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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의정부역 동부광장 의정부 젊음의 거리 돈까스 무한리필 맛집 - 캡왕돈까스

좀좀이 2020. 7. 1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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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가본 식당은 경기도 의정부 의정부역 동부광장에 있는 의정부 젊음의 거리에 위치해 있는 돈까스 맛집인 캡왕돈까스에요. 여기는 돈까스 맛집이면서 돈까스 무한리필 식당이에요.


따스한 봄철이었어요. 심심해서 의정부역 동부광장 의정부 로데오거리와 그 주변을 걸어다니며 산책하고 있었어요.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집에만 있었더니 너무 답답하고 폐인되는 것 같아서 바람쐬러 나왔어요. 발 가는대로 돌아다니다 의정부역 반대편 의정부 로데오거리 끝자락까지 갔어요. 이쪽은 항상 사람들이 별로 없는 곳이에요. 그때도 당연히 사람들이 별로 없었어요.


"어? 돈까스 무한리필 있네?"


아주 조그만 식당이었어요. 입구에는 '돈까스 무한리필'이라고 적혀 있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어요. 갑자기 호기심이 생겼어요. 의정부에는 돈까스 무한리필 식당이 없었어요. 의정부에서 돈까스를 사먹은 적이라고는 김밥천국 가서 사먹은 것이 전부였어요. 무한리필 식당이라면 일단 반가운데 무려 돈까스 무한리필 식당이었어요. 돈까스 무한리필 식당은 서울에도 몇 곳 없어요. 엄청나게 반가웠어요.


'나중에 가봐야겠다.'


아쉽게도 이미 점심을 먹은 상태였어요. 그래서 나중에 가보기로 했어요.


그 나중에 가본다는 것이 몇 달 지나가버렸어요. 의정부에 돈까스 무한리필 식당이 있다는 것 자체를 잊고 있었어요. 까맣게 잊고 있다가 어제 스타벅스에서 신메뉴 음료를 마신 후 밖으로 나와 의정부 로데오거리를 돌아다니던 중이었어요. 슬슬 점심을 먹을 때가 되었어요. 모처럼 일본 라멘이 먹고 싶었어요. 의정부역 근처에 일본 라멘 맛있게 잘 하는 집이 하나 있는 게 떠올랐어요. 거기로 갔어요. 가게가 없어졌어요. 건물에 매달려 있는 간판만 남아 있고 가게는 다른 가게로 바뀌어 있었어요.


'어디에서 점심 먹지?'


딱히 떠오르는 곳이 없었어요. 일본 라멘 먹고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만 생각했거든요. 그 가게가 없어졌을 거라고는 당연히 상상 안 했어요.


'부대찌개 먹고 들어가야 하나?'


그나마 다행이라면 의정부는 확실한 혼밥 메뉴가 하나 있다는 점이었어요. 바로 부대찌개였어요. 의정부에 있는 부대찌개 식당들 상당수가 1인분도 판매해요. 의정부 로데오거리에서 부대찌개 거리까지는 별로 안 멀어요.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요. 김밥천국은 이제 가성비가 너무 최악이라 선택지에 아예 없었어요. 김밥천국 갈 돈에 조금만 더 붙이면 식당 가서 부대찌개 먹을 수 있으니까요.


일단 부대찌개나 먹고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하고 그쪽으로 걸어갔어요.


'아, 이쪽에 돈까스 무한리필 식당 있었지? 거기 장사할 건가?'


의정부 로데오거리를 따라 걸어가다가 순간 떠올랐어요. 봄날에 산책하다가 발견한 돈까스 무한리필 식당이었어요.


'설마 거기도 문 닫았지는 않겠지?'


돈까스 무한리필 식당을 향해 갔어요. 만약 돈까스 무한리필 식당이 문을 닫았다면 진짜로 부대찌개 먹으러 갈 생각이었어요.


"문 열었다!"


경기도 의정부역 동부광장 의정부 로데오거리 돈까스 무한리필 맛집 - 캡왕돈까스


돈까스 무한리필 식당 이름은 캡왕돈까스였어요. 간판에 적힌 이름은 캡 왕 돈까스였어요.


얼마만에 보는 '캡'인가!


요즘은 강조할 때 접두사로 '개'를 써요. 좋든 싫든 접두사 '개'를 붙이더라구요. 접두사 '개'도 초기에는 주로 좋은 쪽에 잘 붙여서 썼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요즘은 좋은 쪽이든 싫은 쪽이든 그냥 강조를 위해 범용적으로 사용하는 편이에요. 그렇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는 좋은 쪽을 강조할 때는 접두사 '캡'을 많이 썼었어요. 요즘은 당연히 안 쓰죠. 진짜 얼마만에 보는 캡인지 몰랐어요.


