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억을 되짚어 (2014)

기억을 되짚어 03 - 남해군 다랭이마을

좀좀이 2014. 9. 13.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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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밤 이곳 사람들로부터 들었던 대로 시외버스터미널 매표소로 갔어요.


"다랭이 마을 가려면 어떤 표 끊어야 해요?"

"가천이요."

"얼마에요?"

"2500원이요."



표를 끊고 건물 밖으로 나왔어요.



8월 16일. 아직 엄연한 여름인데 공기가 시원했어요. 8월 15일은 광복절이지만, 그 외에도 나름 의미가 있는 날이었어요. 해수욕장의 바닷물이 차가워져서 슬슬 문을 닫을 때가 8월 15일이거든요. 8월 15일 이후로는 물이 차가워져서 해수욕장 가도 물 속에 들어가서 놀지는 못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 8월 15일 이후에는 해수욕장으로 놀러가는 일이 없었어요. 요즘은 학교장 재량휴일 때문에 방학이 마구 짧아지면서 바닷물의 온도와 상관없이 8월 15일이 사실상 해수욕장이 마지막으로 붐비는 시기가 되어버렸죠. 싸늘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시원한 아침 바람을 맞으니 마침 그 내용이 생각났어요.



오전 6시 20분. 가천행 버스에 올라탔어요. 버스는 멋진 아침 풍경을 보여주며 다랭이마을을 향해 달려갔어요.




30분 정도 버스로 가자 가천 마을이 나왔어요.



"아저씨, 여기 버스 시각이 어떻게 되나요?"

"언제 버스요?"

"오전꺼요."

"9시 10분, 10시 30분, 11시 30분."

"여기가 종점이에요?"

"예. 여기에서 아래로 내려가면서 구경하면 되요."


아, 버스 기사 아저씨는 버스 노선 잘 아시겠지?


"혹시 남해군에 해안선 순환 노선 없나요?"

"그건 없어요."

"그러면 여기에서 금산으로 바로 넘어갈 수 없나요?"

"여기에서 금산 가려면 터미널 가서 금산 가는 버스를 타야 해요."

"독일인 마을도요?"

"예. 여기는 순환 노선이 없어서 금산이나 독일인 마을 가려면 무조건 터미널 가서 버스를 타야 해요."


남해군에 버스 순환노선이 없다는 말을 들으니 많이 아쉬웠어요. 남해군 내륙도 아름답지만 진짜 절경이라고 자랑하는 것들은 전부 해안가에 몰려 있거든요. 순환 노선이 있다면 다랭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구경한 후, 시간 봐서 순환노선을 타고 섬을 한 바퀴 뱅 돌며 구경할 계획이었어요. 그러면 한려수도 해상 국립공원도 편하게 잘 감상할 수 있거든요. 그러나 순환 노선은 없었어요.


순환 노선이 없는 것과 더불어 다랭이 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금산으로 바로 갈 수 없다는 것은 새로운 변수였어요. 일단 터미널까지 이동 시간이 있고, 터미널에서 금산까지의 이동시간이 또 있었어요. 여기에 버스 시간이 맞지 않다면 공중에 날려버리는 시간은 또 늘어나요. 아직 다음날 일정을 확정지은 것은 아니었어요. 어차피 숙소 예약을 하고 온 것도 아니고, 남해군에서 서울이 아니라면 다른 지역으로 가는 버스는 많이 있었거든요. 다랭이 마을 구경이 몇 시간 걸릴 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어버버하다가는 다른 지역으로 가는 버스가 다 끊겨버릴 수는 있었어요. 일단 순천행 버스는 18시가 막차였어요.



버스 정거장을 뒤로 하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어요.






한적하고 조용한 동네였어요. 다른 시골마을과의 차이라면 바다가 잘 보이고, 민박이 많다는 점이었어요.


"나 배고파."


내 이럴 줄 알았다.


돌아다닌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친구는 배고프다고 하기 시작했어요. 다행히 이럴 줄 알고 전날밤 늦게 밥을 먹게 했기 때문에 지금은 배고파도 답이 없으니 그냥 참아야 한다고 말하자 별 말 없이 다시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아무리 아침을 여기서 일찍 먹는다 해도 9시 즈음에 먹고 싶었어요. 지금은 아침 7시 조금 넘었는데, 지금은 문을 연 식당이 있을 거라 기대하지도 않았고, 아침에 문을 일찍 여는 식당이라면 지금 즈음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었어요.



또 걸어내려가는데 크고 넙적한 바위가 나왔어요.



이 바위 옆에는 작은 식당이 하나 있었어요. 이른 아침에도 문이 열려 있었어요.


"여기서 뭐 먹고 가자."


