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3시 15분이었어요. 한국투자증권에서 문자가 왔어요.


'이놈의 '사채 이자'는 적응 하나도 안 되네.'


사채 이자가 입금되었다는 문자였어요. LG디스플레이 회사가 발행한 채권 중 하나인 엘지디스플레이41-1 회사채 확정금리 이표채 일반사채의 2020년 11월 사채 이자가 입금되었다는 메세지였어요.


한국투자증권 사채 이자 입금


2020년 10월 29일, 장내채권에 어떤 채권이 올라와있는지 보던 중이었어요. LG디스플레이 채권 중 엘지디스플레이41-1 회사채 확정금리 이표채 일반사채가 보였어요.


"LG디스플레이면 좋은 회사잖아."


LG디스플레이는 그 분야에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도 한 번은 들어보는 회사에요. 그만큼 한국인에게 매우 친숙한 회사에요. 엘지디스플레이에서 생산하는 디스플레이 제품은 일상 생활에서 많이 접할 수 있어요. LCD, OLED, AMOLED 등 TV와 스마트폰 화면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요. '엘지디스플레이'라는 회사를 단 한 번도 못 들어봤어도 LG디스플레이 제품 자체는 매우 익숙할 거에요. 당장 전자제품 중 TV에 LG디스플레이 제품이 들어가는 것이 꽤 많으니까요.


LG디스플레이 채권 엘지디스플레이41-1 회사채 종목 정보를 봤어요. 표면이자율은 2.3090%였어요. 채권 종류는 일반사채였고, 이자지급은 확정금리 이표채였어요. 이자 지급 주기는 3개월이었고, 신용등급은 A+ 였어요. 발행일은 2019년 2월 26일이었고, 만기일은 2022년 2월 25일이었어요.


'이거 9990원에 매수 걸어볼까?'


채권 거래를 아무 것도 모르고 시작한 상태라 채권을 1만원 넘게 주고 매수한다는 게 도무지 이해 안 될 때였어요. 채권은 만기에 원금을 상환받고 이자도 받아요. 채권 기본 단위인 1주는 액면가 1000원이에요. 채권 1주를 매수하면 만기에는 원금으로 1000원을 받을 수 있어요. 딱 여기까지 이해한 상태였어요. 어떻게 해서 만기때 받을 원금보다 더 많은 돈을 주고 채권을 매수하는지 전혀 이해 못했을 때였어요.


9990원에 10주 매수 주문을 넣었어요. 걸리면 좋고 아니면 말라는 식으로 가만히 기다렸어요. 한참 기다리자 스마트폰 진동이 울렸어요.


"체결되었다!"


장내채권거래


"어? 뭐지?"


뭔가 이상했어요.


LG디스플레이 채권


"1주 체결? 1주만도 거래가 되었어?"


그동안 채권은 기본 10주 단위 체결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1주도 체결 가능했어요. 실제 체결된 것은 1주 뿐이었어요. 9990원에 10주 매수 주문을 걸어놓았기 때문에 실제 체결된 금액은 고작 999원이었어요.


엘지디스플레이41-1 채권


만기때 상환받을 금액은 총 1,005원, 세후 실수령액은 1,030원이라고 나왔어요. 이걸 만약 10주 모두 체결했다면 다음과 같았을 거에요.


엘지디스플레이41-1 확정금리 이표채 채권


1주만 매수했을 때보다 10주 매수했을 때가 수익이 훨씬 좋았어요.


장내채권 엘지디스플레이41-1 확정금리 이표채 회사채


"이건 먹고 떨어지라는 거야, 뭐야?"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어요. 체결금액 999원.


999원.


무슨 대형마트 미끼용 할인상품 999원도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디스플레이 업체 중 매우 거대한 회사인 LG디스플레이 채권이 999원. 숫자도 무지 어이없고 기분 나쁘게 만드는 숫자였어요. 1000원 딱 맞춘 것도 아니고 무슨 할인 떨이 999원이었어요. 지폐와 동전의 경계에서 딱 동전의 영역이었어요. 게다가 세후 실수령액은 1,030원. 30원 받는 거였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뭔가 아닌 거 같았어요.


블로그에 이자 6원 받았어요 글 쓰면 그것도 웃기겠다.


LG디스플레이 채권 채권 엘지디스플레이41-1 회사채 확정금리 이표채 일반사채 이자 받고 글 쓰려고 했는데 매수 금액 999원에 이자 6원이면...


장난해?


내가 나 자신을 상상해봐도 어이가 없다.


만약 LG디스플레이 채권을 999원어치 매수해서 이자 6원 받았다고 쓴 글을 본다면 일단 저부터 어이없어할 거였어요. 1원도 소중히 모으고 아껴야하는 건 맞지만 기껏 채권 이자 받았다는 글 읽는데 999원어치 매수해서 이자 6원 받았다는 내용이라면 저라도 허탈할 거에요. 게다가 999원이면 사채 이자의 소수점은 싸그리 다 날아가요. 이 때문에 10주 매수했을 때보다 수익률도 엄청나게 떨어져요. 만약 10주를 매수했다면 총 투자 수익률이 3.52%, 연리로 환산한 세후 운용 수익률은 2.66%였어요. 그러나 1주만 체결되었기 때문에 총 투자 수익률은 3.10%, 연리로 환산한 세후 운용 수익률은 2.34%였어요.


'이거 대체 누가 1주만 던진 거야?'


1주만 던졌다는 게 더 황당했어요. 999원 던진 거잖아요.


1,000원이면 회사 앞에서 '내 돈 내놔라 이놈들아'는 고사하고 아무 말 없이 두 손 내밀고 30분만 엎드려 있으면 회수되는 거 아냐?


