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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강원도 토박이 친구가 있어요. 강원도 친구와 서로 찌그닥거리며 놀곤 해요. 강원도 친구는 강원도 여러 곳을 많이 다녀봤어요. 반면 저는 강원도 여행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강원도를 많이 가보지는 못했어요. 제가 가본 강원도는 기껏해야 춘천과 원주, 그리고 동해안 일대에요. 동해안 일대도 속초, 양양, 강릉 정도만 가봤고, 2022년 여름에서야 동해시를 가봤어요.

 

"네가 가본 가장 강원도 최고의 시골은 어디였어?"

"강원도 최고의 시골?"

 

강원도 친구는 잠시 고민했어요. 잠시 말없이 곰곰히 생각하더니 대답했어요.

 

"예미?"

"예미? 그런 곳도 있어?"

"응. 저기 영월 쪽에."

 

'예미'라는 동네는 처음 들어봤어요. 강원도 친구 말로는 영월 쪽에 있는 마을이라고 했어요.

 

"거기는 어떤데?"

"나도 아주 어릴 적에 가봤어."

"어땠는데?"

"거기 하천이 검었어. 나도 그때 어렸는데 하천 보자마자 쯔쯔가무시, 이따이이따이, 미나마타 같은 거 떠올랐어."

"진짜?"

"응. 예미? 마차? 그 정도가 내가 가본 강원도에서 가장 시골인 동네야."

 

예미!

 

강원도 친구도 여행을 꽤 많이 다녀본 친구였어요. 제가 못 가본 곳, 못 가본 나라도 여러 곳 다녀왔어요. 강원도 친구는 제가 못 가본 무려 '미국'이라는 세계 최강 선진국도 다녀왔어요. 그러나 친구가 여행가본 곳 중 미국이 부러운 게 아니라 예미가 부러웠어요. 대체 얼마나 시골이길래 강원도 친구가 저렇게 말하는지 너무 궁금했어요. 저도 나름 여행하면서 험한 곳도 다녀봤지만 강원도 친구의 말을 들으니 예미, 마차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닌 럭셔리 5성급 호텔 호캉스 다녀온 것 같은 굴욕감을 느껴버렸어요.

 

'예미'라는 곳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봤어요. 정말 아무 것도 없었어요. 글과 사진도 얼마 없었어요. '운탄고도'라는 말도 있고, MTB 여행지로 발전시키고 있다는 말도 있었어요. 그런데 MTB 여행지로 유명하다고 하지만 정작 글, 사진 같은 게 완전 옛날 것만 존재했어요. 미지의 땅 예미스탄이었어요.

 

'예미'라는 곳은 정확히는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예미리였어요. 여기가 전국적으로 딱 한 번 유명해진 적이 있었어요. 바로 차승원씨가 주인공으로 나온 아주 오래전에 매우 유명했던 '선생 김봉두'라는 영화였어요. 이 영화에서 차승원씨는 강원도 도시 지역에서 촌지 참 좋아하시는 교사로 나왔어요. 촌지 너무 밝히다가 탈나서 오지 깡촌 시골에 있는 분교로 쫓겨나서 처음에는 예미리에 있는 분교를 폐교시키고 도시로 다시 탈출하려다가 나중에 마음이 올곧아지면서 폐교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영화였어요. 이때 나온 오지 깡촌 시골 분교가 바로 예미리에 있는 분교였어요.

 

이때부터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예미리는 반드시 한 번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어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으로 등극했어요. 강원도 친구가 예미에는 진짜 아무 것도 없다고 하니까 더 가고 싶었어요. 강원도 친구가 예미리와 더불어 강원도 영월군 북면 마차리도 자기가 가본 최고의 강원도 시골 마을이라고 했지만 이상하게 마차리에는 별 관심이 안 가고 예미리에 꽂혔어요.

 

예미만큼은 갈 엄두가 안 납니다.

 

우리나라 전국이 1일 생활권이라고 하는 현대. 그러나 예미리는 도저히 갔다 올 엄두가 안 났어요. 여기는 가는 것도 문제지만 가서도 문제였어요.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게 아니라면 돌아다닐 방법이 없었어요. 저는 운전면허증이 없어요. 그래서 예미는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어요. 가는 거야 어떻게 갈 수 있지만 예미 가서 돌아다닐 방법이 없었어요. 대중교통으로 다니려면 진짜 하루 꼬박 잡고 다녀야 했어요. 이런 첩첩산중 시골 마을은 하루에 버스가 몇 대 없거든요.

