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당동 신당9구역 주택재개발 정비구역 안으로 들어와 계단을 따라 올라가기 시작하자마자 매우 낡은 노후주택들이 나타났어요.
'여기 엄청 오래된 동네인가 본데?'
건물들이 한결같이 엄청나게 오래되어 보였어요. 더 놀라운 것은 방치된 느낌도 꽤 강했다는 것이었어요.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검게 이끼가 낀 곳도 여기저기 많이 보였어요.
계단 옆에 작게 문이 나 있었어요.
계단을 따라 위로 계속 올라갔어요. 낡은 집과 가파른 계단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어요.
위로 올라갈 수록 더 낡은 집이 나왔어요.
여기는 현재 법정동은 신당동이지만, 행정동은 다산동이에요. 원래 신당동은 행정동으로 신당1동부터 신당6동까지 있었어요. 2013년 7월에 신당동 내 행정동 이름을 바꿀 때 신당2동은 이름이 다산동으로 바뀌었어요. 현재 행정동 기준으로 신당1동은 신당동, 신당2동은 다산동, 신당3동은 약수동, 신당4동은 청구동, 신당6동은 동화동이에요. 신당5동은 지금도 여전히 신당5동이구요.
신당동은 상당히 오래된 동네에요. 신당동이라는 동명은 옛날 마을에 신을 모시던 당집이 있어 그렇게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조선시대에는 지정된 성문을 통해서만 한양 도성 내의 시체가 성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었다고 해요. 한양에서 시체가 빠져나가는 문으로 지정된 곳은 광희문(서소문)과 소의문(남소문)이었어요. 특히 광희문으로 빠져나가는 시체가 많았기 때문에 광희문은 시체를 내어가는 문이라고 시구문 (屍口門)으로 불리기도 했대요.
이렇다 보니 광희문은 죽은 사람들도 통과하는 문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무녀촌이 형성되었어요. 이 때문에 여기 지명은 신당 神堂이 되었어요.
서울특별시 중구 신당동에는 1980년 이전만 해도 공동묘지가 많았다고 해요. 일제 강점기에는 화장터도 있었구요. 또한, 조선 시대에는 무녀들이 의료인 역할도 담당했기 때문에 여기로 병자들이 많이 몰려들었다고 해요.
서울특별시 중구 신당동은 조선시대 무녀촌으로 매우 유명했어요. 그러나 이 위상이 결정적으로 흔들린 것은 구한말 개화기 때였어요. 서구 문물이 확산되면서 무녀들에 대한 시선이 안 좋아졌고, 신당 神堂 이라는 동네 이름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어요. 그 결과, 1894년 갑오개혁때 신당동의 한자 이름은 神堂洞 에서 新堂洞 으로 바뀌었어요.
이러한 원래 지명 유래가 사라진 후, 오늘날 와서 신당동은 떡볶이로 유명한 동네가 되었어요. 만약 이런 동네 이름 유래가 지금도 유명했다면 쓸 데 없이 심령스팟으로 유명해졌을 수도 있어요. 괜히 아무 것도 없는데 억지로 나쁜 이야기 지어내서 심령스팟 만드는 경우가 거의 전부니까요. 신당동 지명 유래를 보면 그런 소문 붙이기 딱 좋은 곳이기는 해요. 광희문 - 시구문으로 빠져나간 시체들이 곱게 죽은 시체만 있었을 리 없으니까요. 그러나 신당동 괴담 같은 건 딱히 들리지 않아요. 그 이유는 지명 유래가 사라져버렸기 때문이에요.
또 한 가지 신당동 지명 유래와 달리 딱히 괴담이 없는 이유를 따져보자면 조선시대 처형장으로 사용되었던 곳은 서소문 근처였어요. 원한 서린 시체들은 아무래도 서소문으로 대거 빠져나갔을 거에요.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며 계속 사진을 찍었어요.
배수구에서 물이 빠져나올 때 계단 옆으로 퍼지지 말고 아래로 타고 내려가라고 물길 벽을 만들어 놓고, 계단 끄트머리를 파서 홈을 만들어 놓았어요.
서울 중구 다산동 달동네인 신당동 신당9구역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은 마을 이름이 무엇인지 찾지 못했어요. 그냥 예전부터 '신당동'이라고 불렸던 거 같아요.
서울 중구 다산동 달동네인 신당동 신당9구역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은 2004년 6월 서울시 도시 주거환경 정비 기본계획에 의해 주택재개발 예정지로 고시되었지만, 주변에 남산이 있다는 것이 문제였어요. 남산 때문에 고도제한이 걸려 있었거든요. 남산 최고 고도지구 제한으로 인해 신당9구역은 5층과 20m 이하로 밖에 건물을 올릴 수 없었어요.
그러나 신당9구역 주민들은 서울시에 층수와 임대주택 건설 기준 완화 등을 줄기차게 요청했고, 신당 9구역 주택재개발정비구역 지정(안)을 계획한 후, 도시 및 주건환경정비법 관련 규정에 의한 절차를 이행하고 서울시에 정비구역 지정을 요청했어요. 2005년 1월에는 재개발추진위원회가 승인되었어요. 이와 같은 중구의 노력과 주민들의 열악한 주거 상황이 반영되어 2009년 9월4일, 신당9구역은 주택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었어요.
이 당시만 해도 2015년까지 지하3층, 지상 7층 아파트 7개동 266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지어질 예정이었어요.
그러나 신당9구역 재개발은 상당히 지지부진하게 진행되었어요. 2014년 추진위가 설립되었어요.
