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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의 길 2부 21 - 강원도 삼척 도보 여행 미로면 지명 유래, 28번 지방도 대내기재, 하거노리 미로중학교

"어느 길로 가지?" 카카오맵을 봤어요. 카카오맵 지도로 상거노교에서 미로역으로 가기 위한 도보 이동 경로는 28번 지방도 대내기재를 넘어서 가라고 나와 있었어요. 운탄고도1330 9길 지도는 워낙 간략히 나와 있기 때문에 어느 길로 가야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어요. 그러나 지도에 나와 있는 경로를 보면 상거노교에서 미로역까지 계속 오십천 따라서 걸어가도록 되어 있었어요. '이거 길이 너무 반대인데?' 카카오맵에서 안내하는 경로와 운탄고도1330 9길 지도에 나와 있는 경로는 완전히 반대였어요. 운탄고도1330 9길은 동쪽으로 가도록 나와 있었어요. 카카오맵에 나와 있는 경로는 서쪽으로 가도록 나와 있었어요. 하나는 동쪽, 하나는 서쪽. 목적지는 둘 다 똑같이 미로역이었지만 미로역까지 가는 길은 정반대..

경남 창원 진해 벚꽃놀이 명소 벚나무 단풍 인스타 사진 맛집 기차역 간이역 경화역 벚꽃길 공원

경상남도 창원시 여행 계획을 짜는 중이었어요. 경상남도 창원시는 과연 여행지로 유명한 곳인가? 경상남도 창원시는 볼 게 있는 도시 경상남도 창원시는 볼 게 없는 도시 이 말은 둘 다 맞아요. 무슨 황희 정승이 검은 소도 일 잘 하고 누렁 소도 일 잘 하는 소리를 하냐고 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창원시의 역사를 보면 이 말이 둘 다 맞아요. 원래 창원시 일대에는 도시가 세 곳 있었어요. 창원시, 마산시, 진해시가 있었어요. 창원시는 원래 계획도시로 건설된 도시였어요. 그래서 경상남도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창원시는 도로가 넓고 볼 것이 없는 도시라고 했어요. 계획도시이니 당연히 관광을 기대할 게 없는 곳 맞았어요. 마치 충청도에서 대전광역시로 여행간다고 하고 볼 거 추천해달라고 하면 거기 볼 게 뭐 있다고 ..

여행-한국 2023.03.10

석탄의 길 1부 13 - 강원도 최남단 기차역 강원도 태백시 동점동 태백로 2382 동점역

태백 버스 4번이 돌꾸지에 가까워졌어요. 돌꾸지는 철암동에서 할머니와 대화할 때 할머니께서 철암동으로 여행 온 사람들이 잘 가는 곳 중 하나라고 알려주신 곳이었어요. 집중해서 창밖을 바라봤어요. 창밖은 산산산이었어요. 과장 하나 안 보태고 진짜 온통 산투성이였어요. 앞산 뒷산 오른쪽산 왼쪽산 사방이 산이었어요. 평지라고는 버스가 달리고 있는 동태백로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여기 대체 왜 사람들이 많이 가지?' 태백시 4번 시내버스가 돌꾸지 소공원 정류장에 도착했어요. 창밖 풍경은 죄다 산이었어요. 산 말고 볼 게 없었어요. 정확히는 산 말고 있는 게 없었어요. 전부 다 산이었어요. 관광지처럼 생긴 곳이 아니었어요. 첩첩산중이었어요. 첩첩산중 풍경이 궁금해서 가본다고 하기에는 통리부터 시작해..

석탄의 길 1부 12 -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철암탄광역사촌, 철암 탄광문화장터 철암시장, 철암역

"아직 시간 있네." 몇 시인지 봤어요. 2022년 10월 5일 16시 13분이었어요. 동지는 12월 22일이니까 아직 한참 남았어요. 가을에 낮시간과 밤시간이 같아진다는 추분이 9월 22일이었어요. 추분 지나간지 얼마 안 되었어요. 한여름처럼 저녁 8시 즈음까지 훤하지는 않았지만 저녁 7시 즈음까지는 괜찮았어요. 의정부는 6시 넘어가면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7시가 되어야 컴컴해졌어요. 6시를 넘어가면 침침해지기 시작하고 대략 6시 반쯤 되면 그때부터 빠르게 깜깜해졌어요. 여기는 의정부 기준으로 경도상으로 유의미하게 큰 시차가 있다고 할 곳이 전혀 아니었어요. 만약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니고 있었다면 손떨림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을 6시로 잡고 6시까지 일정을 다 끝내는 쪽으..