캡왕돈까스 안으로 들어갔어요.


의정부 돈까스 맛집 캡왕돈까스


돈까스 무한리필은 6500원이고 치즈돈까스 무한리필은 7500원이었어요. 음료는 별도로 1500원이었고, 포장해가면 6000원이었어요.


'돈까스 무한리필로 먹어야지.'


치즈돈까스를 좋아하는 사람은 치즈돈까스를 엄청나게 좋아해요. 그러나 저는 일반 돈까스를 더 좋아해요. 치즈돈까스는 리필해먹을 만큼 좋아하지는 않아요. 치즈돈까스 자체가 리필해서 먹기 쉬운 음식도 아니구요. 저는 돈까스 무한리필에 중점을 두고 왔어요. 돈까스 배부르게 먹으려고 왔거든요. 금 보다 더 귀한 돈까스 무한리필 식당이었어요. 그동안 돈까스 무한리필 식당을 가려면 의정부에서 가기 매우 고약한 서울 동작구 흑석시장까지 가야 했어요. 만약 여기가 괜찮다면 이제 돈까스 무한리필 먹자고 쓸 데 없이 9호선 타고 흑석시장까지 갈 필요가 없었어요.


그래서 돈까스 무한리필로 주문했어요. 음료는 시키지 않았어요. 음료는 봐서 시키기로 했어요.


의정부 돈까스 맛집


식당 내부는 작았어요.


의정부 돈까스 무한리필 식당


돈까스와 밑반찬을 가지러 갔어요.


의정부역 맛집 캡왕돈까스


'돈까스 어디 있지?'


돈까스 무한리필 식당 가보면 보통 돈까스를 쌓아놔요. 손님이 알아서 돈까스 집어가요. 그런데 여기는 돈까스가 안 보였어요. 혹시 밥통에 들어있나 싶어서 밥통도 열어봤어요. 밥통에는 국, 스프, 밥이 들어 있었어요. 돈까스는 안 보였어요. 밑반찬은 단무지, 양배추, 김치만 있었어요. 순간 당황했어요. 돈까스 무한리필을 먹으러 왔지 돈까스 단품 먹으러 온 것이 아니었거든요.


"돈까스는 주문하면 그때 튀겨서 갖다드려요."


제가 당황해하는 것을 보고 나이 지긋하신 사장님께서 밑반찬 갖고 자리로 가면 자기가 돈까스 튀겨서 갖다주시겠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양배추와 밥, 스프만 떠서 자리로 왔어요.


돈까스 밑반찬


사장님께서는 주방에서 돈까스 망치로 돈까스를 두들기셨어요. 돈까스를 탕탕 두드리는 소리를 들으며 돈까스가 나오기를 기다렸어요.


돈까스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샐러드를 먹어봤어요.


'이거 소스 완전 클래식 사라다 소스인데?'


요즘 오히려 찾아보기 어려운 고전파 사라다 소스였어요. 샐러드가 아니라 마요네즈 범벅 사라다요. 새콤한 마요네즈맛이었어요. 과일향 같은 것은 없었어요. 진짜 어렸을 적 먹었던 마요네즈 범벅 사라다의 소스맛에 가까웠어요. 요즘 음식 메뉴 중 주로 생선까스 소스와 맛이 약간 비슷했어요. 생선까스 소스에서 잡다한 야채 덩어리를 싹 빼면 상당히 많이 비슷할 거였어요. 케찹이 섞여 있지 않아서 맛이 부드러운 편이었어요.


스프


"이거 경양식 스프다!"


이런 건 무조건 후추를 왕창 쏟아부어서 맵게 만들어 먹어야 제맛이죠. 당연히 맛있었어요.


여기는 소스를 따로 그릇에 떠와야 했어요. 돈까스가 주문 후에 만들어져서 나왔기 때문에 처음 돈까스가 나오면 기본적으로 돈까스를 소스에 찍어먹게 되어 있었어요.


드디어 돈까스가 나왔어요.


의정부 캡왕돈까스


생긴 건 평범한 돈까스였어요. 얇은 한국식 돈까스였어요. 두께도 평범한 돈까스 두께였어요.


별 기대없이 칼로 돈까스를 썰었어요.


"어?"


