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베스킨라빈스31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 -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2021년 12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

좀좀이 2021. 11. 3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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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먹어본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은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이에요. 배스킨라빈스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은 2021년 12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으로 출시된 베스킨라빈스31 신메뉴 아이스크림이에요.

 

어느덧 11월도 끝나가고 있었어요. 날씨가 많이 추워지기는 했지만 작년 11월에 비하면 엄청나게 따뜻한 기온이에요. 12월이 코 앞인데 아직 겨울이 왔다는 느낌이 별로 안 들어요. 낙엽이 많이 떨어져서 나무가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풍경만 그래요. 작년 이맘때에는 두꺼운 패딩을 꺼내서 입고 다녔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러나 지금은 아직까지 패딩까지는 입지 않고 있어요. 지구 온난화라더니 올해 11월은 마지막까지 매우 따스한 기온이 유지되고 있어요. 새벽에는 영하로 살짝 떨어질 때도 있지만 낮에는 영상 10도 정도까지 기온이 올라가고 있어요.

 

11월이 끝나가면서 슬슬 배스킨라빈스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가 가까워지고 있었어요.

 

"베스킨라빈스31 이번 12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은 그렇게 특별한 거 안 나올 거 같은데?"

 

12월은 너무나 뻔한 시즌.

 

12월은 특별한 것 나올 거라는 기대가 하나도 안 되는 달이에요. 12월에는 크리스마스가 있어요. 산타클로스, 크리스마스 트리, 루돌프 사슴, 크리스마스 캐롤 등 크리스마스 관련된 것들이 세상을 지배해요. 크리스마스 분위기와 더불어 연말이 있어서 새해 맞이 분위기가 온 세상을 덮어요. 12월은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되는 달이기 때문에 추위, 겨울과 관련된 것들이 쏟아져 나와요.

 

12월이 되면 누구나 특별한 감정을 느껴요.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평소와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요. 세상 분위기가 사람 감정을 그렇게 몰아가요. 그렇지만 몇년에 걸쳐서 12월 이미지를 떠올려보면 12월 이미지는 워낙 틀에 박힌 이미지가 굳건히 자리잡고 있어서 매해 똑같았어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었어요. 12월은 특별하기는 하지만 누구나 이미지를 거의 똑같이 연상하는 달이에요.

 

카페, 음식도 마찬가지에요. 겨울이니까 호빵, 군고구마, 붕어빵, 호떡 같은 것이 등장해요. 카페 음료는 따스한 음료, 아이스크림도 덜 차갑고 단맛 강하고 부드러운 맛 아이스크림이에요. 특히 12월이 되면 초콜렛을 사용한 음료와 아이스크림이 많이 등장해요. 여기에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어요. 날이 추워지면 열량 소모가 커지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고열량 음식을 찾게 되고, 기온이 낮으니 덜 차가운 느낌의 음식을 찾게 되요. 그러다 보니 겨울에는 차가운 느낌을 덜 주는 유지방 듬뿍 덜어간 아이스크림, 열량 높은 맛을 내는 단맛 강한 음식과 기름진 음식이 대거 등장해요. 겨울에 초콜렛 관련 음료와 아이스크림이 많이 등장하는 데에는 이런 인간의 본능이 아래에 깔려 있어요. 기업들이 마케팅으로 억지로 초콜렛 시즌으로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이 시기에는 단맛나고 열량 높은 것을 많이 찾으니까 기업들도 여기에 맞춰서 초콜렛 들어간 음료, 아이스크림을 많이 출시해요.

 

너무나 조용했던 배스킨라빈스의 11월.

 

'배스킨라빈스가 드디어 밀린 숙제 다 해치웠나?'

 

베스킨라빈스31이 2021년 11월은 이상할 정도로 많이 조용했어요. 사회적으로는 2021년 11월이 엄청나게 신나는 분위기였어요. 모처럼 사람들이 밤 늦게까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술집에서 술을 마시며 즐거운 늦가을 밤을 만끽했어요. 아쉽게도 카페는 아직 심야시간 영업을 재개한 곳이 많지 않아서 밤 늦게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잡담하며 시간을 만끽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요. 카페를 제외하면 드디어 11개월만에 사람들이 심야시간까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베스킨라빈스31은 의외로 역대급으로 조용한 11월을 보냈어요.

 

수능 시즌마저 아무 말 없이 넘어간 배스킨라빈스.

