다. 진짜 민들레 밀도가 높은 풀밭을 보면 곰팡이 핀 식빵처럼 하얘요. 우리나라에서는 민들레를 잡초라고 열심히 뽑는데 여기는 그냥 놔두더라구요. 민들레가 씨앗을 거의 다 맺자 그제서야 열심히 제초작업을 하고 있어요. 요즘은 타슈켄트 시내 곳곳에서 제초 작업이 한창이라 민들레가 많이 줄어들고 있어요. 4월 초에 오시면 엄청난 민들레 밭을 보실 수 있으실 거에요.

몰타 초급자 코스 - 02 임디나

몰타에 와서 반드시 가 보아야하는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누구든 일단 기본적으로 수도인 '발레타'와 더불어 이곳 - mdina를 가라고 권해요. 나머지 곳들은 이 두 곳을 간 후 가는 곳이지, 이 두 곳을 보지 않고 다른 곳을 갔다 오는 것은 그 누구도 절대 추천하지 않아요. 즉, 이집트에 가서 피라미드를 꼭 보아야 하는 것처럼 몰타에 오면 꼭 임디나를 가야 하는 것이죠. 솔직히 이렇게 '꼭' 이라고 하지 않아도 여기를 갈 수밖에 없어요. 몰타섬은 절대 크지 않고, 정말 오랫동안 머무르며 크게 보고 느낄 게 없기 때문이죠. 아기자기한 맛도 있고 다른 유럽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 있어요. 유럽도 아니고 중동도 아닌 무언가 매우 묘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섬이에요. 그러나 이곳은 발레타와 더불어 몰타에서 가장..

몰타 초급자 코스 - 01 발레타

몰타 방랑 초급자 코스의 시작은 바로 발레타 (Valletta)입니다. 발레타가 몰타 초급자 코스에서도 입문자용 - 게임으로 따지자면 거의 튜토리얼쯤 되겠네요 - 인 이유는 바로 두 가지 이유 때문이랍니다. 첫 번째, 이곳이 바로 몰타의 수도랍니다. 발레타는 몰타의 수도이고 몰타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곳은 몰타에 오면 꼭 가보게 되는 곳이지요. 두 번째, 이곳은 몰타 버스의 중심지랍니다. 바로 이렇게 생긴 버스를 타고 몰타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이랍니다. 참고로 택시는 무지 비싸요. 몰타 물가가 솔직히 무시할만한 수준은 절대 아니에요. 몰타도 유로존이기 때문에 유로를 사용하는데, 유로 사용 전에는 물가가 엄청나게 쌌다고 해요. 그러나 유로 도입 후 물가가 절대 싸지는 않답니다. ..

몰타 여행시 주의사항

몰타 여행시 치안 문제, 신변 문제로 크게 걱정할 일은 없습니다. 물론 크게 걱정할 일 없다고 지갑을 허술하게 바지 뒷주머니에 대충 쑤셔넣고, 밤 늦게 혼자 여기저기 마구 싸돌아다녀도 된다는 것은 아니죠. 몰타에도 소매치기가 있기는 있어요. 단지 다른 유럽 국가처럼 극성이 아닐 뿐이죠. 그리고 간혹 강도 및 술 취한 현지인들이 시비를 거는 일도 있다고 해요. 그러나 이건 대충 우리나라 수준이나 그보다 조금 더 안전하다 생각하시면 되요. 몰타의 밤, 거리에 사람은 정말 없어요. 정말 몇몇 곳을 제외하면요. 정작 몰타 여행시 주의해야하는 것이라면... 시에스타와 일요일! 몰타 여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시에스타와 일요일이에요. 몰타는 한겨울에도 시에스타 (낮잠 시간)는 철저히 지켜요. 그래서 딱 이 ..

타슈켄트에서 연 날리는 아이

타슈켄트에서는 지금 연 날리는 아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답니다. 아프가니스탄과 관련된 유명한 소설, 그리고 영화로 제작된 '연 날리는 아이'에서 나오듯 여기서도 연을 볼 수 있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겨울에 연을 날리지만 여기에서는 봄에 연을 많이 날려요. 우리나라 연과 다른 점이라면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방패연 가운데에 구멍이 없어요. 그리고 우리나라와 달리 연 줄을 꽤 굵은 끈으로 사용한답니다.

