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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크메니스탄 41

두 개의 장벽 - 09 투르크메니스탄 마리

아무 것도 없어야 정상일 것 같은 풍경 속에서 무언가 큰 게 나왔어요. '설마 경마장인가?' 딱 보아도 동물과 관련된 시설임을 알 수 있었어요. 투르크메니스탄에 말 경주장이 있다는 말은 많이 들었어요. 이 나라가 얼마나 말을 좋아하냐하면 비자 홀로그램에도 말이 그려져 있어요. 대충 그려진 게 아니라 잘 보면 눈까지 그려져 있어요. 게다가 제 고향에는 경마장이 있어서 경마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대충 알고 있었어요. 이 나라에서 야외에 있을 만한 거라면 말 경주장과 축구장 정도일텐데 축구장이 저렇게 생겼을 리는 없었어요. "사람도 아무도 없는데 말 경주장은 뭣하러 세웠지? 참 할 일 없는 나라네." 황량한 벌판 한가운데에 말 경주장을 세워놓았다고 생각하니 한심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말 경주장 입구. "응?..

두 개의 장벽 - 08 투르크메니스탄

'저래도 되는 거야? 경찰 있는데?' 오히려 보는 사람이 불안할 지경이었어요. 투르크메니스탄의 승용차는 뒷자리 유리창은 밖에서 잘 보이지 않게 선팅을 하는데 앞자리 유리창은 밖에서 보면 보여요. 택시 기사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앞자리에 앉죠. 투르크메니스탄이 아무리 '이상한 나라'라고 알려졌다 해도 운전석이 뒷자리에 있는 차들이 굴러다니는 나라는 아니거든요. 그런데 뒤에 경찰이 있었어요. 하지만 택시 기사는 아무렇지 않게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담배를 뻑뻑 태워대었어요. 차에 올라타자마자 담배를 뻑뻑 태우는 택시 기사...정말 혼란스러웠어요. 그동안 인터넷에서 보아 온 '금연국가 투르크메니스탄'이라는 이미지와는 너무 달랐어요. '금연국가 투르크메니스탄'은 사파르므라트 니야조프의 악명을 드높이는 데에 일등공신..

두 개의 장벽 - 07 투르크메니스탄 투르크메나바트

조금 가자 드디어 도시처럼 보이는 마을에 들어왔어요. "이제 드디어 투르크메나바트인가?" 달리는 차 안에서 다시 열심히 사진을 찍기 시작했어요. "어디에 세워줄까?" 택시 기사가 투르크메나바트의 어디에 세워주어야 하는지 물어보았어요. 우리는 별 고민 없이 기차역에 세워달라고 했어요. 일단 제 1 안은 투르크메나바트에서 야간 기차를 타고 아슈하바트로 넘어가는 것이었어요. 거리에 있는 전광판. 워낙 햇볕이 강해서인지 사진이 시커멓게 나온 것들이 많아요. 우즈베키스탄과는 확실히 무언가 다른 것 같기는 한데 그것을 딱 집어서 말하기는 어려운 분위기였어요. 그리고 아무리 보아도 큰 도시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기차표 산 후에 뭐 하지?' 기차표를 사면 여기에서 하루 종일 놀아야해요. 그런데 마땅히 할 게 전..

두 개의 장벽 - 06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에서 투르크메나바트 가는 길

국경에서 나오자마자 택시 기사와 환전상을 찾았어요. "왜 다가오는 사람이 없지?" 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 국경에서는 우리가 국경에서 나오자마자 사람들이 다가와 택시와 환전을 물어보았어요. 그러나 여기는 이상할 정도로 다가오는 사람이 없었어요. 무언가 매우 이상한 동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이라고는 큰 트럭 그늘에 앉아 쉬는 아주머니 세 명과 남자 몇 명이 전부. 이렇게 조용한 국경은 또 처음이라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었어요. 육로로 국경을 여러 번 넘어보았지만 파라브 국경처럼 황량하고 사람에게 다가오는 사람이 없는 국경은 처음이었거든요. 우즈베키스탄 쪽도 마찬가지였고, 투르크메니스탄 쪽도 마찬가지였어요. "저기 하나 온다." 혹시나가 역시나. 국경에 택시기사 하나가 없을 리 없었어요. 키가 큰 청년이 ..

두 개의 장벽 - 05 우즈베키스탄 - 투르크메니스탄 파라브 국경

더위에 지쳐 잠들었지만 계속 자다 깨다를 반복했어요. 자다 깨어서 눈을 떠보니 창밖에 별이 빽빽하게 많이 떠 있었어요. 은하수를 볼 수 있나 하고 창밖을 내다 보았지만 은하수는 보이지 않았어요. 창 밖에 떠 있는 별을 감상하다 다시 잠을 청했어요. 그래도 새벽이 되니 그나마 잠을 청할 수 있을 정도로 객실이 시원해지기는 했어요. 그래도 이것은 아까 하도 극악으로 더운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원해지고 잠을 청할 수 있는 정도였지, 정말로 시원해서 잠을 청할 수 있는 정도는 절대 아니었어요. 겨우 잠들었다가 또 깨어났어요. 창밖을 보니 동이 트고 있었어요. 그래서 세수하러 화장실로 갔어요. 이것은 대체 어떻게 쓰는 수도꼭지란 말인가! 이 수도꼭지를 사용하는 방법은 사진에 보이는 수도꼭지에서 기역자로 꺾인 부..

