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공덕동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다시 큰 길로 나왔어요. 이제 라마단 이프타르를 보러 모스크 가기도 글렀어요. 너무 늦어버렸어요.


'어디 또 갈 곳 없나?'


조금 더 돌아다니고 싶었어요. 종로는 너무 많이 가서 식상했어요. 홍대쪽을 가볼까 했지만 시간이 애매했어요. 게다가 혼자 돌아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홍대 번화가를 가봐야 재미있을 리 없었어요. 혼자서 돌아다니며 구경할 만한 곳이 어디 있을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어요.


'이왕 여기 왔는데 아현동이나 가볼까?'


마포구 아현동도 달동네로 유명한 곳 중 하나라고 해요. 과거에 아현동이 어떤 모습인지는 모르겠어요. 중요한 것은 지금 아현동이 어떤 모습이냐는 것이에요. 아현동 달동네라고 말하는 곳은 아현699번지 일대 주택재개발 지구인 아현1구역을 말해요. 그런데 여기는 아래쪽에는 이미 아현 아이파크 아파트가 들어서 있어요. 그리고 그 윗쪽은 경사가 매우 심하기는 하지만 다세대주택 및 빌라가 빼곡히 들어차 있는 곳이구요.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는 아쉬웠기 때문에 아현1구역을 둘러보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날이 너무 어두워졌기 때문에 사진은 찍지 않고 그냥 걸어서 돌아다니기만 했어요. 확실히 경사가 엄청나게 심하기는 했어요. 여기도 빙판 생기면 천연 봅슬레이 경기장 생기게 생긴 곳이었어요. 그렇지만 오직 경사가 있다는 것 가지고 달동네라고 할 수는 없어요. 그렇게 따지고 들어가면 강남구는 온통 달동네 천지가 되어버릴 거에요.


아현1구역을 다 둘러보고 아래로 내려왔어요. 여기에서 집으로 가기 위해서는 서울역으로 가야 했어요.


"중림동 재개발 다 끝났을 건가?"


2017년 3월말. 서울 중구에 있는 중림시장이 중림동이 재개발되면서 없어질 것이라는 기사를 보고 중림시장을 찾아갔어요.


서울 중구 중림시장 : https://zomzom.tistory.com/2009

서울 중구 중림시장 카페 - 커피 소나타 : https://zomzom.tistory.com/1999

서울 중구 중림동 약현성당 : https://zomzom.tistory.com/2022

그때 중림동을 돌아다니던 것이 떠올랐어요. 날이 추워지면 기자들이 불 쬐는 모습 사진 찍으러 중림시장에 잘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도 기억났구요. 재개발로 인해 중림동이 얼마나 바뀌었을지 궁금했어요. 중림동 가는 길은 서울역 가는 길과 겹쳤어요.


가파른 비탈길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아현1구역을 둘러본 후 중림동으로 들어갔어요.


"어? 이거 뭐야?"


중림 삼성 사이버 빌리지 아파트와 더플레이스 충정로 오피스텔을 보며 중림동도 이제는 재개발 다 되었겠구나 생각하며 골목길로 들어갔을 때였어요. 갑자기 판자촌 형태가 그대로 살아 있는 조그만 마을이 나왔어요.


"이거 뭐지?"


중림동 5구역 10지구 도시환경 정비사업 현장사무소가 있었어요. 그 뒤에 있는 건 딱 봐도 무허가 건물들로 이루어진 달동네였어요. 그 무허가 건물은 판잣집을 개보수하며 만든 건물들이었어요.


'여기 한 번 들어가볼까?'


조금 망설여졌어요. 왜 여기에 조그맣게 판자촌 달동네가 있는지 궁금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여기가 중림동 호박마을이었어요. 호박마을이라는 원래 이름보다는 중림동 5구역10지구 도시환경 정비사업지구로 훨씬 더 많이 알려졌겠지만요.


