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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늦은 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카톡 메시지가 날아왔다. 누가 보낸건가 보았는데 예전 학원에서 강사로 일할 때 제자가 보낸 메시지였다. 스승의 날이라고 긴 메시지를 보내왔다. 정말 감격했다.

학원에서 일할 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내가 과연 좋은 선생이었는가 항상 궁금하다. 시험을 쳤는데 점수 공개는 영원히 안 하는 상황 같은 느낌이랄까. 학생들 점수는 확실히 만들어주고 올려줬다. 그거 말고 과연 좋은 기억들을 만들어주었고 좋은 선생으로 기억되는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말로 기뻤다.


02


초등학교 2학년때 담임선생님을 제외하고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교 선생들과 친하게 지낸 적이 없다. 따스한 인간적인 관계?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딱 한 번, 초등학교 2학년 때 외에는 없다. 무미건조한 사무적 관계라 해도 될 거다. 우리나라 사람들 상당수가 이러지 않을까. 그래서 대학교 진학 후 모교를 찾아가거나 선생님께 연락드리거나 하는 일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친구들이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물어볼 때마다 싫다고 했다. 왜냐하면 선생들과의 추억이 없으니까. 공립 초등학교를 나와서 초등학교 2학년때 담임선생님께서 어디 계신지도 몰랐고 말이다. 대신 학원을 찾아갔다. 학원 선생님들과의 추억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가르칠 때도 애들에게 좋은 기억과 추억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했다. 시험 점수야 확실히 잘 만들어주었으니 일단 똑바로 내 과목 가르친 것은 맞는데, 이 부분은 알 방법이 없다. 그래서 이 부분이 항상 궁금하다. 그렇다고 제자들한테 내가 먼저 '야, 나 좋은 선생이었냐?' 이렇게 물어볼 수도 없지 않은가. 무슨 엎드려 절받기도 아니고.


03.


친구에게 제자에게 스승의 날 카톡 받았다고 자랑하며 이야기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사람들이 내 블로그를 보고 상상하는 나의 이미지는 어떤 이미지일까?

어떻게 생기고 어떤 사람으로 상상하고 있을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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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김영란법 때문에 변화가 생겨서 여러모로 뒤숭숭한 스승의 날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래도 예전에 가르쳤던 학생에게 문자가 왔다니 기분 좋으셨을 것 같아요^^

    2017.05.16 08: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언론이 과장되게 보도하는 경향이 있죠. 메시지 받아서 기분 많이 좋았어요^^

      2017.05.16 21:12 신고 [ ADDR : EDIT/ DEL ]
  2. 좋은 선생님이셨네요,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기억나서 학생이 메시지를 보내는 선생님이라면 진짜 좋은 선생님이었던 거죠.

    2017.05.16 20:4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메시지 받으니 참 좋았어요. 제자 중 한 명에게라도 좋은 기억 남겨주었다면 제가 일
      똑바로 잘 한 거겠죠? ㅎㅎ

      2017.05.16 21:12 신고 [ ADDR : EDIT/ DEL ]
  3. 좋은 선생님이셨나봐요~ 누군가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는 건 참 멋진 일 같아요^^

    2017.05.17 18:3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스승의날 감사 카톡 받아서 참 기뻤어요^^

      2017.05.18 14:18 신고 [ ADDR : EDIT/ DEL ]
  4. 저도 스승이랍시고 케잌을 선물로 받아서 기분이 참 좋았어요ㅎㅎ
    좀좀이님 기분에 엄청 공감됩니다 :)
    좀좀이님 이미지는 뭔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에 대한 지식과 체험이 넘치는 분? 이라는 느낌이 있어요.
    태국어 라오어 아랍어같은 언어에 관심이 많아 보이셔서^^*

    2017.05.19 10: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슬님께서는 케이크 선물로 받으셨군요! 기분 정말 날아갈 것처럼 기쁘셨겠어요!!! 슬님께서는 학생들에게 매우 인기 많은 스승일 거 같아요^^
      그러고보니 지금 쓰고 있는 여행기에서는 절 체험을 참 많이 했네요. 여행갈 때 역사, 사회, 문화, 정치, 경제 같은 건 많이 조사하고 가는데 정작 제가 잘 숙소, 먹을 음식 같은 건 하나도 안 알아봐서 희안한 에피소드가 많아요 ㅋㅋ;;

      2017.05.20 09:01 신고 [ ADDR : EDIT/ DEL ]
  5. 학원에서 강의하셨을 때 학생들 점수를 확실히 만들어 주고 올려 주셨다면 좋은 선생님 맞으세요. 아이들이 원하는 바로 그 점을 도와주신 거니까요. 저도 학창생활을 하며 존경 또는 다시 뵙고 싶은 그런 선생님은 없어요. 특히 초등학교를 떠올리면 선생님들이 지나치게 솔직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어요. ㅡ.ㅡ
    좀좀님 블로그를 읽다보면 유머도 있고, 지식도 탄탄하시고, 철학이 있으신 분 같아요. 좀좀님과 비슷한 연령대 다른 분들도 사뭇 다른 그런 분 같아요. (당연히 좋은 쪽으로) ^^*

    2017.06.05 06: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를 매우 좋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중등부 사회 강사였기 때문에 항상 저게 궁금하더라구요. 이런 고민을 종종 하게 된 데에는 좀 복잡한 이유가 있어요 ㅎㅎ;; 나는 좋은 품질로 만들어서 재료를 공급해주었는데 가공업체에서 개떡으로 만들었을 때의 심정이랄까요? 애리놀다님께서도 학창생활하며 존경 또는 다시 뵙고 싶은 그런 선생님은 없으시군요. 아마 우리나라 학생들 대부분이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ㅎㅎ;;;;;;

      2017.06.05 08:10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