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국

강원도 삼척시 남양동 진주로 전통 재래시장 삼척중앙시장 오일장 장날

좀좀이 2023. 10. 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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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동해시 묵호역 길 건너 맞은편에 있는 무인 카페인 카페 대합실에서 나왔어요. 배낭을 발한삼거리 근처에 있는 무코바란 게스트하우스에 맡기고 본격적으로 2023년 10월 7일 여행 일정을 시작하기로 했어요.

 

묵호역에서 무코바란 게스트하우스는 매우 가까웠어요. 지난해에 한 번 숙박해본 적이 있었어요. 연휴라서 전날 급히 속초에서 전화로 예약하고 계좌로 숙박비를 입금했어요. 묵호역에서 무코바란 게스트하우스 가는 길은 이미 알고 있었고, 길을 몰라도 찾아가기 매우 쉬웠어요. 묵호역에서 나와서 묵호역 건물을 등지고 섰을 때 오른쪽으로 가면 묵호역 사거리가 나와요. 묵호역 사거리에는 묵호 여행 관문 같은 커다란 굴다리가 나와요. 굴다리를 통과해서 큰 길을 따라 쭉 걸어가면 발한삼거리가 나오고, 여기에서 가던 방향으로 걸어가면 큰 길가에 무코바란 게스트하우스가 있어요. 방향치라고 해도 매우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에 있어요.

 

카페 대합실에서 나와서 무코바란 게스트하우스로 갔어요. 무코바란 게스트하우스 1층으로 들어가자 사장님께서 계셨어요. 전날 전화로 예약했다고 말씀드리고 가방을 맡기고 밖으로 나왔어요.

 

"삼척 가야지."

 

무코바란 게스트하우스로 숙소를 잡은 가장 큰 이유는 여기가 교통이 상당히 좋기 때문이었어요. 상당히 좋은 정도가 아니라 가히 최고라고 해도 될 정도였어요. 무코바란 게스트하우스에서 발한삼거리 정류장까지는 기어가도 갈 수 있는 곳이에요. 발한삼거리는 동해시 대중교통 요충지에요. 먼저 버스를 타고 동해시 전역으로 갈 수 있어요. 북쪽 망상해수욕장, 서쪽 삼화동 무릉계곡과 무릉별유천지, 중심시 천곡동, 동해시 핵심 기차역인 동해역 등 모든 곳을 버스 타고 갈 수 있어요. 천곡동과 동해역 가는 버스는 많아요. 여기에 삼척 버스 터미널 가는 버스도 있어요. 삼척시는 버스 터미널이 시외버스 터미널과 고속버스 터미널이 있어요. 둘이 거의 붙어 있다시피 하기 때문에 뭉뚱그려서 삼척 버스 터미널이라고 해도 똑같은 지역을 의미해요. 사실상 '건물의 차이' 수준이거든요. 삼척 터미널에 가면 삼척 시내, 삼척 해안가 및 삼척 내륙 등 모든 곳을 다녀올 수 있어요. 여기에 묵호역이 근처라서 정동진역과 강릉역도 가기 편해요. 강릉은 워낙 크니까 묵호에서 머무르며 강릉역으로 가서 강릉 여행을 할 것까지는 없지만, 정동진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요.

 

잠은 동해에서 자고 구경은 삼척에서 합니다.

 

저는 이때 여행에서는 무코바란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무르며 낮에는 삼척을 다녀오고 저녁에는 묵호에서 놀 계획이었어요. 동가식서가숙 여행이었어요. 아니지, 삼가식동가숙 여행이었어요.

 

동해시도 돌아다니고 구경할 곳이 많아요. 동해시에서만 놀아도 충분히 재미있게 잘 놀아요. 그런데 저는 동해시를 한두 번 와본 게 아니었어요. 동해시를 여행하고 싶어서 온 적도 있고, 강원도 남부를 여행하다 보니 동해시가 교통의 요지라서 동해시로 넘어온 적도 있어요. 그래서 이때는 이틀간 낮에는 삼척시 가서 놀기로 했어요. 동해시야 장담컨데 100% 또 올 거였기 때문이었어요. 동해시 여행이 목표가 아니라 강원도 남부 여행을 가는 순간 동해시는 무조건 가는 곳에 가까웠어요. 그러니 동해시는 어차피 다음에 또 올 거고, 그때 낮에 돌아다니며 다시 둘러봐도 되었어요.

