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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80

키르기스스탄 러시아인 초등학교 1학년 키르기즈어 교과서

국어 교육과 관련하여 중앙아시아 및 아제르바이잔에서 재미있는 점이자 우리나라와 전혀 다른 점은 바로 '국어와 모국어가 일치하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국어 교육'이 따로 존재한다는 점이에요. 이런 일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원인은 바로 소련 시절 많은 러시아인들이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이 지역으로 이주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특히 중앙아시아 지역은 온갖 민족의 유배지로도 이용되었죠. 처음부터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에 130개가 넘는 민족이 살았던 것이 아니라 소련 시절 소련 중앙정부에서 온갖 민족을 강제로 중앙아시아로 보내면서 이렇게 엄청나게 많은 민족들이 모여 살게 된 것이에요. 이렇게 강제로 중앙아시아로 보내진 민족 중 고려인도 있구요. 소련 붕괴 후 많은 러시아인들이 자신들의 모국인 러시아로 돌아갔어..

우즈베키스탄 우즈베크어 대사전

우즈베키스탄에서 우즈베크어를 공부하며 가장 짜증났던 것은 바로 우즈베크어-한국어 사전이 엉망이었다는 것이었어요. 빠진 단어는 당연히 많고, 뜻이 잘못된 것도 많았어요. 항상 사전이 문제였어요. 그래서 매일 '이놈의 사전, 한국가면 바로 버려버린다!' 이렇게 벼르고 있었죠. 나중에는 책장이 하나하나 떨어지더니 완전 걸레짝이 다 되어버렸어요. 위편삼절이 아니라 제본 부실이었죠. 진짜 열 받는데 더 열 받게 하는 그런 사전이었어요. 물론 지금 버리지 않았답니다. 냄비 받침으로 요긴하게 잘 사용하고 있어요. 돈 주고 냄비 받침 살 필요가 없더라구요. 어쨌든, 사전이 너무 부실한 게 큰 문제였어요. 우즈베키스탄 현지에 있는 동안에야 우즈베크인들에게 물어보면 되는데, 한국에 돌아가서는 그럴 수가 없으니까요. 한국 ..

몰타 초등학교 1학년 몰타어 교과서

우리나라에서 몰타 갔다온 사람 대부분이 아마 영어 연수하러 갔다 온 사람일 거에요. 몰타는 영국의 지배를 받아서 영어를 많이 사용한답니다. 하지만 몰타에서 국어는 영어와 더불어 몰타어에요. 몰타 고유의 언어이지요. 그리고 이 몰타어의 난이도는 꽤 높답니다. 몰타어는 아랍어에서 갈라져나온 언어에요. 하지만 아랍-이슬람과의 교류는 별로 없었고, 아주 오래전부터 가톨릭 문화권이었답니다. 특히 이탈리아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그래서 몰타어는 문법은 아랍어 방언이고, 어휘는 아랍어 방언 및 이탈리아어, 영어가 섞여 있어요. 아랍어 방언 세계에서는 그야말로 숨겨진 진짜 보스인 셈이지요. 저 역시 몰타어는 아주 잠깐 호기심에 보았었어요. 글로 적어놓은 것은 그래도 약간은 이해할 수 있는데 들으면 그냥 못 알아들어요...

키르기스스탄 키르기즈인 초등학교 1학년 키르기즈어 교과서

우즈베키스탄에 갔을 때만 해도 키르기스스탄의 키르기즈어 교과서를 구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우즈베키스탄에 갈 때만 해도 우즈베키스탄 외의 다른 나라로 여행갈 계획조차 없었거든요. 기껏해야 아제르바이잔이나 갔다 올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었어요. 그런데 블로그를 하면서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키르기스스탄에 계신 분과도 교류하게 되었어요.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의 국어 교과서도 우즈베키스탄의 국어 교과서처럼 인터넷으로 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건 천만의 말씀이었어요. 튀르크 국가들 가운데 인터넷으로 교과서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라는 오직 두 나라 - 터키와 우즈베키스탄 뿐이었어요. 우즈베키스탄 교과서는 용량도 작아서 우즈베키스탄에서 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었는데, 터키 교과서는..