[아제르바이잔 여행] 뜨거운 마음 - 08 아제르바이잔 바쿠 구시가지

"여기 중앙아시아 맞아?!" 당연히 아제르바이잔은 중앙아시아 국가가 아니에요. 튀르크 민족 국가라지만 중앙아시아에는 안 들어가요. 카프카스 국가에요. '튀르크 민족 국가 = 중앙아시아'라고 하면 터키도 중앙아시아에요. 이렇게 놀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너무 화려하고 깔끔했기 때문이었어요. 간간이 사진으로 본 바쿠는 그다지 좋은 인상을 주지는 못했어요. 건물은 당연히 낡고 후줄근한데다 그나마도 공사중이었어요. 하지만 시내로 나오니 여기는 유럽 도시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어요. 굳이 표현하자면 복고풍 신제품이랄까? 겐제비 아저씨다! 거리에서 발견한 니자미 겐제비 아저씨의 동상. 아제르바이잔에서 가장 유명한 시인인데 '겐제비'의 뜻은 '겐제 사람'이래요. 재미있는 것은 이 아제르바이잔의 가장 위대한 시..

뜨거운 마음 - 07 아제르바이잔 바쿠

전날 밤, 버스에서 더위에 시달렸어요. 그리고 달리는 차 안도 더웠어요. 더위라면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었어요. 창 밖의 바쿠 버스 터미널 입구. 먼지와 햇볕으로 이글이글 타오르는 것 같았어요. 중요한 것은 드디어 바쿠에 도착했다는 것이었어요. 이번 여행의 핵심이자 이번 여행의 꽃!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곳인 바쿠에 드디어 도착했어요. 정말 감격스러웠어요. 전날 너무 힘든 일정을 소화해서 며칠 만에 겨우 바쿠에 도착한 느낌이었어요. "아...드디어 바쿠다!" 버스에서 터벅터벅 기어나왔어요. 바쿠 땅을 밟는 순간... "헉!" 정말 감격스러웠던 만큼 더웠어요. 꼭 이렇게까지 열렬히 환영해줄 필요까지는 없는데...그냥 '환영합니다!' 수준으로 더워도 되는데...먼지가 풀풀 날리는 것은 괜찮았어요. 하지..

장식용 사과

우즈베키스탄 시장에 가 보면 다섯 종류의 사과가 있어요. 샛노란 사과, 연노랑 사과, 초록 사과, 새빨간 사과, 한국 것이랑 비슷한 사과가 있어요. 연노랑 사과, 초록 사과, 새빨간 사과, 한국 것이랑 비슷한 사과는 이미 먹어보았어요. 각 특징을 설명하자면 연노랑 사과 : 조금 퍼석거리나 매우 달아요. 초록 사과 : 사각거리나 신 맛이 있어요. 새빨간 사과 : 매우 퍼석거리고 밍밍해요. 한국 것이랑 비슷한 사과 : 아주 맛있어요. 사각사각하고 물도 많고 아주 달아요. 그러나 샛노란 사과는 못 먹어보았어요. 그러다 마침 시장에 간 김에 하나 사왔어요. 가격은 1개에 4400숨. 한국 것이랑 비슷한 사과가 1kg에 8500숨인 것에 비하면 정말 초특급 사치품. 상인들이 계속 아주 좋다고 zo'r를 외치기에 ..

뜨거운 마음 - 06 아제르바이잔

솀키르 도착. 솀키르 도착을 알려주는 기념물. 이때 시각 오전 9시 20분. 솀키르의 운동장이에요. 솀키르의 시장. 아침이라서 그런지 장날이 아니라서 그런지 아무도 없어 보였어요. 버스는 간간이 사람들을 태우고 내려주며 계속 달렸어요.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빈 자리가 생겨도 절대 자리를 옮길 수 없다는 것. 몇몇 사람들이 빈 자리가 생겨서 자리를 옮겨 앉았는데 차장이 마구 화를 내며 자기 자리 가서 앉으라고 했어요. 차장이 그렇게 화낸 이유는 금방 밝혀졌어요. 이 버스는 아제르바이잔-그루지야 국경에서 바쿠까지 가는데 손님을 한 번에 다 태워서 가는 것이 아니라 가면서 손님을 태우고, 내려주기도 해요. 예를 들어 토부즈에서 솀키르까지 가는 손님이 있다면 시간을 맞추어 이 버스에 탈 수 있어요. 그러다보니 ..