 

반면 삼척은 동해시에서는 가기 편하지만, 동해시가 아닌 지역에서는 가기 불편하기 때문에 동해시에서 머물 때 돌아다녀야 하는 곳이었어요. 삼척시 여행은 크게 해안가 여행과 내륙 여행으로 나뉘어요. 둘 다 수도권에서 바로 가는 것보다는 동해시에서 가는 게 압도적으로 쉽고 편해요. 그리고 삼척 터미널 근처에서 숙소를 잡고 배낭여행을 한다 하더라도 수도권으로 복귀해야 한다면 결국 마지막은 동해시로 넘어가야 할 확률이 꽤 되요. 그 정도가 아니라 삼척 내륙지역은 동해시로 나오는 것이 삼척 터미널로 나가는 것보다 더 편해요. 그래서 이때는 낮에는 삼척 가서 놀고 저녁에는 동해시로 넘어와서 놀고 잠자기로 했어요.

 

마침 삼척 장날이었어요. 이날 계획은 삼척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호산까지 내려가서 호산과 임원을 둘러보고 삼척 시내로 돌아와서 삼척 오일장을 구경하는 것이었어요. 호산, 임원, 장호, 용화는 올해 봄에 가본 적 있었어요. 그런데 이 중 임원항은 당시 버스 시간까지 애매하게 남아서 제대로 구경 못 하고 버스 타고 삼척 시내로 돌아가느라 제대로 못 봤어요. 호산, 용화와 장호는 걸어서 다 봤어요.

 

호산은 갔는데도 또 가는 이유는 호산이 아름다워서가 아니었어요. 호산은 딱히 볼 거 없는 동네에요. 볼 것과 먹을 것은 임원에 있고, 호산은 그다지 인상적인 것이 없어요. 굳이 의의가 있다면 삼척 터미널에서 해안가 가장 남쪽 버스 종점이에요. 그런데도 호산을 가는 이유는 전에 갔을 때는 영상 촬영을 아직 취미로 시작하지 않았을 때라 호산 사진은 있지만 영상은 없었어요. 그래서 영상 촬영하러 가는 거였어요.

 

21번 버스를 타고 삼척 터미널로 갔어요. 삼척 터미널 근처 정류장에서 버스를 환승해서 호산으로 갔어요. 임원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요.

 

'망했다.'

 

우산은 안 들고 왔고, 가방도 제대로 된 가방이 아니라 에코백을 들고 왔어요. 비를 맞으면 옷만 젖는 게 아니라 에코백 속 노트북 컴퓨터까지 젖을 수 있었어요. 호산을 둘러보고 임원항으로 넘어가는 계획은 다 취소했어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잠깐 호산 터미널만 둘러보고 바로 버스에 올라탔어요. 비가 남쪽에서 올라오고 있었기 때문에 풍경 아름답기로 유명한 장호, 용화도 포기하고 무조건 삼척 터미널로 돌아가서 오일장 보고 동해시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뭐야? 비 안 오잖아!"

 

호산 쪽만 비가 오고 임원항부터 비가 안 내리고 있었어요. 조금 전 버스 타고 호산으로 올 때까지만 해도 임원항도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버스 타고 삼척 시내로 돌아가는 이 길에서는 임원항도 비가 안 내렸어요. 그래도 임원, 장호, 용화, 궁촌 등에서 내리지 않았어요. 혹시라도 이런 곳에서 비를 만나면 골치아플 거였어요. 언제 비가 저를 따라잡을지 몰랐어요. 비가 오기 전에 삼척 오일장이라도 구경해야 했어요. 버스를 계속 타고 삼척 오일장으로 가기로 했어요.

 

삼척 시내에서 버스에서 내려서 삼척 중앙시장으로 갔어요.

 

 

삼척중앙시장은 강원도 삼척시 남양동에 위치한 전통 재래시장이에요. 버스를 타고 갈 때는 현대상가 정류장에서 내리면 되요. 동해시에서 21번 버스를 타고 갈 경우, 기사님께 요금을 내기 전에 목적지를 '삼척'이라고만 말하면 되요. 기사님께 '삼척'이라고 말씀드리고 요금을 지불하고 나서 현대상가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바로 삼척중앙시장으로 이어져요.