 

하루는 강원도 동해시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여행기를 쓰다가 강원도 남부 지역 지도를 쭉 보고 있었어요.

 

이보다 더 극적인 스토리를 가진 지역이 우리나라에 없소.

 

강원도 남부 - 영월, 정선, 태백, 삼척, 동해시는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극적인 흥망성쇠 스토리를 가진 지역이었어요. 과거에는 광업과 어업으로 엄청나게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크게 발전한 지역이었지만 석탄 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강원도 남부 내륙 지역 경제가 폭삭 무너지면서 이제는 전국적으로 소멸 위기 최상위에 손꼽히는 동네들로 전락했어요. 동해시도 가서야 알았지만, 동해시 역시 한때 석탄 산업과 어업으로 크게 흥하던 지역이었지만 석탄 산업의 몰락과 명태 어장이 바뀌면서 어업도 같이 쇠락한 지역이었어요. 게다가 요즘은 오징어 어장도 바뀌어서 오징어들이 길치가 되었는지 동해안에서 잡히는 오징어는 줄어들고 엉뚱한 서쪽 바다에서 오징어가 많이 잡힌다고 해요.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이보다 더 극적인 스토리를 갖고 있는 지역은 없어요. 아무리 경공업이 쇠락해서 영남내륙공업지역이 과거의 명성에 비해 매우 초라해졌다고 한들 아예 산업 자체가 사라지다시피 해서 극단적으로 쇠락하지는 않았거든요.

 

"예미 언제 가지?"

 

요즘 강원도 남부 과거 탄광지역을 '운탄고도'라고 부른다고 해요. 예미도 아마 운탄고도 탄광지역에 포함될 거에요. 운탄고도라 부를 만한 지역을 쭉 살펴봤어요.

 

'이건 혼자서도 안 되고 하루에 되지도 않겠는데?'

 

대충 어떻게 가야 하는지 봤어요. 예미, 사북, 고한, 추전, 통리, 도계를 가야 했어요.

 

혹시 기차와 버스 이동 시간이 같다면 믿겠습니까?

 

예미, 사북, 고한, 추전, 통리, 도계. 어마어마한 곳들이었어요. 얼마나 어마어마한 곳이었냐 하면 제천역에서부터 기차로 가는 거나 버스로 가는 거나 소요 시간이 별 차이 없었어요. 보통 기차가 버스보다 빨리 가는데 이 동네들은 기차로 가는 거나 버스로 가는 거나 별 차이 없었어요. 그러나끼 어마어마한 산골짜기 시골이라는 말이었어요. 산지도 그냥 산지가 아니라 상당히 험한 산지구요.

 

추전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한 기차역이라고 했어요. 여기는 1년 내내 날이 너무 서늘해서 연탄 보일러를 가동했다고 해요. 도계역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스위치백 구간이 있는 역이었다고 해요. 스위치백은 한국지리 시간때 잠깐 배워요. 기차는 금속으로 된 바퀴가 금속으로 된 레일을 따라 달리기 때문에 바퀴 마찰력이 매우 낮아서 급경사를 오르내리기 상당히 어려워요. 그래서 급경사 구간에서는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철로를 설치해요. 이렇게 급경사에서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철로를 스위치백이라고 해요. 우리나라 철도에서 유일한 스위치백 구간이 도계역 구간이라고 해요. 지금은 이쪽을 또아리굴 형식으로 바꿨어요.

 

그렇다. 중국 여행 같이 다녀온 친구를 꼬셔보자.

 

중국 여행 다녀온 친구는 여행을 매우 좋아해요. 지금도 계속 여행을 다니고 있어요. 지금은 외국 여행은 다니지 않고 툭하면 한국 여기저기 다니고 있어요. 제게도 한국 여행을 같이 가자고 하곤 해요. 그러나 그때마다 친구에게 시큰둥하게 반응했어요.

 

나란 인간, 여행 전두엽이 다 타버린 인간.

어디로 여행을 가도 흥분이 안 되는 인간.