서울의 동네 지명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뀌고 있어요. 과거에는 무슨 마을이었던 지명은 이제 찾아보기 어려워요. 동네 어르신 몇몇분 정도 기억하고 계신 정도도 많구요. 그보다는 그냥 동명, 번지수를 사용하는 곳이 많아요. 그러다 재개발구역 이름이 붙고, 재개발이 끝나면 무슨 아파트 단지로 동네 이름이 바뀌어요. 고전적인 마을 이름은 점점 사라지고 있고, 재개발 지구와 아파트 단지명이 새로운 서울의 지명이 되고 있어요.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어요. 왜 여기 이렇게 판자촌 달동네가 작게 남아 있냐는 것이었어요.


중림동 호박마을 안으로 들어갔어요.


호박마을 입구


매우 어두침침했어요.


중림동 판자촌


서울에서 정말 보기 어려운 나무 대문이 있었어요. 대문틀도 매우 오래되어서 삭을 대로 삭았어요.


서울 중구


달동네는 화재에 매우 취약한 구조에요. 그래서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었어요.


달동네 소화기


비좁은 골목길을 따라 안쪽으로 걸어들어갔어요.





'대체 여기 왜 이런 곳이 있지?'


서울 중구 중림동 서울역 뒷편 달동네 호박마을 - 중림동 5구역10지구 도시환경 정비사업지구


아무리 생각해도 의문이 풀리지 않았어요. 아주 좁은 지역에 달동네가 그대로 남아 있었거든요. 게다가 여기는 박원순이 그렇게 홍보해대는 희대의 쓰레기 망작 서울로 7017의 최대 수혜 지역이라 불리는 곳이고, 박원순의 도시재생사업 타겟 중 하나에요. 이렇게 방치되어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중림동


서울 중구 중림동 달동네 호박마을은 서울역 뒷편에 있어요. 서울역 뒷편 전체가 매우 낙후된 동네이기는 한데, 과연 중림동 판자촌 달동네 호박마을만큼 낙후된 곳이 또 있을까 싶었어요. 달동네를 찾아볼 때 서울역 뒷편도 위성지도와 일반지도로 찾아봤어요. 용산구 청파동, 서계동도 낙후된 동네이기는 하지만 위성사진과 일반지도로 보았을 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어요. 여기는 정말로 판자촌 달동네 빈민가였거든요.


중림동 달동네


중구 판자촌


서울 판자촌


계속 골목길을 걸으며 안쪽으로 걸어들어갔어요.







판자집을 개보수해 만든 집이 옆 건물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어요.


중림동 5구역10지구 도시환경 정비사업


대체 여기는 왜?


중림동이 재개발되어 중림시장은 없어질 거라는 말을 들었던 것이 2017년 3월이었어요.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 슈즈트리도 2017년 일이에요. 1억원을 며칠 만에 전국 최고의 혐오물로 만들어 날려버린 그 슈즈트리요. 중림동 호박마을은 그 악명 높은 인간 미세먼지 정화 시설 서울로7017 최대 수혜지역이라고 하지 않았나? 왜 이렇게 방치되어 있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슈즈트리 만들 1억원을 이 동네 주거환경 개선에 투입했으면 훨씬 더 좋았을 거에요.


Seoul City


어두침침하고 좁은 골목을 계속 걸어들어갔어요.


중림동 재개발


서울역 달동네


서울역 판자촌


철거된 집이 있었어요. 집터 너머로 갈 수 없었어요.


중림동 철거


다시 되돌아나갔어요.


고추 묘목


화분에는 고추 묘목이 자라고 있었어요.


박원순 도시재생사업


이제 다음 골목을 들어갈 차례였어요.


중림동 판자촌 달동네


여기도 아까와 마찬가지로 어두침침했어요.


서울 중구 중림동 5구역10지구 도시환경 정비사업지구 판자촌 달동네 호박마을


조심스럽게 안쪽으로 걸어들어갔어요.


downtown Seoul


철거된 집이 있었어요.


韓国の首都


여기는 수도 시설은 들어와 있는 집이었어요.