동영상 쉽게 녹화하는 oCam 프로그램

외국 방송을 인터넷으로 보다 보면 방송을 녹화하고 싶어질 때가 많아요. 아무래도 스마트폰으로 직접 외국 방송을 보면 소리가 끊기고, 여기저기 이동하는 시간에 외국 방송을 듣고 싶기는 하거든요. 결국 외국어 듣기 능력은 듣는 시간 만큼 늘어나는 것이니까요. 방송을 녹화해서 다시 보기 형태로 제공하는 경우, 유투브에 올린 경우는 그나마 방법이 있지만, 오직 생방송만 제공하는 경우에는 녹화하기 어렵답니다. 하지만 이를 녹화하는 방법이 있어요. 그것은 바로 oCam 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녹화하는 것이지요. oCam 설치파일은 네이버 자료실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답니다. http://software.naver.com/software/summary.nhn?softwareId=MFS_100154 oCam은 정확히 ..

일본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 1학년 1학기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어렸을 때부터 참 많이 듣던 말이에요. 그런데 이 말이 어렸을 때에는 그다지 와닿지 않았지만 지금은 꽤 많이 와닿아요. 어렸을 때만 해도 일본은 비자 받아서 가야하는 나라이다보니 그냥 먼 나라로 느껴졌어요. 이때만 해도 일본 갔다 오던 사람들이 럭키 스트라이크 및 각종 전자기기를 사서 들어오고, 이 때문에 공항에서 걸렸는데 빌었다는 이야기가 흔했던 시절. 이제는 일본은 무비자로 여행갈 수 있어요. 비행기 타고 오래 걸리는 거리도 아니다보니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는 진짜 가까운 나라가 되었죠. 하지만...일본의 물가를 고려하면 섣불리 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 저의 현실. 일본 문화도 마찬가지. 제 또래에서 우리나라 사람 치고 일본 문화를 단 한 번도 접해보지 않았다고 ..

우즈베키스탄 배낭여행 가이드 - 안디잔

타슈켄트 기준으로 우즈베키스탄 동부에서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도시라면 안디잔과 나만강이 있어요. 이 두 도시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기 때문이지요. 안디잔은 우즈베키스탄 도시 가운데 매우 잘 알려진 도시 중 하나에요. 일단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고, 안디잔에서 우리나라로 시집오는 우즈베키스탄 여성들도 많기 때문이죠. 그리고 실크로드 여행을 하시는 분들 중 키르기즈스탄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넘어오시는 분들은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도시가 안디잔이기도 하구요. 안디잔은 타슈켄트 기준 우즈베키스탄 동남부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한 도시이며, 이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이기도 하죠. 그리고 안디잔 주의 주도이기도 하답니다. 도시 정비도 잘 되어 있는 편이지요. 또한 키르기스스탄 및 키르기즈인들과의 교류가..

터키 1학년 1학기 터키어 교과서

터키의 국어는 터키어이죠. 그래서 터키의 터키어 교과서라 하면 터키의 국어 교과서에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터키어'라고 하면 배우기 매우 쉬운 언어로 알려져 있어요. 가장 큰 이유는 문법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많다는 점이죠. 그래서 많은 학자들이 터키어와 한국어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고, 우리들은 어렸을 때 한국어와 터키어는 같은 '알타이 어족'에 속한다고 배웠지요. 물론 지금은 한국어와 터키어를 한 어족으로 묶지 않습니다. 교과서는 어떨지 모르지만요. 설령 아직까지도 한국어와 터키어가 같은 '알타이어족'에 속한다 주장한다 해도, 이 경우는 한국어가 알타이 어족에서 제일 먼저 떨어져 나온 후, 많은 언어 변화를 겪으며 이제는 비슷한 점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언어가 되었다고 해요. 학계에서 한국어..

이집트 2학년 1학기 아랍어 교과서

이번에 소개할 교과서는 이집트 2학년 1학기 아랍어 교과서랍니다. 당연히 표지는 아랍어로 적혀 있습니다. 아마 제 블로그 종종 찾아오시는 분들께서는 이제 아랍 글자를 보셔도 그러려니 하시겠지요. 이 교과서의 본문 원문들이 궁금하시다면 여기 를 들어가 보세요. 목차는 이렇게 되어 있답니다. 크게 세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큰 단원에서는 가족, 선생님, 친구와 관련된 단원들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큰 단원에서는 학교 및 사회 생활과 관련된 단원들입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큰 단원은 동물과 관련된 단원들이랍니다. 일단 지문의 길이는 이전 1학년 2학기 교과서보다 꽤 길어진 편입니다. 이것이 바로 제일 첫 번째 단원인 '내 어머니' 지문이랍니다. 지문에서 사용되는 문법들은 1학년 2학기 교과서의 ..

