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안동시 여행 가서 가장 먹어보고 싶은 음식은?
경상북도 안동시로 여행을 가면서 당연히 안동 음식도 이것저것 먹어보고 싶었어요. 안동 여행을 처음 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더욱 다른 곳에서 먹어보기 어려운 음식, 안동 지역만의 음식을 먹어보고 싶었어요.
안동 음식에서 유명한 것으로는 헛제삿밥과 안동찜닭이 있어요. 지인들도 안동 가서 헛제삿밥과 안동찜닭을 먹을 거라고 했어요. 그러니 이것은 제가 혼자 가 있는 동안 일부러 먹으려고 하지 않아도 되었어요. 지인들과의 일정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었어요.
'안동식혜 먹을 방법이 있을까?'
경상북도 안동시에서 유명한 음식으로는 안동식혜도 있어요. 안동식혜는 안동 지역에서만 만들어서 마시는 음료로 알고 있어요.
꽤 오래 전이었어요. 원래 안동식혜는 다른 지역에는 안 알려진 음료였어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안동에서는 식혜가 매우 특이한 형태의 음료라고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타지역의 식혜와 많이 다르다며 매우 특이한 음식으로 인터넷에서 퍼지기 시작했어요.
식혜는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음료에요. 전기밥솥에 밥과 물을 넣고 엿기름을 넣은 후 삭혀서 한 번 끓여주면 끝이에요. 밥알이 삭는 동안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 걸려서 그렇지, 요리를 아예 못 하는 사람도 매우 쉽게 만들 수 있는 우리나라 전통 음료에요. 전기밥솥과 밥, 엿기름, 그리고 큰 냄비 하나만 있으면 되고, 그나마 직접 조리한다는 게 밥알이 삭은 후 냄비에 넣고 끓이는 과정인데 이것도 적당히 하면 되요. 예쁘게 만들 게 아니라면 밥알까지 다 넣고 끓이다가 밥알이 다 가라앉았을 때 불 끄고 설탕 넣어서 단맛 맞추면 되요.
한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만들기도 쉬운 식혜이지만, 식혜라는 음료 자체가 지역에 따라 명칭과 분류가 미묘하게 다른 경우가 있어요. 먼저 엿기름의 명칭. 엿기름을 지역에 따라서 다르게 부르는 경우가 있어요. 대표적인 엿기름의 다른 이름이 '질금가루'에요. 지방 여행하다가 '질금가루'라는 말이 보이면 엿기름을 의미한다고 보면 되요.
또한, 어떤 지역에서는 밥에 물을 붓고 엿기름을 넣고 삭혀서 끓인 물을 감주라고 해요. 그리고 식혜는 설탕물에 삭힌 밥알을 띄운 음료를 의미하구요. 이런 지역에서는 우리가 아는 식혜 제조 방법에서 음료가 두 가지 탄생해요. 감주와 식혜요. 아예 식혜를 감주라고 부르는 지역도 있구요. 식혜는 전국적으로 매우 보편적인 전통 음료이지만, 잘 보면 지역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존재해요.
하지만 안동식혜는 이렇게 명칭이 다른 정도와는 아예 차원이 다른 음료로 유명해요. 안동식혜가 안동 지역에서 만드는 매우 특이한 전통음료로 널리 알려진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색깔이에요. 일반적으로 식혜는 뿌옇고 탁한 회색 계열 음료에요. 설탕이 많이 들어갈 수록 물을 많이 붓기 때문에 맑아지구요. 설탕을 흑설탕이나 황설탕을 사용하면 누런 빛이 돌기도 해요. 기껏해야 이 정도에요. 그런데 안동식혜는 색깔부터 불그스름한 색이에요. 그러니 사진을 보자마자 완전히 다른 음료라고 바로 알 수 있어요.