 

11월에 시즌메뉴 하나 정도는 더 출시할 줄 알았어요. 배스킨라빈스는 올해 시즌메뉴를 정신없이 쏟아내었어요. 저도 그거 쫓아가느라 매우 힘들었어요. 초등학생이 방학 끝나기 전날 밀린 일기 한 달치를 한 번에 다 써서 해치우는 것 마냥 베스킨라빈스31은 신메뉴 아이스크림을 시즌 메뉴로 시도 때도 없이 계속 출시했어요. 베스킨라빈스31은 매달 신메뉴로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 1개를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요. 여기에 또 다른 신메뉴 아이스크림을 시즌 메뉴도 불시에 계속 출시해대었어요.

 

저는 베스킨라빈스31에서 오직 진열대에 전시된 아이스크림만 먹고 있어요. 배스킨라빈스의 음료나 아이스크림 제품은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안 먹어봤어요. 제가 베스킨라빈스31 가서 블라스트 한 번 안 마셔봤다고 하면 모두 깜짝 놀라요.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 먹어본 종류만 160종류가 넘는데 오직 아이스크림만 종류별로 먹어보고 나머지는 전혀 손대지 않았다는 걸 안 믿어요. 그런데 이건 진짜에요.

 

베스킨라빈스31은 2021년 11월에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으로 치즈나무 숲 아이스크림을 출시했어요. 치즈나무 숲 아이스크림은 맛있었어요. 남들에게 맛있다고 추천해주는 것에 아무 부담없는 잘 만든 아이스크림이었어요.

 

그것으로 끝이었다.

 

한국에서 11월은 수능 시즌이에요. 수능 시즌이 되면 찹쌀떡도 등장하고 엿도 등장해요. 수능 시즌이 되면 여기에 맞춰서 기업들은 제품 마케팅을 실시해요. 베스킨라빈스31도 수능 시즌이 되면 수능 시즌에 맞는 아이스크림을 판매했어요. 신메뉴를 출시시킬 때도 있고, 과거 수능 시즌에 출시했던 아이스크림을 다시 판매 개시하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올해는 아니었어요. 올해는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만 보면 수능 시험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알 수 없었어요. 아이스크림으로 만든 제품 중에는 수능 시즌을 노려서 아이스크림 찹쌀떡을 출시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렇지만 아이스크림 메뉴는 딱히 등장한 것이 없었어요.

 

'12월에는 밋밋한 신메뉴 출시할 건가?'

 

쉬지 않고 신메뉴 아이스크림을 쏟아내던 배스킨라빈스가 2021년 11월에는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어요. 드디어 출시 예정으로 잔뜩 쌓아놓은 레시피와 재료가 어떻게 해결된 모양이었어요.

 

그렇지 않아도 12월은 특별한 아이스크림이 안 나오고 아주 높은 확률로 초콜렛 아이스크림이 나올 때인데 11월이 지나칠 정도로 조용하자 2021년 12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은 너무 식상한 것이 나오지 않을까 추측했어요.

 

베스킨라빈스31 2021년 12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이 무엇인지 찾아보기 위해 배스킨라빈스 SNS를 돌아다녔어요. 베스킨라빈스31 2021년 12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이 공개되어 있었어요.

 

"역시 밋밋한 거 출시했네."

 

베스킨라빈스31 2021년 12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은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이었어요. 광고 사진을 보니 진한 고동색 초콜렛 아이스크림이었어요. 베스킨라빈스31 터줏대감 아이스크림으로 초콜릿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무스 아이스크림이 있어요. 이 두 아이스크림은 1년 365일 배스킨라빈스 매장 가면 항상 있는 아이스크림이에요. 광고 사진만 얼핏 봐서는 초콜릿 아이스크림, 초콜릿 무스 아이스크림과 구분될 만한 부분이 잘 안 보였어요.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이 초콜릿 아이스크림, 초콜릿 무스 아이스크림과 다른 점은 초콜렛 덩어리가 박혀 있다는 점이었어요. 이것도 사실 광고 사진으로 보니까 눈에 크게 띄는 거고 실제 매장 가서 받아보면 눈에 제대로 띌 리가 없었어요.

 

'가서 먹어봐야지.'

 

배스킨라빈스 매장에 전화를 걸었어요.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는지 물어봤어요. 매장에서는 판매중이라고 대답했어요. 베스킨라빈스31 매장으로 갔어요. 가자마자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싱글 레귤러 컵 사이즈로 주문했어요.