친구가 밥을 먹고 가자고 했지만 그냥 가자고 끌고 갔어요. 가장 큰 이유는 일단 시간이 아침 7시 15분. 이 식당에서 먹더라도 가게에서 장사 준비가 어느 정도 된 다음에 먹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어요. 친구가 9시 10분 버스를 타고 돌아가도 될 거 같다고 하자 그러면 읍내에 들어가서 아침을 먹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구요.


식당 바로 앞에는 밥무덤이 있었어요.



진짜 무덤인가 했는데 설명을 보니 여기에서 마을제를 지낸다고 했어요. 밥무덤을 지나 바닷가쪽으로 계속 내려가자 암수바위가 고개를 삐쭉 내밀고 있었어요.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왜 암수바위인지 알 수 있었어요.



암수바위에서 내려다본 다랭이마을.



암수바위를 뒤로 하고 바닷가를 향해 내려갔어요.




길을 따라 줄줄줄 내려가서 드디어 바닷가에 도착했어요.




바닷가에 내려와서 매우 중요한 것을 깨달았어요.



다랭이 마을에서 예쁜 사진을 찍고 싶다면 아침은 피해야 하는구나...


다랭이 마을은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고 사진 찍으러도 많이 오는 곳이라서 이런 쪽으로 정비가 잘 되어 있었어요.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곳에서는 어디에서 어떻게 찍으라고 아예 바닥에 발자국 그림이 그려진 석판이 설치되어 있을 정도였어요. 해안가로 내려가는 산책로 역시 다랭이 마을을 옆에서 보며 사진 찍기 좋게 되어 있었어요. 다랭이 마을은 계단식 논밭인 다랭이 논밭이 펼쳐져 있기 때문에 유명한 곳인데, 이런 계단식 논밭은 정면보다는 측면에서 보아야 더욱 이곳의 특징이 잘 나타나거든요. 바닷가로 내려가는 길에서 다랭이논은 보다 동쪽에 위치해 있어요. 아침에는 해가 동쪽에 있기 때문에...


정확히 역광에 걸려버린다.


역광이 더욱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이곳의 다랭이 논밭은 바다 바로 옆에 있기 때문이에요. 바다에서 안쪽으로 올라가는 비탈면을 깎아서 만든 것이거든요. 일반적인 역광 상황이라면 하늘을 포기하든가 사물을 포기하든가 딱 하나만 포기하면 되요. 하늘을 포기할 것이라면 매우 밝게 찍어버리면 되고, 사물을 포기할 것이라면 카메라에서 알려주는 적정 노출이나 그보다 조금 어둡게 찍으면 되요. 역광 상황에서는 이렇게 둘 중 하나를 포기하거나 플래시나 후레시 등 보조 광선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어요. 그런데 여기는 일단 섬과 바다, 다랭이 논밭, 하늘이 같이 있고, 다랭이 논밭도 아름답지만 그 옆 바다와 바다 너머 보이는 섬들도 아름다운 곳. 게다가 바다에요. 역광에 걸려버리면 하늘만 하얗게 날아가 버리는 것이 아니라 바다도 하얗게 날아가 버려요. 한적한 아침, 조용한 시골 마을 길을 걸으며 바다와 다랭이 논밭을 구경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려 하면 역광에 걸려버렸어요. 예쁜 사진을 찍고 싶다면 아침에 가는 것은 피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이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아마 다른 곳부터 갔을 거에요. 하지만 저도 여기까지는 몰랐어요.



서쪽은 역광이 아니라서 사진을 찍으면 만족스럽게 잘 나왔어요.



"비 많이 왔나봐!"


옆에서 구경하던 관광객이 바다로 이어지는 계곡에 물이 많이 흐르는 것을 보더니 이곳에 비가 많이 왔던 것 같다고 말했어요.


길은 동쪽 해안가로도 가 볼 수 있게 되어 있었어요.



서쪽으로 쭉 걸어가니 무대 같은 곳이 나왔어요.



"저기에서 사진 찍으면 재미있겠다!"


내려갈 방법이 없어서 직접 저 자리에 올라가지는 못했어요. 사진으로는 잘 나오지 않았지만 실제 보면 평평해서 계단식 스테이지처럼 생겼어요.


"이제 돌아가자."


친구가 슬슬 돌아가자고 했어요.




길을 따라 위로 올라가다 뒤돌아서서 바다를 보니 바다에는 어선이 떠 있었어요.








"벼가 벌써 익었네?"



