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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27

복습의 시간 - 26 중국 실크로드 카스 구시가지

작렬하는 태양. 길은 외줄기. 그냥 앞으로 걸어갔어요. 그래, 너희도 더운데 욕 본다. 못 걸을 정도로 덥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더웠어요. 저도, 친구도 외국에서 끔찍한 더위를 겪어본 경험이 있었지만 더운 것은 더운 것이었어요. 저 석상이 얼마나 뜨겁게 달구어져 있을까? 특별히 신기하거나 인상적이라는 생각이 들기 보다는 저 석상이 어마어마하게 뜨겁게 달구어져 있을 거라는 생각만 들었어요. 저 석상은 다리 입구에 서 있었어요. 구시가지가 가까워져 간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어요. "우리 여기에서 잘까?""우리 모기한테 죽게 뜯길 걸? 이제 말라리아 걸리겠다.""여기도 말라리아 있어?""그건 모르겠다. 그런데 모기는 엄청 많을 거야." 제가 말라리아 이야기를 하자 친구가 순간 놀랐어요. 이곳에 말라리아가 있는..

복습의 시간 - 25 중국 카스 중앙아시아 국제 무역 바자르

드디어 카스. 기차에서 내려서 위구르인 여자들과 연락처를 교환했어요. 위구르인 여자들과는 가는 길이 달랐어요. 이들은 카슈가르 인근 마을로 간다고 했고, 저와 친구는 카슈가르 시내로 들어가야 했어요. 위구르인 여자들은 먼저 역에서 나갔고, 저와 친구는 햇살이 내리쬐는 카슈가르 기차역을 바라보았어요. 이거 할 만하지 않은데? 17시간의 중국 기차 좌석칸 이동. 이제 기차에서 탈출했다는 해방감이 몰려왔어요. 왜 내가 멀쩡한 내 돈 내고 감방 같은 기차에 17시간이나 갇혀 있어야 했지? 장거리 기차 여행의 로망? 개나 주라고 하세요. 이따위 경험은 한 번 해보는 것으로 충분했어요? 그냥 이런 경험은 안 하는 것이 좋은 것이었어요. 위구르인 친구를 만난 좋은 시간이 아니라 그나마라도 없었으면 생지옥이었을 거에요..

복습의 시간 - 24 중국 우루무치 - 카슈가르 지옥의 기차 좌석칸

버스가 우루무치 남역에 도착하자마자 버스에 있던 사람들이 우루루 버스에서 내렸어요. '이제 우루무치를 떠나는구나.' 아쉬운 마음은 없었어요. 우루무치에서 미라를 못 보기는 했지만, 예상보다 재미있게 시간을 잘 보냈어요. 이것저것 본 것도 많았고, 친구와 모처럼 재미있게 잘 놀았어요. 특별히 위험한 일을 겪지도 않았어요. 카자흐인이 친구에게 갑자기 시비를 걸었던 일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은 그냥 하나의 해프닝이라 생각하고 넘어가도 될 일이었어요. 예약한 숙소가 제멋대로 예약취소되어 있기는 했지만, 어떻게 그보다 더 저렴한 숙소를 찾아서 예약했어요. 특별히 굶주리며 다니지도 않았어요. 특별히 불만을 가질 부분이 하나도 없었어요. "오늘부터 진짜 고난의 시작이야.""그래도 앉아서 가는데 뭐 힘들다구.""어디 ..

복습의 시간 - 23 중국 신장 웨이우얼 자치구 우루무치 인민공원

"여기 왜 이렇게 볼 게 없지?""진짜 볼 거 없다. 덥기만 엄청 덥고." 시장 구경은 금방 끝나버렸어요. 시장 구경을 하며 이것저것 길거리 음식도 사먹고 구경도 하려고 하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어요. 말린 도마뱀을 본 것이 수확이라면 수확. 그 외에는 그 어떤 수확도 없었어요. 왕대추를 많이 팔고 있고, 건포도가 수북히 쌓여 있다는 것 뿐이었어요. 이 시장에 제대로 돌아가는 시장인지조차 의문이었어요. 시장을 돌아다니는 사람이 정말 없었거든요. "이제 홍산공원이나 갈까?""응. 그러든가." 어디 적당히 앉아서 쉴 만한 곳이 없나 살펴보았어요. 마땅히 쉴 곳이 없었어요. 찻집이나 카페가 있으면 들어가서 앉아서 쉬고 싶었어요. 친구 핸드폰도 충전시키구요. 하지만 마땅히 그럴만한 곳이 보이지 않았어요. 바닥에..