 

베스킨라빈스31 2021년 12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인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은 이렇게 생겼어요.

 

 

겉보기에는 초콜릿 아이스크림, 초콜릿 무스 아이스크림과 다를 게 하나도 없었어요. 진한 고동색 아이스크림이었어요. 아이스크림을 파헤치다 보면 초콜렛 덩어리가 나올 거였어요.

 

 

'나 고디바 한 번도 안 먹어봤지?'

 

배스킨라빈스 2021년 12월 이달의 맛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쳐다보다가 지금까지 고디바 초콜렛을 한 번도 안 먹어봤다는 것이 떠올랐어요.

 

저도 고디바 먹어볼 뻔한 적은 있습니다.

 

예전에 학원에서 강사로 일할 때였어요. 겨울방학때였어요. 며칠 가족들과 외국 여행 간다고 결석했던 학생 한 명이 귀국해서 학원으로 돌아왔어요. 학생은 교무실로 와서 제게 선물이라며 조그만 직육면체 알루미늄 통에 들어 있는 초콜렛을 줬어요. 고디바 초콜렛 중 하나였어요. 학생에게 고맙다고 하고 잘 받았어요. 학생에게 받은 초콜렛을 가방 속에 집어넣었어요.

 

"너 고디바 알아?"

"응. 그거 매우 유명해."

"그래?"

 

고디바가 뭔지 몰랐어요. 학생이 준 거니까 줬구나 했어요. 여자친구에게 고디바 아냐고 물어보자 그거 꽤 고급 초콜렛이라고 알려줬어요.

 

"너 줄까? 먹을래?"

"응? 나? 안 먹어?"

"나는 초콜렛 그다지 안 즐겨먹잖아."

 

저는 초콜렛이 있으면 먹지만 없으면 안 먹어요. 열광하면서 찾아먹지 않아요. 여자친구는 제가 준다고 하자 안 먹을 거면 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여자친구에게 줬어요. 그게 제 손에 고디바 초콜렛이 쥐어졌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이런 쪽으로 엄청 열광하며 찾아먹지는 않기 때문에 억지로 고디바 초콜렛을 먹어봐야겠다고 찾아다니지 않았어요. 그러니 당연히 고디바 초콜렛 먹을 기회가 없었어요.

 

 

베스킨라빈스31 매장 진열대에 꽂혀 있는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 이름표에 나와 있는 소개문은 '진한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에 초콜릿 칩과 초콜릿맛 하트 퍼지가 쏘옥~!'이었어요. 배스킨라빈스 블로그에 나와 있는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 소개문은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토핑이 어우러져 깊고 진한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이었어요. 두 소개문은 차이가 상당했어요. 매장 이름표에 나와 있는 소개문은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베스킨라빈스31다운 신나고 팔짝팔짝 뛰는 배스킨라빈스스러운 문구인데 블로그에 나와 있는 소개문은 단맛 쫙 뺀 문구였어요.

 

베스킨라빈스31 2021년 12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인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 영문명은 ICE GODIVA CHOCOLATE에요.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열량은 싱글 레귤러 컵 기준으로 284kcal이에요.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봤어요. 딱히 특별할 것 없어보이는 외관이었어요. 이건 지나가는 사람 수십명, 아니 수백 수천명 잡고 사진 보여주며 이거 무슨 아이스크림이냐고 물어보면 전부 한결같이 초콜렛 아이스크림이라고 대답할 거에요.

 

'이거 기대할 거나 있나?'

 

초콜렛, 초콜렛 무스에 이어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다크 초코 나이트는 프레첼이라도 박혀 있었지.

다른 초콜렛 아이스크림들은 흰색이라도 섞여 있었지.

아무리 봐도 그냥 뻔한 초콜렛 아이스크림.

 

눈으로 보고 감상한 소감은 이랬어요. 이제 먹어볼 차례였어요.

 

"어우, 이거 왜 이렇게 써?"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은 단맛이 강했어요. 초콜렛 아이스크림이니 이건 당연했어요. 초콜렛 아이스크림이 안 달면 그게 이상한 거죠.

 

그런데 확실히 특징이 있었어요. 쓴맛이 강했어요. 쓴맛이 단맛보다 더 강했어요.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의 쓴맛은 아이스크림이 입에 있을 때도 강했지만 아이스크림을 삼킬 때 훨씬 강하게 느껴졌어요.