일본 전래동화 - 주먹밥이 데구르

전래동화를 올릴 때에는 그림판으로 그림을 그려서 짤방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올릴 때마다 못 그린 그림이라 부끄러운데 이 그림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고증까지는 하지 않지만, 그래도 너무 틀리게 그리면 안 되기 때문에 옛날 의상 사진 같은 것을 찾아보고 그리는 편인데, 일본은 고전 의상을 만화를 통해 많이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그리려고 하니 막막하네요. 주먹밥이 데구르 옛날 옛적에 한 할아버지가 산에 있는 밭을 갈고 있었습니다. 어느덧 해는 중천에 떴고, 할아버지는 슬슬 점심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슬슬 주먹밥을 먹어볼까나." 꾸러미를 펼친 그 순간, 주먹밥 한 개가 굴러가서, 데굴데굴 데구르르 굴러가기 시작했습니다. "기다려! 기다려! 기다려!" 할아버지는 데굴데굴 굴러가는 주먹밥 ..

이제는 끝나버린 나의 취미생활 - 공중전화카드 수집

어렸을 때 제 취미는 이것 저것 모으는 것이었어요. 처음에는 우표. 우표는 지금도 조금씩 모으고 있어요. 그리고 내년 열리는 필라코리아 세계우표전시회에 구경하러 가는 게 내년 목표 중 하나이기도 하구요. 그 다음은 외국 동전. 그러나 이것은 지속성이 없었어요.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만, 어린 제가 외국 동전을 수집하기는 무리였거든요. 누가 여행을 다녀와서 동전을 남겨와 주지나 않으면 마땅히 모을 방법이 없었어요. 그래서 가끔 생기면 가지고 안 생기면 말고 하는 그런 취미.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등학교때까지 정말 열심히 모으던 취미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다 쓴 공중전화카드'. 처음에는 그냥 다른 애들이 주워서 모으길래 저도 주워서 모았어요. 당연히 어머니께 쓰레기 주워서 모은다고 혼나기도 했지요. 그러다 ..

우즈베키스탄 전래동화 - 소중한 논

오랜만에 우즈베키스탄 전래동화를 올리네요. 이번에 올릴 전래동화는 우즈베키스탄 전통 빵이자 주식인 '논'과 관련된 이야기에요. 국어 교과서에 실려 있는 이야기랍니다. 그런데 읽어보면 뭔가 이야기가 끝나다 만 느낌이에요. 그보다 왜 논이 소중한지 잘 모르겠어요. 오랜만에 그림판으로 그림을 그리려는데 쉽지가 않네요. 그림판에서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색깔만 쓰는데,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사람 피부 색이요. 기껏 그렸는데 머리를 굴려 그린 눈이 아예 안 보이네요. 소중한 논 옛날 옛적에, 한 청년이 먼 나라들을 보고 싶어서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는 계속 걷고 걸었고, 초원과 사막의 땅에 들어섰습니다. 태양은 엄청난 열기를 뿜어내었고, 청년은 목이 타고 걸을 힘을 잃어버렸습니다. '정말 쉬고 싶다..

일본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 구입 (교보문고)

처음에는 그냥 외국어 공부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외국의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를 구해 읽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것이 어떻게 보아야하는 일이 생겨 버렸고, 요즘은 다른 나라의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들을 잡고 씨름하고 있지요. 이렇게 되다 보니외국의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 수집이 나름 새로운 취미(?)가 되어 버렸네요. 구글에서 검색해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도 있지만, 그게 안 되는 국어 교과서들이 더 많지요. 그리고 해당 외국어를 잘 모르면 검색조차 많이 어렵구요. 일본어는 그래도 고등학교 시절 나름 1년간 독학으로 열심히 공부했던 언어. 그래서 일본의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는 구해서 읽어보고 싶었어요. 지금은 많이 까먹었지만, 일본 애니를 보면 일본어 다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카자흐스탄 가요 тоқтар серіков - Қоштасайық екеуміз