석탄의 길 1부 11 -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철암동주민센터 정류장 영동선 철도 철암 제1건널목 피내골 마을

철암천을 향해 내려가는데 계속 함박웃음이 터져나왔어요. 너무 기뻐! 너무 재미있어! "태백 만세!"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어요. 너무 신나고 흥분되었어요. 이런 여행을 대체 얼마만에 하는 건지 몰랐어요. 돌아다니며 구경도 하고 동네 주민분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노는 여행. 진정한 국내 여행의 맛이었어요. 너무 오랫동안 느끼지 못해 잊어버리고 있었던 여행의 재미였어요. 서울에서 달동네 찾아 돌아다닐 때 이후로 이런 재미를 못 느꼈어요. 그게 2019년 봄이었으니 무려 얼추 3년 반이나 지났어요. 강원도 태백시에서 매우 외진 산 속으로 기어들어가는 게 아니라 4번 버스 노선 주변을 다니는 거라 위험하거나 어려울 것은 없었어요. 그렇지만 새롭고 낯선 동네에서 모르던 이야기를 듣고 모르던 동네를 찾아가고 숨겨져 ..

석탄의 길 1부 10 -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삼방동 미로마을 가톨릭 장성성당 철암공소

보다 더 윗쪽으로 올라가자 낡은 단층 가옥들이 몰려 있는 동네가 나왔어요. 강원도 태백시 철암동 삼방마을이었어요. 여기는 삼방동 미로마을이라고도 하고, 삼방동 벽화마을이라고도 하는 곳이었어요. "여기 조금 둘러보고 철암탄광역사촌 갔다가 구문소로 넘어가야겠다." 삼방동 벽화마을을 조금 둘러보고 내려가서 구문소로 넘어가기로 했어요. 여기는 경사가 조금 있었어요. 평소라면 온 김에 아주 싹싹 다 보고 가겠다고 덤벼들었을 거에요. 이런 동네 다닐 때는 한 사람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골목길까지 다 들어가보고 구경해야 직성이 풀려요. 그렇지만 이날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다음날 엄청 걸어야하는데 첫날부터 무리하면 안 되었어요. '태백이야 나중에 오고 싶으면 또 오면 되니까.' 진짜 오기 힘든 지역이었다면 ..

석탄의 길 1부 07 - 강원도 태백시 전통시장 통리5일장 - 강원도에서 2번째로 큰 재래시장 오일장

여전히 하늘은 흐렸어요. 비가 곧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이었어요. 강원도 태백시 통동 주변 산머리는 하얀 비구름이 덮고 있었어요. "빨리 통리5일장 구경해야겠다." 날씨가 안 좋아도 일정을 강행한 이유. 그러니까 오늘 와야만 했던 이유. 통리장 안 보고 가면 억울해서 어떻게 해? 이거 때문에 내가 이 날씨에 태백까지 왔는데! 일기예보를 보면 이날 2022년 10월 5일 목요일부터 10월 7일 토요일까지 강원도 남부 날씨는 계속 매우 나빴어요. 원래대로라면 절대 여행을 안 갈 일기예보였어요. 아무리 한국 기상청이 맨날 틀리고 심지어 날씨 중계조차도 못한다고 기상청이 아니라 구라청 소리 듣는다고 해도 이때 일기예보를 보면 강원도 남부 지역으로 여행을 갈 때가 아니었어요. 특히 이 여행 종착지가 될 동해시는 며..

