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는 후들거리고, 허리는 끊어지게 아프고, 시간은 없고, 가야 할 절은 아직도 세 곳. 마음은 급한데 몸이 따라주지 않았어요. 태양은 대지를 비추라니까 제 똥줄만 태우고 앉아 있었어요. '해 저물기 전에 왓 껫까람까지 갈 수 있을까?' 욕심을 버리라는 불교의 가르침. 그 가르침을 따르려면 여기에서 이제 모든 것은 될 대로 되라고 하며 천천히 둘러보는 게 맞을 거다. 그렇지만 단 하나의 절도 포기할 수 없다. 돈 없어서 하루 종일 라면 하나로 버텨야 하는 날에는 부페에서 배부르다고 먹지 않은 그 한 접시가 간절히 떠오른다. 군대 훈련소 시절, 입대 전날 왜 맛있는 것을 먹지 않았을까 뼈저리게 후회했다. 지금 절을 하나라도 포기한다면 나중에 이 못 간 절 하나가 계속 떠오르겠지. 미래의 행복을 위해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