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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몇 번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안 가겠다고 해서 결국 여태 못 가본 곳.


요즘 다른 나라의 초등학교 국어교과서들을 살펴보고 있는데 재미있는 것도 있고, 재미없는 것도 있어요. 일단 그림이 마음에 들고 글자가 시원시원하게 눈에 잘 들어오면 재미있고, 그렇지 않으면 재미가 없어요.


일단 내용은 대체로 자비없어요. 사실 우리나라 국어 교과서도 외국인의 눈으로 본다고 생각하고 보면 쉽지 않아요. 확실히 어느 정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가정하고 만드는 책이다 보니 문법적 난이도와 교과서 지문에 쓰이는 문법이 안 맞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지요.


국어 교과서 리뷰에서 직접 언급하든, 언급하지 않든 가장 첫 번째 기준은 내용이 어느 정도 어려운가이며, 그 기준은 주로 문법이 될 거에요. 이게 모국어와 국어 과목이 일치하는 경우에는 사실 그렇게 문제될 것이 없기는 해요. 단지 외국어 학습자의 입장에서 국어 교과서를 어느 단계에서, 그리고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의 한 기준이 되는 정도로 넘겨도 사실 무방하지요.


그러나 모국어와 국어 과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게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가 있어요. 가장 최악의 경우는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것'이거든요. 아예 문법에 맞추거나, 아니면 회화에 맞추거나 해야 하는데 이도 저도 아니게 된다면, 그리고 그 대상이 모국어 화자가 아니라면 제대로 교육이 이루어지기 어려우니까요. 교육 제도가 어지간히 파탄나지 않는 이상, 교과서는 수업의 기준이 되는데, 이 교과서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학교 수업이 제대로 될 리가 없으며, 교육에 열의가 있다면 사교육에 몰릴 것이며, 교육에 열의가 없다면 때려치게 될 거라는 가정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지요.


일단 이번에 다룰 교과서는 이집트의 1학년 1학기 아랍어 과목 교과서에요. 정확히 하자면 읽기 교과서이지요.




هيا نقرأ
읽어봅시다.



1학년 1학기 책 답게 글자들을 하나씩 배운답니다.



이 집 망했네요. 저건 어머니께 혼날 수준을 넘어선 화장실. 화장실서 장구벌레 자라는 것은 보았어도 뱀이 기어다니는 건 좀...아무리 글자를 배우기 위해 나온 단어들을 한 그림에 그렸다지만 이건 좀 아니네요.


제 방 화장실이 저러면 진짜 뒷목 잡고 쓰러질 듯. 쓰러진 후에 119에 전화해서 '뱀 잡아주세요'라고 외쳤을 거에요.







아랍어 글자는 독립형 - 어두형 - 어중형 - 어미형 이렇게 네 가지 형태로 바뀌어요. 그래서 이렇게 글자를 익힐 때 네 가지 형태를 다 익혀야 하지요.


일단 문장을 읽으라고 하는 곳은 없어요. 글자 익히기에 중점을 맞춘 책이죠. 아랍어 글자 익히는 용도라면 외국인에게 사용하게 해도 나름 괜찮게 활용할 수 있어요. 단, 단어들은 쉽지 않아요. 쉬운 단어도 있고, 어려운 단어도 있어요. 그쪽 사람들에게는 쉬울지 몰라도 문화적으로 많이 다른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았을 때에는 어려운 단어에 속할 수 있는 단어들도 있지요.

동사 하나가 문장이 될 수 있는 아랍어 특성을 고려하면 반드시 단어만 나와 있다고 하기도 조금 어려워요. تسأل (질문하다, 2인칭 남성 단수/3인칭 여성 단수) 같은 경우는 단어로 볼 수도 있지만, 저거 하나가 완벽한 문장이거든요.


만약 이것을 가지고 아랍어를 모르는 사람에게 아랍어를 가르친다고 했을 때, 조금 지루할 수는 있지만 글자 익히기용 교재로만 사용한다면 그럭저럭 괜찮게 사용할 수 있는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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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알 수 없는 사용자

    초등학교 교과서가 외국어 기초를 배우는데는 정말 좋은 것 같아요..

    2013.05.14 08:51 [ ADDR : EDIT/ DEL : REPLY ]
    • 기초 단계에서 쓸 수 있는 교과서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답니다. 1학년 거라고 만만하게 보았다가 아예 보지도 못하는 수도 있거든요 ㅎㅎ

      2013.05.14 09:51 신고 [ ADDR : EDIT/ DEL ]
  2. 아이들 책은 어디나 알록달록 좋네요. ^^

    2013.05.14 10: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아이들이 뱀은 화장실에 들어와도 된다고 알면 어쩌려고 교과서에다 저런 그림을 그려 넣었을까요?
    잘 보고 갑니다.좋은일만 가득한 하루 되세요.^^

    2013.05.14 10: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러게 말이에요 ㅋㅋ 화장실에 수박이 굴러다니는 것도 문제일텐데 거기에 뱀까지 들어와 있으니 ㅋㅋㅋ;;;;
      릴리밸리님, 즐거운 일요일 맞이하세요^^

      2013.05.18 21:56 신고 [ ADDR : EDIT/ DEL ]
  4. 화장실에 수박에 이어서 뱀까지ㅋㅋ 안 되겠네요 이 집ㅋㅋ

    2013.05.14 23: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5. 동남아 모 국가에서는 도마뱀이 얼마나 친근한지 만화속에서도 광고 속에서도 도마뱀이 시시때때로 나오더라구요. 실제로 방안에서도 식당에서도 도마뱀이 출현하여 얼나마 놀랐던지... 아마도 이집트에서는 뱀이 친근하여 화장실 그림에 나온 게 아닐까 싶어요.