여기에 안동식혜는 맛도 일반 식혜와는 많이 다르다고 했어요. 재료만 봐도 무가 들어가는 음료에요. 타 지역에서는 식혜와 무의 조합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에요. 색도 붉고 무도 들어가니 이름이 다른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음료에 이름만 식혜를 붙여놓은 것 아닌가 싶을 정도에요.
안동으로 여행 갔을 때 신라제과점 사장님께서 금요일부터 구 안동역 일대에서 차전장군노국공주 축제가 열리니 금요일 저녁에는 거기를 가보라고 알려주셨어요. 꽤 크게 열리는 행사이니 가면 재미있을 거라고 알려주셨어요.
금요일이 되었어요. 의성군을 갔다가 안동으로 돌아왔어요.
"축제 보러 가야겠다."
바로 찜질방으로 들어가기에는 시간이 매우 많이 남아 있었어요. 그래서 버스를 타고 구 안동역으로 가서 안동 차전장군노국공주 축제를 구경한 후에 다시 버스를 타고 찜질방으로 가기로 했어요.
구 안동역 차전장군노국공주 축제 장소로 갔어요.
축제장 입구에서는 여러 가지 먹을 거리를 판매하고 있었어요. 먹거리 장터를 걸으면서 쭉 구경하는 중이었어요.
"안동 식혜 파네?"
안동 식혜를 파는 부스가 있었어요.
"안동식혜 마셔봐야겠다."
안동식혜를 한 번 마셔보고 싶었는데 매우 잘 되었어요. 안동식혜를 한 컵 구입했어요.
안동식혜를 들고 자리로 가서 앉았어요.
"진짜 붉네."
안동식혜는 정말로 붉었어요. 아랫쪽을 보면 밥알도 들어 있었어요. 얼핏 보면 붉은 식혜였어요.
안동식혜를 먹기 시작했어요.
눈으로 보고 특이하다고 느꼈던 것보다 더 특이한 맛
안동식혜를 받을 때 숟가락도 같이 줬어요. 처음에는 숟가락이 밥알 퍼먹으라고 준 줄 알았어요. 먹으려는 순간 왜 숟가락을 줬는지 알았어요.
무채가 많아!
안동식혜 속에는 무채가 수북히 들어 있었어요. 안동식혜 속 밥알 건져먹으라고 준 숟가락이 아니라 무채 건져먹으라고 준 숟가락이었어요. 무채가 구색갖추기로 조금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매우 많이 들어 있어서 숟가락으로 정말 떠먹어야 했어요. 숟가락으로 뜨자마자 이 음식이 식혜인지 무채 요리인지 헷갈리기 시작. 과장이 아니라 무채가 정말 많이 들어 있었어요.
동치미에 설탕 타서 먹는 맛
안동식혜의 물 맛은 붉은 국물 물김치 국물에 설탕 타서 먹는 맛이었어요. 시큼하고 무맛 많이 나는데 여기에 단맛이 더해진 맛이었어요. 여기에 생강향이 더해졌어요.
"적응 안 되네."
게다가 속에 들어 있는 무채 때문에 지금 먹는 것이 식혜인지 무채를 넣은 물김치인지 분간이 안 되었어요. 맛이 있는지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정말로 적응 안 되었어요. 설탕 듬뿍 넣어서 달게 만든 붉은 국물 물김치 맛이었어요.
머리에서 최대한 '식혜'라는 단어를 지우고 먹으면 그나마 괜찮았어요. 이건 식혜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이 지역 음식이라고 생각하며 먹으면 괜찮았지만, 조금이라도 '식혜'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그때부터 다시 적응이 안 되었어요. 다 먹기는 했지만, 마지막까지도 맛에 적응되지 않았어요. 이름이 식혜가 아니라 다른 이름이었다면 그나마 적응이 쉬웠을 텐데, 하필 식혜라서 한 입 먹을 때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식혜와 먹고 있는 안동 식혜의 맛이 크게 충돌했어요.
안동식혜는 매우 특이한 음식이었어요. 안동 여행 간다면 한 번은 경험삼아서 먹어볼 만 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