복습의 시간 - 22 중국 우루무치 홍산 건과일 시장 Hongshan Dried Fruit Market

2016년 6월 1일 아침 8시. 우루무치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아침. 눈을 떴어요. 너무 졸렸어요. 굳이 아침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었어요. 일정이라고는 박물관 가서 미라 보는 것 뿐이었어요. 저녁 기차였기 때문에 열심히 돌아다니며 땀을 흘리고 싶지 않았어요. 땀에 절은 몸은 기차 안에서 못 씻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거든요. 다음날 밤은 카슈가르 안 어딘가에 텐트를 치고 자기로 했기 때문에 이틀 연속으로 샤워를 할 수 없었어요. 다시 눈을 감고 잤어요. 짐을 쌀 것도 없었어요. 전선과 전자기기만 잘 챙겨서 나가면 끝이었어요. 이틀밤을 한 방에서 머물렀다면 짐을 어느 정도 풀렀겠지만, 이틀을 다른 방에서 잤어요. 덕분에 짐을 다 풀지 않았어요. 짐이랄 것 자체가 별로 없기는 했지만요. 그저 신경이 조금 쓰..

복습의 시간 - 21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 홍산공원

도로로 나오자마자 눈에 확 들어온 것은 굴절 버스였어요. '저거 예전에 탔었는데!' 굴절 버스를 보자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굴절 버스를 처음 탔던 때가 떠올랐어요. 우리나라도 굴절 버스가 운행되었던 적이 있어요. 지금은 261번으로 바뀐 서울 시내버스 48번 노선에 굴절 버스가 투입된 적이 있었어요. 외대 갈 일이 있어서 갔다가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데 굴절 버스가 나타나서 신기해하며 탔어요. 괜히 굴절 버스니까 이왕이면 역방향으로 앉아서 가보자고 뒷편 차량 역방향 좌석에 앉았는데, 정말로 어지러웠어요. 여의도 U턴할 때에는 이게 제대로 U턴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었지만 멋지게 U턴하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어요. 그러나 아쉽게도 지금은 볼 수 없는 버스가 되어버렸어요. 이 버스에는..

복습의 시간 - 20 중국 우루무치 샨시 라오팡 모스크 Shanxi laofang mosque

옥 시장 주변에는 아까 걸어오며 본 것과 마찬가지로 또 시장이 있었어요. 이것은 냄비를 판다는 것일까, 견과류를 판다는 것일까? 커다란 냄비 안에 견과류가 수북히 들어 있었어요. 저것은 한 가족이 퍼먹는다고 해도 다 먹기에는 무리인 양이었어요. 사람 입맛이라는 것이 어렸을 적부터 많이 먹어온 것에 적응되는 것이라고 하지만, 저것을 다 먹으려면 분명히 견과류만 퍼먹어야 했어요. 어떻게 보면 요리 같기도 한데, 이 가게 분위기로 보아서는 절대 요리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단순히 냄비만 파는 가게라고 한다면 이번에는 왜 저렇게 견과류를 채워놓았는지가 의문이었어요. 냄비를 파는 것인지, 요리를 파는 것인지 매우 궁금했지만 일단은 그냥 지나쳐갔어요. 폴로를 팔고 있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가격을 물어보았어요..

