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배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은 미찐감자 아이스크림이에요. 베스킨라빈스31 미찐 감자 아이스크림은 2020년 10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이에요.
'슬슬 베스킨라빈스31 2020년 10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 공개하겠는데?'
어젯밤이었어요. 이제 9월도 며칠 안 남았어요. 올해 추석 연휴는 9월 30일부터 시작되요. 사실상 9월은 9월 28일, 9월 29일만 남아 있었어요. 9월 30일은 추석연휴이니 배스킨라빈스 SNS 및 홈페이지 관리자도 명절 쇠겠죠. 아무리 늦게 공개한다고 해도 9월 29일에는 2020년 10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이 공개될 거였어요. 그래야 10월 1일에 딱 맞춰서 배스킨라빈스 2020년 10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을 모든 매장에서 동시 판매하고 이때 홈페이지에도 2020년 10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이 공개되어 있을 거였거든요. 설마 10월 1일 추석 당일에 배스킨라빈스 직원이 출근해서 홈페이지 수정해놓겠어요.
배스킨라빈스31 페이스북 페이지에 들어가봤어요. 배스킨라빈스31은 주력 SNS가 페이스북 페이지거든요. 예상대로 베스킨라빈스31 2020년 10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이 공개되어 있었어요.
"뭐? 감자?"
베스킨라빈스31 2020년 10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은 미찐 감자 아이스크림이었어요. 이름이 우연히 '감자'인 것이 아니라 진짜 감자 아이스크림이었어요.
"이거 대박인데?"
그동안 매우 궁금했던 점이 있었어요.
왜 감자 아이스크림은 없는가.
시중에서 판매중인 아이스크림을 전부 다 살펴보면 밤 아이스크림은 있어요. 바밤바가 밤 아이스크림이에요. 고구마 아이스크림도 있고, 옥수수 아이스크림도 있어요. 그런데 유독 감자만큼은 아이스크림이 안 보였어요. 밤도 해먹었고 고구마도 해먹었고 옥수수도 해먹었으니 감자도 한 번 해먹을 때가 되었는데 유독 감자 아이스크림만은 보이지 않았어요.
아냐, 그 정도 문제가 아니야.
가만히 생각해보니 디저트에서 감자는 유독 만들어진 것이 엄청나게 제한적이었어요. 감자튀김, 감자과자, 구운감자에서 벗어나는 일이 거의 없었어요. 고구마만 해도 별별 디저트가 다 있어요. 고구마 케이크도 있고 고구마 아이스크림도 있고 고구마 파이도 있어요. 고구마 튀김은 당연히 존재하고 고구마 과자도 존재하구요. 디저트에서 감자의 활용보다 더 제한적인 것은 아마 별로 없을 거에요. 옥수수도 매우 다양하다고 할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옥수수는 팝콘이 있고 아이스크림이 있잖아요.
이쯤 되면 개밥의 도토리가 아니라 개밥의 감자 수준이었어요. 분명히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감자를 좋아해요. 감자 자체가 인기 없는 것도 아니에요. 과자에서는 감자 과자 개떡같이 만들어도 중간은 가고 고깃집에서도 감자 구워먹으라고 얇게 썰어서 주면 사람들이 매우 좋아해요. 구운 감자, 감자 튀김 모두 사람들에게 매우 인기 좋은 간식이구요. 분명히 감자는 매우 인기좋아요. 그런데 감자 디저트는 의외로 종류가 얼마 없어요.
'이거 맛 엄청 궁금한데?'
달력을 봤어요. 10월 1일은 목요일이었어요. 운이 좋다면 9월 29일에 먹을 수 있을 거였어요. 운이 없다면 10월 1일 당일이 되어야만 먹을 수 있을 거였구요.
9월 29일 새벽이 되었어요. 스마트폰에서 인베스팅닷컴 알람이 울렸어요.
"뭐야?"
스마트폰을 확인해봤어요.
미국 배스킨라빈스 주식 DNKN 52주 신고가 달성!
"배스킨라빈스 만세! 만세! 만세!"
미국 주식 DNKN 은 정확히는 Dunkin Brands Group Inc 주식이에요. 정식 명칭은 던킨이에요. 이름만 보면 이게 왜 미국 배스킨라빈스 주식인지 궁금해할 수 있어요. 이유는 미국 던킨 브랜즈 그룹을 구성하는 한 파트가 던킨이고, 다른 한 파트가 배스킨라빈스이기 때문이에요. 미국 배스킨라빈스만의 주식은 없고, 만약 미국 배스킨라빈스 주식을 사고 싶다면 DNKN을 매수해야 해요. 배스킨라빈스의 기술력 하나 믿고 DNKN 을 매수했는데 이게 52주 신고가를 달성했다고 알람이 울렸어요.
이건 엄청난 것이었어요. 9월은 미국 증시 조정장이었거든요. 다 아래로 처박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런 조정장에서 오히려 올라서 52주 신고가를 달성한 것이었어요.