카자흐스탄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몰라요. 이쪽을 공부해본 적이 지금까지 제대로 없거든요. 가본 적도 없구요. 원래 처음부터 튀르크 민족이나 중앙아시아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쪽에 대해 아는 건 거의 없었어요. 우즈베키스탄에 갔을 때에도 어버버 어버버 하다보니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결국 가지 못했어요. 하지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이쪽을 공부해야 할 일이 생겨버렸어요. 언제나 그렇듯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나름 열심히 공부할 걸 후회하지만 후회한다고 해서 저절로 해결될 일은 아니니 지금부터라도 하는 게 정답. 일단 카자흐어에 대해 아는 게 급선무라서 인터넷을 뒤지다 알게 된 것이 바로 카자흐스탄의 아침 마당 프로그램. 카자흐스탄의 아침 마당 급 프로그램의 좋은 점은 가운데 가운데 뮤직..

EBS 세계테마기행 몰타편을 본 소감 - 몰타 버스가 바뀌었다

몰타. 제가 잠깐 머물렀던 곳이에요. 그때는 블로그를 열심히 하지도 않았고, 좀좀이 블로그는 아예 없었으며, 인터넷 속도가 느려서 인터넷은 거의 하지 않던 때였어요. 그래서 몰타에서의 기록은 거의 남긴 게 없었어요. 그래도 열심히 몰타를 돌아다녀서 남긴 것이 바로 이 블로그에 있는 몰타 방랑기. (http://zomzom.tistory.com/category/%EB%AA%B0%ED%83%80%20%EB%B0%A9%EB%9E%91%EA%B8%B0) 몰타 방랑기는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동안 작성했는데, 이때는 어떻게 해야 글이 티스토리 메인에 올라가는지도 모르던 시절이었어요. 나중에야 태그까지 제대로 다 집어넣었는데도 티스토리 메인에 글이 안 뜨면 문의 메일을 보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어쨌든 지금도 몰타 ..

이집트 1학년 2학기 아랍어 교과서

지난 번 이집트 1학년 1학기 아랍어 교과서 (http://zomzom.tistory.com/695) 에 이은 이집트 1학년 2학기 아랍어 교과서에 대한 글이에요. 지난 번에 1학년 1학기 아랍어 교과서에서는 글자를 익히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고 했었죠. 그리고 역시나 글자에 대한 댓글을 달아주신 분들도 계셨어요. 이집트의 1학년 1학기 아랍어 교과서의 핵심 목표가 아랍 문자 습득이기는 하지만, 저 글을 쓸 때 저는 사실 수박과 뱀이 굴러다니고 물은 넘쳐 흐르는 망한 화장실 그림을 보며 같이 웃고 싶었어요...뱀도 코브라였는데...뱀도 안 굴러다니고 수박도 안 굴러다니고 물도 안 넘쳐흐르는 우리집 화장실이 이상한 건가...이건 농담이구요. 아랍어와 관련된 글을 올리면 반드시 글자와 관련된 이야기가 달려요...

의정부에서 우체국 가서 우편물 찾는 방법

어제 집에 돌아와보니 문 앞에 스티커 한 장이 붙어 있었어요. "무슨 점검이라도 나왔나?" 스티커를 떼어서 보니 우체부가 3시에 왔다가 제가 집에 없어서 돌아갔다는 내용이었어요. 다음 방문 예정일은 다음주 월요일 오후 2~4시. 그런데 문제는 다음주 월요일 오후 2~4시에 저는 집에 또 없을 예정이었어요. 그래서 게으른 토요일 아침. 일어나 씻고 소포를 찾으러 우체국으로 향했어요. 먼저 준비물은 집배원 아저씨께서 왔다가 부재중이어서 돌아간다는 내용이 적힌 스티커와 신분증. 의정부에서 소포를 우체국에 가서 찾기 위해서는 의정부 우체국에 가야 해요. 의정부 우체국은 의정부 경전철 새말역 근처. 항상 경전철 탈 일이 있으면 경전철 의정부역에서 타고 갔는데 오늘은 흥선역으로 갔어요. 의정부의 놀이기구 경전철. ..