뜨거운 마음 - 05 아제르바이잔

드디어 아제르바이잔 국경 검문소에 들어갔어요. 비자 발급 받을 때에는 초청장, 여행 바우처, 호텔 컨펌 레터를 준비해야 해서 아제르바이잔 입국 심사도 꽤나 까다롭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별 것 없었어요. 비자를 자세히 보는 것 같았지만 특별히 꼬투리 잡거나 그런 것은 없었어요. 입국 도장을 찍어주며 입국 심사관이 말했어요. "웰컴 투 아제르바이잔." 국경을 넘어 아제르바이잔 땅에 들어왔어요. 이제부터는 아제르바이잔. 이번 여행의 핵심인 지역이었어요. 여행이기는 하지만 아제르바이잔에서 공부에 필요한 자료 수집이 가장 중요한 목표. 원래 계획은 아제르바이잔 본토의 셰키, 이스마일르, 겐제, 바쿠를 보는 것이었어요. 그러나 막상 계획을 세우니 이번에는 자료 수집 때문에 가는 것이기도 했지만 여행이기도 했기 ..

뜨거운 마음 - 04 조지아 (그루지야) 트빌리시

트빌리시 공항에 들어가며 슬슬 긴장되기 시작했어요. 그래요. 여기는 그루지야. 드디어 구 쏘련의 영토. 구 소련 영토라 무서운 것이라면 딱 두 가지 이유였어요. 첫 번째, 영어가 정말 안 통하기로 악명이 높다는 것. 두 번째, 경찰이 돈 요구하기로 악명 높다는 것. 그리고 부수적으로 사진 찍으면 안 되는 곳이 생각보다 아주 많다는 것. 과거 동구권 국가들 가운데 폴란드를 제외하고 전부 다녀보았지만 긴장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어요. 공항 안에는 기념품점이 많이 있었어요. 조금 구경하려 했으나 시간이 없고 공항 안에 있는 가게는 비쌀 거라는 생각에 대충 훑어보기만 했어요. 예쁜 기념품들이 참 많았어요. 시내에 가면 더욱 많겠지? 내심 기대했어요. 공항에서 약간의 돈을 현지화인 라리로 바꾸고 밖으로 나왔어요...

갑작스러운 강풍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현재 시각 3월 31일 오후 9시 30분. 즐겁게 인터넷을 하며 놀고 있는데 밖에서 '퍽'하는 소리가 났어요. 일단 우리집 유리창 깨지는 소리는 아니었기 때문에 안심은 했으나 '퍽' 소리 후 시원하게 '펑' 터지는 소리가 나고 환풍기가 앵앵앵 돌아가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어요. "아...시끄럽네!" 낮에 닭의 꼬끼요 소리를 계속 듣다 조용한 밤이 와서 뉴스 보며 얌전히 인터넷하는데 뭔가 심상찮은 소리가 나서 현관문을 열고 복도로 나가려는데... 문이 안 열려! 있는 힘껏 밀고 나갔더니 이게 웬 걸...엄청난 돌풍이 불고 있었어요. 집 앞 거리는 먼지가 엄청나게 날려서 무서운 풍경이 연출되어 있었어요. 집에 들어가려는데 바람이 계속 세게 불어서 밖에서 날리던 낙엽도 집에 같이 들어왔어요..

뜨거운 마음 - 03 조지아 (그루지야)

비행기가 떠올랐어요. 아래 보이는 것은 이스탄불. 이스탄불도 사람 사는 도시에요. 이스탄불 주민들이라고 블루 모스크, 아야 소피아, 톱카프 궁전, 돌마바흐체 궁전, 갈라타 타워에서 사는 건 아니에요. 워낙 가까운 거리에 실제 비행시간이 2시간 남짓 되는 곳이다보니 뜨자마자 기내식이 나왔어요. 어이쿠...뭘 이렇게나 잘 줘! 역시나 맛있는 기내식. 터키 항공은 인심이 좋았어요. 제가 먹어본 기내식 중 역대 최악이자 가장 맛있었던 기내식은 이라크 항공 기내식. 어느 정도냐 하면 비행기 뜨고 나서 바로 모닝롤 같지만 그보다 엄청나게 질기고 딱딱한 빵 두 덩이와 위 사진에서 보이는 물 한 컵을 줘요. 그것으로 끝. 그 외에 그 어떤 것도 바래서는 안 되었어요. 왜냐하면 없었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면..