석탄의 길 1부 04 - 강원도 태백시 황지동 황지연못, 황지공원

다섯 걸음. 버스에서 내려서 다섯 걸음. 버스에서 내려서 다섯 걸음을 걸었을 때였어요. "어우, 쌀쌀해!" 싸늘한 공기가 '잡았다, 요놈!'이라고 외치며 저를 확 끌어안았어요. 여름에 태백시에 도착했을 때와 똑같이 버스에서 내려서 다섯 걸음 걷자 훅 떨어진 기온이 온몸을 덮쳤어요. 처음 당했을 때는 놀랐지만, 이번에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요. 태백이 다른 지역에 비해 여름에는 서늘하고 겨울에는 더 추운 곳이라는 사실을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직접 한 번 경험해봤어요. 그래서 일부러 옷도 잘 챙겨서 왔고, 보다 따뜻하게 입고 왔어요. 태백버스터미널에서 나왔어요. 전에 한 번 와봤기 때문에 태백시 번화가로 가는 길은 대충 알고 있었어요. 풍경도 매우 낯익었어요. 전에 태백시 왔었을 때로부터 한 달 ..

잊혀진 어머니의 돌 - 23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함백 라멘식 철교 조동철교

동네는 매우 조용했어요. '예전에 이런 곳 가본 적 있지 않았나?' 개천이 흐르는 아름다운 마을. 외국 여행 다닐 때 갔던 기억이 있었어요. 얼마 생각하지 않아서 바로 떠올랐어요. 아제르바이잔 셰키였어요. 아제르바이잔 셰키와 묘하게 비슷해 보였어요. 셰키도 칸 사라이로 올라가는 길에 개천이 있었고, 개천 양쪽으로 가옥이 늘어서 있었어요. 셰키도 산지에 있는 도시였어요. 차이점이라면 아제르바이잔 셰키는 지금도 아제르바이잔에서 중요한 도시이고, 강원도 정선군 함백은 쇠락한 마을로 전락했어요.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조동리 함백에 있는 개미촌은 이국적인 느낌도 있는 아름다운 동네였어요.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숨어있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이 정도라면 여행 잡지, 여행 기사에 몇 번은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을 풍경이..

잊혀진 어머니의 돌 - 19 강원도 정선군 조동리 함백성당, 방제리 폐역 함백역

"이제 어디 갈 거?" "함백 가야 하는데 네비에 나와?" "함백?"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예미리는 대충 다 둘러봤어요. 예미리 번화가는 못 가봤지만 딱히 가볼 필요는 없었어요. 그렇게 기대되는 곳은 아니었어요. 애초에 예미에 온 이유는 강원도 친구가 자기가 가본 곳 중 가장 시골이고 정말 아무 곳도 없는 곳이 예미였다고 해서 궁금해서 와봤어요. 무언가 굉장하고 멋진 것이 존재할 거라 기대해서 온 것이 아니라 아무 것도 없다는 걸 듣고 대체 얼마나 아무 것도 없으면 강원도 친구가 그런 말을 했을지 궁금해서 확인해보고 싶어서 왔어요. 그러니 여기에서 특별한 것을 찾기 위해 노력할 이유가 없었어요. 아무 것도 없다는 말에 왔을 뿐, 강원도 친구 말을 부정하려고 노력해보려고 온 건 아니었어요. 다음에 갈 곳은..

잊혀진 어머니의 돌 - 18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예미천주교회 가톨릭 성당

"석항천 보고 가자."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전에 영선이네 밥집 맞은편에 있는 석항천 사진을 한 장 찍고 가자고 했어요. 여기에서 출발하면 이쪽으로 되돌아올 일은 없을 거였어요. 여행 왔는데 같은 식당에서 밥을 2번 먹는 것은 웬만하면 지양하는 편이에요. 아무리 여기가 시골이라서 밥 먹으러 식당 갈 때 여러 식당 중에서 가장 좋아보이는 곳을 선택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식당을 찾는 것이 우선이기는 해도 저녁 먹을 시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어요. 돌아갈 때는 쏘카 반납 때문에 무조건 영월역으로 가야 했어요. 영월역 근처에는 식당이 여러 곳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영선이네 밥집이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저녁까지 여기에서 먹고 돌아갈 일은 없었어요. 저녁을 여기에서 먹을 게 아니라면 여기에 다시 올 일이 ..

