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교과서는 모리타니 1학년 아랍어 교과서에요.
아랍어를 공부할 때였어요. 아랍어가 국어인 국가들을 배울 때 아랍어가 국어로 지정되어 있는 아랍연맹 22개국을 배웠어요. 아랍연맹 22개국 중에는 진짜 아랍어를 많이 사용하는 국가도 있지만, 아랍어가 국어이근 하나 다른 언어가 훨씬 더 많이 사용되는 국가도 있어요. 그리고 아랍어가 국어로 지정되어 있지만 아랍연맹 22개국이 아니라 아랍어를 배울 때 아랍어가 국어인 국가로 배우지 않는 국가도 있어요.
아랍어가 국어인 국가들 중 가장 서쪽에 위치한 나라는 바로 모리타니에요. 모리타니는 아랍국가이기는 하지만, 지리적으로 보면 하얀 피부의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아프리카 북부 지중해 연안의 '화이트 아프리카'가 아니라 검은 피부의 블랙 아프리카에 속하는 국가에요.
모리타니는 아랍어가 국어로 지정되어 있고, 아랍어 방언도 존재해요. 모리타니 아랍어 방언은 아랍어 방언 구분에서도 따로 구분해요. 모리타니에서 사용하는 방언은 '핫사니야 방언'으로 분류해요. 모리타니에서 사용하는 아랍어 방언은 마그리브 방언이 아니에요. 지리적으로 모로코 - 정확히는 서사하라, 알제리와 국경을 접하고 있지만, 국경 지대가 사하라 사막이에요. 그래서 지중해 연안 아랍 국가 - 화이트 아프리카와는 지리적으로 사실상 단절되어 있다시피 해요. 이 때문에 아랍어 방언도 튀니지, 알제리, 모로코에서 사용하는 마그리브 방언과 다른 핫사니야 방언을 사용해요. 핫사니야 방언은 진정한 아프리카의 방언이라고 할 수 있어요.
모리타니가 한국, 한국인과 관계가 정말 별로 없을 것 같지만, 은근히 관계가 있어요. 우리 생활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곳이기도 해요. 모리타니에서 활동하는 우리나라 원양어선들이 있거든요. 이렇게 모리타니 바다에서 잡아서 우리의 식탁 위로 올라오는 생선 중에서 대표적인 생선으로는 갈치가 있어요. 한때 모리타니 갈치가 우리나라에 꽤 수입된 적 있어요. 그리고 문어도 수입되고 있어요. 갈치, 문어는 모리타니, 세네갈, 모로코산이 우리나라에 수입중이에요. 그래서 '모리타니'라는 국가는 몰라도 모리타니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접한 사람들이 상당히 많아요.
'인터넷에 모리타니 교과서는 없겠지?'
예전에 모리타니 교과서를 찾아본 적이 있었어요. 그 당시에는 당연히 모리타니 아랍어 교과서를 인터넷으로 구할 길이 없었어요. 돈 주고 사려고 해도 없었어요. 모리타니 아랍어 교과서가 인터넷 서점에서 판매중일 리 없었어요.
그래서 간간이 모리타니 아랍어 교과서를 인터넷으로 찾아봤지만 당연히 그때마다 실패했어요. 이런 나라는 교과서가 있는지 조차 의문이었어요. 실제로 잘 살지 못 하는 국가들은 정해진 교과서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거든요. 외국에서 지원해주는 교재나 외국에서 제작한 교재를 교과서로 쓰는 경우도 상당히 많아요. 모리타니에 국어인 아랍어 교과서가 없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전혀 없었어요.
2025년 2월 2일 새벽이었어요. 갑자기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이유를 몰라요. 갑자기 인터넷으로 모리타니 교과서를 검색해봤어요.
"뭐야? 교과서가 있어?"
황당하게도 모리타니의 초등학교 아랍어 과목 교과서를 구했어요. 인터넷에 있었어요. 물론 모리타니 아랍어 교과서를 인터넷에 검색해본 것은 몇 년 전에 마지막이었어요. 이후 한동안 외국어 학습 자체에 관심이 없었거든요. 이사하면서 짐을 꾸릴 때 모든 책을 다 박스에 집어넣었고, 이사 와서 그 책 박스들을 아예 뜯지도 않고 그대로 쌓아놓고 있었어요. 이와 동시에 외국어 학습 자체에 대한 관심도 없어졌구요.
그게 2021년 연말의 일이었어요. 그때부터 모리타니 아랍어 교과서 같은 것은 찾아볼 생각도 안 했어요. 그런데 3년 넘게 흐른 후인 2025년 2월 2일에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매우 쉽게 구할 수 있었어요.
'이것부터 부지런히 봐야겠다.'
모리타니 교과서는 예전부터 만약 구할 수 있다면 반드시 구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구한다면 꼭 읽어보고 싶었어요. 일반적인 '아랍 국가'가 아니라 진짜로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국가이면서 아랍 국가인 국가가 바로 모리타니였기 때문이었어요.
모리타니의 초등학교 1학년 아랍어 과목 교과서 지문들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볼 수 있어요.