우즈베키스탄 가요 Bojalar guruhi - Oshiq

2012년 6월. TV 앞 소파에 뻗어 있었다. 이 나라에서 여름은 시작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으로 치면 이미 한여름이었다. 내 머리속은 오직 투르크메니스탄 비자 문제와 여행 일정 짜는 것 뿐이었다. 이렇게 여행 준비를 철저히 하려고 노력했던 적도 없었다. 항상 될 대로 되라는 식이었다. 큰 계획들만 잡아놓고, 작은 것은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하는 여행에 익숙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어떻게든 5일 안에 투르크메니스탄을 빠져나가야 했고, 하필이면 언제 뜰지도 모르는 배를 타고 아제르바이잔으로 가야 했다. 그 이전에 아슈하바트에서 투르크멘바쉬로 가는 기차표를 사야 했다. 하지만 모든 게 불확실했다. 보통 여행 즈음이 되면 다른 준비는 안 해도 현지어 몇 마디 정도는 익히기 위해 급히 공부를 하곤 ..

아제르바이잔 가요 Ramal - Sevirəm

외국어를 공부하다보면 교재 말고 다른 것을 통해 공부하고 있는 외국어를 접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 마련이에요. 그리고 이때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노래'이죠. 예전에 잠깐 아제르바이잔어를 공부할 때, 발음도 익히고 귀도 즐겁게 할 겸 해서 아제르바이잔 가요를 찾은 적이 있었어요. 음...어렵다... 아제르바이잔 가요를 찾는 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단지 제 취향과 너무 맞지 않았을 뿐. 너무 전통 가락이 강해서 익숙해지려고 해도 익숙해질 수가 없었어요. 이건 일단 머리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었기 때문에 더욱 어려웠어요. 결국 아제르바이잔 가요를 듣는 것은 포기. 나중에야 알았지만, 아제르바이잔 같은 경우는 터키와 매우 가까운데다 사이도 아주 좋고, 언어도 많이 비슷해서 그냥 터키 문..

이집트 1학년 1학기 아랍어 교과서

이집트. 몇 번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안 가겠다고 해서 결국 여태 못 가본 곳. 요즘 다른 나라의 초등학교 국어교과서들을 살펴보고 있는데 재미있는 것도 있고, 재미없는 것도 있어요. 일단 그림이 마음에 들고 글자가 시원시원하게 눈에 잘 들어오면 재미있고, 그렇지 않으면 재미가 없어요. 일단 내용은 대체로 자비없어요. 사실 우리나라 국어 교과서도 외국인의 눈으로 본다고 생각하고 보면 쉽지 않아요. 확실히 어느 정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 만드는 책이다 보니 문법적 난이도와 교과서 지문에 쓰이는 문법이 안 맞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요. 국어 교과서 리뷰에서 직접 언급하든, 언급하지 않든 가장 첫 번째 기준은 내용이 어느 정도 어려운가이며, 그 기준은 주로 문법이 될..

우즈베키스탄 전래동화 - 동정심 깊은 나뭇꾼

오랜만에 동화를 올리는 것 같네요. 이번에 올리는 전래동화는 조금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답니다. 어떤 점이 이상한 점인지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저만 이상하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옛날 옛적에, 한 가난한 나뭇꾼이 나무를 하러 숲에 갔습니다. 그는 자작나무 앞에 가서 도끼를 들어올렸습니다. 그 순간 자작나무가 나뭇꾼에게 외쳤습니다. "제발 저를 불쌍히 여겨주세요. 저를 자르지 마세요, 제 아이들이 아직 어려요." 나뭇꾼은 동정심이 생겨서 자작나무를 베지 않기로 하고 주변에 있는 오크 나무를 자르기로 했습니다. 나뭇꾼이 도끼를 들어올리는 순간 오크 나무도 나뭇꾼에게 자신을 자르지 말아달라고 애원했습니다. "그러면 호두 나무를 베어야겠군." 나뭇꾼은 호두 나무에 도끼를 들어올렸습니다. "..