 

지금까지 별별 지역을 여행했어요. 지금까지 여행 다녀온 곳을 쭉 이어보면 아프리카 대륙 서쪽 끄트머리 모로코에서부터 유럽과 카프카스, 중앙아시아,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와 중국을 통해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했고, 다시 동남쪽으로 내려가 타이완, 베트남, 라오스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도 다녀왔고, 한국 너머 동쪽 일본도 다녀왔어요. 이렇게 여행을 다니면서 참 많은 일을 겪었고, 다양한 지역을 다녀왔어요. 분쟁지역, 산사태로 길이 끊긴 지역, 강진 등등 별별 것을 다 겪었어요. 여행 정보도 없고 말도 제대로 안 통하고 치안도 영 안 좋은 곳도 마구 다녔어요. 그래서 어지간한 여행으로는 흥분이 안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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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국 여행은 험난하게 다닐 일이 뭐가 있겠어요. 한국 여행도 가슴 떨리고 흥분되는 모험을 한 적이 있기는 해요. 영등포 쪽방촌, 구룡마을 같은 곳이요. 한국 여행은 다니다 다니다 이제는 서울 달동네마저 싹싹 돌아다녔어요. 이러니 여행을 어디 가고 싶어도 흥분이 안 되고 호기심도 안 생겨서 안 가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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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 텍사스 서울 강동구 천호동 천호역 천호뉴타운 천호재정비촉진지구 천호2구역 재개발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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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남구로역 조선족, 중국인 밀집지역 벌집촌 쪽방촌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남구로역에 있는 연변거리를 따라 걷다 가리봉시장으로 들어갔어요. 가리봉시장은 그렇게까지 크게 볼 것이 없는 시장이었어요. 가리봉시장을 쭉 둘러보며 걸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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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여행을 같이 다녀온 친구는 지금도 그때 이야기를 하곤 해요. 그때 여행을 너무 좋아하고 그리워해요. 그런데 한국에서 그 정도 스릴과 모험을 느낄 곳은 거의 없어요. 어디를 가나 관광 안내가 수두룩하고 맛집 리뷰가 태산같이 쌓여 있어요. 한국 여행은 여행 정보가 너무 넘쳐서 여행 정보 무시하고 돌아다니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워요.

 

중국 여행 같이 다녀온 친구에게 카카오톡으로 꼬시기 시작했어요.

 

"야, 우리 여행 갈까?"

"어디?"

"예미, 사북, 고한, 추전, 통리, 도계."

"거기 왜?"

"저기가 극적인 서사가 있는 동네야. 완전 오지. 너 오지 좋아하잖아."

"얼마나?"

"4박 5일 잡아야하지 않을까?"

"너무 긴데?"

"저기 가서 너 유튜브 찍으면 대박이야."

 

중국 여행 다녀온 친구는 작년에 여행 유튜버 해보고 싶다고 장비를 다 구입했어요. 하지만 정작 여행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지 않아요. 만약 예미, 사북, 고한, 추전, 통리, 도계 여행하면서 유튜브 찍으면 왠지 찍을 것도 많고 스토리도 재미있게 나올 거 같았어요. 그래서 친구에게 너는 여행 유튜브 찍으며 다니면 되지 않겠냐고 했어요. 친구 반응은 시큰둥했어요.

 

"통영 어때?"

"거긴 예전에 같이 가봤잖아."

 

친구 반응이 시원찮았어요. 일정이 긴 것도 있지만 저 동네들에는 관심이 별로 없어보였어요. 그렇다고 짧게 다녀오기에는 짧게 다녀올 코스가 아니었어요. 당장 하루에 기차 몇 대 없는 동네들인데다 첩첩산골이라서 가서 대중교통으로 돌아다니는 것도 일이었어요.

 

저도 여행을 막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친구 반응이 시원찮자 흐지부지되었어요.

 

이후 며칠 후였어요. 강원도 사는 친구와 또 잡담을 하고 있었어요. 또 예미가 떠올랐어요.

 

"예미는 튀르크인들의 어머니의 땅이지?"

"무슨 말이야?"

"Емистан. 원래 어머니의 땅이라 '에미스탄'인데 러시아어로 읽어서 '예미스탄'이 된 거지?"

"아니야!"

 

당연히 말도 안 되는 헛소리였어요. 하지만 막상 이렇게 헛소리를 지껄이고 보니 뭔가 말이 되는 것처럼 보였어요. 예미는 탄광 마을. 그러니까 '예미's 炭 = 예미스탄'. 말 되잖아요.

 

이렇게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 예미리는 자꾸 떠올랐어요. 그러나 가보고 싶기는 하지만 선뜻 발걸음을 못 내딛고 막연히 가보고 싶은 곳으로 머무르고 있었어요.

