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본죽 메뉴는 삼계죽이에요.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였어요. 주변에서 매우 걱정해줬어요. 분위기가 왠지 군대 입대할 때랑 뭔가 비슷했어요. 군대 간다고 해서 주변에서 엄청 걱정하거나 안타까워하지는 않아요. 그저 밥과 술 사주고 몸 조심히 잘 다녀오라고 하는 정도에요. 제가 군대 갈 때만 해도 그런 분위기였어요. 그런데 그 당시 느꼈던 것을 화이자 백신 1차 접종할 때 다시 경험했어요.
이미 맞은 사람들은 조심해서 잘 맞으라고 했어요. 아직 안 맞은 사람들은 제게 맞고 나서 어떤지 알려달라고 했어요. 이게 불과 몇달 전까지 서로 백신 먼저 맞겠다고 난리났던 대한민국 맞나 싶었어요. 전사회 분위기가 다 그랬어요. 정부에서는 어떻게든 백신 접종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달이었고, 사람들은 부작용 문제를 떠나 백신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엄청 우려하고 있었어요.
"뭐 별 일 있겠어."
배신 접종에 별 생각 없었어요. 만약 그게 그렇게 큰 문제였다면 여기저기에서 제대로 난리났을 거에요. 그러나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았어요. 만약 진짜 대대적으로 문제가 발생했다면 한국 정도가 아니라 이미 접종이 많이 진행된 다른 선진국들에서 완전히 뒤집혔을 거에요. 그러나 그런 것은 없었어요. 한 번에 워낙 많은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을 하다보니 문제가 집중적으로 발생해서 더 무서워보이는 것 같았어요.
그러다 백신 맞을 날 바로 전날이었어요.
"백신 언제 맞아?"
"내일."
여자친구가 카카오톡으로 백신 언제 맞을 거냐고 물어봤어요. 그래서 바로 다음날 백신 접종 예정이라고 대답했어요. 그러자 여자친구가 혹시 백신 맞고 입맛 없으면 본죽 가서 죽 먹으라고 삼계죽 쿠폰을 보내줬어요.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한 당일이었어요. 저는 아침에 접종을 맞았어요. 혹시 모르기 때문에 밖에서 하루치 식사를 다 먹고 들어가기로 했어요. 여자친구가 본죽 삼계죽 쿠폰을 보내주기는 했지만 본죽은 그 시각에 문을 안 열었어요. 그래서 얌샘김밥 가서 얌샘김밥 세 줄을 시켜서 먹고 자취방으로 돌아갔어요. 자취방에 돌아온 후 어떻게 된 게 몸이 아픈 게 아니라 몸이 훨씬 더 좋아진 기분이 들었어요. 막 밖으로 뛰쳐나가서 열심히 뛰어다니며 놀고 싶었어요. 아파야 하는데 오히려 혈액순환 엄청 잘 되고 힘이 넘치는 기분이 들었어요.
집에 전화해서 백신 1차 맞았는데 오히려 몸이 좋아진 거 같다고 하자 그거 2일차에 아프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얌전히 집에서 쉬라고 했어요. 그래서 집에서 얌전히 쉬었어요. 그렇게 다음날이 되었어요.
다음날에도 마찬가지였어요. 몸 컨디션은 오히려 백신 맞기 전보다 더 좋았어요. 단지 백신 맞은 왼팔만 주먹으로 한 대 강하게 얻어맞은 것처럼 아팠어요.
"점심 뭐 먹지?"
점심을 먹기는 해야 했어요. 몸 컨디션이 좋은 것과 집에서 뭐 만들어 먹는 것이 귀찮은 것은 별개 문제였어요. 라면 끓이는 것도 귀찮았어요. 나가서 놀고 싶기는 했지만 집에서 가스레인지 켜고 물 끓이고 라면 끓이는 건 엄청 귀찮고 하기 싫었어요.
'혹시 모르니까 오늘도 밖에 나가서 사서 먹어?'
제게는 여자친구가 보내준 본죽 삼계죽 쿠폰이 있었어요. 본죽을 갈 일은 평소에 없다시피 해요. 그래서 근처 본죽 매장 가서 삼계죽을 먹기로 했어요.
본죽으로 갔어요. 삼계죽 쿠폰으로 삼계죽을 주문했어요.
본죽 삼계죽은 이렇게 생겼어요.
본죽 삼계죽은 김치, 다진 오징어젓갈, 장조림이 기본 반찬으로 나왔어요.
본죽 삼계죽은 닭죽처럼 생겼어요. 파를 비롯한 다진 야채들이 들어가 있어요. 잘 보면 닭고기살도 들어 있어요. 여기에 인삼과 대추도 올라가 있었어요.
본죽 삼계죽 홍보 멘트는 '푹 고은 닭고기의 부드러운 온기'에요. 본죽 홈페이지에서는 삼계죽에 대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포근하고 부드러운 맛. 수삼 한 뿌리까지 통째로 들어가 허한 몸의 기운을 돋우는 대표 영양죽. 따뜻하고 맛있는 영양 한 그릇을 즐겨 보세요.'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본죽 삼계죽 가격은 11000원이에요.
소금 한 꼬집만 달라고 할까 말까 끝까지 고민된 맛.
본죽 삼계죽 기본적인 맛은 매우 맛있었어요.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었어요. 닭죽과 야채죽이 섞인 맛이었어요. 닭고기 향이 솔솔 느껴졌어요. 기본적인 맛은 닭죽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엄청나게 좋아할 맛이었어요. 일반적인 닭죽보다 화려한 맛이었어요.
하지만 간이 뭔가 애매했어요. 소금 한 꼬집만 더 넣으면 간이 딱 맞을 거 같았어요. 그런데 먹다 보면 또 순한 맛에 적응되어서 이 정도면 간 잘 맞는다고 느낄 때도 있었어요. 마지막 한 숟갈까지 계속 소금 조금만 달라고 할까 말까 고민하면서 먹었어요. 소금을 더 넣으면 훨씬 더 맛있을 거 같은데 한편으로는 맛이 순한 것도 나름대로 매력있어서 이대로 먹는 게 훨씬 나아보이기도 했어요. 마음이 계속 흔들렸어요.
이거 엄청 뜨겁다. 진짜 뜨겁다.
본죽 삼계죽을 집에 가져가서 먹는다면 모르겠어요. 그런데 저는 본죽 삼계죽을 본죽 매장에서 먹었어요. 당연히 매우 뜨거운 죽이 나왔어요. 본죽 삼계죽에서 삼계죽은 먹다 보면 먹기 좋게 식었어요. 살살 떠먹으면 되었어요. 하지만 닭고기는 아니었어요. 사진으로 보면 잘 안 보이지만 본죽 삼계죽에는 닭고기 살이 매우 양심적으로 실하게 들어 있었어요. 큰 덩어리로 여러 개 들어 있었어요. 이게 엄청 뜨거웠어요. 죽은 먹기 좋게 식었는데 닭고기 살은 속이 하나도 안 식어서 매우 뜨거웠어요.
이건 아이들 입맛에 맞춘 건가?
본죽 삼계죽은 맛이 부드럽고 고소해서 짠 거 안 좋아하는 사람들이 먹으면 매우 만족스럽게 먹을 맛이었어요. 닭고기살이 큼지막한 것으로 들어가 있기는 한데 질기지 않고 부드러워서 먹기 편했어요.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여진 바쁜 현대인들이라면 소금 살짝 추가해서 먹는 것도 괜찮을 거에요. 그런데 소금 더 넣지 않고 그냥 먹어도 순하고 맛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