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즈음이었어요. 집에서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할 것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친구에게 카카오톡으로 말을 걸었어요.
"너 오늘 뭐 해?"
"나? 오늘은 집에서 쉬고 있어."
친구에게 카카오톡으로 말을 걸 때까지만 해도 어디 꼭 나가서 친구를 만날 생각은 아니었어요. 밖에 나가서 친구 보면 좋고 아니면 집에 있을 생각이었어요. 그 이전에 아침이 되면 친구와 카카오톡으로 서로 인사하면서 여러 가지 잡담을 하기 시작해요. 그래서 친구에게 말 걸 때까지만 해도 어딘가 특별한 곳에 가서 만나서 같이 식사하고 놀 구체적인 계획까지는 없었어요.
친구는 집에서 쉬고 있다고 대답했어요. 마침 슬슬 점심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어요. 아직 점심 시간은 안 되었어요. 친구가 벌써 이른 점심을 먹었을 것 같지는 않았어요.
'친구한테 같이 밥이나 먹자고 할까?'
제주도에서 고향 친구가 올라와서 본 이후 계속 못 만나고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본 것이 추석 연휴 때였어요. 그 이후로는 친구가 바빠서 못 봤어요. 저도 나름대로 일이 있어서 조금 바빴어요. 모처럼 친구가 집에서 쉬고 있다고 하고 있었어요. 저도 딱히 일이 없었어요. 점심 시간까지 아직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친구에게 같이 만나서 밥 먹자고 이야기해보기로 했어요.
"너 점심 먹었어?"
"아니. 오늘 만날까?"
"그럴까?"
친구도 저와 만나서 같이 식사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어요. 저는 대환영이었어요.
그런데 어디 가서 같이 밥 먹을지 전혀 생각해놓지 않았다.
둘이 만나서 밥을 같이 먹기로 했는데 정작 둘 다 사이좋게 어디 가서 식사를 할지 전혀 생각해놓은 곳이 없었어요. 사이좋게 어디에서 밥을 먹을지 생각해봤어요. 빕스도 있고 명륜진사갈비도 있었어요. 그 외에 먹을 곳은 많았어요. 두 명이 만나는 거라 시간도 밤 10시까지 괜찮았어요. 전에 고향에서 친구가 올라왔을 때는 세 명이 모이는 거라 저녁 6시까지 제한이 있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두 명만 만나는 거니까 언제 만나도 상관 없었어요.
'어디에서 밥 먹지?'
만만한 곳은 샐러드바였어요. 마음껏 먹을 수 있고 자기가 먹고 싶은 것을 가져와서 먹으면 되었어요. 이러면 메뉴 걱정은 전혀 안 해도 되었어요.
"오랜만에 애슐리 갈래?"
"그럴까? 어디?"
"종각에 있는 거."
종각타워에는 애슐리퀸즈 종각점이 있어요. 재작년에는 여러 번 갔어요. 그러나 작년부터는 거의 안 갔어요. 올해 들어서는 한 번도 안 갔어요. 오랜만에 애슐리 퀸즈 가고 싶어졌어요.
인터넷으로 애슐리퀸즈를 검색해봤어요. 샐러드바 무한리필은 작년부터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문 닫은 지점, 휴업중인 지점이 매우 많아요. 그래서 과거에 있었다고 무턱대고 갔다가는 낭패보기 쉬워요. 게다가 애슐리퀸즈 종각점은 안 간 지 오래되었어요. 이쪽은 제가 지나다니는 쪽이 아니었어요. 밖에서 안 보이기 때문에 거기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어요.
"애슐리퀸즈 종각점 한다."
애슐리퀸즈 종각점이 영업한다는 것을 확인한 후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어요. 과거에는 애슐리가 애슐리 퀸즈가 최고 등급이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애슐리 퀸즈 플러스도 새로 생겼어요. 그리고 애슐리 W는 거의 다 사라졌어요.
"애슐리 갈까?"
"언제? 점심? 저녁?"
"저녁에 가자."