 

 

 

 

 

삼척중앙시장은 매 2,7일마다 오일장이 열려요. 인접한 동해시 북평동에서 열리는 북평민속오일장은 매 3,8일마다 열려요. 재래시장 구경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동해시 3,8장, 삼척시 2,7장은 알아놓는 게 좋아요. 삼척에는 오일장이 삼척시내 삼척중앙시장 외에도 열리는 곳이 몇 곳 있지만, 제일 큰 장은 삼척중앙시장에서 열리는 삼척장이에요.

 

동해, 삼척을 여행할 때 삼척시 삼척장과 동해시 북평장은 차이가 있어요. 삼척시 삼척장은 볼 거리 하나 더 제공해주는 정도에요. 삼척시내에서 구경할 곳 하나 더 생기는 정도에요. 하지만 동해시 북평장은 아니에요. 동해시 북평장이 열리는 날에는 동해시 타 지역 상권이 매우 한산해져요. 천곡동도 한산해지지만, 특히 묵호 쪽은 상당히 한산해져요. 그래서 동해시 여행 계획 짤 때는 북평장날을 고려해서 계획을 짜는 것이 좋아요.

 

 

 

 

 

삼척중앙시장 오일장을 걸어다니며 구경했어요.

 

 

 

 

 

제가 간 날은 2023년 10월 7일. 추석 연휴 지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어요. 2023년 추석 연휴는 10월 2일 월요일 임시공휴일 지정까지 겹쳐서 연휴가 매우 길었어요. 추석 연휴는 개천절 연휴까지 이어져서 10월 3일까지 연휴였어요. 추석 연휴 막 끝나고 열린 오일장이라 그런지 매우 한산했어요.

 

 

 

 

 

삼척중앙시장은 1975년에 개설된 시장이에요. 이 당시 삼척시는 내륙은 석탄산업으로 호황이었고, 해안지역은 수산업으로 호황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사람들이 매우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었다고 해요.

 

현재 삼척중앙시장은 상설시장과 오일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 중 상설시장에는 점포가 120곳 있다고 해요. 이 지역 특산물로는 동굴문어, 건어물, 미역, 산나물, 가자미식해가 있어요.

 

 

 

 

 

'내가 너무 늦게 왔나?'

 

지난해에 삼척중앙시장 오일장을 갔었던 적이 있었어요. 당시에는 운탄고도1330 9길을 걸은 후 삼척해수욕장에서 하룻밤 묵고 아침에 삼척중앙시장까지 걸어왔어요. 그때 삼척중앙시장 오일장은 매우 활기넘치고 꽤 재미있었어요.

 

"건어물 다 어디 갔지?"

 

지난해 삼척중앙시장 오일장 갔을 때 매우 크게 놀랐던 모습이 안 보였어요. 지난해에 삼척중앙시장 오일장에 갔을 때는 온통 말린 생선들이었어요. 곳곳에서 말린 생선을 판매하고 있었어요. 말린 생선 특화 시장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수준이었어요. 여러 재래시장과 오일장을 구경해봤지만, 삼척중앙시장 오일장만큼 생물 생선은 잘 안 보이고 도처에 말린 생선이 우글거리는 오일장은 처음 봤어요. 시장에서 말린 생선과 생물 생선의 비율은 진짜 많아야 5:5 수준인데 당시 삼척장은 생물 생선 팔러 나온 상인과 생물 생선은 매우 적었고 압도적으로 말린 생선과 말린 생선 팔러 나온 상인이 많았어요.

 

동해시로 와서 삼척 오일장을 기대하며 간 이유는 말린 생선이 엄청나게 많은 그 장면을 보기 위해서였어요. 지난해에 삼척장을 갔을 때는 피곤한 데다 다음 도시로 바로 이동해야 했어요. 그래서 사진 찍을 생각도 못 하고 식혜만 구입해서 마시고 삼척 터미널로 갔어요. 그때 사진 한 장 못 남긴 것이 너무 아쉬웠어요. 그때의 아쉬움을 풀기 위해 이번에는 느긋하게 구경도 하고 사진과 영상도 찍을 계획이었어요. 그런데 말린 생선 파는 상인들은 제가 오기 전에 다 팔고 떠났는지, 아니면 추석 연휴 바로 다음 장날이라서 장이 시원찮을 거라고 봐서 덜 나온 건지 거의 안 보였어요.