스타벅스 주식을 봤어요. 한심하기 그지없었어요. 저는 배스킨라빈스 주식인 DNKN 주식과 스타벅스 주식인 SBUX를 같은 날, 같은 시각에 매수했어요. 이때 DNKN 주가는 65.89달러였고, SBUX 주가는 79달러였어요. 이 당시만 해도 DNKN이 SBUX 주가와는 한참 멀이 떨어져 있었어요. 그러나 9월 28일 미국 증시 기준 종가는 DNKN 81.35달러였고, SBUX 86.07달러였어요. 스타벅스는 망하는 해였고 던킨과 배스킨라빈스는 떠오르는 태양이었어요.
이것은 내일 미찐감자 아이스크림을 먹을 거라는 계시인가?
우연이겠죠. 하지만 진짜 이랬어요. 과장 하나 없이요. 오후가 되었어요. 배스킨라빈스31 매장에 전화해봤어요. 미찐감자 아이스크림이 들어와 있다고 했어요. 지금 가면 먹어볼 수 있는지 여쭤보았어요. 된다고 했어요.
"이건 빨리 먹어야해!"
사상 초유의 감자 아이스크림. 배스킨라빈스31에 관심 없어도 한 번 먹어볼 가치가 있었어요.
'전날 DNKN 52주 신고가 달성은 미찐감자 아이스크림 출시를 기념하기 위했던 거였을까?'
아무 상관없겠지만 생각이 자꾸 이렇게 흘러갔어요. 배스킨라빈스31 매장으로 갔어요. 미찐감자 아이스크림을 싱글 레귤러 컵으로 주문했어요.
사진은 실제 모습보다 보다 노란빛이 껴 있었어요. 배스킨라빈스31 홈페이지 광고 사진을 보면 저게 맞게 찍힌 것 같아요. 제가 받아들었을 때 노란 아이스크림은 노란색이 아니라 연한 주황색에 가까운 색이었어요. 예전 체다치즈 비슷한 색이었어요. 그런데 그건 매장 조명 때문에 그렇게 보였나봐요.
베스킨라빈스31 미찐 감자 아이스크림은 노란 아이스크림과 흰 아이스크림으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여기에 노란색 구슬 같은 것이 여기저기 박혀 있었어요.
배스킨라빈스31 홈페이지에서는 미찐 감자 아이스크림에 대해 '감자 아이스크림, 치즈 아이스크림에 감자 볼이 어우러진 아이스크림'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베스킨라빈스31 미찐 감자 아이스크림 영문명은 STEAMED POTATO ICE CREAM 아이스크림이에요. 한국어로 직역하면 찐감자 아이스크림이에요.
2020년 9월 28일 미국 배스킨라빈스31 주식 DNKN 52주 신고가 달성은 미찐 감자 아이스크림 출시를 예견한 상승이었던 것인가!
베스킨라빈스31 미찐 감자 아이스크림을 한 입 떠먹었어요. 깜짝 놀랐어요. 아이스크림에서 진짜 감자맛이 났어요. 충격이었어요. 그냥 조금 느껴지는 정도가 아니라 감자맛이 무지 많이 났어요. 감자로 아이스크림 만들면 대체 무슨 맛이 날까 싶었는데 진짜 감자맛이 났어요.
베스킨라빈스31 미찐 감자 아이스크림을 구성하는 두 아이스크림 중 하나인 하얀 아이스크림은 감자 아이스크림이었어요. 하얀 부분만 떠서 먹으면 삶은 감자를 최대한 으깨서 우유에 섞고 설탕 뿌려서 죽으로 만든 것 같은 맛이었어요. 이건 흰 아이스크림만 따로 팔아도 쏠쏠하게 판매될 것 같았어요. 매우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이었거든요. 이것만으로도 매우 맛있었어요. 여기에서 이미 최고의 점수를 줬어요.
베스킨라빈스31 미찐 감자 아이스크림을 구성하는 아이스크림 중 노르스름한 아이스크림은 치즈 아이스크림이었어요. 이것 맛은 일반적인 치즈 아이스크림과는 아주 약간 차이가 있었어요. 일반적인 치즈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체다치즈를 넣어서 만든 아이스크림 같았어요. 이 아이스크림이 미찐 감자 아이스크림의 전체적인 맛을 아주 확 끌어올렸어요. 치즈맛 아이스크림과 감자맛 아이스크림을 같이 먹으면 맛이 치즈 감자 과자 같았어요. 치즈 아이스크림 맛 따로, 감자 아이스크림 맛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둘이 어우러져서 훌륭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었어요. 그냥 감자 먹는 느낌과 치즈 감자 먹는 느낌이라는 두 가지 느낌을 각각 느낄 수 있었고, 여기에 치즈 아이스크림은 감자향을 증폭시키는 역할까지도 담당하고 있었어요. 조합이 매우 완벽했어요.