모리타니 초등학교 1학년 아랍어 교과서는 아래와 같이 생겼어요.
모리타니 초등학교 1학년 아랍어 교과서는 맨 위의 정식 국명부터 독특한 점이 있어요. 정식 국명을 보면 아랍어로 الجمهورية الإسلامية الموريتانية 라고 적혀 있어요. 여기에서 الجمهوريّة 의 모음 기호대로 읽으면 al-jamhu:ri:yatu 에요. 이 단어의 뜻은 '공화국'이라는 뜻이에요. 보통 이 단어는 jumhu:ri:ya '줌후리야'라고 많이 읽어요. 하지만 모리타니 교과서를 보면 국명에 나와 있는 '공화국'이 '알-줌후리야투'가 아니라 '알-잠후리야투'에요.
이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에요. 사전을 보면 الجمهوريّة 는 '알-줌후리야투'라고 읽을 수도 있고, '알-잠후리야투'라고 읽을 수도 있다고 나와 있어요. 대체로, 그리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알-줌후리야투'라고 읽지만, 모리타니에서는 '알-잠후리야투'라고 읽어요.
이는 교과서 맨 앞에만 이렇게 나와 있지 않아요. 교과서 본문에서도 일관되게 '알-잠후리야투'라고 나와요.
제가 갖고 있는 모리타니 초등학교 1학년 아랍어 교과서는 2023년에 출판된 아랍어 교과서에요.
그 다음에는 위와 같이 서문이 나와요.
그 다음에는 위와 같이 목차가 나와요.
목차 다음부터 본문이 시작되요.
모리타니 초등학교 1학년 아랍어 과목 교과서는 총 3단원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1단원의 주제는 가족, 2단원의 주제는 학교, 3단원의 주제는 바른 삶이에요.
모리타니 초등학교 1학년 아랍어 과목 교과서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바로 글자 배우기에요. 아랍어 아브자드 문자를 모두 익히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1학년 전체 기간 동안 글자를 익혀나가요.
위와 같이 글자를 배우고 연습하는 내용이 이 책 전체에 걸쳐 있어요. 여기에서 특징은 아랍어 아브자드 문자는 함자에서 시작해서 y에 해당하는 문자로 끝나지만, 이 교과서에서는 b에 해당하는 문자로 시작해서 순서대로 배운 후, 가장 마지막에 함자를 배워요. 이렇게 배우는 이유는 함자의 받침도 함께 배우기 때문이에요.
함자의 받침 법칙이 어려운 것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아랍 문자를 배울 때는 아랍 문자에 독립형, 어두형, 어중형, 어말형이 있다는 것부터 익혀야 해요. 아랍 문자에 독립형, 어두형, 어중형, 어말형이 있는 것을 익히지 않았는데 처음부터 함자의 받침 법칙을 가르치는 건 문제가 있어요. 그래서 함자를 제일 마지막에 배우도록 구성한 것일 거에요.
이 교과서는 각 글자마다 발견-학습-활용-듣기-발음-읽기 순으로 학습하도록 되어 있어요.
모리타니 초등학교 1학년 아랍어 과목 교과서 삽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피부가 검은 아랍인들이 거의 전부에요. 모리타니는 피부가 검은 아랍인들이 사는 국가이거든요. 피부가 검은 아랍인이 교과서에 등장하는 인물 삽화의 거의 전부인 점도 모리타니 아랍어 과목 교과서의 특징이에요.
모리타니 초등학교 1학년 아랍어 과목 교과서의 난이도는 쉽지 않아요. 가장 큰 이유는 '읽기' 지문이 시가 많아요. 읽고 해석할 때는 산문이 시보다 훨씬 쉬워요. 시는 외국인이 읽을 때 진짜 어려워요.
예를 들어서 아래 지문이 하나의 지문이에요. 이 지문은 시에요.
아랍어를 몰라도 대충 6문장이나 12문장이라고 찍을 수 있어요. 실제로는 6문장이에요. 그렇지만 어떻게 6문장인지는 눈으로 봤을 때와 달라요.
이래서 6문장이거든요. 문장만 잘 보면 쉬운 시에요. 도치 같은 게 없어요. 아랍어를 아는 사람이라면 쭉 읽으며 문장을 잘 끊어서 쉽게 읽겠지만, 아랍어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각 행으로 끊어 읽고 시를 직역하려고 해서 꽤 어려워져요.
모리타니 초등학교 1학년 아랍어 과목 교과서는 아랍어가 원어민인 사람이라면 쉬울 거에요. 하지만 아랍어를 학습하고 있는 아랍어가 모어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하나도 안 쉬워요.
모리타니 초등학교 1학년 아랍어 과목 교과서는 아랍어를 학습하는 외국인 관점에서 본다면 지문이 너무 짧고, 읽을 만한 길이가 되는 지문은 운문이라서 재미있는 책은 아니에요. 이 책을 보는 재미라면 삽화가 흔히 상상하는 아랍에 대한 이미지와 조금 다르다는 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