잊혀진 어머니의 돌 - 15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사북리 사북중앙로 사북시장

아직 저녁을 못 먹었어요. 저녁밥을 먹어야 했어요. 저녁밥을 먹으려면 밖으로 나가야 했어요. 밖에는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었어요. 과거 동원탄좌가 운영될 때 사망한 광부들의 영혼이 흘리는 눈물일 수도 있고, 강원랜드에서 전재상 홀라당 다 날린 사람들의 눈물일 수도 있어요. 비가 무자비하게 쏟아지고 있었어요. 모든 것을 다 쓸어내려버리겠다고 작정한 것처럼 퍼부어대고 있었어요. 우산으로 될 일이 아니었어요. 우비를 또 뒤집어써야 했어요. 도계역에서 우비를 안 버리고 가방에 넣고 오기를 정말 잘 했어요. 아무리 하늘에서 비가 폭포수처럼 쏟아진다고 해도 우비만 있으면 무적이에요. 친구 말대로 2000원짜리 우비 산 것이 신의 한 수였어요. 만약 우비를 사지 않았다면 도계에서 조금 다니다 여행 진행이 완전 중..

잊혀진 어머니의 돌 - 10 강원도 삼척시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46호 도계역 급수탑

빗줄기는 갈 수록 더 강해졌어요. 길을 보면 차가 별로 안 다닐 거 같은데 차가 계속 다녔어요. 다행히 양쪽에서 동시에 달려오는 일은 별로 없었어요. 한 쪽에서 휙 달려오고, 그 다음에는 맞은편에서 휙 달려오는 식이었어요. 만약 양쪽에서 동시에 차가 달려왔으면 차 피하기 고약했겠지만 다행히 한 쪽 방향에서만 차가 달려와서 차가 올 때마다 적당히 옆으로 비켜서며 걸었어요. "내 신발!" 잘 가던 친구가 소리질렀어요. 잠깐 옆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어요. 친구는 길 옆에 물이 고여 있는 곳을 제대로 밟았어요. 물이 꽤 고여 있었어요. 발등까지 잠길 정도로 물이 고여 있었어요. 친구는 발이 거기에 제대로 빠졌어요. 앞만 보고 가다가 모르고 물이 고인 곳을 제대로 밟았어요. 방수가 잘 되는 신발이 아니었기 때문에..

잊혀진 어머니의 돌 - 09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재래시장 도계 전두시장

도계역에서 사북역, 예미역, 영월역 등 서쪽으로 가서 청량리까지 가는 무궁화호 태백선 열차는 16시 3분에 도계역에 도착할 예정이었어요. 아직 오후 2시도 안 되었어요. 사북역으로 갈지 예미역으로 갈지 정하지 못했어요. 기차표를 끊지 않았어요. 다음 행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건 아직 중요한 사항이 아니었어요. 지금 중요한 것은 기차 시간까지 2시간 넘게 남았다는 사실이었어요. 일기예보는 왜 하필 이럴 때 잘 들어맞는단 말인가. 추세추종하라고 한 놈들 다 어디 갔습니까! 기상청이 일기예보 제대로 하는 꼴을 못 봤던 2022년 여름. 기상청은 일기예보는 고사하고 날씨 중계조차 제대로 못 하고 있었어요. 추세추종이라면 기상청이 일기예보 또 틀릴 거라고 믿고 움직이는 거였어요. 그런데 하필 이날은 무슨 검은..

잊혀진 어머니의 돌 - 08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운탄고도 음식 물닭갈비 맛집 원희네 닭갈비

"여기에서 물닭갈비 꼭 먹어야 해?" "어. 그게 여기에서 밖에 못 먹는 음식이야." 친구가 점심으로 물닭갈비 꼭 먹어야하냐고 물어봤어요. 그래서 반드시 그래야한다고 했어요. 일정이 어떻게 될 지 모르지만 태백시를 안 간다면 물닭갈비를 여기에서 반드시 먹고 다른 곳으로 넘어가야 했어요. 물닭갈비. 닭갈비는 유명해요. 춘천의 대표 음식이에요. 춘천 여행 가면 꼭 먹어야하는 음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요. 그러나 닭갈비는 꼭 춘천 가야만 먹을 수 있는 음식까지는 아니에요. 전국 도처에 닭갈비 파는 식당이 있어요. 닭갈비는 춘천 음식 맞지만, 워낙 유명하고 전국적으로 널리 퍼진 음식이에요. 춘천 닭갈비도 조리법을 보면 크게 구워먹는 닭갈비가 있고 볶아먹는 닭갈비가 있어요. 그리고 춘천 사는 친구에게 들은 바에 ..

