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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 여행] 뜨거운 마음 - 08 아제르바이잔 바쿠 구시가지

"여기 중앙아시아 맞아?!" 당연히 아제르바이잔은 중앙아시아 국가가 아니에요. 튀르크 민족 국가라지만 중앙아시아에는 안 들어가요. 카프카스 국가에요. '튀르크 민족 국가 = 중앙아시아'라고 하면 터키도 중앙아시아에요. 이렇게 놀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너무 화려하고 깔끔했기 때문이었어요. 간간이 사진으로 본 바쿠는 그다지 좋은 인상을 주지는 못했어요. 건물은 당연히 낡고 후줄근한데다 그나마도 공사중이었어요. 하지만 시내로 나오니 여기는 유럽 도시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어요. 굳이 표현하자면 복고풍 신제품이랄까? 겐제비 아저씨다! 거리에서 발견한 니자미 겐제비 아저씨의 동상. 아제르바이잔에서 가장 유명한 시인인데 '겐제비'의 뜻은 '겐제 사람'이래요. 재미있는 것은 이 아제르바이잔의 가장 위대한 시..

뜨거운 마음 - 07 아제르바이잔 바쿠

전날 밤, 버스에서 더위에 시달렸어요. 그리고 달리는 차 안도 더웠어요. 더위라면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었어요. 창 밖의 바쿠 버스 터미널 입구. 먼지와 햇볕으로 이글이글 타오르는 것 같았어요. 중요한 것은 드디어 바쿠에 도착했다는 것이었어요. 이번 여행의 핵심이자 이번 여행의 꽃!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곳인 바쿠에 드디어 도착했어요. 정말 감격스러웠어요. 전날 너무 힘든 일정을 소화해서 며칠 만에 겨우 바쿠에 도착한 느낌이었어요. "아...드디어 바쿠다!" 버스에서 터벅터벅 기어나왔어요. 바쿠 땅을 밟는 순간... "헉!" 정말 감격스러웠던 만큼 더웠어요. 꼭 이렇게까지 열렬히 환영해줄 필요까지는 없는데...그냥 '환영합니다!' 수준으로 더워도 되는데...먼지가 풀풀 날리는 것은 괜찮았어요. 하지..

뜨거운 마음 - 06 아제르바이잔

솀키르 도착. 솀키르 도착을 알려주는 기념물. 이때 시각 오전 9시 20분. 솀키르의 운동장이에요. 솀키르의 시장. 아침이라서 그런지 장날이 아니라서 그런지 아무도 없어 보였어요. 버스는 간간이 사람들을 태우고 내려주며 계속 달렸어요.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빈 자리가 생겨도 절대 자리를 옮길 수 없다는 것. 몇몇 사람들이 빈 자리가 생겨서 자리를 옮겨 앉았는데 차장이 마구 화를 내며 자기 자리 가서 앉으라고 했어요. 차장이 그렇게 화낸 이유는 금방 밝혀졌어요. 이 버스는 아제르바이잔-그루지야 국경에서 바쿠까지 가는데 손님을 한 번에 다 태워서 가는 것이 아니라 가면서 손님을 태우고, 내려주기도 해요. 예를 들어 토부즈에서 솀키르까지 가는 손님이 있다면 시간을 맞추어 이 버스에 탈 수 있어요. 그러다보니 ..

뜨거운 마음 - 05 아제르바이잔

드디어 아제르바이잔 국경 검문소에 들어갔어요. 비자 발급 받을 때에는 초청장, 여행 바우처, 호텔 컨펌 레터를 준비해야 해서 아제르바이잔 입국 심사도 꽤나 까다롭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별 것 없었어요. 비자를 자세히 보는 것 같았지만 특별히 꼬투리 잡거나 그런 것은 없었어요. 입국 도장을 찍어주며 입국 심사관이 말했어요. "웰컴 투 아제르바이잔." 국경을 넘어 아제르바이잔 땅에 들어왔어요. 이제부터는 아제르바이잔. 이번 여행의 핵심인 지역이었어요. 여행이기는 하지만 아제르바이잔에서 공부에 필요한 자료 수집이 가장 중요한 목표. 원래 계획은 아제르바이잔 본토의 셰키, 이스마일르, 겐제, 바쿠를 보는 것이었어요. 그러나 막상 계획을 세우니 이번에는 자료 수집 때문에 가는 것이기도 했지만 여행이기도 했기 ..