복습의 시간 - 19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우루무치 옥 시장

시장 건물에서 나와 다시 북적거리는 좁은 길로 들어갔어요. 길 또한 시장이었어요. 식당에서는 열심히 위구르 기름밥인 폴로를 만들고 있었어요. 보통 기름지니까 위구르 볶음밥이라고 많이 하고 그냥 위구르식 차오판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정확히 말해서 이 폴로는 볶음밥이 아니에요. 재료에 당근, 고기를 볶다가 쌀을 붓고 물을 부은 후 끓여주다가 뚜껑을 덮고 뜸을 지어서 밥을 지어요. 밥을 볶는 과정은 아예 없어요. 볶은 재료를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쌀을 붓고 밥을 짓는다고 생각하면 되요. 그래서 가정에서는 전기 밥솥 가지고 만들기도 해요. 전기 밥솥으로 만드는 법을 들은 적은 있는데, 정확히 어떻게 하는 것인지는 저도 잊어버렸어요. 중요한 것은 결과물은 볶음밥 같아보이지만 정작 분류하면 볶음밥처럼 밥을 ..

복습의 시간 - 18 중국 우루무치 신장 국제 대바자르 新疆国际大巴扎

친구와 제가 '따바자'라고 생각했던 곳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확 들어온 것은 바로 이것이었어요. 아까 보았던 수박 자르던 무시무시한 칼에 이어 나타난 살벌한 칼. 상품으로 전시되어 있는 칼은 단도였어요. 모양 자체가 찌르기도 좋고 베기도 좋게 생겼어요. "이거 하나 살까?""너 맥가이버칼 투르판에서 빼앗겼잖아. 저거 또 빼앗기게?" 친구가 칼을 보더니 바로 마음을 빼앗겼어요. 문제는 이 칼을 어떻게 들고 가느냐였어요. 우리나라 입국시 도검류는 일단 칼날 길이가 15cm 가 넘으면 통관되지 않고, 15cm 미만이라도 흉기로 사용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압수되요. 칼날 길이가 15cm 미만일 경우 우리나라 공항에서 압수당할지 안 당할지는 정확히 뭐라 할 수가 없어요. 그냥 웬만하면 칼은 사오지 말라고 할 뿐이거..

[중국 여행] 복습의 시간 - 16 중국 우루무치 남역 乌鲁木齐南站

우루무치 남역은 제가 탄 기차의 종점. 사람들이 여기에서 우루루 다 내렸어요. '어떻게 기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이 죄다 한족이냐?' 그때 문득 우루무치에서 친구가 이야기해준 것이 생각났어요. 중국 정부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를 한족화시키기 위해 어마어마한 인구를 이쪽으로 이주시키고 있다고 했어요. 신장 위구르 자치구는 천산산맥을 경계로 크게 남쪽 타림 분지와 북쪽 준가리아로 분류하는데, 원래 타림 분지에는 위구르인들이 많이 몰려 살았고, 준가리아에는 한족 및 회족 비율이 타림 분지보다 높았어요. 준가리아는 몽골족 일파인 준가르족이 살던 영토였지만 청나라 건륭제가 준가르족을 끝없는 학살로 멸종시킨 후, 튀르크 민족에 속하는 위구르인, 카자흐인 등이 이쪽으로 많이 넘어왔어요. 그렇다고 해서 준가리아에 준가르족만..

복습의 시간 - 15 중국 투르판 동대사 (셰르키 총 모스크 吐鲁番東大寺)

왔던 길을 그대로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어요. "야, 너 사진찍고 싶다고 했던 포도밭이다!" 포도밭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담장이 포도밭을 둘러싸고 있었어요. 그러나 밖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어요. 친구가 투르판에 가서 하자고 했던 것 중 하나가 기차역에서 투르판까지 걸어가며 포도밭에서 사진을 찍자는 것. 드넓은 포도밭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이것은 엄연한 포도밭. 규모가 작아도 포도밭은 포도밭이니 여기 사진을 찍으면 친구가 투르판에서 하고 싶다고 한 것을 하는 셈이었어요.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난다. 이것은 구운 고기 냄새다. 양꼬치를 굽는 가게가 보였어요. 이 지역에서 분명히 발에 채이도록 많이 보여야할 것이 양꼬치인데 계속 양꼬치 굽는 것을 보지 못해 의아해하던 참이었어요. "우리 양꼬치 먹고 갈까?..

