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대형마트 피자는 이마트 더블 비프 콤비 피자에요.
'라면 언제 사러 가지?'
라면이 슬슬 바닥나고 있었어요. 집에 라면이 줄어들면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해요. 자취방에서 밥 지어먹는 일은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쌀은 없어도 되요. 햇반도 자취방에 전자렌지가 없기 때문에 없어도 되요. 그러나 라면만큼은 있어야 해요. 자취방에서 식사하는 날에 먹는 것이 라면이거든요. 남들이 집에 쌀 떨어져가면 슬슬 불안해지고 장 보러 가야겠다고 결심하는 것처럼 저는 라면이 떨어져가면 슬슬 불안해지고 장 보러 가야겠다고 결심해요.
'마트 가기 귀찮은데...'
문제는 마트 가는 것이 매우 귀찮은 일이라는 것이었어요. 제가 살고 있는 곳 근처에는 대형 마트가 없어요. 동네 중소 마트는 있지만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없어요. 이것들은 전부 집에서 꽤 멀리 있어요. 이 중 가장 가까운 것은 그나마 의정부 경전철 타고 바로 갈 수 있는 홈플러스에요. 제일 가기 어려운 곳은 이마트구요. 이마트는 의정부역 기준으로 참 가기 나쁜 곳에만 있어요. 지하철로 가려면 이마트 창동점을 가야 하고, 버스로 가려고 하면 민락동에 있는 이마트까지 가야 했어요.
'오랜만에 이마트 가보고 싶은데 가기 왜 이리 귀찮냐.'
차일피일 이마트 가는 것을 미루고 있었어요. 최근 들어서 밖에서 사람 만나야 하는 일이 급증해서 집에서 라면 끓여먹는 날이 별로 없기도 했구요. 그래서 라면이 상당히 천천히 줄어들고 있었어요. 라면이 확확 줄어들면 방에 라면이 없으니 어떻게든 이마트에 갔을 거에요. 그러나 라면이 상당히 느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굳이 급히 이마트에 갈 이유가 없었어요.
그러다 어제였어요.
서울 지하철 준법투쟁.
아침에 뉴스를 보는데 민노총 철도노조가 파업에 들어갔다고 뉴스에 나왔어요. 여기에 서울 지하철 노조는 준법투쟁에 돌입했다고 뉴스에 나왔구요. 서울 지하철 노조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16일부터 18일까지 1차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발표했다는 내용도 있었어요.
제가 서울 갈 때 이용하는 지하철은 지하철 1호선. 이건 영향을 100% 받을 거였어요. 그렇지 않아도 지하철 1호선은 원래 툭하면 지연과 연착이 밥 먹듯 발생하는 노선. 여기에 준법투쟁까지 들어간다면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끔찍할 거였어요. 그렇다고 서울을 버스 타고 가자니 이건 시간이 꽤 많이 걸렸어요.
친구가 같이 밥을 먹지 않겠냐고 물어봤어요. 친구를 만나려면 서울로 나가야 했어요. 그러나 저 뉴스를 보니 서울 나가고 싶은 생각이 전혀 안 들었어요. 가는 것도 문제고 오는 것도 문제였으니까요. 그래서 친구에게 밥은 나중에 이거 파업 끝나면 만나서 먹든가 하자고 했어요.
'마트나 다녀올까?'
이마트는 버스 타고 민락동까지 가야 했어요. 금요일인데 집에만 있기는 조금 그랬어요. 어디라도 다녀오고 싶었어요. 서울 가는 것은 지하철이 준법투쟁이라 하고 싶지 않았어요. 계속 미루고 미뤄왔던 마트 가는 것이나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이마트로 갔어요. 이마트에 가자 마자 피자를 판매하는 코너로 갔어요.
'어떤 피자 주문하지?'
이마트 피자가 예전과 또 달라져 있었어요. 이 가운데 이마트 직화 포크 피자는 먹어봤어요. 안 먹어본 피자 중 저렴한 피자가 있는지 살펴봤어요.
"아, 이거 먹어야겠다."
이마트 더블 비프 콤비 피자는 제가 안 먹어본 피자였어요. 그래서 이마트 더블 비프 콤비 피자를 주문했어요. 제일 큰 사이즈인 파티 사이즈로 주문했어요.
이마트 더블 비프 콤비 피자 가격은 15500원이었어요.
장을 다 보고 피자를 받아서 집으로 돌아왔어요.
이마트 피자 상자는 이렇게 생겼어요.
피자 상자는 변한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
이마트 더블 비프 콤비 피자 원재료는 다음과 같아요.
전용분피자생지 [소맥분(캐나다/밀), 콩기름(외국산)], 클래식치즈 [자연치즈 (모짜렐라치즈, 외국산)], 비프불고기분쇄[쇠고기(호주산), 소스(혼합간장(탈지대두;외국산))], 쿡페퍼로니 [돼지고기(국산 62.8%, 외국산 37.2%)]
상자를 열었어요.
"어? 이거 전에 먹었던 피자 같은데?"
이건 아무리 봐도 이마트 콤비네이션 피자가 이름만 바꾼 것 같았어요. 양파, 페퍼로니, 피망에 버섯과 고기가 올라간 피자였어요. 아무리 봐도 예전 이마트 콤비네이션 피자와 달라진 것이 없어 보였어요.
'뭐가 달라진 거지?'
무엇이 달라진 것인지 꼼꼼하게 살펴봤어요. 일단 외관상으로는 과거 이마트 콤비네이션 피자와 달라진 부분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요. 기억 속 이마트 콤비네이션 피자와 거의 100% 싱크로율을 자랑하고 있었어요.
'맛은 조금 달라졌을 건가?'
외관만 봐서는 아무리 봐도 이름만 바꾼 것 같았어요. 먹으려고 산 것이었기 때문에 먹기 시작했어요.
맛도 예전 이마트 슈퍼 콤비네이션 피자랑 똑같잖아!
약간 다른 것 같기도 했어요. 예전 이마트 피자는 도우가 상당히 두꺼웠어요. 그에 비해 이것은 도우가 많이 얇아졌어요. 그런데 도우 얇아진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었어요. 이마트에서 슈퍼 콤비네이션 피자 판매할 때 도우가 얇게 변했거든요.
도우에서 단맛이 별로 안 느껴진다는 것 정도가 맛에서 변한 점이라고 할 수 있었어요. 단맛은 양파가 만들어내는 단맛 외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편이었어요.
피자는 전체적으로 짭짤했어요. 모짜렐라 치즈도 짭짤했고, 페퍼로니도 짭짤했어요. 도우의 단맛이 줄어들어서 그런지 짠맛이 예전보다 훨씬 강하게 느껴졌어요.
피망은 짠맛 속에서 고추 비슷한 맛을 내고 있었어요. 오이 고추 비슷한 맛이었어요. 느끼함을 잡아주는 것은 피망이었어요.
아무리 봐도 이건 이마트 슈퍼 콤비네이션 피자가 이름만 바꾼 거야.
그렇게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어요. 아무리 봐도 이건 예전에 있던 이마트 슈퍼 콤비네이션 피자 맛이었거든요. 구성도 거의 똑같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