뜨거운 마음 - 02 터키 이스탄불

무사히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나와 전철을 타야 했어요. 참고로 이스탄불에서 전철을 타기 위해서는 '제톤'이라는 것을 사야 해요. 이게 무엇이냐 하면 우리나라의 토큰이에요. 터키는 우리와 같은 환승 시스템이 아니어서 갈아탈 때마다 제톤을 집어넣어야 해요. "제톤 파는 곳이 어디 있지?" 그러나 제톤 파는 곳은 없었어요. 옛날에는 우리나라로 치면 지하철 매표소에서 제톤을 사서 탈 수 있었는데 제톤 파는 기계를 가져다 놓고 제톤 파는 매표소는 전부 없애 버렸어요. 이것이 문제의 제톤 파는 기계. 돈을 약간 환전해서 나왔어요. 문제는 지폐밖에 없다는 것. 공항에서 술탄 아흐멧 지구까지 가기 위해서는 제톤이 2개 필요해요. 여자친구와 제가 함께 술탄 아흐멧 지구까지 다녀오려면 제톤이 8개 필요해요. 제톤 1개가 1..

뜨거운 마음 - 01 터키 이스탄불

여행 출발일은 7월 6일. 그러나 비행기는 밤 11시 50분 출발. 실상 여행은 7월 7일부터 시작되요. 여행 준비 마지막에 와서야 일정이 빠듯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늘려보려 했지만 이미 유류세 인상으로 인해 일정을 바꾸려면 어마어마한 돈을 추가로 물어야 하는 상황. 그래서 그냥 정해진 일정대로 가기로 결심했어요. 비행기에 올라타자마자 7월 7일. 비행기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자마자 음료수가 나왔어요. "와인이 있네?" 터키제 와인이 있다는 말은 못 들어봤어요. 이스탄불에 두 번 간 적이 있긴 했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스탄불에 큰 애정도 없었을 뿐더러 처음 이스탄불 가기 전에 이미 아랍 국가에 있다가 이스탄불에 간 거라 아무 재미도 없었어요. 그래서 제대로 이스탄불이나 터키를 본 적이 한 번도 없..

변덕스러운 날씨

이 사진 찍기 전날 낮 기온 26도, 믿어지시나요? 어제 아침, 타슈켄트는 꽤 쌀쌀했어요. 아주 두껍게 껴입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안개가 끼고 싸늘해서 다시 겨울이 오는 거 아닌가 싶었어요. 그러나 어제 점심 넘어서부터 갑자기 날이 개고 더워지기 시작했어요. 일기예보상 오늘은 분명 흐리고 비가 온다고 했어요. 그런데 지금 맑고 더워요. 아이폰 일기예보는 시간도 엉망으로 나오고 있는 중이고, 뉴스의 일기예보도 잘 안 맞는 게 일쑤인데 날씨가 종잡을 수 없이 변하기 때문에 믿을 일기예보가 없네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Teleminora

우즈베키스탄에서 방송을 보다보면 잘 나오는 건물이 몇 개 있어요. 그 중 하나는 타슈켄트역이고, 남산 타워 비슷하게 생긴 탑도 잘 나와요. 남산 타워처럼 생긴 이 높은 건물은 바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있는 Teleminora (방송탑) 이에요. 높이는 100미터가 넘어요. 고층 빌딩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이 나라에서 이 탑은 정말 높은 건물이에요. 여기를 가는 방법은 생각보다 좀 고약해요. 전철역과 바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이에요. 전철로 가는 방법은 Bodomzor 역에서 내린 후 Habib Abdullaev 역 쪽으로 걸어가다보면 Tashkent land라는 공원이 있는데 이 공원에서 또 조금 더 걸어가야 해요. 우리나라 남산타워처럼 이 텔레미노라 안에도 식당이 있다고 하네요.

겨울 강행군 - 27 에필로그

다시 돌아온 루카 (루아) 공항. 따뜻했어요. "야, 여긴 덥다!" "반팔 입어도 되겠다!" 눈발이 휘날리던 동네에서 몰타로 넘어왔더니 진짜 푹푹 찌는 것 같았어요.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샤워를 하고 쓰러져 잠들었어요. 몰타로 돌아왔구나...또 힘을 내서 공부해야겠어. 다음날. 분명 공항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무지 덥다고 생각했는데 일어나보니 추웠어요. "어이쿠 추워! 밤새 몰타도 영하로 떨어졌나?" 그럴 리가 없죠. 신기한 것은 하룻밤 푹 자고 나니 몸이 다시 몰타 날씨에 적응해 버렸다는 것. 다시 마음을 잡고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은 것도 잠시. 갑자기 생각이 바뀌어 귀국하게 되었어요. 진로 문제를 확실히 결정했는데, 그 진로를 위해서는 몰타에서 여유롭게 공부할 시간이 없었어요. 그래서 여행 다녀온지 일..

