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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먹어본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샌드위치는 에그슬럿 페어팩스 샌드위치에요.

 

정말 누가 사주기를 간절히 원하는 음식이란?

 

심오한 질문으로 시작되요. 이 세상에는 매우 많은 음식이 존재해요. 정말 맛있는 음식도 있고, 정말 맛없는 음식도 있어요. 정말 맛있는 음식 대부분은 자기 돈을 내고 사먹고 싶어하기 마련이에요. 맛있는 음식이란 만족을 주기 때문에 돈을 쓰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들고 오히려 돈을 써서 즐거웠다는 느낌을 안겨줘요. 그래서 대부분의 맛있는 음식은 자기 돈을 내고 사먹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세상에는 자기 돈 내고 먹기에는 뭔가 아깝지만 너무 맛있고 먹고 싶어서 누가 사주기를 간절히 원하는 음식이 존재해요. 이런 음식들은 대체로 가성비가 안 좋은 음식, 또는 가격이 너무 비싼 음식이에요. 만족스럽기는 하지만 가격이 부담스럽거나 가성비가 안 좋다보니 내 돈 주고 먹자니 뭔가 엄두가 안 나고 남이 사주면 정말 고맙다고 큰 절을 하면서 먹는 음식이에요.

 

보통 가성비가 안 좋은 음식 중에 이런 음식이 많이 있어요. 여기에는 또 여러 유형이 있어요. 가격 자체가 너무 비싼데 고작 한 끼 식사인 경우도 있고, 가격 자체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지만 양이 너무 적어서 식사로 먹으려고 여러 개 주문하면 가격이 부담되는 수준까지 치솟는 경우도 있어요. 이런 음식들은 솔직히 남이 사주면 참 좋은데 본인이 사먹기에는 참 망설여져요.

 

이런 음식이 있다.

 

에그슬럿 페어팩스 샌드위치!

 

에그슬럿 페어팩스 샌드위치가 제게 제 돈 주고 사먹기에는 많이 망설여지고 남이 사주면 참 고마운 음식이에요.

 

에그슬럿 페어팩스 샌드위치를 처음 먹었을 때였어요. 그때 먹고 이렇게 단순한 게 이렇게 맛있을 수 있다는 점에 깜짝 놀랐어요. 또 먹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또 먹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7800원이 사르르 녹는다.

 

에그슬럿 페어팩스 샌드위치는 식사로 먹기에는 양이 너무 적었어요. 식사로 먹으려면 음료수도 하나 시켜야 하고 페어팩스를 3개는 먹어야 될 거 같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먹으면 거의 3만원이었어요. 3만원 들여서 한 끼 식사로 페어팩스 3개에 오렌지 주스 한 잔 마신다고 생각하면 너무 비쌌어요. 3만원이면 일반적인 식당 수준에서는 어지간히 좋은 메뉴를 무리 없이 고를 수 있어요. 그렇다고 페어팩스를 1개만 먹자니 이건 간식이었어요. 간식으로 페어팩스 하나 달랑 먹자니 이건 이거대로 또 참 아쉬웠어요. 에그슬럿이 집 근처에 있는 게 아니라 강남까지 가야 먹을 수 있는 서울의 맛이었어요.

 

"페어팩스 먹고 싶다."

 

친구에게 에그슬럿 페어팩스를 먹고 싶다고 했어요.

 

"그러면 사먹어."

"페어팩스는 아니야."

"왜?"

"맛있기는 한데 그건 너무 비싸."

 

친구가 궁금해했어요.

 

"내가 사줘?"

"응?"

"내가 그거 사줘? 그거 그렇게 맛있어?"

"어."

 

친구가 진심 안 담기고 가볍게 던지는 말인줄 알았어요. 그래서 친구에게 사줄 수 있으면 사달라고 했어요.

 

그로부터 며칠이 지났어요. 친구가 제게 서울에 올 수 있냐고 물어봤어요.

 

"왜?"

"너 에그슬럿 페어팩스 먹고 싶대메."

"어. 그랬지?"

"먹으러 가자."

"그거 돈 아까워."

"내가 사줄께."

"응? 정말?"