친구와 저녁에 종각에서 만나서 애슐리 퀸즈에 가기로 했어요. 저녁 시간이 되자 종각으로 가서 친구와 만나 애슐리퀸즈 종각점을 갔어요.
애슐리퀸즈 시즌 메뉴는 대파와 마늘로 만든 메뉴들이었어요.
애슐리퀸즈 플러스와 일반 애슐리 매장의 가장 다른 차이점은 애슐리퀸즈 플러스는 디너로 가면 테이블에 스테이크 1인분을 무료로 제공해줘요.
스테이크는 매우 맛있었어요. 부드럽고 촉촉했어요. 소스 없이 스테이크만 집어먹어도 맛있었어요. 위 사진은 몇 점 집어먹은 후 찍은 사진이에요.
이것저것 맛있게 먹다가 마지먹으로 디저트를 먹을 때가 되었어요.
'아까 그릴 메뉴에 시나몬 파인애플 있었지?'
그릴 메뉴 입구에 시나몬 파인애플이 있었어요. 애슐리퀸즈플러스는 디저트 중 과일은 조금 약한 편이에요. 과일 후식은 리치, 토마토, 오렌지 정도만 있어요. 그 흔한 사과, 바나나도 없어요. 그런데 정작 디저트로 먹으면 딱 좋게 생긴 시나몬 파인애플은 그릴 메뉴 입구에 있었어요.
애슐리 퀸즈 플러스 시나몬 파인애플을 접시에 담아왔어요. 파인애플 회 모양으로 배열했어요. 제가 만들어놓고 제가 웃겨서 사진 찍었어요. 위 사진에서 파인애플 가운데 부분이 갈색 빛이 도는 이유는 시나몬 가루 때문이에요.
나는 애슐리에서 정말 이해 안 되는 점이 있다.
얘네는 왜 디저트로 먹기 좋은 것을 반찬 자리에 갖다놓고 있을까?
애슐리 퀸즈 플러스 시나몬 파인애플은 매우 맛있었어요. 파인애플을 구웠기 때문에 단맛이 엄청나게 강해졌어요. 하지만 새콤한 맛도 잘 살아 있었어요. 애슐리의 자랑인 슈가 자몽은 없었지만 시나몬 파인애플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어요. 슈가 자몽은 두어 조각만 먹어도 미각이 엉망이 되어서 다른 것을 전혀 못 먹어요. 심지어 콜라조차도 맛이 엉망으로 느껴져서 슈가 자몽 먹기 시작하면 오직 슈가 자몽만 먹고 나와야 해요. 그런데 시나몬 파인애플은 단맛이 상당히 강하고 새콤한 맛이 잘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각을 해치지 않았어요. 그래서 다른 것을 더 먹을 수 있었어요.
애슐리 퀸즈 플러스 시나몬 파인애플은 계피향이 아주 부드럽고 살살 느껴졌어요. 계피향이 나서 파인애플이 잘 만든 음식처럼 느껴졌어요.
하지만 중요한 점은 애슐리 퀸즈 플러스 시나몬 파인애플을 사이드 디쉬 메뉴로 먹기에는 너무 달았다는 점이었어요. 만약 디저트로 먹는다면 상당히 맛있는 음식이었어요. 그러나 다른 음식들과 같이 가져와서 사이드 디쉬로 먹으면 단맛이 감당 안 되었어요. 애슐리 음식은 단맛이 강한 편이에요. 여기에 단맛이 상당히 강한 시나몬 파인애플까지 같이 곁들여먹으면 엄청나게 부담스러운 맛이 되어버렸어요.
"이건 디저트 메뉴에 갖다놔야 하지 않을까?"
애슐리 음식 배치를 보면 디저트 메뉴에 갖다놔야 좋아보이는 것이 사이드 요리 자리에 배치되어 있는 경우가 조금 있어요. 시나몬 파인애플도 그랬어요. 만약 과거 슈가 자몽처럼 디저트 자리에 있었다면 꽤 인기 좋은 메뉴로 유명해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