뜨거운 마음 - 02 터키 이스탄불

무사히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나와 전철을 타야 했어요. 참고로 이스탄불에서 전철을 타기 위해서는 '제톤'이라는 것을 사야 해요. 이게 무엇이냐 하면 우리나라의 토큰이에요. 터키는 우리와 같은 환승 시스템이 아니어서 갈아탈 때마다 제톤을 집어넣어야 해요. "제톤 파는 곳이 어디 있지?" 그러나 제톤 파는 곳은 없었어요. 옛날에는 우리나라로 치면 지하철 매표소에서 제톤을 사서 탈 수 있었는데 제톤 파는 기계를 가져다 놓고 제톤 파는 매표소는 전부 없애 버렸어요. 이것이 문제의 제톤 파는 기계. 돈을 약간 환전해서 나왔어요. 문제는 지폐밖에 없다는 것. 공항에서 술탄 아흐멧 지구까지 가기 위해서는 제톤이 2개 필요해요. 여자친구와 제가 함께 술탄 아흐멧 지구까지 다녀오려면 제톤이 8개 필요해요. 제톤 1개가 1..

[체코 여행] 7박 35일 - 59 체코 프라하 성비투스 대성당

"아침 드세요!" 주인 아저씨께서 깨우셔서 일어났어요. 오늘은 귀국일.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어요. 귀국을 할 생각을 하니 속이 울렁거렸어요. 여행을 더 하고 싶었어요. 그러나 돌아가야만 하는 날. 밥을 먹고 샴푸만 가지고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은 후 짐을 꾸리고 카메라와 지갑만 들고 밖으로 나왔어요. "어디를 갈까?" 여행 마지막 날을 무미건조하게 보내고 싶지 않았어요. 여행 마지막 날을 무미건조하게 보내면 가뜩이나 귀국하는 게 싫은데 귀국해서 더 많은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어요. 그러나 선택권은 많지 않았어요.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프라하성으로 가는 것 밖에 없었어요. 이런 것을 지나서 오늘도 건넌다, 카를교! 처음 왔을 때에는 조금 신기했지만 이제는 전혀 신기하지 않았어요. '또 ..

7박 35일 - 58 체코 프라하

민박집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대로 일단 중앙역으로 갔어요. "여기 내가 처음에 왔던 역이잖아!" 수수께끼는 거의 다 풀렸어요. 서울에 영등포역과 서울역이 있는 것처럼 여기도 중앙역과 아침에 내린 휑한 역이 있는 것이었어요. 만약 여기를 다시 오지 않았다면 귀국해서도 왜 그런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는지 계속 고민했을 거에요. 중앙역에서 나오니 너무나 낯익은 풍경이 펼쳐졌어요. 굳이 사진으로 찍어온 민박집 가는 길을 보지 않아도 대충 찾아갈 수 있었어요. 민박집 앞에 도착해 벨을 눌렀어요. "살았다!" 문이 열리는 순간 속으로 외쳤어요. 설마 쫓아내겠어. 지금이 성수기여야 맞기는 하겠지만 한국에서 체코 오는 것은 그다지 성수기도 아니에요. 해외 여행은 국내 여행과 달리 방학이 성수기인데 지금은 4월 12..

7박 35일 - 57 체코 프라하 카를교

정말 본능적으로 원하지 않았지만 두뇌가 판단을 거부하는 바람에 헤매는데 더욱 큰 문제가 생겼어요. 화장실! 다행히 큰 일은 아니었어요. 방광에 슬슬 자극이 오기 시작했어요. 기차에서 내리기 전에 화장실을 들려서 소변이라도 보고 내리곤 했는데 이날은 급히 내리느라 화장실은 당연히 못 갔고 세수도 못했어요. 기차역에서는 제 기억과 전혀 다른 기차역이라서 화장실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어요. 게다가 중요한 것은 여기는 돈 내고 화장실 가야하는 나라. 우리나라에서라면 일단 화장실 들려서 물이라도 조금 빼고 가자는 식이지만 여기서는 정말 급할 때 아니면 절대 화장실 안 가는 게 좋아요. 괜히 물이나 빼고 가자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돈을 지출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더욱이 무슨 10원, 20원 던져주..

