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미분류

웃자고 하는 이야기

좀좀이 2013. 4. 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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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우즈베키스탄의 문자개혁 이야기를 했었어요. (http://zomzom.tistory.com/619)


이것은 심각한 이야기는 아니고 그냥 그것과 관련된 사소한 재미있는 이야기.


요즘 우즈베키스탄의 국어 교과서를 꾸준히 읽고 있어요. 지금은 우즈베키스탄의 우즈베크인들을 위한 국어 교과서를 읽고 있어요.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우즈베크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국어책을 9권까지 다 읽었고, 지금은 우즈베크인을 위한 국어 교과서를 읽고 있지요.


참고로 난이도는 확실히 우즈베크인을 위한 우즈벡어 교과서가 어려워요. 지문은 짧은데 단어들이 자비없어요. 확실히 모국어 대상자용 국어책이다보니 처음부터 어려운 문법, 그리고 다른 언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을 위한 국어책에 나오지 않는 단어들이 잘 나와요.


그래서 다시 사전을 뒤적이며 하나씩 읽어가고 있는데






마지막 문장이 문제였어요. ...에는 조사를 집어넣으면 되는 것이어서 별로 어렵지 않게 풀었는데 정작 문제가 되는 단어는 그 앞 단어.


뒤의 i는 튀르크어에서 나타나는 명사수식법 때문에 붙은 것.


이런 단어는 들어본 적도 없어요. 거리에서 낙서가 된 걸 보기는 했는데 그건 당연히 그런 의미. 그런데 그건 영어인데다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에 나올 리는 전혀 없었어요.


"이건 대체 뭐야?"


분명 애들 책에 그런 말이 나올 리는 없는데...전래동화에 뜬금없이 나온 TV같은 건가? 그런데 이건 그렇게 보기엔 문제가 심각한데? 게다가 일단 그러면 내용이 안 맞잖아!


그러다 문득 떠오른 것이...이거 혹시 러시아어 아니야?


러시아어의 ц (ts) 가 어두에 어면 우즈벡어, 아제르바이잔어에서는 s가 되어요. 대표적인 것이 цирк - sirk.


그러면 혹시 цех?


이게 러시아어 사전 뒤져보면 가게, 상점, 길드 같은 의미라고 나오는데, 우즈벡에서 이건 '작업장'을 의미해요. 그렇게 해석하니 말이 되었어요.


애들 이거 보면서 큭큭 웃겠군. 걔네들도 이런 건 아는데...문자개혁으로 이런 웃긴 일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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