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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유럽 11

[체코 여행] 7박 35일 - 59 체코 프라하 성비투스 대성당

"아침 드세요!" 주인 아저씨께서 깨우셔서 일어났어요. 오늘은 귀국일.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어요. 귀국을 할 생각을 하니 속이 울렁거렸어요. 여행을 더 하고 싶었어요. 그러나 돌아가야만 하는 날. 밥을 먹고 샴푸만 가지고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은 후 짐을 꾸리고 카메라와 지갑만 들고 밖으로 나왔어요. "어디를 갈까?" 여행 마지막 날을 무미건조하게 보내고 싶지 않았어요. 여행 마지막 날을 무미건조하게 보내면 가뜩이나 귀국하는 게 싫은데 귀국해서 더 많은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았어요. 그러나 선택권은 많지 않았어요.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프라하성으로 가는 것 밖에 없었어요. 이런 것을 지나서 오늘도 건넌다, 카를교! 처음 왔을 때에는 조금 신기했지만 이제는 전혀 신기하지 않았어요. '또 ..

7박 35일 - 58 체코 프라하

민박집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대로 일단 중앙역으로 갔어요. "여기 내가 처음에 왔던 역이잖아!" 수수께끼는 거의 다 풀렸어요. 서울에 영등포역과 서울역이 있는 것처럼 여기도 중앙역과 아침에 내린 휑한 역이 있는 것이었어요. 만약 여기를 다시 오지 않았다면 귀국해서도 왜 그런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는지 계속 고민했을 거에요. 중앙역에서 나오니 너무나 낯익은 풍경이 펼쳐졌어요. 굳이 사진으로 찍어온 민박집 가는 길을 보지 않아도 대충 찾아갈 수 있었어요. 민박집 앞에 도착해 벨을 눌렀어요. "살았다!" 문이 열리는 순간 속으로 외쳤어요. 설마 쫓아내겠어. 지금이 성수기여야 맞기는 하겠지만 한국에서 체코 오는 것은 그다지 성수기도 아니에요. 해외 여행은 국내 여행과 달리 방학이 성수기인데 지금은 4월 12..

7박 35일 - 57 체코 프라하 카를교

정말 본능적으로 원하지 않았지만 두뇌가 판단을 거부하는 바람에 헤매는데 더욱 큰 문제가 생겼어요. 화장실! 다행히 큰 일은 아니었어요. 방광에 슬슬 자극이 오기 시작했어요. 기차에서 내리기 전에 화장실을 들려서 소변이라도 보고 내리곤 했는데 이날은 급히 내리느라 화장실은 당연히 못 갔고 세수도 못했어요. 기차역에서는 제 기억과 전혀 다른 기차역이라서 화장실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어요. 게다가 중요한 것은 여기는 돈 내고 화장실 가야하는 나라. 우리나라에서라면 일단 화장실 들려서 물이라도 조금 빼고 가자는 식이지만 여기서는 정말 급할 때 아니면 절대 화장실 안 가는 게 좋아요. 괜히 물이나 빼고 가자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돈을 지출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더욱이 무슨 10원, 20원 던져주..

7박 35일 - 56 체코 프라하

드디어 혼자 하는 여행. 이제 목표는 오직 하나, 무사 귀환이었어요. 이때만 해도 프라하 성은 입장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내일 바로 공항에 가서 하룻밤만 노숙할까?' 프라하에서 더 돌아다니고 싶다는 생각도, 체력도 없었기 때문에 공항에서 노숙하고 바로 떠나는 방법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어요. 하지만 문제는 비행기 시각이 너무 늦게 있다는 것. 보나마나 다음날 새벽에 도착할텐데 비행기는 프라하 도착한 다음날 저녁. 공항에서 노숙이 가능할지도 의문이었지만 결정적으로 노숙을 할 만큼 체력이 되느냐도 문제였어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전날 부다페스트에서 하루 종일 잠만 잤다는 것이었어요. 혼자 기차를 타고 야간이동을 하려니 확실히 귀찮고 신경쓰였어요. 씻으러 화장실에 가는데 카메라 가방을 들고 가야..

