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오늘의 잡담

스승의 날 잡담

좀좀이 2017. 5. 16. 07:12
728x90

01


늦은 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카톡 메시지가 날아왔다. 누가 보낸건가 보았는데 예전 학원에서 강사로 일할 때 제자가 보낸 메시지였다. 스승의 날이라고 긴 메시지를 보내왔다. 정말 감격했다.

학원에서 일할 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내가 과연 좋은 선생이었는가 항상 궁금하다. 시험을 쳤는데 점수 공개는 영원히 안 하는 상황 같은 느낌이랄까. 학생들 점수는 확실히 만들어주고 올려줬다. 그거 말고 과연 좋은 기억들을 만들어주었고 좋은 선생으로 기억되는지 궁금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말로 기뻤다.


02


초등학교 2학년때 담임선생님을 제외하고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교 선생들과 친하게 지낸 적이 없다. 따스한 인간적인 관계?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딱 한 번, 초등학교 2학년 때 외에는 없다. 무미건조한 사무적 관계라 해도 될 거다. 우리나라 사람들 상당수가 이러지 않을까. 그래서 대학교 진학 후 모교를 찾아가거나 선생님께 연락드리거나 하는 일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친구들이 같이 가지 않겠냐고 물어볼 때마다 싫다고 했다. 왜냐하면 선생들과의 추억이 없으니까. 공립 초등학교를 나와서 초등학교 2학년때 담임선생님께서 어디 계신지도 몰랐고 말이다. 대신 학원을 찾아갔다. 학원 선생님들과의 추억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가르칠 때도 애들에게 좋은 기억과 추억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했다. 시험 점수야 확실히 잘 만들어주었으니 일단 똑바로 내 과목 가르친 것은 맞는데, 이 부분은 알 방법이 없다. 그래서 이 부분이 항상 궁금하다. 그렇다고 제자들한테 내가 먼저 '야, 나 좋은 선생이었냐?' 이렇게 물어볼 수도 없지 않은가. 무슨 엎드려 절받기도 아니고.


03.


친구에게 제자에게 스승의 날 카톡 받았다고 자랑하며 이야기하다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사람들이 내 블로그를 보고 상상하는 나의 이미지는 어떤 이미지일까?

어떻게 생기고 어떤 사람으로 상상하고 있을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