손가락에 전해지는 느낌. 그간 먹었던 돈까스들과 확실히 달랐어요. 매우 바삭한 거친 빵가루를 잘라내고 튀김옷을 베는 순간 칼이 쑥 들어갔어요. 칼로 고기 써는 느낌이 거의 안 들었어요. 튀김옷 자르자 두부 써는 느낌이 들었어요. 고기가 엄청나게 부드러웠어요. 먹을 때 감탄하는 돈까스는 있었지만 칼로 썰 때부터 놀라게하는 돈까스는 없었어요. 무한리필이니 돈까스나 많이 먹고 가자고 들어온 식당이었어요. 돈까스 맛 자체에는 큰 기대 없었어요. 그런데 칼로 돈까스를 썰며 느낀 감각 때문에 갑자기 맛에 대해 기대가 생겼어요.


의정부 돈까스


돈까스 좀 먹어본 사람이라면 사진 잘 보면 알 수 있을 거에요. 어지간히 잘 하는 집이라 해도 돈까스가 저렇게 곱게 잘라지지 않아요. 칼을 특별히 엄청 날카롭게 갈아놓은 것도 아닌데 절단면이 매우 깨끗해요.


소스를 찍지 않고 그냥 먹어봤어요.


"여기 장난 아닌데?"


돈까스 무한 리필 가격은 6500원. 그러나 돈까스 맛은 8000원짜리 돈까스였어요. 서울 홍대, 대학로, 강남 같은 곳에 있었다면 10,000원 받고 팔아도 될 맛이었어요. 그 이상에 팔아도 '맛있기는 한데 비싸'라는 말을 듣지 가성비 못한다는 말 들을 맛은 절대 아니었어요.


이 돼지고기의 향기!


고소한 돼지고기 향기가 입안 가득 퍼졌어요. 매우 경악스럽게 놀라운 점은 고소한 돼지고기 향기만 있고 돼지고기 잡내는 없었다는 점이었어요. 돼지고기 잡내를 어떻게 이렇게 완벽히 잡았는지 엄청 신기했어요. 돼지고기에서 맛있는 맛과 향만 남기고 잡내는 싹 다 잡아내었어요. 이건 튀김옷 벗기고 돼지고기만 골라먹어도 맛집이라고 해도 될 수준이었어요.


식감도 엄청났어요. 튀김옷 빵가루의 강렬한 바삭함과 부드러운 돼지고기. 칼로 썰 때 느꼈던 돼지고기의 부드러움이 씹을 때에도 그대로 전해졌어요. 바삭거리는 갈색과 부드러운 흰색의 조화였어요.


게다가 바로 튀겨서 나온 돈까스인데 의외로 별로 안 느끼했어요. 기름지지 않았다고 하면 그건 100% 거짓말이구요. 튀김인데 기름지지 않으면 그건 혓바닥 문제죠. 기름지기는 한데 별로 안 느끼했어요. 콜라 생각이 전혀 나지 않았어요. 입에 낀 기름기를 헹구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었어요.


전체적으로 보면 올스타팀 같은 조합이었어요. 좋은 맛은 극대화시켰고, 나쁜 맛은 아주 철저히 박멸시켜놓은 돈까스였어요. 돼지고기의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 튀김옷의 바삭한 식감과 튀김 특유의 고소함은 매우 잘 살아 있었어요. 반면 돼지고기 잡내와 튀김의 느끼함은 철저히 잘 잡았어요.


이걸로는 뭔가 부족해...


소스는 맛이 순했어요. 돈까스 그 자체의 맛에 집중하기에는 좋았어요. 게다가 찍어먹게 되어 있어서 더욱 돈까스 맛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그러나 소스는 돈까스 맛을 못 따라오고 있었어요. 돈까스 그 자체의 엄청난 맛이 누가 봐도 보자마자 너무 예뻐서 입 쩌억 벌어질 엄청난 외모의 귀티나는 미녀라면 소스는 그에 훨씬 못 미쳤어요. 딱 좋은 표현이 있었어요.


코디가 안티다.


이런 상황이었어요. 돈까스는 서울 번화가에 있었으면 사람들이 줄 서서 먹었을 거에요. 돈까스 맛 자체는 완전무결 수준이었어요. 문제는 소스가 돈까스 맛에 걸맞는 맛은 아니었다는 점이었어요. 소스가 맛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급이 아예 안 맞았어요. 소스는 사람들이 줄 서서 맛볼 만한 맛은 아니었거든요.