7박 35일 - 55 헝가리 부다페스트

부다페스트 도착하자마자 호텔을 찾았어요. 민박을 찾는 것은 무리. 예전에 인터넷을 검색해본 결과 부다페스트에는 민박이 없었어요. 멀리 돌아다닐 힘도 없어서 켈레티역 근처 호텔에서 방을 잡았어요. 방은 하룻밤에 80유로. 가격은 프랑스 파리와 똑같았지만 3성 호텔이었어요. 방에 들어가니 정말 방이 으리으리했어요. 너무 커서 방을 '걸어다녀야' 했어요.이렇게 큰 방은 태어나서 처음이었어요. 침대에 드러누웠어요. 잠이 밀려왔어요. 눈을 떴을 때에는 오후 6시.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어요. 잠깐 눈 좀 붙인다는 것이 너무 깊게 잠든 것이었어요. 잠에서 깨어났는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문을 열었더니 후배가 밥을 먹으러 가자고 했어요. "별 일 없었어요?" "오빠 방 몇 번 노크했는데 문 안 열어주어서 ..

7박 35일 - 30 헝가리 부다페스트 중앙시장, 부다페스트 야경

국회의사당을 보고 나니 슬슬 점심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다시 걷기 시작했어요. 길을 걷다 공예 박물관 앞을 지나가게 되었어요. 지붕은 그 유명한 졸나이에서 만든 타일로 장식되어 있었어요. 이건 너무 화려해서 오히려 주변 건물들과 안 어울리는 것 같았어요. 사진에서 화려하다기 보다는 지저분하게 보이는 이유는 찍는 사람이 실력이 없어서...사진이 안 나오면 기계 탓 할 게 아니라 제 능력을 탓해야죠. 식당을 찾아 돌아다니는데 한 가지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요. 중앙시장에 가서 밥을 먹자! 무엇을 먹을지 메뉴는 이미 정해져 있었어요. 오늘 식사는 무조건 구야쉬. 전에 왔을 때에는 제대로 된 식당에서 구야쉬를 먹었어요. 그러니 이번에는 진짜 시장에서 파는 구야쉬를 먹기로 했어요. "우리 이렇게 ..

7박 35일 - 29 헝가리 부다페스트 성 이슈트반 성당, 국회의사당

기차에 타자마자 캐리어 속에 카메라 가방을 우겨넣고 화장실에 가서 간단히 씻은 후 객실로 돌아와 드러누웠어요. 오늘도 역시 잠자다 도중에 깰 필요가 없는 날.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는 쉥겐 조약 가입 국가라서 국경 심사가 없어요. 프라하 올 때에는 얼마나 걸리는지도 잘 모르고 처음 가는 도시인데다 다음 여행 일정을 생각하느라 잠을 잘 못 잤지만 오늘은 정말 푹 자도 되는 날이었어요. 객실 의자에 누워 잠을 자는데 너무 더웠어요. 그래서 외투 위에 입고 있던 점퍼를 벗고 외투 지퍼를 열고 뒤집어서 입었어요. 그래도 아무 것도 안 덮고 자는 것보다는 외투라도 덮고 자는 게 조금 나을 것 같았거든요. 그냥 외투를 덮으면 바닥에 떨어질 수도 있고 분실 위험도 있고 해서 외투를 거꾸로 입었어요. 이렇게 누우니..