복습의 시간 - 14 중국 투르판 카레즈 민속원

영 가기 싫어하는 눈치인 친구를 데리고 뒷편으로 넘어가는 길로 갔어요. 뒷편으로 넘어가자 뒷편이 바로 제대로 된 이 모스크의 입구였어요. 입구 옆에는 건물 하나가 있었어요. 예배당은 아니었어요. 건물 앞에서 요리사 복장을 입은 남자가 서 있었고, 할머니들이 그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어요. 종교 시설이라고 보고 알 수 있는 것이라고는 입구 뿐이었어요. '여기 원래 식당인가?' 아무리 보아도 모스크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예전에는 모스크였지만 지금은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건물일 수도 있었어요. 종교 탄압이 이루어지는 곳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장면 중 하나가 바로 종교 시설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 뒷편이 보수공사중인 이유는 여기를 식당으로 개조하기 위해서인가? 이 또한 충분히 가능한 것이었어요. 여기..

복습의 시간 - 13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투루판 구시가지

할아버지께서 알려주신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난을 구워서 파는 가게가 보였어요. "안녕하세요." 우즈베키스탄에서 너무나 많이 보았던 그 모습이었어요. 그 논 굽는 모습을 여기에서 다시 보니 너무 반가웠어요. 논이 나오는 시간에 맞추어서 가면 갓 나와서 만지지도 못할 정도로 뜨거운 논을 구입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뜨거운 논을 사와서 집에서 주식으로도 먹고, 간식으로 뜯어먹기도 했어요. 우즈베키스탄에 있었을 때 논 때문에 여러 일을 겪기도 했어요. 우즈베크인이든 다른 민족이든 외국인이든 논은 논 만드는 사람인 논보이 nonvoy 는 그냥 이웃 같은 존재였어요. 위구르의 난은 제가 먹던 타슈켄트의 논보다 크고 얇았어요. 물론 우즈베키스탄에도 저것과 비슷한 크고 넓적한 논이 있기는 해요. 그러나 타슈켄트 및 사마..

중국 투루판 관광지 입장료 정리

예전에는 중국 물가가 저렴했다고 하지만, 이제는 또 그렇게 많이 저렴하지도 않아요. 일단 위안화 가치가 많이 올랐거든요. 예전 1위안이 150원 하던 시절에는 한국인이 느끼기에 물가가 상당히 저렴했겠지만, 이제 1위안이 170~180원 하기 때문에 그냥 조금 저렴하다고 느껴지는 수준이에요. 특히 관광지 입장료는 상당히 비싼 편이에요. 아래 사진은 투루판 관광지 입장 요금 목록이에요. 2016년 5월 30일에 촬영한 것이에요. 이 입장료들을 하나씩 보면 다음과 같아요. 葡萄沟景区 Grape Valley Scenic Spot 75위안交河故城 Jiaohe ancient City 70위안 (교학고성)高昌故城 Gao chang ancient City 70위안 (고창고성)苏公塔, 郡王府 Sugong Tower, M..

복습의 시간 - 11 중국 기차로 신장 위구르 자치구 들어가기

창밖 풍경 사진을 찍울 수 없게 되자 심심했어요. 친구는 한족 청년들과 계속 잡담을 하고 있었어요. 저녁으로 라면과 아까 란저우역에서 구입한 빵을 먹고 나니 진짜로 할 일이 없어져 버렸어요. 노트북을 꺼내서 여행기를 쓸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귀찮았어요. 하루종일 객실에 갇혀 있다 보니 아주 빠르게 폐인이 되어가고 있었어요. 만사 귀찮고 할 것은 없었어요. 다시 자리에 드러누웠어요. 눈을 뜨니 깜깜했어요. "이제 일어났냐? 나 심심해서 혼났잖아.""뭐가 또 심심해? 중국애들이랑 잘 놀더만.""중국어로 하루 종일 대화하니까 머리 엄청 아파서 나중에 그냥 멍때리고 있었어." 자고 일어났더니 친구가 제가 자서 엄청 심심했다고 툴툴대었어요. 뭘 그거 가지고 궁시렁거리나 하며 침대에 앉았어요. "너 이제 어떻게 잘래..