잊혀진 어머니의 돌 - 07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도계4리 구공탄 마을

다리를 건너자 '도계4리 구공탄 마을'이라는 표식이 서 있었어요. 구공탄 마을은 강원 남부권의 대표적인 광산촌 사택 밀집 지역이에요. 구공탄 마을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석탄 산업이 호황기일 때에는 마을 주민이 300~400명에 달했어요. 그러나 이후 석탄산업합리화 정책 등의 영향으로 도계 지역 석탄 산업이 붕괴되며 현재 거주 주민은 절반 이하로 감소했어요. 특히 전체 주민의 40% 이상이 65세 이상 노인층이고, 주택 대부분도 지난 1960~1970년대 건축된 노후주택이에요. 구공탄 마을의 노후주택 비율은 전체 70여 가구의 85% 수준인 60여가구에 달해요. 여기에 무허가 주택과 슬레이트 지붕 주택도 20~40가구에 이를 정도에요. 삼척시는 2014년부터 강원도 마을 공동채 지원사업을 비롯..

잊혀진 어머니의 돌 - 06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천연기념물 95호 긴잎느티나무, 유신사택, 명랑사택

빗방울이 더 굵어졌어요. 비가 좍좍 내렸어요. "우리 이제 어디 갈 거?" 친구가 어디로 갈 거냐고 물어봤어요. "할머니께서 조금만 더 가면 탄광 나온다고 했으니까 탄광 입구 찍고 돌아가자." 할머니께서 LH 아파트에서 조금 더 가면 지금도 운영중인 탄광이 있다고 했어요. 도계읍은 탄광 마을이고 탄광 마을을 보러 여기에 왔어요. 탄광 마을에 왔으니 탄광 입구는 보고 가고 싶었어요. 탄광이 멀다면 망설여졌겠지만 할머니 말씀으로는 탄광이 별로 안 멀었어요. 지금은 장미사택에 살고 있는 광부들이 버스를 타고 탄광으로 가지만 예전에는 걸어다녔대요. 그 정도면 걸어서 가도 충분할 거였어요. 몇 시인지 봤어요. 2022년 8월 30일 11시 18분이었어요. 점심은 읍내 가서 먹을 계획이었어요. 점심 메뉴는 정해놨어..

잊혀진 어머니의 돌 - 05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운탄고도 도계리 탄광사택 마을 장미사택

하늘에서는 비가 계속 쏟아지고 있었어요. 빗줄기는 사람 약올리려고 작정했는지 그칠 거 같다가 굵어졌고, 굵어져서 완전 망했다 싶으면 가늘어졌어요. '카메라 안 가져오기를 잘 했다.' 디지털 카메라가 있기는 하지만 이번 여행에는 안 들고 왔어요. 이번 여행은 순수하게 폰카로 사진을 찍으며 다니기로 했어요. 갤럭시노트10+ 중고로 산 것을 카메라 삼아서 다니고 있었어요. 아직 전화기로는 갤럭시노트5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갤럭시노트10+는 공기계 상태였어요. 공기계로 방치하는 것보다는 갤럭시노트10+도 사진 잘 찍히니까 갤럭시노트5 고장날 때까지 카메라로 사용하기로 했어요. 이번이 그 첫 여행이었어요. 카메라 안 들고 온 것이 신의 한 수였어요. 비가 내릴 때는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 찍기 매우 고약해요. ..

잊혀진 어머니의 돌 - 04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천주교 도계성당, 강원대학교 도계캠퍼스 기숙사, 도계리 옛 탄광사택 양지사택

전날 드러눕자 바로 잠들었어요. 아주 깊이 잘 잤어요.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몇 시인지 봤어요. "사우나 가기는 늦었네." 몇 시인지 보니 2022년 8월 30일 아침 9시 20분이었어요. 전날 A1모텔 체크인할 때 사우나 할인권을 받았어요. 친구와 방에 들어가서 아침 일찍 일어나서 개운하게 사우나 한 번 하기로 했어요. 그동안 사우나를 계속 못 갔기 때문에 정말 모처럼 사우나에 가고 싶었어요. 여행 온 김에 아침에 뜨끈한 탕에 들어가서 몸을 푹 담그고 나와서 샤워 한 번 하면 그동안 쌓인 피로가 아주 깔끔히 풀릴 거 같았어요. 그러나 늦었어요. 사우나 가려면 아침 일찍 일어나야 했지만, 이미 아침 9시였어요. 이러면 샤워하고 체크아웃하고 밖에 나가야 했어요. 그래야 도계를 다 돌아보고 저녁에 다른 곳으..