 

아아...아이스크림의 비명소리가 느껴진다!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삼킬 때 아이스크림이 살려달라고 절규하며 혀뿌리에 날카로운 쓴맛으로 혀를 할퀴며 넘어갔어요. 어떻게든 목구멍 속으로 안 넘어가려고 비명지르고 절규하며 손톱으로 혀뿌리에 매달려보려고 하는 최후의 발악이 쓴맛이 되어 혀뿌리를 콱 찍어써요. 하지만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의 마지막 처절한 몸부림은 부질없었어요.

 

"너를 영원히 저주할 거야!"

 

뱃속으로 떨어진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의 외마디 비명이 메아리가 되어 울려퍼졌어요.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삼킨 후에 침을 삼키면 혀뿌리에서 쓴맛이 재차 느껴졌어요. 아이스크림 삼킨 후 침 삼킬 때 느껴지는 쓴맛은 어지간한 초콜렛 아이스크림 쓴맛보다 더 강했어요. 그냥 강한 정도가 아니었어요. 요즘 카페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많이 묽어졌어요. 그런 묽어진 아이스 아메리카노보다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 쓴맛이 더 강했어요. 커피빈,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 쓴맛과 맞먹었어요.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 쓴맛은 풀뿌리 쓴맛 비슷한 맛이었어요. 끝에 쓴맛이 확 느껴질 때마다 식물 뿌리를 뽑아서 그대로 씹어먹는 기분이 들었어요.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 식감은 부드럽고 포근했어요. 초콜렛 케이크를 먹는 것 같았어요. 아이스크림 속에 들어 있는 초콜렛은 안 쓰고 달고 부드러웠어요. 초콜렛 덩어리를 씹을 때마다 춥고 시꺼먼 어둠이 가득찬 방에서 따스한 이불 위에 드러누울 때 포근함이 혓바닥에 전해졌어요.

 

여기에서 끝났다면 그렇게 인상적이지 못했을 거였어요.

 

엄청난 반전이 있는 아이스크림이다.

 

왜 짜장면 맛이 느껴지지?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먹다 보면 가끔 짜장면 먹을 때 느껴지는 기름진 고소한 맛이 느껴졌어요.

 

'내가 어디 아픈가?'

 

처음에는 색깔 보고 뇌가 착각해서 혀가 보내는 맛의 신호를 잘못 받아들이는 줄 알았어요. 초콜렛 아이스크림에서 짜장면 맛이 느껴질 리 없잖아요. 색은 짜장면 비슷하기는 한데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에서 색깔 말고 짜장면이 떠오를 그 어떤 것도 없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우연히 잠시 순간적으로 착각해서 그렇게 느꼈을 거라고 넘어갔어요.

 

그런데 이게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드물게 짜장면의 기름진 고소한 향이 가끔 살짝 느껴졌어요. 그리고 그때마다 짜장면 먹고 싶어졌어요. 아이스크림 먹는데 짜장면이 먹고 싶어지는 마성의 아이스크림이었어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의도도 모르겠어요. SPC삼립 아이스크림과 빵 다 뒤져봐도 짜장면과 관련된 것은 없을 건데요. 신기하게 짜장면의 기름진 고소한 향이 먹는 내내 간간이 느껴졌어요.

 

이것은 내 후각 문제가 아니다.

 

제 후각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니었어요.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에는 차가운 고소한 맛이 있었어요. 이게 묘하게 짜장면 냄새와 비슷했어요. 원래 짜장면과 초콜렛 맛은 같은 조상이었는데 진화가 거듭되며 다른 종으로 분화되었다고 주장하는 고소한 향이었어요. 짜장면은 캐러멜 색소 써서 거무튀튀하게 만드니까 초콜렛과 아무 상관 없어요. 그러나 진짜 묘하게 비슷했어요.

 

고디비가 원래 이런 맛이었나?

치즈나무 숲에서 초콜렛 나무는 짜장면 먹으며 자라나?

 

정말 알 수 없는 아이스크림이었어요. 고디바 초콜렛을 먹어봤어야 이게 고디바의 맛을 갖고 있다고 말할 건데 고디바 초콜렛은 한 번도 못 먹어봤어요. 풀뿌리 같은 쓴맛, 간간이 느껴지는 짜장면 비슷한 향이 있는 초콜렛 아이스크림. 이건 어떤 그림을 묘사한 맛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어요.