복습의 시간 - 10 중국 중부를 관통해 서부로 가는 중국 침대칸 기차 24시간

오늘은 일정이랄 것조차 없는 날. 그냥 하루 종일 기차 안에 있기만 해야 하는 날이었어요. 기차에서 하루를 다 보내고, 다음날 아침이 되어야 투루판에 도착이었거든요. 이런 여유는 여행 말기에 한 번 가지는 것이 좋은데, 여행 일정을 보면 정작 여행 말기에는 상당한 강행군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나마 한숨 돌릴 만한 부분이라면 시안에서의 3일. 이때는 한국에서 다른 친구가 와서 잠시 같이 놀기로 했어요. '여행 기록부터 어떻게 해결해야겠다.' 기차에서 할 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어요. 이럴 줄 알고 한국에서 태국 가이드북도 들고왔거든요. 기차 타기까지의 일정을 다 정리해서 기록한 후, 태국 여행기를 조금 쓸 생각이었어요. 당장 이 중국 여행만 해도 20박 21일의 긴 여행. 이거 여행기로 쓰려면 하루에..

복습의 시간 - 09 중국 상하이역 기차 탑승 전투

오후 5시 10분. 상하이역 광장에 섰어요. "추석, 설날때는 사람이 하도 많아서 이 광장 넘어서 저 광장 입구 너머까지 사람들이 줄 서 있어." 아직 역 입구까지 가지도 못했는데 친구는 명절때가 되면 이쪽에 사람이 꽉 들어차다못해 광장 밖까지 온통 사람이라고 말했어요. 지금 제 눈 앞에 펼쳐진 모습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한산한 모습. 명절때 기차역 전쟁터인 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여기는 오죽할까 싶었어요. 상하이 인구는 2400만명. 여기에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 농민공들까지 합치면 아마 더 많을 거에요. 이들이 귀향한다고 하면 그야말로 어마어마할 거에요. 역 앞에는 사람들을 줄서게 만들기 위한 줄이 쳐져 있었어요. 줄을 따라 역 건물을 향해 걸어갔어요. "여권이랑 기차표 꺼내." 기..

중국 아이스크림 光明 白雪冰砖

중국 상하이에 갔을 때였어요. 친구와 길을 걷는데 너무 날씨가 무더워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어요. "너 진짜 맛있는 아이스크림 먹어볼래?""무슨 아이스크림?""이거 비싼 거 아니야. 그런데 맛 엄청 좋아!" 친구는 가게를 돌아다니며 아이스크림이 들어 있는 냉장고를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어요. "여기 있다!" 친구가 고른 아이스크림은 바로 光明 白雪冰砖 라는 아이스크림이었어요. 이 아이스크림은 비닐을 벗겨서 베어먹는 아이스크림이에요. 손잡이 같은 것은 없어요. 모양은 정말 투박하게 생겼어요. 그리고 후다닥 먹기 시작해야 한답니다. 그 어떤 손잡이도 없고, 봉지가 특별한 포장도 아니라 녹기 시작하면 정말 대책없거든요. 맛은 짝퉁 '와' 같은 느낌이에요. 깔끔한 바닐라 맛이에요. '와' 처럼 사각거리는 느낌은..

복습의 시간 - 08 중국 상하이 짝퉁 시장 - 난징시루 한성시장 韩城服饰礼品广场

"야, 비온다!" 2016년 5월 28일. 친구의 외침에 일어났어요. 눈을 간신히 뜨고 창밖을 내다보았어요. 비가 좍좍 퍼붓고 있었어요. 전날 비가 내릴 듯 말 듯 하더니 결국 이제 신나게 내리는 중이었어요. 창밖을 보니 기분이 심란해졌어요. 신장-위구르 지역은 건조기후지역이라 당연히 우산을 안 들고 왔어요. 여행 처음부터 시련의 연속이었어요. 전날 경비를 많이 절약했다고 좋아했는데 이번에는 날씨가 돈을 쓰게 만들려 했어요. "비 내리는 것 좀 보자." 다시 눈을 감았어요. 비가 내리고 말고는 둘째치고 너무 졸렸어요. 공항에서 조금 자고, 숙소 돌아와서는 여행 일정 세운다고 새벽 늦게서야 잤어요. 전날 많이 걸었다고 특별히 피곤하지는 않았어요. 그저 잠을 잔 시간이 너무 적어서 졸릴 뿐이었어요. 친구는 ..