두 개의 장벽 - 04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파라브 국경 가기

투르크메니스탄 비자가 늦게 나왔기 때문에 비자가 나온 후부터 여행 가는 날까지 많은 날이 남아 있지 않았어요. 그런데 여행 준비라고 특별히 할 것이라고는 비행기표와 기차표 구입 밖에 없었고, 이것이 너무 쉽게 풀려서 특별한 준비나 준비하기 위해 시간이 촉박하거나 그런 것은 전혀 없었어요. 투르크메니스탄과 아제르바이잔 여행 정보를 계속 찾아보려고 노력했지만 바쿠에서의 Caspian Hostel 외에는 특별한 성과가 아무 것도 없었어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지역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가는 지역이 아니니까요. 투르크메니스탄은 저도 마찬가지이지만 거의 대부분 경유비자 받아서 급히 보고 나가는 국가이니 당연한 것이에요. 그리고 아제르바이잔은 다른 카프카스 국가들인 조지아, 아르메니아에 비해 물가가 엄청..

엽서

우즈베키스탄 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가족과 친구들에게 엽서를 보냈어요. 그 엽서는 한 달 걸려서 도착했어요. 이 정도면 그냥 일반적인 속도. 그 다음은 타지키스탄. 여기는 정말 우리나라에 언제 도착할지 궁금했어요. 제가 우즈베키스탄 와서 바득바득 맨 처음에 타지키스탄을 가려고 한 이유는 이 나라가 한국에서는 꽤 가기 어려운 나라였기 때문이었어요. 직항 노선은 당연히 없고, 대사관도 없는 나라인데, 그나마 대사관이 있는 나라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비자를 받아 가야 하는 나라들이었거든요. 그래서 타지키스탄을 가장 먼저 가기로 했고, 가서 친구들에게 엽서를 부쳤어요. 엽서를 부친 날짜는 2012년 5월 14일. 당연히 한 달은 걸릴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한 달이 넘어서도, 제가 새로운 여행을 출발할..

두 개의 장벽 - 03 여행 준비

2회에 걸친 비자 받기 위한 노력을 일단 정리할게요. 이때 고생한 것만 생각하면 지금도 속이 울렁거려요. 타슈켄트 주재 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은 절대 두 번 다시 보고도 싶지도, 그 길을 지나가고 싶지도 않아요. '왜 지난 번에 쓴 것을 또 쓰면서 분량 불리기나 하고 있어!'라고 생각하신다면 그냥 '비자 받느라 하도 고생해서 조금이라도 더 이야기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너그럽게 생각해 주세요. 2012년 4월 - 아제르바이잔 대사관 방문 초청장 필요하다는 대답만 듣고 끝남. 2012년 5월 25일 - 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 방문 사진 2장, 여권 사본 가지고 월요일 아침에 오라는 형식적인 답변을 들음. 2012년 5월 29일 - 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 방문 새벽에 갔는데 6월 3일까지 비자 업무 쉰다고 해서 허..

두 개의 장벽 - 02 투르크메니스탄 비자 받기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주재 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 가는 길 -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 우즈베키스탄에서 투르크메니스탄 비자를 받은 사람은 이 건물을 보기만 해도 신물이 올라올 것이고 앞으로 받을 사람은 이 건물이 끔찍해질 것이다. 1. 지하철 코스모나브틀라르 Kosmonavtlar 역으로 갑니다. 2. 지하철 코스모나브틀라르 역에서 공원쪽 출구가 아니라 공원 반대편 출구 - 즉 큰 길 건너서에 있는 출구로 나갑니다. 3. 쭉 직진합니다. 그러면 하얀 대리석 건물이 보입니다. 이것이 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입니다. 4. 투르크메니스탄 대사관 입구는 이 건물 옆 - 즉 왼쪽 주택가로 들어가는 길에 있습니다. 하얀 건물에 도착하면 왼쪽 샛길로 들어가서 담장을 따라 걸으시면 입구와 초소가 나옵니다. - 투르크메니스..

두 개의 장벽 - 프롤로그

부제 : . 비자 받기 어려운 나라란 어떤 나라인가 타지키스탄 여행을 다녀온 후, 몸이 근질거렸어요. 모처럼 '여행'의 맛을 다시 느끼고 몸이 여행에 적응한 순간 여행이 끝나버렸거든요. 친구들은 일주일에 자신의 모든 것을 불살라 버렸지만, 저는 이제야 슬슬 몸이 달구어지기 시작했어요. 여행기를 쓰며 아쉬움을 달래보려고 했지만 그걸로 되지 않았어요. 여행 돌아오자마자 쉬지 않고 바로 여행기를 쓰기 시작해서 열흘만에 여행기를 다 썼지만 그래도 여행을 가고 싶다는 마음이 사라지지는 않았어요. 그러던 차에 갑이 올해 하반기에는 여행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어요. "야, 그러면 우리 여행 또 가자!" "또?" "투르크메니스탄, 아제르바이잔 갔다 오는 거야!" 갑이 조금 머뭇거리더니 좋다고 했어요. 갑이 좋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투르크메니스탄 비자 받는 방법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투르크메니스탄 경유비자 받는 방법이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투르크메니스탄을 경유비자로 다녀오신 여행자분들께서 올리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우즈베키스탄에서 투르크메니스탄 경유 비자 받는 방법은 대부분 틀린 방법이 되었습니다. 여행자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들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에 그 방법대로 하면 정말 여행 일정 제대로 꼬이고 망치게 됩니다. 변경 사항을 정리해서 올리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아제르바이잔, 또는 이란 비자 관련 비자신청서 접수 단계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을 경유하여 갈 나라의 비자 - 아제르바이잔이나 이란 비자 사본을 요구합니다. 과거와의 차이 : 과거에는 비자신청서 접수할 때에는 이란 비자나 아제르바이잔 비자 사본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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