남해군에 있는 모든 벼가 익은 것은 아니었어요. 어떤 논에 있는 벼는 익었고, 어떤 논에 있는 벼는 익지 않았어요. 벼농사를 각 시기마다 제대로 본 적은 없었기 때문에 8월 16일인데 벌써 익은 벼가 있다는 것은 꽤 신기하게 다가왔어요. 금년 추석이 매우 일찍 있어서 과연 햇쌀이 나오기나 할까 궁금해했는데 누렇게 익은 벼가 있었어요. 일단 이 동네는 곧 추수가 시작될 테고, 햇쌀로 차례를 지내겠지? 농사일은 음력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확 와닿았어요.



옥수수와 고추, 가마솥. 고추와 옥수수는 우리나라에서 밭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처음 내려갔던 길과는 다른 길로 돌고 돌아서 다시 밥무덤까지 왔어요.


"나 배고파. 여기서 밥 먹고 가자. 콩국수!"

"여기서?"


아직 8시 반도 되지 않았어요. 아침을 먹어도 되기는 했지만, 만약 이대로 돌아간다면 9시 10분 버스를 타고 남해군 읍내로 돌아갈 수도 있었어요. 만약 9시 10분 버스를 타고 간다면 10시면 남해군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할 것이고, 10시라면 식당들이 전부 문을 열려 있을 것이었어요. 식당 메뉴를 보니 식사로 먹을 수 있는 메뉴는 해물라면과 콩국수였어요.


'하...콩국수는 원래 싫어하는 거고, 해물라면은 어쨌든 라면인데...'


개인적으로 콩국수는 싫어해요. 있으면 먹기야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맛과는 매우 멀리 떨어진 맛이라 절대 제 돈 주고 사먹지 않는 메뉴에요. 콩국수를 잘 하는 집, 못 하는 집을 떠나서 그냥 그 맛이 왜 맛있는지를 전혀 모르겠거든요. 이렇게 콩국수를 제외하면 남는 것은 해물라면인데, 라면은 자취하며 밥 만큼 많이 먹는 것이다보니 여기까지 와서 라면을 먹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남해군 읍내 들어가서 밥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친구는 이미 배고프다고 울상이었어요. 9시 10분 버스를 타고 갈지 10시 30분 버스를 타고 갈지 아직 확정을 지은 상태는 아니었고, 혹시 여기에서 더 둘러볼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 길을 타고 돌아다닐 생각이었기 때문에 이 녀석을 이 상태로 데리고 다니면 분명히 옆에서 배고프다고 징징이 노래를 부를 것이 분명했어요.


"아, 그래, 먹자."

"너는 안 먹을 거랬잖아."

"너는 콩국수 시켜. 메뉴 보니까 식혜도 있네. 나는 식혜 빨아먹지, 뭐."


저는 여기에서 식사를 안 하고 그냥 식혜나 마시겠다고 하자 친구가 망설이기 시작했어요. 지금 친구는 반드시 무언가 먹어야 하는데 제가 대충 식혜나 마시겠다고 하자 망설이는 것이 딱 보였어요. 그래서 식당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어요.


"뭐 먹을 거야?"

"콩국수? 해물라면? 너는?"

"해물라면."

"너는 안 먹는대메."

"그냥 여기서 가볍게 먹고 가자."


바닷가에 왔으니 해물라면을 먹는 것은 맛이 어느 정도는 보장되어 있는 선택. 가볍게 라면 한 개 먹는 것이라면 요기하는 것으로 괜찮은 양. 친구는 계속 콩국수를 먹을지 해물라면을 먹을지 고민하다 제가 해물라면 먹겠다고 하자 자기도 해물라면 먹겠다고 했어요.


"여기 해물라면 잘 나가요?"

"오늘 벌써 7개 나갔어요."


친구가 주인 아주머니께 여쭈어보자 해물라면이 아침부터 잘 나가고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자리에서 앉아 있는데 주인 아주머니 아들인 것 같은 청년이 다가왔어요.


"옆에 바위 보이시죠? 그거 거북바위에요. 사람들이 잘 모르더라구요."

"그래요? 저희는 그냥 바위 위에 고추 널어놓아서 고추만 주의깊게 보았어요."


청년이 설명해준대로 보자 진짜 거북 바위였어요. 길가로 툭 튀어나온 부분이 머리였어요.


라면이 나왔어요.



해물이 푸짐해!


새우는 먹기 좋게 머리를 제거한 상태였어요. 해물이 이렇게 풍부하게 올라가 있는 해물라면! 국물을 맛보았어요.


좋다.