 

2022년 8월 12일 밤.

드디어 일이 터졌다.

 

제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5로 열심히 앱테크를 돌리고 있었어요. 나날이 어플은 무거워지고 앱테크는 쉬지 않고 돌리다보니 갤럭시노트5가 힘들어하고 있었어요. 그래도 재부팅하면 다시 빨라졌어요. 이렇게 열심해 앱테크를 돌리던 중이었어요. 2022년 8월 12일 점심, 앱테크를 돌리며 글을 쓰다가 졸려서 자리에 드러누웠어요.

 

'스마트폰 재부팅하고 잘까?'

 

졸리니까 만사 귀찮다.

 

귀찮았어요. 잠자는 동안은 앱테크 안 하니까 재부팅 한 번 하고 자든가 스마트폰 열기 좀 식으라고 스마트폰을 아예 끄고 자도 되었어요. 밤에 시간 지켜서 일어나야만 하는 일이 없었어요. 스마트폰을 한 번 끄기만 하면 되었어요. 그 다음 켜놓고 자든 꺼진 상태로 자든은 상관 없었어요. 그저 한 번만 스마트폰을 끄기만 하면 되었어요. 그러나 졸리니까 무지 귀찮았어요. 그래서 그냥 잤어요.

 

여행 중 언제나 그랬지.

항상 사고가 발생할 때는 미치도록 졸리고 귀찮더라.

 

"큰일났다!"

 

잠에서 일어나서 스마트폰을 보는 순간 머리가 띵했어요. 머리가 띵한 수준이 아니라 아찔한 수준을 넘어서서 어질어질했어요. 갤럭시노트5가 다운되어버렸어요. 어떻게 해도 말을 듣지 않았어요. 화면이 정지해 있었어요. 스마트폰 테더링으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데 인터넷은 되지 않고 있었어요.

 

"이거 강제로 배터리 탈착 한 번만 하면 되지 않을 건가?"

 

이런 증상은 예전에 갤럭시3를 사용할 때 몇 번 경험해봤어요. 해결 방법은 간단했어요. 이렇게 스마트폰이 다운되면 배터리를 뽑아서 강제로 꺼버리면 되었어요.

 

갤럭시노트5는 배터리를 강제로 뽑을 수 없다.

 

갤럭시노트5는 배터리 일체형 스마트폰이에요. 배터리를 뽑아서 강제로 스마트폰을 꺼야 하는데 배터리를 뽑을 방법이 없었어요. 배터리 탈착이 안 되니 배터리 방전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이게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알 수 없었어요.

 

이 시간부터 나는 세상과 완전히 단절되었다.

 

영화 기생충을 보면 맨 처음에 기택 가족 중 기우와 기정이 화장실 가서 스마트폰으로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하려고 발악하는 장면이 나와요. 이 장면은 상당히 의미심장한 내용을 내포하고 있어요. 현대 사회에서 스마트폰이 없으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어요. 아니, 아예 없다고 해도 되요. 그렇게 운전을 잘 하는 기택이 대리 운전만 뛰어도 입에 풀칠은 하고 살 건데 방구석 백수로 지내고 있는 것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니 대리운전 일을 알아볼 수가 없어요.

 

그 일이 제게 현실로 되어버렸어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어요. 세상과 단절되어 버렸어요. 체크카드 계좌에는 돈이 거의 없었고, 생활비 계좌에서 돈을 조금씩 꺼내서 체크카드 계좌에 채워서 사용하고 있는데 스마트폰이 먹통이 되어 버리니 돈이 있는데도 없는 꼴이 되어버렸어요. 누군가한테 급히 도와달라고 연락을 해야 하는데 연락도 할 수 없었어요.

 

24시간 카페로 달려갔어요. 지인에게 연락했어요. 그동안 계속 살까 말까 고민하던 갤럭시노트10 중고폰을 무조건 구입하기로 결정했어요. 지인에게 갤럭시노트10을 빨리 구해달라고 했어요. 스마트폰 고장나서 세상과 단절되었다고 했어요. 지인이 알아보더니 갤럭시노트10+ 중고폰이 하나 있다고 했어요. 다음날 당장 구입해달라고 했어요. 돈은 나중에 부쳐주겠다고 했어요. 아침에 일찍 삼성서비스센터 달려가서 폰을 수리 맡기고 갤럭시노트10+ 중고폰을 받아오기로 했어요. 돈은 폰 받고 폰 문제 해결되는 즉시 주겠다고 했어요.