    2013.05.14 23: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동남아시아 도마뱀은 해충 잡아먹어준다고 놔둔다고 하지만, 저건 사람 무는 독사인 코브라인걸요 ㅋㅋ;;

      2013.05.18 22:02 신고 [ ADDR : EDIT/ DEL ]
  6. 가끔 아랍어를 접하면서 드는 생각이.. 저 걸 어째 배우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이 해서 안 될 일은 없다지만.. 저 같은 외국어 잼병은 엄두도 못 내겠네요;;

    2013.05.15 00: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또 하다 보면 하게 되요 ㅎㅎ 그래도 다 사람이 하는 것들인데요^^

      2013.05.18 22:06 신고 [ ADDR : EDIT/ DEL ]
  7. 도대체..
    어떻게 저런 글씨를 익히는지..
    원리를 몰라서 제가 까막눈이 된 기분이지만
    그림이 너무 재밌어요^^
    이집트는 화장실에 뱀이 들어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 집엔 가끔 작은 도룡뇽이 들어오기도 해요...
    그래도 쥐보다는 나아서
    이젠 놀라지도 않아요..
    환경이 다르면 이렇기도 하구나..배운 것이지요.~

    2013.05.15 04:1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는 오히려 그리스어 글씨가 어렵던데요 ㅎㅎ;; 아테네로 가는 야간 버스에서 외우기는 다 외웠는데 서점 갔다가 글자들이 뱅뱅 도는 거 같아서 그 이후부터는 그리스어 글자만 보면 그때 그 현기증이 계속 떠오른답니다. 당연히 글자는 다 까먹었구요 ㅋㅋ;;;
      이집트라면 집 안에 뱀이 들어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당연히 그런다면 큰 일이겠지만요 ㅋㅋㅋ 저렇게 코브라가 들어오면 허허허 웃고 있을 수만은 없겠죠^^

      2013.05.18 23:01 신고 [ ADDR : EDIT/ DEL ]
  8. 이 신기하게 생긴 언어를....
    저도 설마 공부해야 할 일이 생길 것도 같다는 ㄷㄷ

    2013.05.15 08: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아..정말 저 글자들을 구별할 수 있다는게 놀라운 일이에요..^^;
    물론 외국인들도 우리글을 보면 그렇게 생각하겠지요?
    언젠가 이집트 여행기도 적어주시리라 기대 잔뜩 하고 있습니다.

    2013.05.15 18: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외국인들도 우리나라 글자 보면 신기해하더라구요. 특히 손으로 막 갈겨쓰고 있으면 매우 재미있어하구요 ㅎㅎ
      이집트는 한때 갈 기회가 꽤 많이 있었었는데 그때마다 안 가겠다고 했더니 이제는 갈 기회가 없네요. 언젠가 한 번 쯤은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만 하고 있답니다^^;;

      2013.05.18 23:09 신고 [ ADDR : EDIT/ DEL ]
  10. 이집트 여행하는 3주동안 숫자 열 개는 외웠어요, 아라비아 숫자랑 다른 고유의 숫자를 쓰는 경우가 간혹 있더라구요. 그런데 아랍 국가인데 왜 아라비아 숫자 말고 고유의 숫자가 있을까요? 좀좀이님은 아실 것 같은데...

    2013.05.16 02: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랍에서는 걔네들 고유의 숫자를 종종 써요. 우리가 아라비아 숫자라고 하는 것은 원래 인도 것이랍니다. 그걸 아랍인들이 서양에 전해주었는데, 서양에서는 그것을 아라비아 숫자라고 부른 것이죠^^

      2013.05.18 23:25 신고 [ ADDR : EDIT/ DEL ]
    • 역시 그렇군요. 좀좀이님은 답을 아실 줄 알았다니까요.

      2013.05.19 11:34 신고 [ ADDR : EDIT/ DEL ]
    • 저도 아랍어 공부할 때 배워서 알았답니다 ㅎㅎ;;

      2013.05.19 11:42 신고 [ ADDR : EDIT/ DEL ]
  11. 1학년 교과서지만.. 저에겐 무지 어려워보이네요 ㅎㅎ
    잘 몰라서 그런거겠지만요 ㅋ

    2013.05.16 16: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1학년 국어 교과서라고 외국인이 만만하게 보았다가는 큰 코 다친답니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도 외국인 입장에 서서 본다면 쉽지는 않아요 ㅎㅎ

      2013.05.19 10:55 신고 [ ADDR : EDIT/ DEL ]
  12. 아랍어 교과서 신기하네요...^^

    2013.05.16 21: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어...어지러워요@0@;;; 어두, 어중, 어미가 있다는건 아랍어도 소리글자라는 뜻인거죠?

    2013.05.18 03: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제 눈에는 다 그냥 지렁이 글자로 보이는데 이것을 읽는다니~!
    저 뱀 그림은 좀 충격적인것같아요~ 1학년 1학기인데~
    우리로 치면 "영희야 안녕, 철수야 안녕, 바둑이도 안녕" 나오는 거 아닌가요 ㅎㅎㅎ
    문화적 차이가 교과서에서도 드러나나봐요

    2013.05.18 07: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래도 사람이 쓰는 언어들 중 하나인데요 ㅋㅋ
      저 책에서는 '영희야 안녕, 철수야 안녕' 정도까지도 안 나와요. 그냥 단어 읽기 수준이에요. 1학년 2학기 가야 본격적으로 쉬운 문장을 읽기 시작하더라구요. 예전 '우리들은 1학년'에 가까운 책이랄까요?^^

      2013.05.19 11:43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