정말 맛있게 잘 끓인 라면이었어요. 라면에 무엇을 넣고 끓이는 것이 쉬운 것 같지만 해보면 은근히 어려워요. 라면도 제대로 잘 끓이려면 물을 잘 잡아야 하는데, 라면 본래의 맛과 자기가 추가적으로 더 넣는 재료의 맛의 조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물 잡는 데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해요. 무턱대고 재료 집어넣고 물을 대충 잡으면 뭔가 심각하게 맛이 부족해져요. 그런데 여기는 해물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물의 양도 잘 잡아내었어요. 국물이 진짜 해물라면 국물이었어요. 단순히 해물만 집어넣어서 해물라면이 아니라 국물 맛을 보니 '해물라면이구나'라는 생각이 바로 드는 그런 맛이었어요.


반찬은 간단하게 나왔는데, 이 중 양파 절임이 특히 맛있었어요. 식초가 너무 많이 들어가 있지 않아서 시큼한 맛이 적었어요. 딱 양파의 매운 맛만 빼낼 정도의 식초만 들어가 있었어요. 양파는 양파 고유의 아삭거림이 살아있었어요. 양파 절임은 정말로 구입해와서 간식으로 옆에 놓고 젓가락으로 집어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어요.


원래 목적은 친구가 배고프다고 징징대어서 아침을 망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였지만 의외의 큰 수확이었어요.


"그거 봐. 내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니까?"


음식이 너무 맛있다고 하자 친구가 웃으며 말했어요. 라면을 다 먹고 식혜를 구입해서 마시며 몸을 식혔어요.


"여기 식혜도 직접 담근 것이겠지?"

"응."


식혜를 직접 만들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이것 하나만은 굳이 주인 아주머니께 물어보지 않아도 잘 알려줄 수 있었어요. 식혜를 만들어보면 왜 식당에서 식혜를 많이 제공하는지 덤으로 알게 되요. 식혜는 직접 만드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불리고 얼마나 설탕으로 맛을 맞추느냐가 중요한 것이지요.


식당 앞에서는 동네 할아버지께서 앉아서 쉬고 계셨어요. 식당 주인 아주머니댁과 잘 알고 지내는 사이인 것 같았어요. 문 앞에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식당 주인 아주머니 및 청년과 이야기를 나누시고 계셨고, 청년은 할아버지께 냉커피를 한 컵 타드렸어요. 느긋하게 식혜를 마시며 할아버지와 함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할아버지 말씀으로는 전날 관광객이 하도 많이 와서 길이 꽉 막히고 차로 미어터졌다고 하셨어요. 요즘 같은 때에는 낮에는 사람이 하도 많아서 한적하게 돌아다니며 구경할 수 없으므로 이른 아침에 천천히 돌아다니는 것이 좋다고 알려주셨어요.


식당에서 나왔어요. 사람들은 밥무덤 위에도 돌을 몇 개 쌓아놓았어요.



실제 보았을 때에는 정말 용머리였는데, 막상 사진으로 찍어서 보니 오리처럼 생겼어요.


라면을 맛있게 먹었고, 구경도 웬만큼 했기 때문에 다음 일정을 위해 9시 10분 버스를 타고 남해군 읍내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9시가 채 되기 전에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어요.


버스가 늦는군.


차들이 슬슬 다랭이 마을로 몰려오기 시작하고 있었기 때문에 9시 10분이 지났는데도 버스가 안 오는 것에 대해 그러려니 생각했어요. 4차선 빵빵 뚫린 도로가 아니니 어디에선가 차가 막혀서 그냥 못 오고 있는 것이겠지. 아무리 늦어도 9시 반까지는 오지 않을까?


9시 반. 버스는 오지 않았어요. 다음 버스가 10시 반이랑 11시 반이었지? 그렇다면 원래 이 시각에 있는 버스가 9시 반 버스이고 지금 어디에선가 꽉 막혀서 늦게 오는 것 아닐까?


10시 15분. 선잠이 들었다 깨어났어요. 우리 외에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그대로 있었어요. 9시 10분 차는 원래 없었던 건가? 하긴, 시간이 뭔가 이상하더라. 10시 30분 버스 타고 돌아가야겠네. 그냥 조금 더 돌아다닐 걸 그랬나?


10시 30분. 버스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어요.


"버스 왜 안 오지?"

"무슨 10시 30분 차도 안 와? 여기 종점이잖아."


중간 정거장에서 기다리는 상황이었다면 이해할 수 있는데, 여기는 종점. 주차해 있는 버스조차 보이지도 않았어요. 그냥 아예 버스가 없었어요. 친구는 남해시외버스터미널에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기 위해 전화를 걸었어요.


친구가 전화를 걸어서 남해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 출발했냐고 물어보는데 버스가 나타났어요. 10시 46분이었어요.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버스를 타고 남해군 읍내로 돌아갔어요.



역시 여행 다닐 때 계획을 너무 칼 같이 짜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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