 

급한대로 지인에게 갤럭시노트10+를 중고로 한 대 최대한 빨리 구해달라고 한 후 인터넷으로 스마트폰 강제 종료 방법을 찾아봤어요.

 

방법이 있었다.

 

역시 인터넷에는 없는 정보가 없어요. 이제는 인터넷에 없는 정보가 없어요. 단지 정보를 찾기 어려울 뿐이에요. 한참 검색해서 방법을 찾았어요. 안드로이드 폰은 음량 낮추는 버튼과 전원 버튼을 동시에 꾹 누르고 계속 있으면 강제 종료된다고 했어요. 여전히 다운 상태인 갤럭시노트5의 음량 낮추는 버튼과 전원 버튼을 동시에 꾹 눌렀어요. 폰이 꺼졌어요. 전원 버튼을 다시 눌렀어요. 폰이 켜졌어요. 멀쩡했어요.

 

"살았다!"

 

갤럭시노트5가 되살아나자 갤럭시노트10+는 구입할 필요가 없어졌어요. 그러나 이번에 한 번 폰이 고장나는 일을 당해보니 비상용으로 스마트폰 공기계 1개는 꼭 있어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저처럼 혼자 자취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랬어요. 다행히 금요일 밤이라 다음날 바로 스마트폰 중고 기계를 받아올 수 있었지, 평일이었으면 엄청 골치아팠을 거에요. 게다가 이게 단순히 다운된 것이 아니라 진짜 부품이 고장난 거였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어요. 돈이 있는데 당장 인출하고 사용할 돈이 없어서 돈 한 푼 없는 상황에 빠질 뻔 했거든요.

 

다음날, 바로 지인에게 갔어요. 지인이 저 대신 구입한 갤럭시노트10+ 중고폰을 받아왔어요. 갤럭시노트5가 멀쩡해졌기 때문에 폰을 받자마자 지인에게 돈을 계좌이체로 보내줬어요.

 

"갤럭시노트10+ 어떻게 하지?"

 

갤럭시노트5는 쌩쌩하게 잘 돌아가고 있었어요. 여기에 갤럭시노트10+가 또 생겼어요. 폰을 2개 쓸 일은 없었어요. 하나는 쓰고 하나는 공기계 상태로 놀려야 했어요.

 

'갤럭시노트10+는 카메라랑 앱테크 돌리는 용도로 굴려야겠다.'

 

갤럭시노트5가 완전히 고장나기 전까지는 갤럭시노트5를 사용하면서 갤럭시노트10+는 가볍게 들고 다니는 카메라 용도로 사용하기로 했어요. 이와 더불어 갤럭시노트10+는 앱테크를 돌리기로 했어요.

 

 

대체 언제 갤럭시노트10+ 카메라를 써볼지 모르겠다.

 

갤럭시노트10+을 카메라로 쓰기로 했는데 정작 카메라로 쓸 일이 없었어요.

 

이놈의 비는 대체 언제 그침?

 

진짜 진절머리나게 비가 맨날 내렸어요. 비가 그쳐야 출사라도 나가볼 텐데 비가 맨날 쏟아졌기 때문에 밖에 나가고 싶지 않았어요. 게다가 문제가 하나 더 있었어요.

 

출사 가보고 싶은 곳도 없음.

 

출사 가보고 싶은 곳이 없다는 것도 문제였어요. 심장을 떨리게 할 곳은 이미 다 가봤어요. 안 가본 곳이라고는 정말로 강원도 남부 몰락한 탄광지역 뿐이었어요. 여행 전두엽이 완전히 다 타버려서 이제는 여행 가서 뭘 봐도 흥분이 되지 않았어요. 여행은 가고 싶은데 정작 가고 싶은 곳이 하나도 안 떠올랐어요. 카메라 대신 갤럭시노트10+ 하나 들고 여행 가서 사진 찍으며 다니고 싶은데 여행 가고 싶은 곳이 없으니 답이 없었어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어요. 8월 마지막주가 되었어요. 중국 여행을 같이 다녀온 친구가 제게 계속 여행 같이 가지 않겠냐고 하고 있었어요.

 

갤럭시노트10+을 들고 어디로 여행을 가야할까?

 

저를 움직일 곳은 사실 정해져 있었어요.

 

몰락한 운탄고도 탄광지역 강원도 남부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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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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