 

"내가 원하던 삼척장 모습은 이게 아닌데!"

 

말린 생선이 가득한 삼척장 모습은 매우 강렬한 인상을 주는 장면이었어요. 그 모습을 다시 보고 싶어서 왔는데 타이밍이 완전히 틀렸어요.

 

비록 제가 보고 싶은 장면은 못 봤지만, 삼척장 구경은 매우 재미있었어요. 삼척중앙시장이 삼척 시내에 있어서 이쪽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번 둘러보러 하나 둘 계속 오고 있었어요. 평일의 한산한 삼척중앙시장 모습과 달리 매우 활기 넘치는 모습이었어요. 삼척중앙시장 상설시장 쪽에도 사람들이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장을 보고 있었어요.

 

강원도 삼척시를 여행할 때 삼척시내 삼척중앙시장에서 열리는 삼척장은 날짜가 맞다면 한 번 구경할 만 해요. 삼척장 장날은 매 2,7일이에요.

 

애매해도 너무 애매한 때에 왔다.

 

2023년 10월 7일 삼척장은 애매해도 너무 애매한 시기였어요. 긴 추석 연휴가 끝나서 열기가 완전히 식어버린 장날이었어요. 시장에 나온 과일 같은 것은 가을의 느낌이 나기는 했지만, 가을의 장날 풍경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했어요. 가을의 장날 풍경의 클라이막스는 뭐니뭐니해도 홍시거든요. 홍시가 제대로 안 나왔을 때였어요. 대추도 잘 마른 대추가 아니라 아주 싱싱한 건조되지 않은 대추가 보였어요. 가을 장날 맞기는 한데 흔히 상상하는 가을 장날 풍경보다는 늦여름~초가을 장날 풍경이었어요. 여기에 삼척장 특유의 말린 생선들은 제가 늦게 가서인지 거의 안 보였어요.

 

참고로 이때는 날씨도 온화했고 단풍도 엄청나게 늦어지고 있던 때였어요. 가을이기는 하지만 가을의 맛이 하나도 안 느껴지던 때였어요. 그러니 제가 기대했던 모습과는 완전히 벗어나 있었어요. 여름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 애매한 풍경들, 여기에 하필 매우 길었던 추석 연휴 이후 찾아온 첫 오일장이었으니 가히 장 구경 제일 심심할 때 맞춰서 간 꼴이었어요.

 

매우 재미있는 삼척장을 봤던 기억을 갖고 다시 간 삼척장은 이렇게 타이밍을 완전히 틀려서 삼척장이 제일 재미없을 시기에 가버렸어요. 만약 2주 정도 뒤인 10월 중순에서 말에 아침쯤 갔다면 상당히 재미있는 풍경을 구경했을 거에요.

 

배낭여행으로 여행을 다닌다면, 삼척중앙시장이 있는 현대상가 정류장에서는 240번, 241번, 242번 버스를 타고 호산터미널까지 갈 수 있어요. 이 버스 노선들은 삼척의 유명한 해변을 거의 전부 거쳐가는 노선이에요. 이 버스들은 삼척에서 유명한 해변 중 동해시와 붙어 있다 시피 한 삼척해수욕장을 안 가요. 그리고 상맹방 근처는 가는데 상맹방은 안 보이고, 맹방해수욕장보다 훨씬 안쪽 내륙 방향으로 달려서 맹방해변은 못 봐요. 하지만 삼척해수욕장과 맹방해수욕장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 해변들은 모두 근처로 지나가서 버스 타고 감상할 수 있어요. 궁촌, 용화, 장호, 신남, 임원 등을 버스에서 감상할 수 있어요. 그러므로 배낭여행으로 삼척 여행을 하고 싶다면, 삼척 장날에 아침에 오일장 가서 오일장 구경하고 간식거리 같은 거 구입한 후 버스 타고 호산까지 쭉 내려가며 바다 구경하다가 마음에 드는 해변 나왔을 때 버스에서 내리는 것도 여행 방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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