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외국 관련

중국의 위구르인들을 위한 위구르어 교과서

좀좀이 2013. 2. 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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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통해 어학 자료들을 이것 저것 모으다보면 당연히 모이는 게 더 많아지고, 그러다보면 언제 구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파일들이 쌓이기 시작해요.


특히 소련, 중국은 '공유 정신이 투철한' 공산주의 나라여서 그런 것인지 이 구소련권 국가들과 중국은 말 그대로 뒤지면 나온다는 표현이 맞아요. 연장 - 즉 언어 문제가 있어서 그렇지, 채굴할 연장 (언어)만 갖추면 양으로나 질로나 엄청난 자료들을 구할 수 있죠.


할 건 많은데 집에서 놀고 가끔 서울 올라갔다 오는 나날을 보내다 갑자기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하나 있었어요.


위구르어 교과서!


과연 중국에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 사용하는 위구르어 교과서는 있을 것인가? 지인들에게 이걸 물어보면 당연히 없을 거라고 했어요. 중국이 어떤 나라인데 소수민족이 자기 말 수업을 하게 허락해주겠냐구요.


저도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 우즈베키스탄에 있을 때 우연히 이 생각이 틀렸다는 증거물을 찾아내었어요.




바로 이 책 때문이죠. '엘립베'. '알파벳'이라는 뜻이에요. 이게 바로 중국의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어 1학년 교과서.



위구르어는 아랍 문자를 차용해서 쓰지만, 모음을 전부 적어주어요. 그래서 읽기는 좋아요. 모음을 다 써주기 때문에 모음을 아예 안 써주는 것보다는 쉽게 읽을 수 있죠. 대신, 타이핑 칠 때에는 이 모음 문자들 때문에 타이핑치기 매우 어려워요. 아랍어 자판과 자판 배열이 아예 다르거든요.


그리고 책에 나와 있는 어린이는 왠지 서양인의 피가 섞인 것 처럼 생겼어요.



재미있는 것은 우즈베크어와 위구르어는 튀르크어족에서도 다시 같은 계열에 속하는데 문화도 이 두 민족은 매우 비슷해 보여요. 그래서 얼핏 보면 이게 우즈벡어 교과서를 옛날 아랍 문자로 적어놓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죠.



하지만 이 교과서는 중국에서 나온 책이 맞아요. '우리들의 위대한 조국'이라는 지문이 있고, 굳이 해석을 하지 않아도 사진이 천안문이고 모택동 사진을 통해 이게 중국 교과서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위구르어로 중국은 '중콰 칼크 줌후리이티'네요. 수도는 베이징이구요.


그래서 밤새 네이버 사전의 도움을 받아 위구르어 교과서를 인터넷에서 구해보려고 노력했으나 전혀 찾을 수 없었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이 교과서를 대체 어떻게 다운받았는지 모르겠거든요.


이건 튀르크어 교과서들 가운데 가장 구하기 어려울 거 같네요. 이것도 구하기 위해 노력을 해보아야 하는데, 신장위구르 자치구는 워낙 변방 지역이라 쉽게 구해질 거 같지는 않아요.


그리고 이미 모아놓은 교과서들도 빨리빨리 읽어치워야 하는데, 지금 속도로 읽다가는 10년 걸릴 거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드네요. 조금 더 분발해서 읽도록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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