잊혀진 어머니의 돌 - 03 강원도 삼척시 무궁화호 열차 기차역 도계역

저와 친구가 도계역에 가기 위해 타야 할 열차가 청량리역 전광판에 떠 있었어요. 저와 친구가 타고 가는 열차는 19시 10분에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무궁화호 1639 열차였어요. 이 열차는 원주, 제천을 거쳐 영월, 예미, 민둥산, 사북, 고한, 태백을 거쳐 도계역으로 가는 노선이었어요. 종점은 동해역이었어요. 제천부터는 태백선을 타고 가고, 태백역에서 영동선으로 갈아타는 철도 노선이었어요. "이제 타러 가자." 2022년 8월 29일 오후 6시 56분, 개찰구를 통과했어요. 무궁화호 1639 열차를 타러 플랫폼으로 내려갔어요. "이거 기차 예쁜데?" "그건 우리 거 아냐." 플랫폼에는 연한 청색 기차가 정차해 있었어요. 매우 날렵하게 생겼어요. 표면이 번쩍였어요. 누가 봐도 너무 타고 싶게 생겼어요. ..

잊혀진 어머니의 돌 - 02 강원도 여행의 시작은 청량리역

두근거리는 심장 박동을 느끼며 의정부역으로 갔어요. 2022년 8월 29일 오후 4시 31분. 의정부역 앞에 도착했어요. 의정부역 사진을 갤럭시노트10+로 촬영했어요. 이것은 여행기를 반드시 쓰겠다는 굳센 다짐. 아직 강원도 동해시 여행기인 '망상 속의 동해'도 다 쓰려면 많이 남아 있었어요. 다섯 편 정도 더 써야 완결이었어요. 말이 좋아 다섯 편이지, 다 쓰려면 꽤 걸릴 거였어요. 동해시 여행기를 완결내어야 이번 여행기를 쓰기 시작할 거였어요. 여행기 쓰는 것을 툭하면 미루다보니 동해시 여행기가 언제 끝날지 저도 몰랐어요. 강원도 동해시 여행은 2022년 7월 17일부터 7월 19일까지 2박 3일로 다녀왔어요. 여행을 길게 다녀온 것도 아닌데 이 여행기를 8월이 다 끝나도록 완결짓지 못하고 있었어요...

망상 속의 동해 - 20 강원도 동해시 KTX 기차역 묵호역

논골마을 아랫쪽을 향해 걸어내려갔어요. "다 내려왔다." 논골마을 입구로 돌아왔어요. 몇 시인지 봤어요. 2022년 7월 19일 13시 7분이었어요. "널널하겠다." KTX 기차를 타기 위해 묵호역으로 가야 했어요. 오후 2시 서울행 KTX 기차였어요. 기차 시각까지 한 시간 정도 남아 있었어요. 한 시간이면 어떻게 해도 묵호역까지 가고도 남는 시간이었어요. "봐, 안 늦다니까." 친구가 시간 널널하다고 했어요. 저도 마음이 놓였어요. 시간에 쫓기지 않고 돌아다녀도 되었어요. 돌아다닌다고 해도 멀리 가거나 새로운 곳을 가지는 않을 거였어요. 기껏해야 어시장이나 한 번 더 보고 동쪽바다 중앙시장을 한 번 더 가서 그 안에서 조금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정도가 될 거였어요. 더 갈 곳도 없었고, 더 갈 수도 없..