공차 대표메뉴 블랙밀크티+펄 - 중국에서 맛본 밀크티와 비교

밀크티를 처음 맛본 것은 타이완 여행을 갔을 때였어요. 그때 그 유명한 화장품 밀크티를 마시고 밀크티의 맛을 알게 되었어요. 그 달콤하면서 쓴맛이 있는 듯 말 듯 한 맛, 그리고 향기. 너무 맛있어서 이런 것은 왜 한국에서 안 팔까 궁금해했어요. 그러다 한국에서 공차에 가면 밀크티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공차에서 밀크티를 마셔보았어요. 매우 맛있었어요. 단지 가격이 저렴하지 않아서 자주 사서 못 마실 뿐이었어요. 이후 알리티로 이어진 밀크티 마셔보기. 말레이시아 여행 갔을 때 밀크티만 마구 구입하자 친구가 황당해했어요. 밀크티가 그렇게 맛있냐고요. 저는 당당히 대답했어요. 응. 너무 맛있어. 이거 완전 중독성이야. 그러나 말레이시아에서 구입한 밀크티의 숫자는 유한하고, 저의 밀크티에 대한 ..

복습의 시간 - 07 중국제 안마기 구입, 그리고 여행 계획 완성하기

비가 제대로 내릴 것 같아서 친구와 열심히 발발발발 걸어갔어요. 비는 올 것 같으면서 안 왔고, 안 오는 것 같으면서 오고 있었어요. 이제 비가 안 내리겠다 싶으면 얼굴로 차가운 물방울이 하나 뚝 떨어졌어요. 빗방울을 얼굴에 맞고 빨리 숙소에 가야겠다고 열심히 걸으면 또 언제 그랬냐는듯 비가 내리지 않았어요. 그렇게 빨리 걷다 천천히 걷다를 반복하며 걸어갔어요. "우리 물 사야하지 않을까?" 호텔로 돌아가서 마실 물은 하나 사서 가야 했어요. 마침 친구는 화장실을 잠시 다녀오고 싶다고 했어요. 주변을 둘러보았어요. 공공화장실은 보이지 않았어요. 육교를 건너자 테스코가 보였어요. 테스코에는 화장실이 있겠지? 친구에게 이 나라도 화장실에서 돈 받거나, 아예 빌려주는 것을 안 하냐고 물어보자 그런 건 없다고 ..

복습의 시간 - 06 중국 상하이 난징동루, 와이탄

"어디 갈 건데?""그래도 상하이 왔으면 난징동루랑 동방명주는 봐야지." 친구가 앞장서서 걸어가기 시작했어요. 저는 친구 뒤를 졸졸 따라갔어요. "여기 진짜 번화한 곳이구나!" 입이 쩌억 벌어졌어요.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에 대해 많이 읽고 듣기는 했어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고, 건설 경기 일으키기 위해 건물을 엄청나게 짓고 있다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었어요. 중국이 여전히 세계의 공장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제 단순히 저가 생산만 해대는 나라가 아니라 엄청난 고급 제품 소비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 또한 들어서 알고 있었어요. 이 모든 것은 다 직접 본 것이 아니라 듣고 읽어서 안 것이었어요. 딱 백문이 불여일견이었어요. 이 정도 번화한 곳이 있다면 대체 우리나라로 쇼핑 관광을 왜 오..

