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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의정부 가능역 식당 - 소풍간 김밥

좀좀이 2020. 7. 2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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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가본 식당은 경기도 의정부 가능역 근처에 있는 소풍간 김밥이에요.


잠깐 바람 좀 쐬러 나갔다 오고 싶었어요. 날이 계속 궂은 날씨였지만 집에만 있으니 답답했거든요. 바람도 쐬고 운동삼아서 조금 걷고 싶었어요. 마침 좍좍 퍼붓던 비도 그쳐서 날이 매우 선선했어요. 멀리 나가지 않고 가까운 곳을 돌아다니기에는 매우 좋은 날씨였어요. 기분 전환도 하고 건강도 챙길 겸 해서 잠시 산책 조금 하고 집으로 돌아오고 싶었어요.


그러나 어디를 갈 지 마땅히 떠오르는 곳이 없었어요. 의정부 젊음의 거리를 목적 없이 배회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거기는 항상 똑같거든요. 가끔 가면 사람 구경도 하고 주변 둘러보는 재미로 걸을 만 하지만 그것도 가끔 가야 재미있어요. 자주 가면 진짜 재미 하나도 없어요. 의정부 로데오 거리는 며칠 전에 다녀왔어요. 그래서 그쪽으로 가고 싶지는 않았어요.


"나가서 밥이라도 먹고 올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밥을 먹어야 했어요. 집에서 밥을 먹는다면 100% 라면이었어요. 집에서는 무조건 라면만 먹거든요. 밥을 아예 안 해 먹어요. 혼자 살기 때문에 밥 지어 먹는 게 매우 비효율적이고 비경제적이거든요. 차라리 나가서 사먹는 것이 훨씬 더 나아요. 라면 말고 다른 것을 먹고 싶었어요. 딱히 떠오르는 것은 없었어요. 그냥 라면 말고 다른 걸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어요.


"이 동네는 밥집이 없어."


의정부역 주변은 번화가 및 유흥가에요. 이쪽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사는 곳이 아니에요. 그러다보니 '밥집'이라고 부를 식당이 별로 없어요. 있기는 있어요. 맛있는 곳이 별로 없죠. 의정부역 주변에서 식사할 때 좋은 점이라면 근처에 부대찌개 거리가 있어서 부대찌개라는 안정적인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점이에요. 의정부는 부대찌개 식당에서 부대찌개 1인분도 잘 팔거든요. 문제는 이거 말고 혼자 식사로 밥 먹을 만한 식당이 별로 없다는 거에요. 식당 자체는 많지만 대부분 밥집 보다는 술집에 가까운 곳이에요. 의정부 제일시장 쪽 식당들은 의정부역 밥집이 아니라 의정부 시장 밥집이구요. 의정부 제일시장은 제가 사는 곳에서 가기 상당히 귀찮아요. 그리고 거기를 간다는 것은 결국 의정부 젊음의 거리를 간다는 거구요.


'가능역이나 갈까?'


의정부에서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에 있는 지하철역으로는 회룡역과 가능역이 있어요. 의정부역에서 회룡역까지의 거리는 의정부역에서 가능역까지의 거리의 2배 정도 되요. 회룡역은 집에서 걸어가기에는 멀었어요. 가능역은 그래도 운동삼아서 다녀올 수 있지만 회룡역은 운동을 조금 많이 하는 거리에 있었어요.


'가능역 가서 생각해봐야겠다.'


가능역은 예전부터 사람들이 몰려 살던 동네에요. 가능역 근처에도 번화가가 있어요. 그러나 의정부역 번화가와는 달라요. 의정부역 번화가는 노는 번화가에요. 식당도 괜찮은 곳은 거의 다 사람들 만나서 놀고 먹으러 가는 식당이에요. 가능역 근처는 일반 주민들이 이용하는 식당 같은 곳이 많아요. 의정부역 주변에는 피자스쿨도 없고 한솥도시락도 없어요. 심지어 닭강정 제대로 만들어 판매하는 가게도 없어요. 이런 것들 다 가능역 가야 있어요.


그래서 산책도 하고 운동도 하고 저녁도 먹을 겸 해서 가능역으로 걸어갔어요. 가능역까지 다 와서 다시 고민되었어요. 정작 뭘 먹을지 하나도 생각 안 하고 무턱대고 가능역으로 왔거든요.


'닭강정은 며칠 전에 먹었는데...'


제일 무난한 선택지는 닭강정이었어요. 그런데 이건 며칠 전에 가능역 와서 사서 집으로 돌아가 먹었어요. 닭강정 먹은지 며칠 되었다고 또 닭강정 사먹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렇다고 피자스쿨에서 피자를 사서 집으로 돌아가자니 그건 그냥 영 끌리지 않았어요.


거리에 서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했어요.


'김밥이나 먹고 가자.'


그래서 소풍간 김밥으로 갔어요.


소풍간 김밥


벽에는 메뉴가 붙어 있었어요.


의정부 김밥


저는 소풍김밥 2줄과 땡초김밥 1줄을 주문했어요. 소풍김밥은 한 줄에 2500원이었고 땡초김밥은 한 줄에 3000원이었어요.


'3줄 무난히 먹을 수 있겠지.'


김밥천국 김밥은 3줄 먹어야 한 끼 식사가 되요. 김밥이 매우 가늘거든요. 요즘 김밥천국 김밥 가격을 생각해보면 여기도 세 줄 먹어야 한 끼 식사가 될 거 같았어요.


경기도 의정부 가능역 식당 - 소풍간 김밥


"어? 여기 김밥 굵네?"


예상보다 김밥이 매우 굵었어요. 혼자 세 줄을 못 먹을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양이 확실히 많았어요. 적당히 먹고 나올 거라면 2줄을 주문해야 했어요. 남자라면 2줄 시켜서 먹으면 충분할 정도였어요.


김밥


왼쪽은 소풍김밥이고 오른쪽은 땡초김밥이에요.


소풍김밥을 먼저 먹어봤어요. 맛은 무난했어요. 위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속재료 중 향이 강한 재료가 없었어요. 보통 햄 같은 것이 들어가서 고기향 진하게 나게 하는데 여기는 들어간 재료가 모두 순한맛 재료였어요. 소풍김밥 김은 생김 같았어요. 김 특유의 비린향이 있었어요. 김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김밥 맛과 향이 매우 순해서 김 특유의 비린 향기를 잡아줄 게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에 그게 더 잘 느껴진 것이었어요.


소풍김밥에 김치 조각을 올려서 먹어봤어요. 소풍김밥을 그냥 먹는 것보다 훨씬 더 맛있었어요.


소풍김밥 두 줄을 다 먹은 후 이번에는 땡초김밥을 먹어봤어요.


500원 더 내고 땡초김밥 먹는 게 낫다.


땡초김밥은 당근 양이 줄어들었고, 그 자리에 고추가 들어가 있었어요. 고추는 꽤 매웠어요. 고추의 풋풋한 향기와 매운맛이 더해지자 김밥이 훨씬 더 맛있었어요. 보통은 500원 더 내고 땡초김밥을 먹는 게 아니라 그냥 500원 덜 내고 일반 김밥을 먹는 게 나은 경우가 대부분인데 여기는 반대였어요. 일반 김밥인 소풍김밥을 먹는 것보다 그냥 한 줄에 500원 더 내고 땡초김밥 먹는 것이 훨씬 더 맛있었어요.


경기도 의정부 가능역 근처에 있는 소풍간 김밥은 무난했어요. 김밥천국에서 사서 먹는 것보다 맛있었어요. 그리고 500원 더 내고 땡초김밥 먹는 것이 더 나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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