카자흐스탄 가요 Жігіттер - Кешір мені жаным

카자흐어도 공부를 하긴 해야 해서 가장 먼저 한 것은 카자흐스탄 방송 찾기. 방송도 여러 가지 있는데 제가 찾는 것은 우리나라의 아침 마당 정도 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이건 말이 많아서 그냥 영상 안 보고 틀어놓기만 해도 괜찮거든요. 별로 크게 웃기거나 하는 것도 없어서 잘 때 그냥 틀어놓고 자도 되구요. 그리고 아침 정보 프로그램이다보니 그 나라가 어떻게 생겼는지 얼핏 볼 수 있어요. 카자흐어를 잘 모르는데 카자흐스탄 방송을 찾는 방법은 오직 하나. 방송국 사이트 들어가서 방송 편성표 찾아서 일일이 유투브와 구글에서 검색해보기. 찾기는 찾았어요. Таңшолпан. 이왕 찾는 김에 투르크메니스탄이랑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것도 찾아보려 했지만, 여기는 아직 찾지 못했어요. 카자흐스탄의 Таңшолпа..

카자흐스탄 가요 Rin'go - Сағыныш

카자흐스탄의 카자흐어는 관심은 있는데 섣불리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카자흐어, 키르기즈어는 튀르크 어족에서도 계열이 다르거든요. 대충 튀르크 어족에서 계열을 나누어보면 크게 몇 개로 나누어지는데, 이 중에서 중요한 것은 세 개에요. 1. 오우즈 튀르크어 - 터키어, 아제르바이잔어, 투르크멘어 2. 카를룩 튀르크어 - 우즈베크어(서부), 위구르어(동부) 3. 큽착 튀르크어 - 카자흐어, 키르기즈어 튀르크 언어들이 비슷하다고 해서 하나만 알면 나머지는 다 알아듣는다는 말이 돌아다니는데 이건 거짓말이구요. 물론 이 말이 왜 돌아다니는지는 저도 대충 이해는 해요. 일단 이쪽 사람들이 알아듣든 못 알아듣든 서로 튀르크 언어들이기 때문에 알아듣는다고 해요. 그런데 말해보면 못 알아들어요..

한국 아랍어 교재의 괴물 - 종합아랍어

한국에서 아랍어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책 그리고 그들 가운데 많은 수가 듣자마자 얼굴이 굳어버리는 책 가뜩이나 어렵다는 아랍어를 책 한 장 펼치자마자 한없이 어렵게 만들어버리는 책 조악한 인쇄 때문에 보기만 해도 보기 싫어지게 만드는 책 1988년에 출판되어 출판된 지 20년도 넘은 책 위의 세 개를 보면 지금쯤 절판되어서 한때 악명을 떨치던 책 정도로 생각할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더욱 무서운 것은... 아직까지도 출판되고 있으며 굳건히 아랍어 교재 세계에서 좋은 교재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는 것. 이제는 우리나라에 아랍어 교재도 이것 저것 다양하게 나왔어요. 옛날처럼 한국어로 된 교재 자체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밖에 없어서 울며 겨자먹기는 고사하고 아예 선택지도 없던 시대는 지나갔어..

일본어 고어 및 오키나와 방언 공부하려고 했었던 이야기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것은 '실패한 이야기'에요. 당연히 일본어 고어 및 오키나와 방언 몰라요. 일본어는 고1때 독학으로 공부했었어요. 영어를 무지 싫어해서 잘 모르니 영어 시간은 매번 생지옥이었고, 학교 공부도 흥미없었던 때였는데 제 짝이 일본어를 잘 하는 오타쿠였어요. 그래서 걔가 일본어 아는 게 신기해서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때는 일본어 교재도 지금처럼 많지도 않을 때였고, 가뜩이나 지방에 살아서 구할 수 있는 교재가 많지 않았어요. 인터넷 보급이 널리 되기도 전이라 일본 애니메이션 구운 CD를 만 원에 파는 가게가 있던 시절 이야기. 1년간은 참 열심히 했던 일본어. 그러나 정작 학교에서 일본어를 배우는 고2부터는 일본어 공부를 손떼었어요. 고2때부터는 일본어를 아예 공부하지 않았는데, ..

