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의 언덕 정상은 어부의 요새 (Halászbástya) 였어요.
가운데 있는 동상은 성 이슈트반 기마상 (Szt. István-szobor) 에요. 성 이슈트반은 헝가리에 기독교를 도입해 기독교 국가로서 헝가리 왕국을 건립한 인물이에요.
어부의 광장에서 본 부다페스트에요.
먼저 그 유명한 세체니 다리 (사슬교).
그 유명한 부다페스트의 국회의사당.
이건 너무 유명한 거라서 넓게도 찍어보았어요.
넓게 찍으면
반대쪽에는 이슈트반 성당이 보였어요.
어부의 요새 너머로 보이는 국회의사당.
어부의 요새 너머로 보이는 성 이슈트반 기마상.
벽에 서 있는 조각은 각을 잘 잡고 있었어요.
하지만 자세히 보면 양 옆 조각은 짝다리 짚고 있었어요.
왕궁의 언덕에서 다뉴브강을 향해 내려갔어요.
내려오는 길에 국회의사당을 보니...아놔...여기도 일부 보수중. 그래도 전면 보수중이 아닌 것으로 위안을 삼았어요.
왕궁의 언덕을 내려와 세체니 다리를 향해 걷기 시작했어요. 위에서 볼 때에는 멀어 보였는데 아래 내려와서 걸어보니 위에서 보고 계산한 것보다 더 멀었어요. 그리고 차가 쌩쌩 달려서 정신 없었어요.
"이거 루마니아 묘비 아닌가?"
묘비에 적힌 것을 보면 이건 루마니아어가 아니었어요. 분명히 헝가리어였어요. 그러나 왠지 루마니아식 묘비 같았어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본 묘지의 묘비와는 달랐지만 느낌이 비슷했어요. 이게 헝가리 전통 묘비인지 루마니아식 묘비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드디어 세체니 다리에 도착했어요.
뒤를 돌아보니 부다 왕궁이 있었어요.
"그냥 부다 왕궁 쪽으로 내려올걸."
부다 왕궁은 큰 흥미가 없어서 그쪽으로 가지 않고 무작정 다뉴브강쪽으로 내려왔는데 그게 실수였어요. 왕궁쪽에서 내려와야 바로 세체니 다리로 연결된다는 것을 내려와서야 알았어요. 하지만 이미 다 걸어서 와버렸어요. 후회한다고 해서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는 노릇.
드디어 국회의사당과 더불어 부다페스트의 자랑 세체니 다리 위에 올라섰어요.
정말 정교하게 잘 만든 사자상. 그런데 제가 사진 찍는 것도 모르고 한눈 팔고 있어요.
정면에서 보니 사나워보이기 보다는 '이놈의 관광객, 자꾸 와서 귀찮게 사진 찍어대네'라는 표정이었어요.
다리를 건너는데 흔들리는 느낌이 있었어요. 굳이 이 다리를 건너는 것에 의의를 둔다면 '다뉴브강 도하'라고 할 수 있었어요. 다리는 좁은데 차는 엄청나게 많이 지나다녀서 즐겁게 건너는 다리는 아니었어요. 여기에 소매치기가 많다고 했는데 비수기에 시간도 늦어서인지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집시는 보이지도 않았어요.
성 이슈트반 대성당 가는 길. 길에서 볼 때는 특별한 것을 느끼지 못했어요. 그냥 가이드북에 유명하다고 해서 일단 갔어요. 멀리서 보이는 이슈트반 대성당은 그다지 독특할 것 없는 교회였어요.
"이거 생긴 거 재미있는데?"
무언가 어색했어요. 지금까지 보아온 교회의 정면은 직사각형이었어요. 그런데 성 이슈트반 대성당의 정면은 정사각형에 가까웠어요.
성당에 들어갈까 말까 고민하다 출출해서 저녁을 먹고 보기로 했어요. 저녁은 헝가리 전통 음식 중 하나인 구야쉬. 구야쉬 파는 식당이 근처에 없어서 주변을 헤매다 간신히 한 곳 찾았어요.
다른 것은 시키지 않고 구야쉬만 2개 시켰어요. 구야쉬만 2개 시켰는데 이상하게 보지 않았어요. 구야쉬는 헝가리식 스프에요. 식당에서 스프만 1개 시키면 이상하게 봐요. 왜냐하면 스프는 전채에 해당하거든요. 그런데 관광객들이 하도 많이 구야쉬만 시켜서인지 아니면 구야쉬만 먹기도 해왔는지 식당에서 전혀 이상하게 보지 않았어요.
빵을 들어보면
이렇게 속에 구야쉬가 있어요. 맛은 뼈다귀 해장국 국물 맛. 건더기로는 감자와 고기 등이 있었어요. 한국인들이 유럽 여행 중 헝가리 와서 구야쉬 먹고 너무 좋아한다고 했는데 그 이유를 깨달았어요. 뼈다귀 해장국 국물과 비슷한 맛인데 그나마 이게 한국 음식과 비슷한 맛이었어요. 확실히 친숙한 맛이라 더욱 맛있었어요.
만족스럽게 저녁 식사를 마치고 성 이슈트반 성당으로 갔어요.
관람시간 종료!
이왕 이렇게 된 것 중앙시장 (Vásáarcsarnok) 이나 보고 역으로 가기로 했어요. 중앙시장도 나름 유명해서 가이드북에서 무려 한 페이지나 할당해 설명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여기 역시...관람시간 종료!
날도 춥고 전날 일정이 준 피로 때문에 야경을 보러 다시 왕궁의 언덕으로 기어올라가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프라하행 기차를 타러 켈레티역으로 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