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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500 5

나의 세 번째 디카 - 삼성 VULL WB500

원래는 불편하든 말든 P880에서 다른 카메라로 바꿀 생각은 없었어요. 하지만 문제는 전원부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었어요. 전원부에 문제가 생겨서 카메라가 켜졌다 안 켜졌다 했어요. '이러다 카메라 아예 못 켜는 거 아니야?' 사진은 예쁘게 잘 찍어주었기 때문에 그 어떤 불만족도 다 참아낼 수 있었지만, 전원부에 고장이 생긴 건 보다 원초적인 문제였어요. 7박 35일 여행 말기에는 이 문제가 엄청 신경쓰였어요. 그래도 천만다행으로 여행 다니는 동안 아예 켜지지 않는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지만 전원부에 문제가 있는 디카를 들고 다시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은 아예 없었어요. 수리를 해서 계속 써? 아니면 그냥 하나 다시 사? 참 고민되는 문제였어요. 하나를 사느냐, 아니면 수리해서 계속 쓰느냐... 일단 어..

[아르메니아 여행] 뜨거운 마음 - 24 아르메니아 귬리

이건 악몽이야! 이거 꿈이지? 나 지금 악몽을 꾸고 있는 거지! 볼 것이 몰려있다는 이곳은 정말 볼 것이 없었어요. 게다가 갑자기 비가 무섭게 퍼붓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은 다들 비를 피하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지만, 우리들은 일단 숙소를 찾아야 했어요. 론니플래닛에 나온 정보에 의하면 푸슈킨 거리에 숙소가 두 곳 있었어요. 억수 같이 퍼붓는 비를 피하며 일단 길을 가는데 소년들이 우리들을 보고 웃으며 중국인이라고 그랬어요. 그래서 불러서 우리는 한국인이라고 한 후, 푸슈킨 거리가 어디냐고 물어보았어요. 소년들은 우리가 걷는 길이 푸슈킨 거리라고 했어요. 이게 어디를 봐서 푸슈킨 거리냐? 포장도로라고 절대 봐 줄 수 없는 도로에 길가에 늘어선 집은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집들. 숙소가 있다고 나왔는데 ..

뜨거운 마음 - 23 아르메니아 귬리

호스텔에서 우리들에게 추천해준 도시는 귬리 Gyumri Քյումրի 였어요. 이름부터 왠지 발음하기 이상해요. 중국 영화 배우 '궁리'도 아니고 '굼리'도 아니고 '귬리'에요. 끝말 잇기에서 만약 상대방이 '귬'으로 끝나는 단어를 말하고 승리의 미소를 짓는다면 바로 이 도시 - '귬리' 때문에 한 번은 받아칠 수 있어요. 그런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제 머리 속에 '귬'으로 끝나는 단어는 생각나지 않네요. 단순히 호스텔에서 좋다고 해서 귬리에 가기로 결심한 것은 아니었어요. 현지인들 말을 100% 믿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거든요.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현지어에 자신이 있다면 현지인의 말 대 가이드북 및 인터넷 정보를 70:30 비율로 받아들여 정보를 재조합해 판단하는 게 좋고, 현지..

타슈켄트 Xo'ja Alam Bardor 모스크

타슈켄트는 중앙아시아 이슬람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입니다. 일단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코란이 있는 곳. 이건 아랍어를 공부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꽤 중요한 것이죠. 글자를 구분하는 점이 하나도 없는 코란이니까요. 이것은 하스트 이몸 모스크 (하스티몸이라고 하면 다 알아들어요) 가면 볼 수 있어요. 소련 시절, 중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이슬람 신학교가 있었던 곳도 바로 타슈켄트. 이 신학교가 하스트 이몸 모스크 옆에 있는 신학교에요. 이렇게 독실하게 믿는 신자도 꽤 있고, 이슬람으로 중요한 곳인 타슈켄트이지만 모스크를 보기는 의외로 쉽지 않답니다. 제가 이번에 소개할 Xo'ja Alam Bardor 모스크는 지하철역 Milly bog' 역 근처에 있어요. 호자 알람 바르도르 모스크로 가는 길에 있는 정체 불명..

월요일에 가자 - 19 타지키스탄 샤흐리스탄

"안조브도 가뿐히 넘었는데 샤흐리스탄 정도 쯤이야." 이미 넘기 어렵다는 안조브도 넘었고 길이 고약한 이스칸다르 쿨도 다녀왔어요. 그래서 간이 부었어요. 샤흐리스탄 Shakhristan이 지도상 안조브보다 더 높았고, 기사 아저씨 말씀으로는 해발 3600미터라고 했는데 별 거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이스칸다르 쿨 만큼 하겠어?" 적당히 포장된 길로 올라가고 멋진 설경이나 구경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속도라면 해가 떨어지기 전에 이스타라브샨에 도착할 것이고, 그러면 호텔을 찾아 짐을 풀기도 꽤 쉬울 거라고 생각하니 오늘 여행이 다 마무리된 것처럼 아쉬움도 들었어요. "마지막 고비이기는 하지만 별 거 없을거야." 론니플래닛에서 이 길은 정말로 힘든 길이라고 했는데 양놈들 엄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