겨울 강행군 - 26 이탈리아 베니스

"너는 오늘 뭐했어?" 친구는 박물관을 3곳 다녀왔다고 했어요. "엄청 힘들었겠다." "너는?" "나? 그냥 돌아다녔어." 정말 다리가 아팠어요. 미친듯이 걸어다녔어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걸었어요. 비엔나 여기 저기 많이 보기는 했지만 몸은 완전 꽁꽁 얼어있었고 다리는 얼얼했어요. 몸을 녹인 거라고는 잠깐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신 것...그 정도였어요. 교회에 들어가 잠시 앉아서 쉬던 것도 몸을 녹인 거라면 몸을 녹인 거겠죠. 하지만 교회도 추웠어요. 안 추운 것은 아니었어요. 단지 바깥보다 덜 추웠을 뿐이었어요. 기차에서 정신없이 잤어요. 국경 심사 따위는 없었어요. 친구도 저도 각자 매우 힘든 마지막 하루 일정을 소화했어요.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기절하듯 잠들었어요. 아침. 베니..

겨울 강행군 - 25 오스트리아 빈

빈 마지막 날. 밤에 베니스행 기차를 타야 했어요. 친구는 오늘 미술관을 돌아다니기로 했고, 저는 마땅한 계획이 없었어요. 다른 사람들이 다 나간 후에도 예진 누나와 잡담하며 놀았어요. 아직도 기억나는 이야기가 바로 첼로. 예진 누나가 오스트리아에 처음 오게 된 이유는 첼로 유학이었대요. 그러면서 '첼로'에 대한 고정관념 중 하나 - 많은 사람들이 '첼로' 하면 한쪽 어깨에 첼로를 맨 가냘픈 소녀를 상상하는데... 그딴 거 없다! 첼로가 한쪽 어깨에 맬 수 있는 만만한 악기가 아니라고 했어요. 생각해보니 기타를 한쪽 어깨에 메고 다니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어요. 첼로가 크다보니 비가 오면 첼로하는 사람들은 자기는 비 쫄딱 맞으면서 첼로한테 우산 씌워주는 건 당연한 거고, 택시탈 때 참 문제라고 했어요..

겨울 강행군 - 24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빈도 나름 시간을 많이 필요로 하는 곳이었어요. 최소 3일은 필요한 곳이었어요. 도시가 깔끔하고 예쁜데 절대 작은 도시가 아니에요. Rough Guide to Europe 에는 주요 도시 지도가 나와요. 이 지도에서 축적을 보면 큰 도시인지 작은 도시인지 바로 알 수 있어요. 빈은 축적이 500m였어요. 이 정도면 매우 큰 도시. 물론 파리보다는 작아요. 파리는 축적이 1km. 볼 것도 많고 도시도 매우 커요. 유럽을 지켜주고 유럽 대륙을 한때 호령했던 합스부르크 제국의 수도였어요. 우리의 빈에서의 일정은 총 4일. 3일째에는 무엇을 할까 고민했어요. "누나, 여기에서 브라티슬라바 오래 걸려요?" "거기? 버스로 2시간이에요. 여기서 금방 가요." 브라티슬라바나 갔다 올까? 빈에서 시간을 보내려면 못 보..

겨울 강행군 - 23 오스트리아 빈

드디어 떠나는 날 새벽이 되었어요. 민박집에서는 배고프겠다며 라면을 하나 끓여주었어요. 라면을 먹고 형께 이메일 주소를 받은 후 버스 정거장으로 갔어요. 비엔나까지는 버스로 금방이었어요. 꽤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잠깐 눈 붙이는 사이 도착했어요. "헉...글자 어떻게 읽지?" 전날 밤을 새가면서 민박집 정보를 찾아 보았어요. 하지만 너무 늦어서인지 예약할 수 있는 민박이 없었어요. 고르고 골라서 민박 2개를 추려내었어요. 일단 닥치고 가 보기로 했어요. 혹시나 예약 취소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었거든요. 정 안 되면 바닥에라도 재워다라고 할 생각이었어요. 일단 첫 번째 목표는 빈박. (Weinbak, http://www.wienbak.com/) 이때가 2010년 1월 초였는데 생긴지 얼마 안 된 민박이..