망상 속의 동해 - 19 강원도 동해시 논골담길 바람의 언덕 전망대

또 다시 온 논골마을. 친구와 논골마을 논골담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어요. 옆으로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었어요. 산제골 마을이었어요. 전날 본 풍경이었지만 다시 봐도 너무 아름다웠어요. '저기는 뭔 일이 있었던 거지?' 전날 논골마을에서 본 산제골 마을 풍경이었지만 느낌이 조금 달랐어요. 산제골 마을 꼭대기에 있는 시꺼멓게 불타버린 건물. 저 건물 안에는 침대 매트리스와 밥통이 있었어요. 얼핏 보면 아무도 안 사는 것 같지만 친구와 옆을 지나가며 봤을 때 사람 사는 흔적이 있었어요.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아니라 '살고 있는' 흔적이 있어서 조금 무서워서 도망치듯 빠른 걸음으로 지나갔어요. 불타버린 건물 옆에는 아시바로 짜놓은 구조물이 있었어요. 이것은 아무리 봐도 공사장 같았어요. 이쪽 경치가 좋..

망상 속의 동해 - 18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 달동네 산제골 마을

어시장에서 나와서 묵호시장으로 갔어요. "여행 하루만 더 하면 딱인데..." 친구와 여행을 하루만 더 하면 아주 완벽한 일정일 거였어요. 만약 7월 19일에 서울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일정을 하루만 더 늘려서 7월 20일에 서울로 돌아간다고 한다면 전날 왔던 곳을 계속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었어요. 바로 강릉시로 올라가서 버스를 타고 속초로 넘어가도 되었어요. 동해시를 보고 버스로 동해안 감상하며 북쪽으로 올라가서 속초 가서 놀다가 서울로 돌아가면 완벽한 여행 일정이었어요. 동해안을 너무 잘 즐기고 돌아가는 여행이었어요. "걔 약속 취소하면 안 돼?" "안 돼. 걔 오늘 밖에 시간 안 된대. 그리고 약속 취소하면 걔 엄청 삐져." 전날 묵호시장에 왔을 때였어요. 친구는 다른 지인한테서 전화가 왔다고 하며..

망상 속의 동해 - 09 강원도 동해시 발한동 동쪽바다중앙시장

친구와 성당에서 나와서 아까 점심 먹었던 식당쪽으로 다시 걸어갔어요. 식당 앞에서는 식혜를 판매하고 있었어요. "우리 식혜 좀 마시면서 쉬자." 하늘이 맑아지고 있었어요. 엄청 더웠어요. 그렇지 않아도 기온이 높았는데 햇볕도 뜨거웠어요. 오후에 절대 비가 안 내릴 하늘이었어요. 맑은 하늘을 보자 마음이 매우 편해졌어요. 일정을 급하게 계속 진행하지 않아도 되었어요. 날씨가 저녁까지는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비가 안 내릴 게 분명하니 저녁 늦게까지 시간이 있었어요. 갈 곳이 많이 남은 것도 아니었어요. 갈 곳이라고 해봐야 묵호, 아니면 다른 지역 넘어가는 것 정도였어요. 식혜를 구입해서 북평오일장에 있는 조그만 광장 쪽으로 갔어요. 광장에 의자가 있었어요. 의자에 앉았어요. "뭐? 비? 비는 개뿔." 아침..

망상 속의 동해 - 05 강원도 동해시 한섬 몽돌해변, 동해안 음식 장치찜

고불개를 가려면 절벽 위에 나 있는 산책로를 따라서 걸어가야 했어요. 산책로는 계속 산으로 올라갔어요. 아래 바다를 감상하며 걸었어요. 눈과 코는 매우 즐거웠어요. "치톤피드 넘치네." "치톤피드?" 제가 치톤피드가 넘친다고 하자 친구가 고개를 갸우뚱했어요. "그 나무에서 뿜어져나오는 거 있잖아." "그건 피톤치드!" "아, 맞다." 치톤피드가 아니라 피톤치드였어요. 숲냄새가 진했어요. 여기에 바다 비린내도 살짝 섞여 있었어요. 코는 산 속에 있고 눈은 아래 바다를 보면 바다에 있었어요. 눈과 코는 분명히 매우 즐거웠어요. 그렇지만 괴로웠어요. 옷을 완전히 잘못 입고 왔어요. 이건 감당이 될 더위가 아니었어요. 아직 땀에 흠뻑 젖지는 않았지만 옷이 땀에 절었어요. 불쾌지수가 치솟는 수준이 아니라 몸에 달..