7박 35일 - 56 체코 프라하

드디어 혼자 하는 여행. 이제 목표는 오직 하나, 무사 귀환이었어요. 이때만 해도 프라하 성은 입장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내일 바로 공항에 가서 하룻밤만 노숙할까?' 프라하에서 더 돌아다니고 싶다는 생각도, 체력도 없었기 때문에 공항에서 노숙하고 바로 떠나는 방법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어요. 하지만 문제는 비행기 시각이 너무 늦게 있다는 것. 보나마나 다음날 새벽에 도착할텐데 비행기는 프라하 도착한 다음날 저녁. 공항에서 노숙이 가능할지도 의문이었지만 결정적으로 노숙을 할 만큼 체력이 되느냐도 문제였어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전날 부다페스트에서 하루 종일 잠만 잤다는 것이었어요. 혼자 기차를 타고 야간이동을 하려니 확실히 귀찮고 신경쓰였어요. 씻으러 화장실에 가는데 카메라 가방을 들고 가야..

7박 35일 - 55 헝가리 부다페스트

부다페스트 도착하자마자 호텔을 찾았어요. 민박을 찾는 것은 무리. 예전에 인터넷을 검색해본 결과 부다페스트에는 민박이 없었어요. 멀리 돌아다닐 힘도 없어서 켈레티역 근처 호텔에서 방을 잡았어요. 방은 하룻밤에 80유로. 가격은 프랑스 파리와 똑같았지만 3성 호텔이었어요. 방에 들어가니 정말 방이 으리으리했어요. 너무 커서 방을 '걸어다녀야' 했어요.이렇게 큰 방은 태어나서 처음이었어요. 침대에 드러누웠어요. 잠이 밀려왔어요. 눈을 떴을 때에는 오후 6시.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어요. 잠깐 눈 좀 붙인다는 것이 너무 깊게 잠든 것이었어요. 잠에서 깨어났는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문을 열었더니 후배가 밥을 먹으러 가자고 했어요. "별 일 없었어요?" "오빠 방 몇 번 노크했는데 문 안 열어주어서 ..

7박 35일 - 54 세르비아 노비사드

"여기 왜 이리 크지?" 베오그라드의 칼레메그단 요새를 걸으며 크게 힘들다는 생각까지는 안 했어요. 그런데 여기는 정말 장난이 아니었어요. 경치는 정말 환상적으로 좋았어요. 하지만...이놈의 더위! 가뜩이나 피곤한데 날은 엄청나게 더웠어요. 푸른 풀이 돋아나서 매우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어요. 정말 조용히 연인과 걸으며 데이트하기 좋은 장소였어요. 모든 조건이 사랑하는 연인과 데이트하기 좋은 조건이었어요. 굳이 연인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네 번은 걸을 만한 곳이었어요. 하지만 너무 더워! 피곤해! 왜 끝이 안 보여! 많이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저 문까지도 못 갔어요. 요새에서 내려다본 노비사드. 너무 강렬하지도, 너무 희미하지도 않은 적당한 아름다움이었어요. 날이 좋아서 요새에서 노는 사람들도 꽤 있었어..

7박 35일 - 52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인민궁전

역시나 또 아무 것도 없는 길거리에서 내려주었어요. 지난 번에 왔었기 때문에 당황하거나 놀랄 일이 없었어요. "이런 것도 생겼네!" 삭막한 부쿠레슈티도 봄이 오자 변했어요. 정말 계절의 힘을 느낄 수 있었어요. 부쿠레슈티에 와서 볼 것은 정해져 있었어요. 인민궁전과 농총 박물관 (Museul Satului)를 보는 것이 오늘의 목표. 인민궁전을 찾아가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았어요. 워낙 큰 건물이라 멀리에서도 매우 잘 보였어요. 아직 이른 아침인데도 거리에 차는 엄청나게 많았어요. 아마 출근 시간이어서 그런 것 같았어요. 이것이 인민궁전. 인민 궁전 앞 거리에요. 신경을 많이 써서 꾸민 것 같은데 예쁘지는 않았어요. 왜 세계에서 정말 흉측한 건물 순위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지 이해가 되는 풍경이었어요. 인..