7박 35일 - 28 체코 프라하 스트라호프 수도원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프라하 방문 행사를 보고 반대쪽으로 내려갔어요. 우리가 내려간 것은 바로 우체국에 들렸다가 이 건물에 가기 위해서였어요. 바로 스트라호프 수도원. 멀리서 프라하성을 보면 한쪽에는 프라하성이 보이고 다른 한쪽에는 스트라호프 수도원이 보여요. 멀리서 보면 상당히 아름답게 생긴 건물이라 왕궁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일단 무작정 내려가자 브라헤와 케플러의 동상이 있었어요. 사람들에게 우체국이 어디 있냐고 물어보았어요. 사람들은 친절하게 우체국 위치를 알려 주었어요. 제가 우체국에 가려고 한 이유는 바로 체코 우표를 사기 위해서였어요. 요즘은 우표를 잘 모으지 않지만 한때는 우표를 정말 열심히 모았어요. 무슨 특별한 컬렉션을 만들어 갔다기 보다는 아무 우표나 열심히 모으는데 목표가 있..

7박 35일 - 27 체코 프라하

기차에서 정신없이 자다 보니 어느새 프라하 역에 기차가 도착했어요. 기차에서 내려보니 전철도 다니지 않는 야심한 새벽 시간이었어요. 샌드위치 가게 한 곳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곳도 문을 열지 않았어요. 정말 전날 부다페스트에서 돈을 약간 환전해 오기를 잘 했다고 생각했어요. 안 그랬으면 중앙역에 갇혀서 환전소가 문을 열 때까지 기다려야 했을 거에요. 일단 짐을 코인 락커에 집어넣으려고 했는데 동전이 없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샌드위치를 사먹고 동전을 만들어서 코인락커에 짐을 집어넣었어요. "이제 어디 갈 거에요?" "전철 열리면 버스 터미널에 가서 버스 알아봐야죠." 분명 가이드북에는 부다페스트에서 프라하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고 했어요. 그러나 부다페스트에서는 프라하까지 가는 버스를 찾을 수 없었어요. 하..

7박 35일 - 26 헝가리 부다페스트 어부의 요새, 세체니 다리

왕궁의 언덕 정상은 어부의 요새 (Halászbástya) 였어요. 가운데 있는 동상은 성 이슈트반 기마상 (Szt. István-szobor) 에요. 성 이슈트반은 헝가리에 기독교를 도입해 기독교 국가로서 헝가리 왕국을 건립한 인물이에요. 어부의 광장에서 본 부다페스트에요. 먼저 그 유명한 세체니 다리 (사슬교). 그 유명한 부다페스트의 국회의사당. 이건 너무 유명한 거라서 넓게도 찍어보았어요. 넓게 찍으면 반대쪽에는 이슈트반 성당이 보였어요. 어부의 요새 너머로 보이는 국회의사당. 어부의 요새 너머로 보이는 성 이슈트반 기마상. 벽에 서 있는 조각은 각을 잘 잡고 있었어요. 하지만 자세히 보면 양 옆 조각은 짝다리 짚고 있었어요. 왕궁의 언덕에서 다뉴브강을 향해 내려갔어요. 내려오는 길에 국회의사당을..

7박 35일 - 25 헝가리 부다페스트

기차에 올라타서야 안심하고 잠을 청할 수 있었어요. 크로아티아에서 너무 고생해 버려서 바로 의자에 드러누워 자고 싶었지만 의외로 사람들이 많이 탄 기차라서 누울 수는 없었어요. 이 기차는 자그레브에서 출발하는 기차가 아니라 다른 도시를 거쳐 자그레브를 지나가는 기차였어요. 기차가 부다페스트 동역 (켈레티역, Keleti pu.)에 도착했어요. 도착하자마자 역에서 나와 환전소를 찾았어요. 사람들에게 물어가며 환전소를 찾아갔어요. 환전소는 켈레티역에서 나와 길을 건넌 후, 오른쪽으로 쭉 가다보면 하나 있어요. 여기 환율이 켈레티역 환전소 환율보다 좋아요. 환전을 하는데 체코 돈도 환전해 준다고 적혀 있었어요. "체코돈 살 수 있어요?" "예." 그래서 체코돈도 조금 구입했어요. 원하는 만큼 구입하지 못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