망상 속의 동해 - 04 강원도 동해시 천곡동 한섬해수욕장

천곡동굴에서 나와서 입구 앞에 있는 벤치에 앉았어요. 잠시 쉬고 가기로 했어요. 동굴 밖에 나오자 더위가 더 뜨겁게 느껴졌어요. 동굴 안이 워낙 시원해서 동굴 밖에 나오자 밖은 불가마였어요. 바닷가가 멀지 않아서 습도도 높았어요. 피부를 까맣게 태우는 소금기 있는 공기가 뜨끈뜨끈해져서 소금 마사지를 해주고 있었어요. 벤치에 앉아서 둘이 멍하니 있었어요. "헛개수 마실래?" "어." 친구에게 헛개수를 마시겠냐고 물어봤어요. 친구가 마신다고 했어요. 예전에 편의점에서 1+1 행사할 때 사서 하나는 마시고 하나는 가방에 넣어서 계속 들고 다니던 헛개수를 꺼냈어요. 친구와 헛개수를 나눠서 마셨어요. "이제 우리 뭐할거?" "해변이나 갈까?" 천곡동굴 이후 아무 계획도 없었어요. 2022년 7월 17일 일정은 오..

망상 속의 동해 - 03 강원도 동해시 천곡황금박쥐동굴

"우리 이번에는 맛집 알아보지 말고 그냥 가보자." "느낌 오는 곳 있으면 막 들어가서 먹어?" "어. 옛날처럼." 친구와 버스에서 이번 여행을 어떻게 다닐지 이야기를 나눴어요. 요즘은 여행 정보가 매우 많아요. 매우 많은 정도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 제대로 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골라내는 게 일이에요. 예전에는 없는 정보를 억지로 찾는 게 일이었다면 요즘은 정보는 있는데 뭐가 진짜인지 알 수 없어서 무수히 많은 정보에서 진짜 정보를 찾아내는 게 일이고 능력이에요. 여행 준비하다 보면 당연히 어디에서 무엇을 먹을지도 알아봐요. 요즘은 맛집 정보가 있어서 맛집이라고 하고 평점 좋은 곳을 찾아가요. 이런 곳들을 잘 알아보고 찾아가면 만족하고 나올 수 있어요. 그렇지만 대신 가슴 떨리는 흥분은 없어요. 도박..

망상 속의 동해 - 01 동해를, 동해시를 가자

"같이 여행갈까?" 저와 지금까지 여행을 여러 번 같이 다닌 친구가 제주도에서 서울로 올라왔어요. 친구는 제게 여행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물어봤어요. 나도 여행 가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안 가고 싶다. 저도 여행가고 싶어요. 어디든 훌쩍 떠나고 싶어요. 그러나 지금은 아니에요. 계속 어딘가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었지만 섣불리 여행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어요. 항상 의정부와 서울만 돌아다니고, 그나마도 요즘 들어서는 거의 안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일 없으면 절대 집에서 안 나가고 있었어요. 나가기 싫었어요.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렇지 않아도 올해는 비행기표 가격이 매우 비싸져서 해외여행은 엄두도 못 내요. 가려면 국내 여행을 떠나야 해요. 심지어 국내여행 중에서..

서울 조계사 부처님 오신날 4월 초파일 연등 장식

"이제 슬슬 집으로 갈까?" 2022년 4월 19일 저녁이었어요. 4월 19일 새벽 심야시간부터 시작해서 서울을 돌아다니다 카페에 가서 낮 시간 동안 글을 썼어요. 글을 쓰다 저녁 즈음이 되었을 때 라마단 이프타르 풍경을 보기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태원 모스크로 갔어요. 과거와 같이 매우 많은 무슬림이 모스크에 모여서 함께 마그리브 예배를 드리고 이프타르 식사를 하는 장관은 보지 못했지만 대신 라마단이기 때문에 주변 식당과 모스크에서 무슬림들에게 적선 차원에서 음식 교환 식권을 제공해 음식을 받아가는 풍경을 봤어요. 이 정도면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2년 동안 보지 못했던 라마단 이프타르도 봤어요. 이제 볼 만한 장면은 거의 다 봤어요. 밤을 꼬박 새고 계속 서울을 돌아다녔기 때문에 피곤했어요. 전날..

여행-서울 2022.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