7박 35일 - 51 불가리아 벨리코 투르노보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세르비아-불가리아 국경은 꽤 멀리 떨어져 있어요. 전날 너무나 최신식인 기차는 오직 하루로 끝났어요. 다시 후줄근한 기차에 올라탔어요. 기차에 올라타자마자 바로 골아떨어졌어요. 음냐음냐 쩝쩝쩝 정말 깊게 잤어요. 이제 점점 체력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었어요. 야간이동을 너무 많이 했어요. 이제 머리가 무언가에 닿기만 하면 깊이 골아떨어졌어요. 처음 여행을 시작할 때에는 체력을 아끼기 위해 졸리지 않더라도 차에 타면 자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어요. 누군가 저를 거칠게 흔들어 깨웠어요. 눈을 떴어요. 분명히 불을 끄고 객실 문을 걸어잠그고 잤는데 불이 켜져 있었어요. 눈에 들어오는 것은 화가 난 백인의 거대한 얼굴. '이것이 말로만 듣던 강도!' 순간 머리에서 많은..

7박 35일 - 50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아쉬움을 뒤로 하고 기차에 올라탔어요. 베니스에서 베오그라드로 가는 기차 역시 침대칸만 있다고 해서 침대칸에 탔어요. 우리가 탑승하자 승무원이 여권을 걷어갔어요. 베오그라드까지 국경심사를 두 번 받아야 하는데 승무원이 여권을 걷어가 대신 국경심사를 받아준다고 했어요. 도중에 일어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상당히 좋은 점이었어요. 일반 객실과 침대칸의 결정적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기차표를 보니 자그레브에서 기차를 갈아타야 했어요. 그래서 승무원에게 자그레브에서 기차를 갈아타야 하냐고 물어보았어요. 승무원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했어요. 기차 내부는 낡고 후줄근했어요. 발칸 유럽에서 타고 다니던 그 기차였어요. 씻으러 화장실에 갔어요. 화장실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아마 세르비아 기차인 것 ..

7박 35일 - 49 이탈리아 베니스

기차에 타는데 이탈리아 학생들 한 무리와 선생님 몇 명이 올라탔어요. "오늘 잠 잘 자기는 글렀다." 침대칸이었기 때문에 아무 자리나 가서 앉는 것이 아니라 지정된 좌석에 가서 앉아 있다가 누워야 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표를 아침에 구입했어요. 기차에 올라타서 지정된 좌석에 가서 앉았어요. "실례하지만 좌석 좀 바꾸어줄 수 있나요?"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좌석 좀 바꾸어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어느 좌석과 바꾸어달라고 하는지 가서 보았어요. 바꾸어달라고 하는 객실에는 엄청난 체취를 풍기고 있는 인도인 가족 4명이 타고 있었어요. 문제는 우리가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는 것이었어요. 체취도 문제였지만 인도인 가족의 짐이 너무 많았어요. 객실 한가운데에 정말 '산 처럼' 쌓아 놓았어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짐은 배..

7박 35일 - 48 프랑스 파리

"유리 피라미드다!" 유리 피라미드는 책에서 꽤 많이 보았어요. 앞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어요. 정말 엄청난 인파. 처음에 무슨 식물원 온실인줄 알았어요. "여기 뭐 하는 곳이길래 사람들이 이렇게 많지?" 궁금해서 유리 피라미드로 갔어요. 여기가 루브르구나! 유리 피라미드가 루브르 박물관 입구라는 사실은 몰랐어요. 루브르 박물관 유명한 거야 두 번 말하면 잔소리죠. 유리 피라미드도 꽤 많이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유리 피라미드 = 루브르 박물관' 이라는 생각은 지금껏 한 번도 해 보지 못했어요. 정작 유리 피라미드 앞에 가서야 여기가 루브르 박물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루브르 박물관을 들어가기엔 늦은 시간이라서 요금이나 보고 가기로 했어요. 금요일 오후 6시 이후에는 할인된 요금이라는 문구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