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마셔본 프랜차이즈 카페 커피는 할리스커피 모카 할라치노에요.
"카페나 가야겠다."
이른 새벽. 잠에서 깨어났어요. 에어컨을 끄고 잤더니 방이 매우 더웠어요. 일어나자마자 에어컨을 틀었어요. 방이 시원해졌어요. 정신을 차리고 시계를 보니 새벽 4시였어요. 새벽 4시인데 벌써 방이 이렇게 더웠어요. 열대야라는 것이 확 느껴졌어요. 자리에서 일어나 샤워를 하고 자리에 앉았어요. 새벽에 이렇게 날이 덥다고 하니 동이 트고 나면 방이 훨씬 더워질 것이 분명했어요.
이대로 집에 있다가는 아주 훈증되겠지.
집에 하루 종일 있으면 안 봐도 더위에 계속 샤워하고 에어컨을 틀어댈 거였어요. 바로 전날도 그렇게 하루를 보냈으니까요. 샤워로 버티고 버티다 도저히 견딜 수 없으면 에어컨을 틀었어요. 에어컨으로 방을 식히고 다시 조금 더워진다 싶으면 창문을 열고, 다시 덥다 싶으면 샤워를 하고, 또 더워진다 싶으면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틀었어요. 이 과정의 무한반복이었어요. 더워서 머리는 멍하고 덥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서 계속 이 과정만 반복하다보니 하루가 다 지나가버렸어요.
'카페 가서 공부도 하고 글도 써야겠다. 집에 있다가는 완전 망하겠네.'
이건 근성과 정신력으로 이겨낼만한 것이 아니었어요. 열기를 조금 식혀서 뭣 좀 해보려고 하면 바로 또 더위가 강렬하게 덮쳐와서 열을 식혀야겠다는 생각만 계속 들었으니까요. 이런 더위를 이겨내는 방법은 에어컨을 마구 트는 것이었지만, 에어컨 트는 것 자체를 매우 싫어하는데다 전기료도 문제였어요. 에어컨 바람 싫어서 방을 확 식힌 후 끄고 다시 더워지면 또 잠깐 틀고 하면 전기료가 마구 높아지거든요. 방법은 현실에 순응하는 것이었어요. 괜히 더위에 개길 게 아니라 더우니까 안 더운 곳으로 도망치는 것이 상책이었어요.
그래서 출근 시간이 지나가자마자 카페에 가기로 했어요. 동네에 있는 카페를 갈지, 아니면 집에서 조금 떨어진 할리스커피를 갈지 고민했어요.
어차피 오래 있을 거, 할리스 커피나 가자.
잠깐 더위만 식히고 돌아올 것이 아니라 책도 보고 글도 쓸 생각이었어요. 그럴 거라면 오래 진득히 앉아 있기 편한 할리스커피에 가는 것이 나을 것 같았어요. 동네 카페나 할리스커피나 걸어가는 거리는 비슷했어요. 단지 차이라면 할리스커피는 가기 위해 전철을 타야한다는 점이었어요.
샤워를 하고 옷을 입은 후, 밖으로 나왔어요. 역시나 해가 뜨니 날이 뜨뜻했어요. 바람이 어제보다 선선해졌나 싶었지만 별 차이 없었어요. 아마 밤새 더운 방에서 정신없이 자다보니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었을 거에요. 전철을 타고 할리스커피로 갔어요.
'오늘은 밀크티 크림라떼 말고 다른 거 마셔야겠다.'
밀크티 크림라떼 말고 다른 것 중 무엇을 마실까 메뉴를 살펴보았어요.
'더운데 할라치노나 마셔야지.'
할라치노는 커피 할라치노와 모카 할라치노가 있었어요. 둘 중 모카 할라치노를 마시기로 했어요.
"모카 할라치노 하나 주세요."
"사이즈업 해드릴까요?"
"저 멤버십 있어요."
"멤버쉽으로 무료 사이즈업 가능한 음료는 커피만 해당되요."
"그럼 레귤러로 주세요."
할라치노는 할리스커피 멤버쉽으로 무료 사이즈업이 안 된다는 것을 잊고 있었어요. 사이즈업이 안 된다고 하자 그냥 일반 사이즈로 주문했어요.
할리스커피 모카 할라치노는 이렇게 생겼어요.
모카 할라치노 위에는 휘핑 크림이 올라가요.
할리스커피 모카 할라치노 가격은 레귤러 사이즈가 5700원, 그란데 사이즈가 6200원이에요.
할리스커피 홈페이지에서 모카 할라치노에 대해 '리얼 에스프레소에 초콜릿소스를 더한 달콤 쌉싸름한 할리치노'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모카 할라치노 레귤러 사이즈 열량은 279 kcal 이에요. 영문명은 Mocha Hollyccino 이에요.
아, 달다.
홈페이지 설명과 달리 쌉싸름한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어요. 솔직히 쓴맛은 안 느껴졌어요. 초콜렛 맛과 우유맛이 섞인 맛만 매우 잘 느껴졌어요. 쓴맛을 억지로 찾으려 했지만 의미없었어요. 억지로 있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사실 초콜렛도 쓴맛이 있거든요.
커피향 가볍게 느껴지는 초콜릿 음료에 매우 가까운 맛이었어요. 초콜릿 음료와 커피 - 이 둘 중 하나를 반드시 구분해서 분류해야 한다면 초콜릿 음료에 넣는 것이 훨씬 맞을 것 같았어요. 끝맛에서는 커피향이 느껴졌지만, 그 끝맛 하나만 가지고 이것을 커피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많이 따르는 맛이었어요.
달고 시원하지만 커피향도 느껴지는 초콜렛 음료를 찾는다면 아마 맞을 거에요. 그러나 커피향 뿐만 아니라 커피의 씁쓸한 맛까지 중요시여기는 분이라면 이 음료는 꽤 안 맞을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