베스킨라빈스31 미찐 감자 아이스크림의 전체적인 맛은 삶은 감자를 설탕에 찍어먹는 맛이었어요. 감자의 은은한 단맛과 구수한 향 느낌이 매우 잘 살아있었어요. 한 입 먹자마자 진짜 삶은 감자맛 나서 엄청 웃을 뻔했어요. 초콜렛 코팅된 알을 씹으면 그때마다 달콤한 감자맛이 팡팡 터졌어요.
배스킨라빈스31 기술력의 결정체!
맛 완벽, 외모 완벽, 창의성 완벽, 개성 완벽.
완벽 그 자체.
이건 정말 맛있는 수준이 아니었어요. 제가 지금까지 먹어보고 블로그에 글을 쓴 배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 136종류까지 다 합쳐서 137종류 중 1위였어요. 제가 먹어본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중 맛있는 아이스크림이 매우 많았어요. 그러나 이 정도로 모든 영역 만점을 줄 만한 것은 거의 없었어요. 사실 창의성 1등 먹는 것은 정말 어렵거든요. 창의성 1등 먹으려다가 잘못하면 괴작이 튀어나와서 망해요. 실험실이 아니라 정말 판매할 상품이라면 어쩔 수 없이 창의성을 약간 희생시키는 경우가 일반적이에요.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어야 하니까요. 배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 중 맛있는 아이스크림은 여럿이었지만 창의성에서 1등 줄 만한 것들은 솔직히 호불호가 엄청나게 갈리는 것들이 대부분이었어요. 대표적으로 쫀떡궁합 아이스크림이 있어요. 쫀떡궁합 아이스크림은 창의성은 1등인데 좋아하는 사람은 어마어마하게 좋아하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어마어마하게 싫어해요.
그런데 배스킨라빈스31 미찐 감자 아이스크림은 창의성조차 1등 먹었어요. 그런데 모두가 좋아할 맛이었어요. 이거 먹고 싫다고 할 사람이라면 감자 그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일 거에요. 그러므로 이건 제가 먹어본 배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 137종류 중 당당히 1위였어요.
왜 배스킨라빈스가 아이스크림에서 최고인지 와닿는 맛이었어요. 단일종목만 놓고 본다면 배스킨라빈스31보다 맛있는 아이스크림도 여럿 있어요. 그러나 전체로 놓고 보면 베스킨라빈스31 이길 곳이 없어요. 이건 정말 찬양해도 될 맛이었어요.
이 아이스크림을 출시하기 위해 SPC삼립은 신메뉴를 패대기치듯 마구잡이로 출시해왔던 건가!
작년말부터 도통 이해가 안 되는 게 하나 있었어요. SPC삼립에서는 배스킨라빈스 신메뉴 아이스크림을 패대기치듯 마구잡이로 출시해왔어요. 이 정도면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으로 잘 팔아도 될 거 같은 것조차 아무 것도 없이 시즌메뉴로 내다버리듯 출시했어요. '내다버리듯'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안 들 지 모르겠지만 제 눈에는 확실히 그렇게 보였어요. 홍보도 해주고 조금 길게 끌고 가도 될 잘 만든 신메뉴 아이스크림들을 홍보도 제대로 안 하고 시즌메뉴로 잠깐 내놨다가 없어지고 그 자리를 다른 신메뉴가 차지해버리고 있었거든요. 솔직히 배스킨라빈스31 신메뉴 찾아먹는 것이 말이 좋아 찾아먹는 거지 쫓아다니며 먹는 정도였어요. 배스킨라빈스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이 아니면 매장에서 판매하고 싶을 때 내놓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신메뉴가 나왔으면 나왔다고 홍보를 좀 해줘야 하는데 홍보가 제대로 안 되니 이런 게 나왔는지도 모르고 지나가는 것들도 있어요.
심지어는 시그니처 메뉴를 갈아치웠는데 그것조차 제대로 홍보 안 해준 경우도 있어요. 바로 메이플 월넛 아이스크림이에요. 배스킨라빈스31 시그니처 메뉴인 월넛 아이스크림을 갈아치우고 그 자리에 들어앉은 아이스크림이에요. 그런데 이건 출시일이 밀리고 밀리다 제대로 푸시도 못 받고 어물쩍 월넛 아이스크림을 대체했어요.
모든 게 이해되려고 했어요. 배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 기술의 결정체인 베스킨라빈스31 미찐 감자 아이스크림을 출격시키기 위해 앞에 있는 잔챙이들을 부지런히 떨궈버렸다고 한다면 납득이 되었어요.
너무 맛있어서 싱글 레귤러 컵으로 하나 먹은 후 바로 싱글킹 사이즈로 주문해서 또 먹었어요. 저는 베스킨라빈스31에서 아무리 많이 먹어도 싱글 레귤러 컵 2개를 넘기지 않아요. 그런데 이것은 너무 맛있어서 참을 수가 없었어요. 사람 돌아버리게 맛있었어요. 싱글킹 사이즈로 다 먹었는데도 또 먹고 싶었어요.
베스킨라빈스31 미찐 감자 아이스크림은 정말 너무 만족스러웠어요. 제가 지금까지 먹어본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 137종류 중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최고의 자리에 올라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