 

초콜렛 나라 초코나무 요정이 짜장면 먹다가 잔인하게 찢겨 죽는 이야기.

 

이러면 그림 나오네요. 초콜렛 나라 초코나무 요정은 초콜렛 나무 뿌리에서 살고 있었어요. 12월이 다가오고 밤이 길어졌어요. 그러지 않아도 사방이 다 어두운 고동색 초콜렛 색깔인 초콜렛 나무는 동지가 가까워지고 밤이 더욱 어둡고 길어지다 완전히 깜깜한 고동색 나라가 되었어요. 날이 춥고 밖에 나가기 싫었던 초코나무 요정은 중국집에 전화해서 짜장면을 시켜먹었어요.

 

맛있게 짜장면을 먹던 초코나무 요정은 갑자기 무언가가 자기가 번쩍 들리자 깜짝 놀랐어요. 누군가 자기를 크리스마스라고 놀래키고 예쁜 선물 주는 줄 알았어요. 그러나 세상은 무너졌어요. 초코나무는 우지끈 쓰러졌고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잘근잘근 밟혀 부서져갔어요. 정말로 새까만 어둠이었어요. 초코나무 요정은 비명을 지르며 제발 그만하라고 소리쳤어요. 짜장면은 다 엎어졌어요. 짜장면은 초코나무 요정 옷에 그대로 다 쏟아졌어요. 새까만 어둠이 모든 것을 파괴하고 빨아들이고 있었어요. 초코나무 요정은 그 구멍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어요. 그저 제발 살려달라고 비명지르고 처절하게 몸부림칠 뿐이었어요. 무자비한 새까만 어둠은 초코나무 요정을 짜장면과 같이 갈갈이 찢어버렸어요. 초코나무 요정은 영원히 이 시꺼먼 어둠을 저주할 거라 비명지르며 사라졌어요.

 

현대 한국적인 판타지 크리스마스의 악몽인가.

 

아니야. 이건 크리스마스 느와르 스토리야.

 

한 남자가 있었다. 모두가 행복해하며 돌아다니는 크리스마스 이브. 골목길 벽에 기대어 멍하니 연말 풍경을 쳐다본다. 정확히 1년 전, 그가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케이크를 사러 나간 사이에 상대편 조직원들이 집으로 쳐들어와 가족을 전부 살해했다. 그 다음날 걸려온 전화. 그의 조직원 전부 처형되며 지르는 비명소리가 전화기로 전해졌다.

 

그로부터 1년 뒤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 1년간 그는 태풍에 휩쓸려 날아다니는 나뭇잎이 되어 기억의 고통 속에서 끝없이 휩쓸리고 찢겨져나갔다. 저녁. 그는 말없이 중국집에 들어가서 짜장면을 한 그릇 비웠다. 어둠이 내리깔리자 그는 좁은 골목 후미진 곳에 있는 외벽은 누렇게 변색된 건물로 들어갔다. 퀴퀴한 냄새가 진동하는 계단을 올라가 문 앞에 섰다. 손잡이를 돌리고 안으로 들어가자 그를 보고 놀라는 많은 눈빛들.

 

그가 있는 힘껏 '죽어!'라고 외치며 끈을 잡아당겼다. 섬광과 폭음. 그렇게 그의 크리스마스 이브는 그에게만큼은 나름대로 행복하게 끝났다.

 

이런 크리스마스 느와르를 그리고 싶었던 걸까?

 

먹으면서 예쁜 이야기를 쓰고 싶었지만 2021년 11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인 치즈나무 숲에 이어서 이번에도 비극적 스토리가 나왔어요. 제 상상이 이상한 게 아니라 맛이 그랬어요. 쓴맛이 매우 날카로워서 비정한 장면을 떠올리라고 강요했고, 고소한 향은 묘하게 짜장면 닮은 부분이 있었어요. 동화적인 스토리를 떠올려보려고 했지만 동화적인 스토리가 나올 맛은 아니었어요.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 고디바 초콜릿 아이스크림은 외관과 달리 꽤 특이한 부분이 있는 아이스크림이었어요. 동화와 악몽이 혼재되어 있는 맛이었어요. 쓴맛 강한 다크 초콜렛을 좋아한다면 입에 꽤 잘 맞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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