계속 안쪽으로 들어갔어요.





집에 시래기가 걸려 있었어요.


시래기


계속 안쪽으로 갔어요.






여기는 아마 집이 있었던 자리였을 거에요.


서울특별시 중림동 호박마을 판자촌 달동네


서울 중림동 빈민가


집을 하나 둘 조금씩 철거하고 있는 모양이었어요.


서울역 빈민가


"아! 카메라 배터리!"


카메라 배터리를 모두 사용해 버렸어요. 이날 집에서 출발할 때였어요. 왠지 카메라 배터리를 3개 가지고 나가야할 것 같았어요. 그렇지만 2개만 들고 나갔어요. 2개 들고 나가면 사진을 600장 조금 넘게 찍을 수 있거든요.


그러나 예상에 전혀 없던 중림동 빈민가 판자촌 달동네 호박마을을 돌아보게 되면서 배터리 2개로 충분할 거라는 제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가버렸어요. 야간에 촬영하다보니 사진이 많이 흔들려서 다시 찍는 경우가 많았어요. 여기에 어두워서 셔터스피드 자체가 길게 나왔구요. 그래서 배터리 용량이 제 예상과 달리 부족했어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요. 그러나 사진을 찍어야할 것은 있었어요. 서울역 근처 판자촌 달동네인 호박마을에 언제 또 올 지 모르니까요. 아마 다시 갈 일이 없을 거에요. 이쪽은 제가 원래 다니는 곳이 아니거든요.


'스마트폰으로라도 찍어야겠다.'


스마트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ソウル


아까 입구쪽에 있던 그 철거된 집터 사진을 다시 찍었어요.


서울로7017 빈민가 판자촌 달동네 호박마을


다행히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도 사진이 잘 나왔어요.


도시재생사업


왜 이불이 폐허가 된 집터 위에 잘 개어져 놓여 있는지 모르겠어요.


Seoul Korea


이제 거의 다 돌아봤어요.


중구 빈민가 호박마을


호박마을


참고로 호박마을은 서울역 뒷동네로 알려져 있어요. 실제로 서울역 뒷편에 있구요. 호박마을 지명은 옛날 이쪽에 호박넝쿨이 우거져서 그렇게 이름이 붙여진 거라고 해요.


중림동 판자촌 호박마을


서울 중구 빈민가 호박마을


서울 중구 판자촌 달동네 빈민가 호박마을인 중림동 5구역10지구 도시환경 정비사업지구를 다 둘러보고 나왔어요. 


서울 중구 중림동 판자촌 달동네 호박마을 - 중림동 5구역10지구 도시환경 정비사업지구


왜 여기만 이렇게 덜렁 이 상태로 남아있는지 매우 궁금했어요. 옆쪽으로 래미안 아파트가 매우 잘 보였어요.



이것은 아마 호박마을 공동화장실일 거에요.


스마트폰으로 몇 시인지 확인해 보았어요. 2019년 5월 9일 21시 58분이었어요. 이제 진짜 집으로 돌아가야 했어요.


서울역으로 가는 길에 중림동을 돌아보았어요. 모두 2017년때 왔을 때와 거의 그대로였어요.



p.s.


2019년 12월 27일 새벽 4시 조금 넘어서 중림동 5구역10지구 도시환경 정비사업지구 호박마을 쪽방촌을 다시 찾아갔어요.



위 영상은 2019년 12월 27일 새벽에 촬영한 서울 중구 중림동 서울역 뒷편 달동네인 중림동 5구역 10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지구 호박마을 쪽방촌 심야시간 풍경 영상이에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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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때 그시절 그시간에 그대로 머물러있군요

    2019.05.30 16: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구로 가리봉에 대한 안좋은 어감은 역시 있습니다
    사진으로 실제로 본것은 처음입니다
    시장과 골목길의 사진을 많이 담아주셨네요 ㅎㅎㅎ
    구로 가리봉에 대한 역사에 대해 엄청나게 공부하신듯 합니다^^

    2019.12.30 16: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