이러니 아쉬움이 안 생길 수 없었어요. 뭔가 살짝 손대면 돈까스를 10,000원짜리 맛에서 12,000원짜리 맛으로 강화시킬 수 있어 보였어요.


왜 여기에서 불나방의 심장이 쿵쾅거리는가.


솔직히 얌전히 먹고 나와도 되었어요. 돈까스 자체는 엄청나게 맛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더 욕심이 났어요. 6500원 내고 1만원짜리 맛을 봤으면 그것도 엄청난 이득인데 뭔가 살짝 손대서 거의 따블인 12000원짜리 맛으로 더 업그레이드시키고 싶었어요.


'후추 한 번 뿌려볼까?'


스프에 뿌려먹으라고 후추가 비치되어 있었어요. 좋은 고기는 후추와 소금만 살짝 쳐서 먹어도 맛있어요. 그래서 돈까스에 후추만 뿌려서 먹어봤어요.


'아...이거보다는 소스 찍어먹는 게 낫다.'


강화 실패. 돈까스 2조각이 파괴되었습니다.


아니었어요. 후추만 쳐서 먹었더니 돈까스 맛 밸런스가 깨졌어요. 5500원짜리 돈까스 맛이 되어버렸어요. 이건 소금 뿌린다고 될 것이 아니었어요. 그런 식의 맛 강화는 돈까스 조각만 파괴시킬 뿐이었어요.


어차피 개조할 방법은 식당 안에 몇 개 없었어요. 이번에는 그릇 위에 있는 샐러드 소스를 발라먹어봤어요. 이거 뭔가 괜찮았어요.


'양배추 샐러드랑 같이 먹어봐?'


소스를 듬뿍 뿌려서 소스 떡칠이 된 양배추 샐러드를 포크로 푹 찔러 끼운 후 돈까스 한 조각을 찍었어요. 그렇게 양배추 샐러드와 돈까스를 동시에 먹어봤어요.


돈까스 맛 강화 성공! 12,000원짜리 맛!


"이거 대박이다!"


돈까스 맛 강화 성공이었어요. 샐러드의 새콤한 맛은 돈까스의 기름진 맛을 잡았어요. 여기에 양배추 샐러드의 아삭거림은 튀김옷과는 또 다른 식감이어서 식감이 더욱 화려해졌어요. 야채의 싱싱하고 단맛과 돈까스의 고소한 맛의 조화도 좋았어요.


케이준 치킨 샐러드 대신 돈까스 샐러드. 이거면 진짜 12000원짜리 맛이다.


이거랑 유사한 음식이 있어요. 바로 케이준 치킨 샐러드에요. 케이준 치킨 샐러드를 돈까스 버전으로 만든 맛이었어요. 닭고기와 돼지고기의 차이 때문에 케이준 치킨 샐러드에는 양상추, 돈까스 샐러드에는 양배추를 썼다고 하면 되요. 드레싱도 두 고기 맛 차이 때문에 달라졌다고 하면 되구요.


돈까스 한 조각과 맞먹거나 더 많은 양의 양배추 샐러드를 동시에 먹자 맛이 엄청나게 좋아졌어요. 콜라 없어도 매우 먹기 쉬웠어요. 건강에 유익한 편은 아니라는 튀김 음식인 돈까스를 먹는데 매우 건강한 음식을 먹는 기분이 드는 건 부가적인 특수 효과였어요. 왠지 건강을 엄청나게 챙기면서 식사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실제로 이렇게 먹기 시작하자 야채인 양배추를 엄청 먹게 되었어요.


리필을 한 번 더 해서 먹었어요. 당연히 이제 답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양배추 샐러드를 돈까스 위에 올려서 먹었어요. 콜라가 필요 없었어요. 심지어 물도 안 마시고 나왔어요. 후추로 맵게 만든 스프 한 그릇만 다 먹고 나왔어요.


돈까스 맛 자체도 매우 맛있었지만 양배추 샐러드와 돈까스를 같이 찍어서 동시에 먹자 고급음식이 되었어요. 농담이 아니라 진짜 고급음식 맛이었어요. 여기에 돈까스는 무한리필이었어요. 양배추야 자기가 갖다 먹으면 되구요. 대만족이었어요.


의정부 캡왕돈까스는 정말 모처럼 찾은 매우 만족스러운 맛집이었어요. 무한리필인데 돈까스 맛 자체가 웬만한 돈까스 맛집 돈까스보다 훨씬 더 뛰어났어요. 소스 대신 드레싱 떡칠한 양배추 샐러드를 올려서 먹으면 고급 레스토랑에서 판매해도 될 맛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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