책 리뷰 - 설탕 커피 그리고 폭력

학교 다닐 때 세계사 과목을 매우 좋아했어요. 수능 선택 과목도 세계사였고, 세계사는 고3 시작하자마자 혼자서 다 끝내서 세계사 시간때에는 적당히 편히 듣고 놀아도 되었어요. 고3때 담임 선생님이 세계사였는데 담임 선생님께서도 제가 세계사를 고3 시작했을 때 다 끝내었다는 것을 알고 계셔서 너무 떠들지만 않으면 저는 그냥 놔두셨거든요. 어려서부터 세계사를 좋아했는데 항상 드는 생각이 왜 동양은 서양보다 못한가였어요. 역사가 승자 위주의 역사이다보니 실제 접하는 역사 대부분은 유럽 - 그 중에서도 영국, 프랑스의 역사였죠. 과거 동양이 서양보다 더 앞서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대학교 와서였어요. 산업혁명을 통해 서양이 동양을 앞지르게 되었죠. 그리고 산업혁명의 토대가 된 것은 신대륙 및 신항로 개척과..

소말리아 영화 charcoal traffic 리뷰

영화 Charcoal traffic 은 소말리아에서 2008년에 제작된 단편영화로 상영시간은 7분 조금 넘는답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는 '소말리아 영화'라는 점 때문이었죠. 과연 소말리아의 영화는 어떤 영화일지 궁금해서요. 유투브에서 소말리아 영화를 검색하면 몇 편 검색이 되기는 하지만 자막이 없어서 보기 어려운 것들이 많던 차에 이 영화는 자막도 있고 시간도 짧아 보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아래 내용에는 스포일러 있습니다. 배경은 북부 소말리아입니다. 첫 시작은 벌목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 사람이 바로 주인공인 Olaad 이죠. 주인공이 하는 일은 부하들을 이끌고 벌목한 나무로 숯을 만들어 파는 일입니다. 이때 부하 한 명이 요즘 사람들이 자꾸 나무를 못 베어가게 한다고 하자 AK-47..

이스마일 카다레 - 부서진 사월

내가 알바니아에 대해 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나라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어렸을 때 이웃집에서 종종 빌려다 보던 '학습그림사회'라는 만화 동유럽 편에서 맨 마지막에 아주 조금 나와 있었던 것이었다. 당시 이 책에서 적성국가는 국기와 정식 국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동유럽편은 전부 국기와 정식 국명이 나와 있지 않았다. 이 동유럽 편에서 아직까지 기억이 나는 모습이라면 체코슬로바키아편 첫 페이지 사진이 바츨라프 광장에서 민주화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이었고, 동독편에서는 칙칙하고 무거운 분위기에서 굳은 표정으로 퇴근하는 사람들, 불가리아편 첫 페이지가 장미밭, 그리고 알바니아편에서 전통 민속 축제라고 빨간 스카프를 맨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사진과 지로카스트라 광장 사진이다...

카자흐스탄 음악 Lana - Perishte

이 음악을 알게된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다. 그냥 인터넷 뒤지다가 찾은 노래. 아마 카자흐스탄 노래는 어떤 것이 있나 인터넷 검색을 하다 우연히 찾았을 거다. 이 노래는 내가 우즈베크어를 공부하기 훨씬 전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음악도 마음에 들었지만, 개인적으로 뮤직비디오가 훨씬 더 마음에 들었다. 무언가 전설을 읽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몇 번을 다시 보았었다. 이런 음악을 들으면 현악기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바이올린으로 이 곡을 멋지게 연주하면 거리에 모자 놓고 연주해도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상상. 어렸을 때 다녔던 음악학원에서 그 귀 째지는 바이올린 끼기끽 소리를 떠올리면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은 생각은 다시 사라지고 만다. 어쨌든 재미있는 뮤직비디오..

중앙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만화 - 신부이야기

지금 아직 학기가 시작하지 않아 서울에 머무르고 있지는 않지만, 서울은 종종 올라간다. 아무래도 서울서 산 지 오래되다보니 아는 사람들도 친한 사람들도 대부분 서울에 있고, 서울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익숙하기 때문이다. 지난 토요일에도 올라가서 일요일에 다시 내려왔다. 이번에 서울 올라간 이유는 서점 가서 책도 보고, 친한 형과 같이 놀기 위해서였다. 서점에 가서 무슨 책이 있나 뒤적이는데 눈에 확 들어오는 책이 하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원씨아이에서 번역, 발행해서 '신부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4권까지 나왔다. 서점에서 판매중인 책은 일어 원서로 4,5권이 있었다. 꽤 흥미롭게 생긴 만화라서 읽어보니 확실히 재미는 있었다. 일본어를 다 까먹어서 한국어 정발판만 볼 수 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아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