겨울 강행군 - 22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

체코에서의 마지막 날. 다음날 일찍 빈으로 가야했기 때문에 사실상 체코에서의 마지막 일정이었어요. 우리가 타고 온 버스. 체스키 크룸로프에 도착했어요. 버스터미널이라고 부르기도 뭐한 곳에서 조금 걸어가자 건물이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여기 진짜 예쁘다!" 감탄사가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이것은 눈이 긍정적으로 쌓인 사례라고 해야 할까요? 너무 많이 쌓이지 않아서 무언가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어요.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것보다 훨씬 부드럽고 동화 같아졌어요. 관광객도, 주민들도 거의 보이지 않았어요. 겨울 여행이라서 그런 것인지 프라하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곳이라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어요. 하여간 거리에 사람들이 거의 없었어요. 정말 텅 빈 것 같은 거리를 셋이서 걸었어요. 왠지 동화책 속 세상으로 들어..

겨울 강행군 - 21 체코 프라하

1월 1일 새해. 아침 먹고 다시 자다가 아주 늦게 나왔어요. 무슨 건축 디자인 대상인가 탔다는 유명한 건물을 보고 구시가지를 향해 갔어요. 카를교를 건너 바투스 성당 안으로 들어갔어요. 이거 찍는데 사람들이 계속 밀려들어서 꽤 찍기 어려웠어요. 저게 다 은이라고 했어요. 정말 크고 웅장한 바투스 성당. 친구와 저녁을 먹었어요. 저는 이날도 꼴레노를 먹었어요. 저녁을 먹고 카를교를 건너 돌아오는데 오늘도 불꽃놀이...알고보니 오늘 것은 정부에서 하는 불꽃놀이라고 했어요. 지난 번 프라하 왔을 때 인형극 돈 조반니를 못 보았기 때문에 인형극을 보러 갔어요. 민박집에서 할인된 가격에 표를 구해주어서 다른 투숙객들과 함께 보러 갔어요. 무슨 내용인지 잘 몰라도 재미있었어요. 돌아오는 길. 돌아오자마자 골아떨어..

겨울 강행군 - 20 체코 프라하

민박집에 돌아왔어요. "오늘밤에 큰 불꽃놀이 있어요." "무슨 불꽃놀이요?" "여기 애들은 연말에 폭죽 엄청 터트리거든요. 구경하러 가시려면 옷 든든히 입고 가세요. 그리고 술 먹고 난동 피우는 애들도 거리에 많으니까 조심하시구요." 그래서 불꽃놀이를 보러 가기로 했어요. 프라하를 세 번째 온 저는 머리를 굴렸어요. 분위기야 카를교 위가 제일 좋겠지만 여기는 안 봐도 비디오. 보나마나 아수라장일 거에요. 더욱이 카를교는 소매치기가 득시글 서식하는 곳. 프라하에서 가장 조심해야하는 곳이 바로 카를교에요. 여기에서 불꽃놀이 관람하겠다는 것은 설 연휴 시작일에 우리나라의 설날을 직접 몸으로 느껴 보겠다고 일 없이 차 몰고 경부고속도로 들어가는 거나 다름없는 일. 카를교보다는 카를교 옆 다리가 훨씬 전망은 좋을..

겨울 강행군 - 15 불가리아 소피아

10시 30분. 폭우 퍼붓는 벨리코 터르노보에서 소피아행 버스에 올라탔어요. 이 다양하고 아름답고 정신 차릴 수 없는 불가리아의 모습! 혹시나가 역시나. 소피아행 버스는 연착했어요. 이 동네에서 정시에 도착할 거라 생각하면 그게 오산. 제발 팍팍 연착하라는 벨리코 터르노보에서는 쓸데없이 예정 도착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착하더니 정작 빨리 도착해야 하는 소피아는 1시간 연착했어요. 연착 이유는 바로 눈 때문. 눈 때문에 소피아로 버스가 진입해서 버스 터미널까지 가는데 길이 너무 막혀서 1시간 연착하고 말았어요. 소피아에 도착하니 13시 40분이었어요. 버스가 소피아에 도착하자마자 일단 기차역으로 갔어요. 만약 기차 시간이 안 맞는다면 어쩔 수 없이 루마니아 부쿠레슈티행 버스를 타야 했어요. "다행이다!"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