복습의 시간 - 05 중국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밥을 먹자마자 가장 먼저 간 곳은 바로 중국은행이었어요. 제가 친구에게 공금으로 건넨 돈은 3300위안. 이 돈을 친구의 중국 은행 계좌에 집어넣어야 했어요. 제가 들고 다니든, 친구가 들고 다니든 이렇게 큰 돈을 들고 다니는 것은 그리 좋지 않았거든요. 식당에서 멀지 않은 곳에 중국은행이 있었어요. 친구는 제 돈을 입금하러 들어갔어요. 잠시 후. 친구가 은행에서 나오더니 제게 OK 싸인을 보냈어요. 중국에 위폐가 많다고 하던데, 제가 들고온 돈에는 위폐가 단 한 장도 없었어요. 밥을 먹었으니 이제 소화도 시킬 겸 해서 그냥 발 가는대로 걷기 시작했어요. 허름한 아파트. 이런 허름한 아파트를 보며 제가 중국에 왔다는 사실이 더욱 강하게 느껴졌어요. 한국의 오래된 아파트와는 다른 모습이었어요. 왠지 창문이..

복습의 시간 - 04 중국 상하이에서 먹은 라즈지 辣子鸡

이번 제 좌석은 비행기 가운데 좌석 중 오른쪽 복도쪽 좌석이었어요. 비행기 좌석은 만석이었어요. 비수기라서 자리가 널널할줄 알았는데 전혀 널널하지 않았어요. 5월 27일이면 중학생 및 고등학생들은 기말고사가 한 달 정도 남은 시기. 그리고 대학생들에게는 기말고사가 슬슬 다가올 때였어요. 학원에서 일할 때 5월 27일이면 슬슬 기말고사 준비 어찌 해야 하나 말이 나올 때이고, 대학교 다닐 때 5월 27일이면 과제 하느라 정신없던 시기. 이런 경험으로 이 시기에는 사람이 별로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중국 상하이행 비행기는 예외였어요. 비행기를 타자마자 스튜어디스가 입국카드를 나누어주었어요. 입국카드를 쓰는 것은 어렵지 않았어요. 입국 카드 작성시 주의할 것을 굳이 하나 꼽아보자면 입국 카드에 비자 번호 및 비..

중국 밀크티 체인점 코코나이차 CoCo奶茶

중국 여행하며 가장 좋았던 점 중 하나는 바로 밀크티가 매우 저렴하다는 것이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비싼 음료인데, 중국에서는 흔하고 저렴하더라구요. 이번에 소개할 곳은 밀크티 체인점인 코코나이차에요. 상하이에는 여러 군데가 있어서 며칠 있지도 않은 상하이에서 여러 번 사서 마셨어요. 그런데 서쪽으로 가니 보이지 않더라구요. 신장-위구르 자치구역 여행하며 가장 그리웠던 것이 바로 이 코코나이차 밀크티였어요. 이것이 코코나이차 메뉴들이에요. 여기에서 가장 무난한 것은 바로 쩐주나이차 및 뿌띵나이차에요. 쩐쭈나이차는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파는 것이고, 뿌띵나이차는 코코팜 속 젤리가 들어 있는 나이차에요. 젤리를 씹어보면 어떤 것은 부드럽게 잘 베이고, 어떤 것은 씹다보면 코코팜 젤리처럼 쫀득해져요. 가격..

중국 입국카드 작성 방법

중국에 입국할 때 입국카드를 작성해야 해요. 중국 입국 카드 작성하는 방법은 그렇게 어렵지 않지만, 처음 이런 것을 작성하시는 분들은 약간 당황하실 수도 있어요. 중국 입국 카드는 중국어와 영어로 병기되어 있고, 영어로 작성해도 아무 문제가 없답니다. 입국 카드를 쓸 때 주의할 점은 반드시 이름을 여권에 적혀 있는 것과 똑같이 적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비공식적인 상황에서 본인 이름의 영어식 표기는 마음대로 바꿀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유' 같은 경우, 필요에 따라 'Yu' 라고 적을 수도 있고, 'You' 라고 적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공식적 상황에서는 반드시 여권에 적힌 영문 이름을 그대로 적어주어야 한답니다. 1. Family name : 성 (여권을 베낄 것)2. Given name : 이름 (..

