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앙아시아 생존기 (2012-2013)

올해 마지막 홍시

좀좀이 2012. 12. 2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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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올해도 며칠 안 남았네요. 그리고 제가 한국 돌아갈 날도 이제 코앞으로 다가온 것 같아요. 아직 정확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1월 중으로 한국 돌아갈 생각이거든요.


요 며칠 따뜻해졌다가 오늘부터 다시 추워지고 있어요. 창밖을 보니 눈이 또 쌓였어요. 순식간에 눈이 다 녹았다가 또 눈이 많이 쌓였답니다. 지금까지 한국이 추우면 여기가 따뜻하고, 여기가 추우면 한국이 추운 식으로 기온이 엇박자였는데, 이제 양쪽 다 똑같이 추워진 거 같아요.


어제 오늘부터 매우 추워질 거라는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시장으로 갔어요. 왜냐하면 집에서 안 나오기 위해서. 장을 보며 혹시 아직까지 홍시가 남아 있나 유심히 살펴보았어요. 그러나 홍시는 이미 다 없어졌어요. 누누히 말하지만 저장시설이 안 좋은 이 나라에서 과일은 딱 나오는 철에만 나오거든요. 감이라고 몇 개 나와 있기는 했는데 제가 먹는 감도 아니고, 상태가 너무 좋아 사고 싶은 마음이 전혀 안 들게 생겼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몇 번 시장을 도는데 한 가게 앞에서 손님이 과일을 사고 있었어요. 무심결에 무엇을 사고 있나 보는데...


"홍시다!"


딱 한 가게에서, 딱 하나 남은 궤짝을 꺼냈어요. 그 속에 들어있는 것은 홍시. 먼저 온 손님이 2kg을 사 갔어요. 저도 부리나케 달려가서 2kg 조금 넘게 사왔어요. 이렇게 둘이서 4kg 넘게 사가자 마지막 홍시 궤짝도 끝나버렸어요.




상태는 당연히 안 좋았어요. 그래도 이게 올해 마지막 홍시라 생각하니 그토록 아름다워보일 수가 없었어요. 이미 상태는 너무 물러서 주스처럼 되어 버렸어요. 껍질 속에 홍시 주스가 들어있다고 해도 될 정도로 무른 것들이었어요. 그래도 지금 홍시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어디야!


홍시 사와서 계속 홍시를 '마셨어요'. 이렇게 올해 마지막 홍시를 들이마신다고 생각하니 무언가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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