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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경주시 구황동 불교 절 조계종 분황사, 국보 제30호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 - 경주 여행 출사지 인스타 맛집

좀좀이 2023. 5. 27.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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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경주시 여행을 갔을 때였어요.

 

역시 족보 있는 관광도시는 달라도 뭔가 다르다!

 

솔직히 경주 여행 갈 때만 해도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어요. 중학교때 수학여행으로 경주를 갔었어요. 경주에서 불국사, 석굴암을 갔어요. 그 당시 경주에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유홍준 선생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경주편을 보면 석굴암 복원 문제가 나와요. 석굴암에 원래 광창이 있었다는 주장이 있었고, 그 증거로 복원에서 사용되지 않은 원래 석굴암에 사용되었던 석재가 있었는데 석재 중 창살을 끼우는 구멍이 있는 돌이 있었어요. 그게 석굴암 올라가는 길에 있다고 나와 있었어요. 그 돌을 진짜 본 게 가장 기억나요.

 

중학교때 수학여행으로 간 경주는 교과서에 나온 불국사, 석굴암을 봤다는 거 말고는 그렇게 큰 기억이 없었어요. 버스에서 첨성대를 봤는데 첨성대가 매우 작았어요. 그래서 실망했어요. 다보탑은 그때 봐도 멋있었어요. 불국사는 예뻤고, 석굴암은 무슨 오름 같은 걸 기어올라가야했었어요. 나중에 부모님께서는 옛날에는 석굴암 본존불상 뒤로도 다 돌아볼 수 있어서 뒷면도 다 보셨다고 하셨지만, 제가 갔을 때는 본존불 앞은 유리벽으로 막혀 있었어요.

 

그래서 경주 여행을 가기로 결정하고 기차를 타고 가는 내내 경주 여행에 대해서 큰 기대는 없었어요. 그저 예전 중학교 시절 기억이나 다시 되짚어보자는 정도였어요.

 

그렇지만 경주 도착해서 깜짝 놀랐어요. 제가 이래뵈도 전국적으로 관광으로 유명한 제주도 출신이에요. 관광지라고 어지간히 꾸며놓은 거 보고서는 성에 안 차요. 목숨 걸고 절박하게 관광지 개발하는 제주도, 작정하고 관광업과 관련된 일 하려고 이주해오는 타지역 사람들의 노력 보다가 다른 지역 가서 관광지 개발한다고 해놓는 거 보면 솔직히 간절함 부족이라는 말부터 나와요. 이런 말에 상당히 불쾌하게 느끼시는 분들도 분명히 계시겠지만, 반대로 제주도에 관광업 빼면 귤 말고 뭐가 남겠어요. 그만큼 절박함과 간절함에서 차원이 달라요. 제주도는 그만큼 목숨 걸고 하는 곳이니까요.

 

"족보 있는 관광도시는 확실히 다르구나."

 

경주시 와서 깜짝 놀란 건 관광업의 깊이가 달랐어요. 다니면서 확실히 족보 있는 관광도시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어요. 현지분으로부터 경주가 본격적으로 관광도시로 개발된 건 1970년대 일이라고 들었어요. 당시 포항제철이 건설되면서 외국인들이 포항으로 많이 방문하자 포항에 출장와서 쉬고 놀 만한 관광지도 필요하다는 이유로 집중적으로 관광지로 개발된 곳이 경주라고 하셨어요. 물론 그 이전에도 오래 전부터 경주는 관광지로 꽤 유명한 곳이기는 했지만, 현대 들어서 여러 문화재가 복원되고 관광도시로 도약하게 된 건 1970년대부터라고 해요.

 

제주도가 관광업에서 간절함과 절박함이 남다르다면 경주시는 관광업에서 깊이가 달랐어요. 이렇게 전체를 관광지로 예쁘게 꾸며놓을 수 있다는 것에 매우 놀랐어요. 하나하나 잘 조성해놨는데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었어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예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고민하며 조성해놓은 곳 같았어요. 눈을 조금만 돌려봐도 온통 인스타 사진 맛집이었어요. 대충 후려갈겨도 쓸 만한 사진이 나오는 지역이었어요. 방문객이 방문객을 끌고 오는 관광업의 생리를 너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경주 관광업을 이끌고 있는 게 분명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대충 눈 감고 후려갈겨찍어도 쓸 만한 좋은 사진이 나오게 조경을 해놓지 못 해요.

 

나를 돌아다니고 싶게 만드는 도시

경주!

 

그래서 경주 여행 와서 갑자기 나란 인간이 돌아다니고 구경하는 데에 매우 의욕 넘치는 인간으로 돌변했어요. 경주역에 내릴 때만 해도 경주는 적당히 힐링이나 하고 푹 쉬다 돌아갈 계획이었어요. 여행기 쓸 의지와 계획 하나도 없었고, 디지털카메라도 일부러 안 들고 왔어요. 오직 휴식이 목적이었어요. 그런데 와서 보니 너무 돌아다니고 싶어졌어요.

 

불국사를 버스로 다녀온 후였어요. 불국사에서 경주 황리단길로 가는 버스는 중간에 분황사도 들려요.

 

"분황사도 가야겠다."

 

분황사는 경상북도 경주시 구황동에 있는 불교 사찰이에요. 분황사는 국사 시간때 매우 많이 접한 절이었어요. 분황사 자체가 유명한 건 아니에요. 분황사에 있는 국보 제30호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이 유명해요.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모전석탑이에요.

 

분황사에서 황리단길까지 거리가 조금 있었지만 중간에 황룡사지 보고 걸어가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어요. 버스에서 내렸어요. 분황사로 갔어요.

 

 

 

분황사 들어가자마자 바로 간 곳은 바로 국보 제30호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이었어요.

 

"이거 괜찮은데?"