아니, 그냥 의정부역에 엎드려서 바구니 놓고 드러누워서 엘지디스플레이 본사 갔다 올 시간만큼만 있으면 회수되는 거 아냐?


엘지디스플레이는 큰 회사. 정말 만의 만의 만의 하나, 엘지디스플레이가 채권 상환을 못 했다고 해요. 채권자들은 LG디스플레이 본사 건물로 달려가겠죠. 그런데 저는 1,000원. 엘지디스플레이 본사 가는 차비가 더 나와요. 엘지디스플레이 가야겠다고 집에서 나왔다가 어이구 다리야 하면서 의정부역에 주저앉아서 고개 숙이고 손 내밀고 LG디스플레이 본사 다녀올 시간 동안 앉아 있으면 1,000원 이상은 받을 수도 있어요.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있었어요.


이러면 LG디스플레이도 굴욕 아니야?


채권은 차용증이나 마찬가지에요. 제가 LG디스플레이 채권을 들고 있다는 것은 엘지디스플레이가 제게 돈 빌려갔다는 거에요. 그런데 빌려간 돈이 고작 1000원. 실제 원금은 999원이지만 어쨌든 공식적으로는 1000원이었어요.


그러니까 999원 없어서 내 돈 빌려간 꼴이잖아.


이렇게 생각하자 뭔가 위로가 되었어요. LG디스플레이와 제가 사이좋게 굴욕당하는 것 같았어요.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게 좋죠.


LG디스플레이 채권 1주를 갖고 있어서 LG디스플레이로부터 사채 이자가 입금되었다는 글을 쓰는 장면을 계속 상상해봤어요. 일부러 상상하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계속 떠올랐어요. 그것은 정말 아니었어요.


이때부터 매일 LG디스플레이 채권 엘지디스플레이41-1 회사채 확정금리 이표채 일반사채 매수 주문을 9990원에 9주씩 집어넣었어요. 꾸준히 집어넣고 누군가 던져주기를 바랬어요.


'이거 던지는 사람 있기는 할 건가?'


LG디스플레이 회사가 부실한 회사라면 모르겠지만 채권 만기 도래했을 때 원리상환을 못할 회사는 절대 아니었어요. 주식이라면 상당히 많은 것을 살펴보고 조사해야 해요. 하지만 채권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채권은 원리상환을 잘 할 수 있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해요. 원리상환만 잘 한다면 별로 안 좋은 가격에 매수했을 경우 끝까지 버틴다는 정신으로 만기까지 끌고가버리면 되요. 주식은 시세변동이 있기 때문에 타이밍을 잘 잡아서 매도해야 하지만, 채권은 정 안 되겠다 싶으면 만기 청산을 노려버리면 되요. 이러면 기회비용만 날아갈 뿐이거든요.


매일 엘지디스플레이41-4 채권을 9990원에 9주 매수 주문을 걸어놓았지만 체결될 것 같지 않았어요.


'10월 29일에 1주 체결된 것도 운이 좋았던 거였겠지?'


전혀 기대하지 않았어요. 욕심을 버렸어요. 엘지디스플레이41-1 채권 1주 있는 것을 나도 매도할까 고민했어요. 매일 낚시하듯 9990원에 9주 매수 주문을 넣기는 하지만 될 것 같지 않았어요.


11월 5일이었어요. 이날도 마찬가지로 LG디스플레이 채권 엘지디스플레이41-1 회사채 확정금리 이표채 일반사채 9주를 9990원에 매수를 걸어놨어요. 별 기대 안 하고 할 것 하고 있었어요. 오후 3시 30분이 되어서 증시가 마감되었을 떄 증권사 계좌를 확인해봤어요.


"어? 체결되었네?"


한국 채권 투자


엘지디스플레이41-1 채권 9주가 체결되어 있었어요.


엘지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41-1


그리고 2020년 11월 26일, 이 채권의 첫 번째 사채 이자가 입금되었어요.


LG디스플레이 채권 엘지디스플레이41-1 회사채 확정금리 이표채 일반사채 - 2020년 11월 사채 이자 입금


"뭐 두 개로 나눠져서 와?"


10월 29일에 1주 매수된 것은 이자 5원, 11월 5일에 9주 매수된 것은 이자 52원이 입금되었어요. 합치면 57원이니 금액은 같지만 무슨 스마트폰 깨진 액정도 아니고 같은 채권 이자가 따로 들어왔어요.


여기에는 이유가 있어요. 채권은 보유기간에 따른 과세가 있거든요. 중간에 매도할 경우, 발생한 이자에 대한 세금이 있기 때문이에요. 이것은 채권을 매도할 때 매도 대금을 정산받을 때 징수 후 입금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10월 29일에 매수한 1주와 11월 5일에 매수한 9주는 이번 이자를 받을 때는 세금 적용이 다른 채권이었어요. 아마 그래서 따로 들어왔을 거에요.


다음번에는 1주 매수한 것과 9주 매수한 것 둘 다 직전 이자지급일부터 다음 이자지급일까지 똑같이 들고갈 건데 둘이 합쳐져서 10주로 한 번에 들어올지 이번처럼 또 1주와 9주로 나뉘어져서 들어올지 모르겠어요.


이제 남은 기간 지급받을 LG디스플레이 채권 엘지디스플레이41-1 회사채 확정금리 이표채 일반사채 원리금은 이와 같아요.


엘지디스플레이41-1 회사채


LG디스플레이 채권 이자


참고로 2020년 11월 26일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시가 15,850원, 고가 16,200원, 저가 15,500원, 종가 15,650원이었어요. LG디스플레이 채권 엘지디스플레이41-1 회사채 확정금리 이표채 일반사채 평가금은 10,061.77원이었구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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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1.26 16:06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