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 가면 꿀빵을 접할 수 있어요. 강구안을 따라 꿀빵 거리가 조성되어 있어서 꿀빵을 시식해볼 수도 있고, 직접 구입할 수도 있지요. 통영 꿀빵 중 유명한 가게인 오미사 꿀빵은 강구안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 있구요.
진주 역시 꿀빵이 유명하답니다. 통영 꿀빵에 밀려서 크게 알려진 편은 아니지만요. 진주 꿀빵 중 유명한 가게인 덕인당은 진주 중앙시장 안에 있어요.
오미사 꿀빵, 덕인당 모두 유명하기 때문에 오미사 꿀빵은 강구안 근처, 덕인당은 중앙시장 안에서 상인들에게 물어보면 어디인지 알려줘요. 오미사 꿀빵은 일요일에 영업을 하지 않고, 덕인당은 일요일에도 영업을 한답니다.
둘 다 꿀빵인데, 실제 먹어보면 맛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서 같은 꿀빵이라고 해도 되는지 의문이 들 정도랍니다.
먼저 통영꿀빵
이것이 진주꿀빵이에요.
둘 다 만드는 방법은 일단 비슷해요. 동그란 팥 도넛에 시럽을 바르고 그 위에 깨나 견과류를 붙이는 것이지요.
둘 중 어느 것이 더 맛있다고 할 수는 없어요. 왜냐하면 이것은 어디까지나 취향 차이니까요. 하지만 진주꿀빵은 과자쪽에, 통영꿀빵은 빵쪽에 가깝답니다.
1. 크기
진주꿀빵은 자두 크기에요. 어지간한 입이면 한 입에 넣을 수 있는 크기에요. 그에 비해 통영꿀빵은 작은 복숭아 크기에요. 시중에서 파는 속에 팥이 들어간 찹쌀 도넛 크기를 생각하시면 되요. 통영꿀빵은 한 입에 집어넣기에는 힘든 크기랍니다.
단, 둘 다 한 입에 넣는 것은 추천하지 않아요. 통영꿀빵이야 크기 자체가 크기 때문에 한 입에 넣는 게 어렵지만, 진주꿀빵은 한 입에 넣으려고 하면 넣을 수는 있는 크기이지만 겉이 딱딱하기 때문에 한 입에 넣으면 입안 헐 수 있어요.
2. 식감
진주 꿀빵은 겉을 딱딱하게 굳혀요. '사탕을 씌웠다'라는 표현이 어울린답니다. 베어물으면 와삭 부서져요. 이것은 사진 속 덕인당 것만이 아니라 다른 가게 것들도 마찬가지에요. 이에 비해 통영 꿀빵은 겉이 부드러워서 속이 꽉 찬 도넛을 베어무는 것과 비슷한 식감을 보인답니다.
3. 단맛
단맛만 놓고 보면 진주꿀빵이 훨씬 더 달아요. 진주꿀빵은 강력한 시럽의 단맛에 팥앙금이 단맛을 더하는 구조에요. 이에 비해 통영꿀빵은 거대한 팥앙금이 단맛의 주력이고, 이 팥앙금의 단맛에 시럽이 단맛을 지원해주는 구조에요.
4. 촉감
진주꿀빵은 손에 크게 뭍는 것은 없어요. 시럽을 굳혀버리기 때문에 손에 많이 뭍지는 않아요. 대충 맛동산 먹을 때 손에 뭍는 정도를 생각하시면 조금 비슷해요. 이에 비해 통영꿀빵은 시럽에 적시기 때문에 손에 시럽이 뭍는답니다.
5. 전체적인 맛
일단 통영꿀빵은 속이 꽉 찬 팥 도넛 맛이에요. 단맛도 단맛이지만 '이렇게 팥을 꽉 채워주는 도넛도 있었어?'라고 놀라게 하는 맛이지요. 그에 비해 진주꿀빵은 전통과자를 먹는 느낌이 있어요. 시작은 맛동산이고 끝은 팥 도넛이지요.
결론
진주꿀빵은 과자류에 넣는 것이 더 어울리는 맛이에요. 이쪽은 시럽을 발라 굳히기 때문에 단맛이 상당히 강하고 맛동산 비슷한 맛도 내요. 그에 비해 통영꿀빵은 빵류에 넣는 것이 맞아요. 이쪽은 팥 도넛을 시럽에 적셨다는 느낌이거든요.
둘은 만드는 방법이 기본적으로는 거의 같기 때문에 비슷한 맛을 낼 것 같지만, 실제 먹어보면 상당히 다른 맛을 낸답니다. 기회가 된다면 둘 다 한 번 드셔보세요.
p.s. 이것은 새로운 여행기 '시간을 거슬러'의 프롤로그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