 

친구가 갑자기 제게 에그슬럿 페어팩스 샌드위치를 사주겠다고 했어요. 아주 고마운 친구였어요. 친구는 페어팩스가 대체 뭐길래 제가 웬만하면 남이 사주기를 바라지 않는데 페어팩스는 남이 사주기를 바라는지 궁금했나봐요. 그래서 저도 사주고 자기도 먹어보고 싶어졌다고 했어요. 친구가 제게 혹시 이날 강남역 오게 되면 연락하라고 했어요. 그래서 바로 준비하고 간다고 했어요.

 

친구를 보러 강남역으로 갔어요. 친구와 에그슬럿으로 갔어요. 당연히 페어팩스를 주문했어요. 친구가 사준다는데 당연히 페어팩스였어요.

 

에그슬럿 페어팩스 샌드위치는 이렇게 생겼어요.

 

 

에그슬럿 페어팩스는 에그슬럿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모습과 아주 비슷하게 생겼어요. 보기만 해도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게 생긴 갈색으로 잘 구워진 반들반들한 번 아래에 샛노란 계란이 들어가 있었어요.

 

 

에그슬럿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페어팩스 재료는 동물복지달걀, 체더치즈, 캐러멜라이즈드 어니언, 스리라차 마요 소스라고 나와 있어요.

 

"참 페어팩스답네."

 

보통 이런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제품 설명 및 홍보문이 있어요. 그러나 에그슬럿 홈페이지에는 제품 홍보문은 없고 주요 구성품목만 나와 있었어요. 매우 단순한 페어팩스와 참 어울리는 구성이었어요.

 

 

에그슬럿 페어팩스 샌드위치 가격은 7800원이에요.

 

에그슬럿 페어팩스 샌드위치 영문명은 FAIRFAX 에요.

 

 

특별할 거 없어보이는데 이거 왜 이렇게 맛있을까?

 

에그슬럿 페어팩스 샌드위치는 빵부터 맛있었어요. 빵이 탄력 있으면서 부드러웠어요. 매우 폭신하고 두꺼운 솜이불 위에 드러눕는 느낌이었어요. 처음 가볍게 쥘 때는 탄력있지만 입으로 베어물면 아주 부드럽게 싹 베어물렸어요.

 

빵맛은 살짝 고소하고 살짝 단맛이 있었어요. 전반적으로 담백하지만 약간 고소한 향과 약간 단맛이 섞인 맛이었어요.

 

달걀은 매우 촉촉하고 부드러웠어요. 달걀이 크림 같았어요. 크림을 엄청나게 많이 집어넣어서 쌓아놓은 것 같았어요. 평소 먹는 계란말이, 오믈렛 같은 것과는 매우 달랐어요. 부드럽고 촉촉한 달걀이 입 안에서 녹았어요. 정말 녹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식감이었어요. 여기에 치즈는 살짝 톡톡 튀는 짠맛을 더해줬어요.

 

전체적으로 보면 살짝 고소하고 살짝 달콤하면서 튀는 맛 없고 빵과 달걀의 하모니가 매우 좋은 맛이었어요. 조화가 상당히 좋았어요.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맛이었어요. 빵과 계란으로 어떻게 이런 맛을 만들었는지 신기할 정도였어요. 동심의 왕국이었어요.

 

하지만 단점이 있었어요.

 

식사로 먹기에는 하나로 택도 없다.

 

사진을 보면 빵과 계란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딱딱하게 씹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어요. 에그슬럿에서는 페어팩스에 패티 같은 것을 추가해서 주문할 수 있어요. 그렇게 먹는다면 아마 한 끼 식사로 먹는 느낌이 있을 거에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것은 순정 페어팩스인데, 순정 페어펙스로 먹으면 너무 부드러워서 식사하고 있다는 느낌이 거의 안 들어요. 3개는 먹어야 식사가 될 거에요. 부피는 크지만 빵도 조직이 엄청 치밀하고 빡빡한 빵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에그슬럿 페어팩스 샌드위치는 제 돈 주고 사먹기에는 참 망설여지지만 남이 사준다면 정말 고맙다고 하면서 먹는 샌드위치에요. 한 번은 먹어볼 가치가 있어요. 그런데 두 번째부터는 내 돈 주고 사먹는 건 망설여지고 남이 사주기를 바라게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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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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