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비온다!" 빗방울이 투둑투둑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산 너머 남쪽 윗동네를 걸을 때는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고사리역 도착하자 빗방울이 떨어졌어요. 그렇게 비가 오지 말라고 빌었는데 기어코 비가 쏟아질 모양이었어요. 하늘은 아까보다 더욱 우중충해졌어요. 하늘이 무거운 구름을 들고 흘리는 육수가 기분나쁘게 계속 떨어졌어요. 하늘을 올려보지 못했어요. 눈에 빗물 들어가면 눈 아파요. 비 한 방울에 짜증 한 방울 비 한 방울에 조급함 한 방울 비가 뚝뚝 떨어질 때마다 짜증과 조급함이 쌓여 갑니다. 빗방울이 제 머리와 스마트폰으로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질 때마다 신경이 날카로워졌어요. 비가 내리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데 하필 걸어서 돌아다니려고 여행 온 날 날씨가 비였어요. 빗방울이 떨어질 수록 마음도 급해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