2015년 10월 4일, 서울시는 신당9구역 구역지정고시를 완료했어요. 이 고시를 통해 신당9구역은 용적률 175% 이하, 건폐율 60% 이하, 최고 7층 (28m)를 적용해 공동주택 266가구가 건축될 예정이었어요.
당초 신당9구역은 최고고도지구로 지정되어 있어서 높이만 규제한다면 9개 층을 지을 수 있으니 층고 제한만이라도 완화해달라고 서울시에 요청했어요. 그러나 서울시는 층수와 높이 제한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해 이 요청을 거부했어요.
이에 따라 신당9구역 추진위는 이러한 제약을 적용받는 대신 사업성 제고 차원에서 사업구역에 인센티브를 적용해 줄 것을 요청했어요. 그 결과 임대주택 건설 면제 범위 확대를 인센티브로 받게 되었어요.
이후 한참 지나서 2018년 4월 20일에 조합설립이 인가되었어요.
신당9구역 재개발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남산 때문에 최고고도지구 제한이 있기 때문이에요. 최고 7층까지밖에 지을 수 없다보니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되어 지지부진한 거에요. 참고로 신당9구역은 중구 신당동 432 일대로, 대지면적은 18,653 제곱미터에요.
신당9구역은 제2종일반주거 및 제3종일반주거 용도 지역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최고 고도 7층, 28m 이하로 제한된 일반미관지구에 속해 있구요. 남산 때문에 고도 제한이 있다보니 재개발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있었어요. 이 문제 때문에 정비구역 지정 이후에도 사업은 좀처럼 진전되지 못했어요.
바로 이 고도제한 문제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도시재생 사업으로 가자는 의견도 있었어요. 아까 골목 입구에 있던 신당9구역 재산보호위원회 도시 재생 사업 추진본부 사무실에 있던 표어와 표가 바로 그 흔적이에요. 그러나 2017년부터 서울 지역 재건축 및 재개발 단지 몸값이 오르면서 결국 재개발로 방향을 잡았어요. 박원순 서울시장이 아무리 되도 않는 정책인 도심재생사업을 밀어붙이기 위해 그쪽으로 회유하려 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서울 부동산 폭등 정책에 의해 재개발로 방향이 잡힌 거죠. 물론 박원순도 할 말 없어요. 문재인 정부와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정신 못 차리고 우왕좌왕할 때 박원순이 마지막으로 여의도, 용산 재개발을 들먹여서 제대로 불질러버렸으니까요.
서울 중구 신당9구역은 최근 들어 정비계획을 변경했어요. 원래 신당9구역은 전용면적 85제곱미터 초과 51가구, 85제곱미터 이하 215가구로 정비계획을 수립했어요. 그러나 재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하고 최근 트렌드를 따르기 위해 정비계획에서 인기없는 85제곱미터 초과 대형 가구는 모두 없애고 85제곱미터 이하 중소형으로만 바꿨어요. 이로 인해 신축 가구 수는 기존 안에 비해 83가구 늘어난 349가구가 되었어요.
사실 서울에 아파트 지을 땅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에요. 거짓말 아니면 서울을 돌아다녀보지 않은 사람들이 대충 위성사진 보고 로드뷰 몇 번 보고 하는 소리에요. 서울은 역사야 있을 거에요. 그러나 족보는 개족보에요. 그 잘난 경복궁도 100년 조금 넘은 '신축 유적'이고, 대부분의 동네가 아무 계획 없이 날림으로 지어지다시피 했어요. 보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에요. 더욱이 헌 집 주면 새 집 주겠다고 하면 다 쌍수 들고 환영할 주거상황인 동네가 엄청나게 많아요. 한 번은 제대로 대규모로 싹 다 갈아엎고 새로 족보를 써야 할 곳이 바로 서울이에요. 보존은 저기 인왕산 자락 개미마을, 노원구 백사마을 일부 정도나 현대 서울 생활문화 관광지구로 만들구요. 박원순의 도시재생사업은 부작용이 너무 극심해요. 뭘 프린트해서 공부했는지 모르겠어요. 박원순식 도시재생사업은 서울에서 벌일 게 아니라 제주도, 경주 같은 관광도시에서 적합한 사업이에요. 거기에서조차 무턱대고 전역에 걸쳐 시행할 정책이 아니라 특정 관광지 개발전략으로 이용해야 할 정책이에요.
"이거 뭐야!"
지금껏 서울 달동네를 돌아다녀보며 만난 계단 중 가장 가파른 계단이었어요. 우리나라에 있는 골목길 계단 다 합쳐도 꽤 수위권에 들어갈 계단이었어요.
계단 난간 폭이 매우 좁았고 높이는 매우 높았어요. 매우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갔어요.
계단 중턱에 조그만 틈이 있었어요. 그 틈에 문이 있었어요.
이건 암반을 제대로 못 깎아내서 그 위에 시멘트 발라 계단을 만든 것 같았어요.
신경 바짝 세우고 계단을 내려왔어요.
아주 좁은 길과 계단. 그리고 낡은 집. 신당9구역은 길이 정신없지는 않았지만 급경사에 집을 막 지어놓은 것 같았어요.
골목길을 둘러보며 계속 걸어갔어요. 상당히 낙후된 주택이 밀집되어 있었어요.
돌로 된 산을 깎아 집을 지었기 때문에 축대 쌓아놓은 것이 여기저기 보였어요.
서울 중구 다산동 버티고개역 달동네인 신당동 신당9구역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을 다 둘러보고 내려왔어요. 스마트폰을 꺼내 몇 시인지 보았어요. 2019년 5월 6일 18시 23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