여행 Tip 2016.06.24

복습의 시간 - 01 너덜너덜 누더기 중국 여행 계획

"티벳 안 가. 위구르라면 몰라도." 티베트는 가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티베트인 시짱은 원래 궁금한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들의 삶이 궁금하지도 않았고, 신기해보이지도 않았어요. 만약 제가 티베트를 간다면 그 이유는 고지대에 가기 때문인데, 그런 경험이라면 비록 지진의 위험이 있기는 했지만 네팔도 있었어요. 그렇다고 해서 티베트인들의 삶과 문화, 언어에 큰 흥미를 느끼는 것도 아니었어요. 누가 공짜로 보내준다고 하면 가겠지만, 제 돈 들여서 가고 싶은 나라는 절대 아니었어요. 신장-위구르 자치지역이라면 살짝 가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신장-위구르 지역만 간다면 실크로드 완주. 단순히 실크로드 완주 정도가 아니라 유라시아 대륙 횡단이었어요. 대서양에서 광활한 태평양까지 쭉 달리는 것이었어요...

복습의 시간 - 프롤로그 (중국 신장 위구르 및 실크로드 여행)

"내가 중국은 절대 안 간다." 자금성이고 만리장성이고 진시황릉이고 전혀 관심없었어요. 관심을 가질 것이 아무 것도 없었어요. 왜 가야하는지 그 어떤 이유도 찾지 못했어요. 저의 여행 목표에 중국 땅은 단 한 곳도 들어가 있지 않았어요. 심지어는 홍콩, 마카오조차 전혀 가고 싶지 않았어요. 단순히 매우 많은 사람들이 가는 돈만 조금 있으면 갈 수 있는 나라라서가 아니었어요. 중국에 대한 인상은 아주 오래 전부터 매우 안 좋았어요. 1990년대 중후반으로 기억해요. 일본이 잃어버린 20년 시대에 들어가면서 제주도로 찾아오는 일본인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들었어요. 제가 어렸을 적, 일본어로 적힌 간판을 보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관광지에 가면 일본어가 병기되어 있었고, 제원아파트쪽 큰 길에 있..

중국 봉지라면 홍샤오뉴러미엔 红烧牛肉面

이 라면을 구입한 이유는 중국 라면이라는 점, 그리고 왠지 화끈하게 매울 것 같다는 점 때문이었어요. 좌측 상단에 적혀 있는 회사명을 읽을 수 없었어요. 뒤의 두 글자는 師傅 인데, 앞의 한 글자를 도저히 읽을 수 없었어요. 필기인식기로 찾아보려고 해도 저건 붓글씨에 흘겨서 쓴 거라 못 찾겠더라구요. 스티커를 보니 '봉지홍소뉴유면'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왜 뉴유면인지 잘 모르겠어요. 이건 중국식으로 표기한 것으로 보아도, 한국식으로 표기한 것으로 보아도 이상했어요. 스프는 이렇게 세 개 들어있었어요. 사진 아래 빨간 봉지가 기름 스프 봉지에요. 기름 스프는 딱딱하게 떡져 있어서 잘 나오지 않았어요. 결국 스프 봉지를 가위로 잘라 숟가락으로 퍼내었어요. 전자렌지로 돌리는데 너무나 익숙한 냄새가 났어요. "..

중국 白家食品 라면 白家陈记 라면

전에 외국 라면 여러 개를 사왔을 때, 사실 제일 먹어보고 싶었던 라면은 바로 이 라면이었어요. 일단 봉지 생긴 것부터 사나워! 뭔가 먹으면 뒷골을 망치로 얻어터지는 기분이 들 것 같아! 게다가 다른 건 몰라도 사천 四川 이건 알아보겠어! 보기만 해도 긴장감이 마구 높아지는 라면. 게다가 이건 뭐가 많이 들었길래 봉지가 또 푹신한 감이 있어! 그래서 이걸 먼저 먹고 싶었지만... 이게 또 예상 외로 너무 맛있으면 어떻하지? 그리고 다른 라면들이 다 망작이면 어쩌지? 저는 맛있는 것은 아껴두었다가 맨 마지막에 먹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이것을 아껴두다가 나중에 먹기로 했어요. 그렇게 아껴둔다는 것이 잊어버렸고, 이제야 먹어보게 되었어요. 먼저 스프 구성은 아래와 같아요. 그리고 이것이 면발. "어윽! 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