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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이야기하다 우연히 내가 아주 예전에 썼던 판타지 소설 이야기가 나왔다. 친구가 나보다 그 소설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에 매우 기뻤다. 나는 그거 쓴 이후 새로운 스토리 못 만들어내서 판타지 소설 쓰는 것을 포기하고 있었는데...친구에게 '확 주인공이 다 때려부수고 성공하는 먼치킨물이나 쓸까'라고 장난으로 이야기했더니 친구가 말했다.


"어차피 넌 먼치킨물 못 써. 넌 결함이 있는 걸 좋아해서 포기 못해. 그래서 소시민에 집착하는 거고."


아주 예전, 인터넷 카페에서 활동할 때 알게 된 누나를 만났다. 긍정과 호기심의 에너지가 항상 넘치는 누나인데, 10년 넘게 연락만 간간히 드리다 이번에야 다시 만났다. 누나를 만나니 또 뭔가 마구 도전하고 싶어졌다. 지금 벌려놓은 일도 너무 많은데...


집에 돌아오는 길에 이렇게 써볼까 생각하다가 그동안 발목잡고 있던 구상에서 좀 벗어나보자고 생각했다. 순간 글이 써지기 시작했다.


안돼...나 아직 여행기도 엄청 밀려 있단 말이야! 여행기 쓰다가 너무 피곤해서 조금 쉬고 있었는데 이렇게 글 쓰는 거 하나 더 늘어나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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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 있는 책을 정리해야 하는데 어떻게 정리해야 할 지 감도 안 온다. 어렸을 적에는 집에 책이 많은 친구들이 참 부러웠는데, 이제는 하나도 안 부럽다. 왜냐하면 지금 나한테 책은 죄다 짐이니까. 이것들은 내 방에서 자가번식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실물로 된 책이든 파일로 된 책이든 간에 한 권을 끝내면 꼭 몇 권이 구해진다. 이건 대체 무슨 업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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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블로그 글 제목을 쭉 보니 웃음만 나왔다. 내가 봐도 이게 뭔 블로그인지 모르겠네.


그러고보면 지금까지 참 극단적으로 과격하게 인생의 방향을 바꿔왔다. 그리고 방향을 틀 때마다 책과 자료는 기하급수적으로 쌓여갔다. 우리나라 책은 알라딘에 팔아치우고 버려버리는 식으로 꽤 정리했지만, 외국 서적들은 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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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한쪽 벽에 쌓아놓은 책박스 속에서 책 하나를 꺼낼 일이 있어서 박스를 들어냈다. 한 번 필요없는 책을 싹 정리해서 버리고 팔아치워버렸는데도 아직도 책이 너무 많다. 내 방 이삿짐 다 챙겨봐야 내 모든 살림살이 다 해서 캐리어 큰 거 하나에 두 박스 나올까 말까인데 책만 10박스가 넘는다. 여행 다니면서 하나 둘 모으고 공부한다고 하나 둘 모으고 하다보니 이 지경이 되었다.


박스를 뒤지다보니 이 책 무더기가 나왔다.



대학교때 외국 여행이 너무 가고 싶을 때마다 하나 둘 사모았던 시리즈. 고시원 침대에 드러누워 잠깐 보다 자곤 했다. 저기 있는 것을 다 읽어보기는 했다. 물론 다 외우고 저 언어들을 다 할 줄 안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지문과 문법 설명을 쭉 읽어보며 이 나라들로 여행가고 싶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덕분에 외국어 실력은 안 늘고, 외국어 교재를 고르는 실력만 매우 성장했다. 여행 가고 싶어서 가이드북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처럼 나는 대학생 시절 이 책을 읽으며 여행 가는 꿈을 꾸곤 했다.


저 시리즈 중 몇 권 없는데, 그건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눈꼽만큼도 관심이 없던 것들.


이 책들 리뷰나 하나씩 써볼까? 이거 리뷰 시리즈물로 만들어도 웃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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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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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좋은 외국어 교재를 선택할 수 있게 팁을 주는 능력도 대단하신 거예요. 많은 사람들은 어떤 교재가 좋은지 목말라 하고 있거든요. 좀좀님께서 책을 아주 많이 읽으시는 건 블로그를 읽어보면 단번에 알 수 있어요. ^^ 그런데 책이 이게 자꾸 쌓여가는 거라 공간 제약의 스트레스를 팍팍 주죠. 좀좀님 결함있는 걸 좋아하시는군요. 좀좀님의 판타지 소설도 한번 읽고 싶어요. 아주 재밌을 것 같아요. ^^*

    2017.06.03 05: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책이 너무 많아서 항상 고민이에요. 이건 부피도 크고 무게도 많이 나가서 항상 골치아파요...제 집이면 책장 몇 개 사서 거기에
      쫙 꽂아놓고 책정리 끝! 할텐데요 =_=;

      2017.06.04 18:45 신고 [ ADDR : EDIT/ DEL ]
  2. 앗 저 책들 리뷰 너무 흥미로울거 같아요!! 우와 사진만 봐도 전 이미 기대 중 ㅋㅋㅋ
    판타지소설이랑 다른 글들도 모두 편안하고 물흐르듯 좀좀이님 안에서 나와서 열매맺길!!! 읽고파요!!!

    2017.06.03 06: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 책들 은근히 재미있었어요. 소설은 나중에 좀 많이 진행되면 올릴지 생각해볼께요. 이제 2화 썼어요 ㅋㅋ;;

      2017.06.04 19:41 신고 [ ADDR : EDIT/ DEL ]
    • 오오! 벌써 2화까지 쓰셨다니! 파이팅!!!!

      2017.06.05 06:43 신고 [ ADDR : EDIT/ DEL ]
    • 20화쯤 쓰면 아마 그때쯤 올릴지 생각해볼 생각이에요 ㅋㅋㅋ;;

      2017.06.05 07:16 신고 [ ADDR : EDIT/ DEL ]
  3. 원서도 알라딘 앱으로 찍어보면 팔 수 있는 책도 있어요~ 그런건 단가도 좀 쎄서 짭짤(;;)하더라구요~ ...저희 집 자가증식한 책들도 언제 한번 추수해서 내다 팔아야겠어요. 올해 풍작이라서요^^;;;;

    2017.06.03 15: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제가 갖고 있는 원서들은 거기서 구입 안 해주는 책들이에요 ㅎㅎ;; 작은흐름님께서도 장마 오기 전에 한 번 싹 정리하세요^^

      2017.06.04 19:41 신고 [ ADDR : EDIT/ DEL ]
  4. 2화까지 진행됐네요 벌써. 글 얼마나 부지런히 쓰시는 거죠? ㅋㅋㅋ 책이 한두 권이 아닌데 기대할게요! 희귀어부터 부탁드릴게요 ㅋㅋㅋㅋ

    2017.06.05 12: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메모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메모해놔요. 카카오톡 기능 중 자기에게 메시지 보내는 것도 적극 활용하구요 ㅎㅎ 저거까지 다 쓰려면 진짜 글쓰기에 완전 파뭍혀 살아야겠네요 ㅋㅋ;;

      2017.06.06 03:46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