 

 

국보 제30호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은 직접 와서 볼 가치가 있었어요. 직접 보자 매우 신기했어요. 모전석탑은 벽돌을 쌓아서 만든 탑으로, 주로 중국에서 제작한 탑이에요. 우리나라는 모전석탑은 별로 짓지 않았어요. 우리나라는 목탑과 석탑 위주였는데 이 중 목탑은 여러 전란으로 싸그리 소실되었어요. 그나마 남아 있는 오래된 목탑이 바로 충청북도 보은군 속리산 법주사에 있는 팔상전이에요. 우리나라가 석탑 위주로만 탑을 지은 게 아니라 정확히는 목탑도 꽤 만들었지만 오늘날 남아 있는 것은 대부분 석탑이에요.

 

하지만 모전석탑은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크게 유행한 탑 짓는 양식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모전석탑 자체가 우리나라에 별로 없어요. 분황사 모전석탑의 특징은 단순히 우리나라에 몇 없는 모전석탑이 아니라 흙을 반죽해 직육면체 모양으로 만들어 불에 구워 만든 벽돌을 쌓아서 만든 탑이 아니라 돌을 직육면체 모양으로 깎아서 벽돌 모양 돌로 가공해 쌓은 탑이에요.

 

 

국보 제30호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모전석탑이에요. 그리고 규모도 꽤 큰 탑이에요. 교과서로 본 걸 실제 와서 봤을 때 실망하는 대부분의 우리나라 유적과 달리 여기는 직접 와서 볼 가치가 있었어요. 일단 규모가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이건 어쩔 수 없어요. 아무리 주입식 교육으로 세뇌당해도 직접 와서 봤을 때 바로 와닿는 게 있어야 감동이 있어요. 분황사 모전석탑은 3층만 남아 있지만 남아 있는 3층도 작지 않았어요. 얼핏 보면 벽돌로 지은 스님들 수련 및 참선용 건축물 같았어요.

 

 

분황사 모전석탑 귀퉁이에는 돌사자가 있었어요. 오랜 시간이 지나 둥글둥글한 모습으로 닳았어요.

 

 

분황사 모전석탑 내부를 확대해서 촬영해봤어요.

 

 

내부에는 돌이 쌓여 있었어요.

 

 

 

다른 쪽 입구에서 내부를 들여다봤어요.

 

 

내부에 석불이 서 있었어요.

 

 

내부에 석불이 서 있어서 신기했어요.

 

 

분황사는 현재도 절이기 때문에 '분황사지'가 아니라 분황사에요. 하지만 분황사 주변 일대는 2019년 2월 26일 경주 분황사지(慶州 芬皇寺址)라는 이름으로 사적 제548호로 지정되었어요. 그래서 현재 '분황사지'라고 하면 분황사 주변 일대를 지칭하고, 분황사라고 하면 분황사 모전석탑이 있는 분황사 절을 지칭해요.

 

 

분황사는 삼국사기에 의하면 신라 선덕여왕 3년(634)에 세워진 절이에요. 그리고 승려 원효대사와 지장대사가 활동한 절이기도 해요.

 

분황사는 신라 시대에는 황룡사 옆에 있는 또 다른 큰 절이었지만 고려시대 몽골의 침략으로 전소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이후 조선시대때 다시 복구되었지만, 임진왜란때 또 큰 피해를 당했다고 해요. 임진왜란 때는 왜군이 원래 9층탑이었던 분황사 모전석탑의 반을 헐었고, 이후 분황사 승려들이 처음부터 다시 쌓다가 또 허물어졌다고 해요. 그리고 서기 775년인 경덕왕 14년에 구리 30만 근 이상을 들여서 만든 거대한 약사여래동상이 분황사에 안치되어 있었지만 이 약사여래동상도 임진왜란 중 분실되었다고 해요.

 

추측컨데 분황사는 원래 상당히 규모가 큰 절이었지만, 고려 말기 몽골 침략 시절 전소되었고, 이후 일부 복구해서 다시 불교 사찰 기능을 수행하고 있었지만 임진왜란 때 또 다시 큰 피해를 봤을 거에요.

 

 

분황사는 과거에 홍수 피해도 상당히 잦았던 곳이었고, 조선 시대 숭유억불 사상에 경도된 선비들이 작정하고 공격해 파괴행위를 일삼은 절이기도 해요.

 

한편 분황사는 사진 출사지로도 상당히 유명한 곳이에요. 분황사 일대가 사진 찍으면 사진이 예쁘게 잘 나와요. 근처 황룡사지까지 묶어서 작정하고 사진 찍으러 가면 사진 열심히 찍다가 시간 확인해보면 시간 엄청 많이 흘러 있어요.

 

 

제가 갔을 때는 분황사 주변에 양귀비 꽃밭을 조성해 놨어요.

 

 

"이러니 경주가 방문객이 방문객을 부르지!"

 

 

양귀비 꽃밭 너머 기와 담장이 매우 예쁘게 나왔어요. 독특한 아름다움이 있었어요. 다양한 꽃밭과 기와 담장이 어우러진 사진은 많이 봤지만 양귀비 꽃밭과 기와 담장이 어우러진 풍경은 처음 봤어요.

 

 

경주 여행 간다면 분황사와 황룡사지를 묶어서 예쁜 사진 많이 찍는 일정으로 잡는 것도 좋아요. 이때 시간 꽤 많이 배정하는 게 좋아요. 예쁜 사진 건질 수 있는 포인트가 많고 각도에 따라, 그리고 높이에 따라 같은 자리라 하더라도 다른 느낌의 예쁜 사진을 찍으 수 있거든요. 여러 구도로 예쁜 사진 많이 건질 수 있는 곳이라 사진 찍으며 놀려고 가면 시간 꽤 많이 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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