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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탄고도8길 6

석탄의 길 1부 27 - 강원도 남부 도보 여행 트래킹 코스 운탄고도 8길 삼척시 신기면 대평리, 한라시멘트 삼척 신기공장, 신기역

"진짜 끝이 보인다!" 흥분이 가라앉았어요. 발에 누적된 고통과 다리에 누적된 피로가 주는 고통이 갑자기 폭풍처럼 확 몰려왔어요. 갑자기 발이 아프고 다리가 피곤해진 것은 아니었어요. 꽤 먼 곳부터 고통이 계속 강해지고 있었어요. 그것을 흥분한 상태라 못 느끼고 있었을 뿐이었어요. 흥분이 가라앉자 못 느끼고 있었던 고통이 본격적으로 제대로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옛날 옛적, 빨간 구두를 너무 좋아한 한 소녀가 있었어. 그 소녀는 장례식장에 빨간 구두를 신고 갔어. 소녀는 저주받았고, 두 발은 죽을 때까지 춤을 추었대. 왜 제가 지금 안데르센의 빨간 구두 속 주인공 소녀의 고통에 공감해야 합니까? 안데르센의 빨간 구두 속 주인공과 저 사이에 공통점이 하나 있었어요. 바로 새 신을 신었다는 점이었어요. 안데르..

석탄의 길 1부 26 - 운탄고도1330 8길 강원도 삼척시 신기면 마차리 구간 경주 김씨 열녀각

망설임 없이 마차리 마을 진입로를 선택했어요. 긴장감 넘치는 길도 좋았지만 너무 자극적인 것만 먹으면 속 다 버려요. 대형 차량이 질주하는 강원남부로는 너무 자극적인 길이라 잠시 순한 맛 길도 걸으며 정신적 휴식을 취하기로 했어요. 육체적 휴식을 취할 만한 곳도 있다면 더욱 좋을 거였어요. 육체적 휴식을 취할 만한 곳이 보이면 바로 앉아서 조금 쉬었다 가기로 했어요. "날 따스하네?" 태백시 찜질방에서 출발할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기온이 많이 상승했어요. 태백시야 원래 추운 동네니까 그러려니 할 수도 있었어요. 기온이 아침에 도계에 처음 도착했을 때보다도 훨씬 더 따스해졌어요. 강원도 삼척시 도계버스터미널에서 버스 내렸을 때만 해도 살짝 쌀쌀한 기운이 있었는데 지금은 비가 내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

석탄의 길 1부 25 - 강원도 삼척 도보 여행 신기면 영동선 폐역 마차리역

"여기 차 꽤 다니네?" 왕복 2차선 도로에 버스와 트럭이 계속 달리고 있었어요. 줄줄이 비엔나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달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한 대 지나가고 조금 가면 또 한 대 달려와서 지나갔어요. 지도만 보면 차량 대부분은 38번 국도를 타고 가고 이쪽 강원남부로로는 차량이 별로 안 다니게 생겼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대형 덤프트럭과 버스가 끊임없이 등장헀다 사라졌다 하고 있었어요. '긴장 풀면 안 되겠다.' 위험한 길은 아니었지만 안전한 길도 아니었어요. 차도 옆에 사람이 걸어갈 만한 공간이 있었어요. 최대한 차도에서 멀리 떨어져서 가에로 걷는다면 걸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흰색 차선 안쪽으로 들어가면 진짜 위험한 길이었어요. 차선 폭은 좁았고, 다니는 차량은 대형 덤프트럭과 버스였어요. 길 똑바로..

석탄의 길 1부 24 -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고사리 하고사리역 - 기차 사진 인스타그램 감성 풍경 사진 삼척 여행 아름다운 기차역 폐역 추천 출사지

얼굴에 묻은 빗물을 손으로 닦아내었어요. 빗방울이 갈 수록 굵어지고 있었어요. 우산 안 쓸 거야? 우산 안 쓰고 배기겠어? 하늘이 제게 계속 어서 빨리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서 쓰라고 재촉했어요. 내 인내심을 테스트하고 있었어요. 이거 조금이라도 늦게 우산 꺼내었다가는 비가 본격적으로 퍼붓기 시작해서 옷이고 가방이고 다 쫄딱 젖게 생겼어요. 무슨 영화 속 시한폭탄 타이머 5초 남았다 4초 남았다 하는 것처럼 갈수록 굵어지는 빗방울이 어서 포기하고 우산을 쓰고 다니라고 하고 있었어요. "내가 우산 쓰나 봐라." 우산을 꺼내서 쓰는 건 문제가 아니었어요. 가방 속에 우산이 있기 때문에 우산만 꺼내서 펼치면 그것으로 끝. 하지만 우산을 꺼내서 펼치는 순간 불편함은 남은 구간 내내 지속될 거였어요. 젖은 우산을 ..

석탄의 길 1부 23 - 강원도 삼척시 기차역 폐역 고사리역 폐교 소달중학교, 늑구리 성황당, 강원도 기념물 제59호 삼척 늑구리 은행나무

"어? 비온다!" 빗방울이 투둑투둑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산 너머 남쪽 윗동네를 걸을 때는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고사리역 도착하자 빗방울이 떨어졌어요. 그렇게 비가 오지 말라고 빌었는데 기어코 비가 쏟아질 모양이었어요. 하늘은 아까보다 더욱 우중충해졌어요. 하늘이 무거운 구름을 들고 흘리는 육수가 기분나쁘게 계속 떨어졌어요. 하늘을 올려보지 못했어요. 눈에 빗물 들어가면 눈 아파요. 비 한 방울에 짜증 한 방울 비 한 방울에 조급함 한 방울 비가 뚝뚝 떨어질 때마다 짜증과 조급함이 쌓여 갑니다. 빗방울이 제 머리와 스마트폰으로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질 때마다 신경이 날카로워졌어요. 비가 내리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데 하필 걸어서 돌아다니려고 여행 온 날 날씨가 비였어요. 빗방울이 떨어질 수록 마음도 급해졌..

석탄의 길 1부 22 - 강원도 삼척시 운탄고도1330 8길 도계역 ~ 늑구리 고사리역 구간

"저거는 예쁜데 왜 도계역 앞 조형물은 곰팡이 모양으로 만들었을까?" 도계역 앞 오십천을 건너는 다리 중앙에는 쇠로 만든 아치 조형물이 일렬로 쭉 늘어서 있고 그 위에는 알록달록한 유리가 매달려 있었어요. 이것은 매우 예뻤어요. 하지만 도계역 광장에 있는 조형물은 아무리 봐도 포자 달린 검은 곰팡이 모습이었어요. 정확히는 '유리로 만든 석탄 나무'에요.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은 탄광촌이자 석탄 채굴 중 나온 폐석을 활용해 유리를 만들고 있어요. 도계는 산과 나무가 많구요. 그래서 석탄, 유리, 나무를 합쳐서 그런 조형물을 만들어놨을 거에요. 하지만 아무리 머리로는 '유리로 만든 석탄 나무'라고 해석하고 있었지만 마음으로는 검은 곰팡이라고 외치고 있었어요. 저거 밤 되면 불 들어와서 초록색으로 빛나는데 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