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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역 떡볶이 맛집 - 두끼떡볶이 강남점

좀좀이 2020. 8. 17.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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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돈까스, 여자는 떡볶이.


꽤 많이 들어본 말이에요. 우리나라에서 남자의 쏘울푸드는 돈까스이고 여자의 쏘울푸드는 떡볶이래요. 워낙 유명해서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말일 거에요. 우리나라 사람 중 남자들 중에서 돈까스를 싫어하는 사람 찾기 어렵고 여자들 중에서 떡볶에 싫어하는 사람 찾기 어렵대요.


남자의 쏘울푸드가 돈까스이고 여자의 쏘울푸드가 떡볶이라는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저도 잘 몰라요. 일단 남자들 중에서 돈까스 좋아하는 사람 많은 건 사실이에요. 돈까스 무한리필 찾아가보면 남자들이 득시글거려요. 고급 돈까스집은 남녀 구분 없이 사람이 많지만요. 돈까스는 그래서 고개가 끄덕여져요. 맛이 별로인 김밥천국에서조차 돈까스 시켜먹는 남자 찾아보는 건 어렵지 않거든요.


그렇지만 떡볶이는 잘 모르겠어요. 지금까지 제가 보고 경험한 걸 떠올려보면 떡볶이는 성별보다는 연령이 오히려 더 중요했거든요. 길 가다 보이는 분식집에서 떡볶이 먹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성별을 떠나서 중고등학생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김밥천국 갔을 때 라볶이 같은 거 시켜먹는 사람도 거의 다 나이 많아야 20대였구요.


중요한 건 우리나라에서 남자의 쏘울푸드는 돈까스이고 여자의 쏘울푸드는 떡볶이라는 말이 얼마나 잘 맞느냐가 아니에요. 그보다는 제가 떡볶이에 열광할 나이는 지나갔다는 것이 중요해요. 분식집 가서 떡볶이 먹은 게 언제인지 모르겠어요. 예전에는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떡볶이를 사와서 집에서 먹기도 했어요. 그러나 그렇게 떡볶이 먹은 것이 몇 년 전인지도 모르겠어요. 가장 최근에 먹어본 떡볶이는 작년에 제주도 갔을 때 밥도 먹고 글감도 만들기 위해 신제주에서 유명한 분식집인 제원분식에 갔던 거였어요.


두끼떡볶이가 유명한 것은 알고 있었어요. 그러나 여태 단 한 번도 안 가봤어요. 그냥 그런 게 있구나 하고 지나갔어요. 블로그 운영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 블로그에도 찾아가기 마련이에요. 두끼떡볶이 글은 많이 봤어요. 두끼떡볶이 글은 대체로 여성이 쓴 글이 많기는 했어요.


"우리 두끼 가볼래?"

"두끼? 떡볶이?"


올해 봄, 갑자기 친구가 나중에 두끼떡볶이 같이 가보지 않겠냐고 했어요.


"거기 뭐 있는데?"

"떡볶이 무한리필인데 맛있어."

"아, 그래?"


그제서야 두끼떡볶이가 무한으로 먹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야, 코로나 좀 진정되면 한 번 가보자!"


두끼 떡볶이가 무한리필이라는 말에 바로 가보고 싶었어요. 그러나 가기 꺼려졌어요. 코로나 때문에 난리도 아닌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코로나가 조금 진정되면 그때 가보자고 했어요.


그러다 며칠 전이었어요.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한 후, 어디에서 점심을 먹을지 이야기하던 중이었어요. 문득 두끼 떡볶이가 떠올랐어요.


"우리 두끼 떡볶이 가자!"

"그럴까?"


봄에 가기로 한 두끼 떡볶이를 드디어 가보기로 했어요. 친구와 강남에서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강남역 근처에 있는 두끼 떡볶이를 찾아봤어요. 두끼떡볶이 강남점이 있었어요. 거기로 가기로 했어요.


친구와 강남역에서 만나서 강남역 먹자골목에 있는 두끼떡볶이로 갔어요.


두끼떡볶이 입구


두끼떡볶이 강남점은 2층에 있었어요. 안으로 들어갔어요. 직원분이 자리를 안내해줬어요.


두끼떡볶이 육수


"여기 어떻게 먹어야 하지?"

"소스랑 안에 넣을 거 갖고 와서 끓여먹으면 돼."


친구는 전에 한 번 와봤기 때문에 어떻게 먹으면 되는지 알고 있었어요. 먼저 소스를 가지러 갔어요.


두끼떡볶이 소스


저같은 초심자들을 위해 소스를 만드는 방법이 쭉 적혀 있었어요. 처음부터 크림 떡볶이로 만들어 먹으면 느끼할 수 있기 때문에 안 맵고 무난해보이는 레시피를 찾아봤어요.


"궁중떡볶이로 먹자."


일단 안 매운 것으로 먹어보기로 했어요. 두끼 궁중 떡볶이는 궁중 소스 한 국자에 두끼 소스 두 국자였어요.


두끼떡볶이


"유부 있다!"


유부가 있었어요. 유부는 정말 맛있어요. 그래서 유부를 수북히 담아왔어요.


서울 강남역 떡볶이 맛집 - 두끼떡볶이 강남점


잘 끓였어요. 떡볶이는 금방 끓었어요.


떡볶이


"야, 이거 엄청 맛있는데?"


안 맵고 적당히 달착지근하고 고추장맛 났어요. 매우 맛있었어요.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유부를 듬뿍 넣었어요. 떡볶이 국물을 듬뿍 머금은 유부 맛은 환상적이었어요. 따로 면을 넣는 것보다 유부를 듬뿍 넣어서 먹는 것이 훨씬 맛있었어요. 국물도 같이 먹고 싶을 때 최강의 아이템이 유부거든요. 이건 떡볶이 뿐만 아니라 훠궈 먹을 때도 마찬가지에요. 국물을 일부러 떠서 마실 필요가 없어요. 유부 넣으면 유부가 국물을 푹 머금고 있어서 국물을 따로 떠먹지 않아도 되요. 게다가 유부를 채로 썰어놓으면 면류 대용 역할도 하구요. 단, 유부는 국물을 잔뜩 머금고 있어서 엄청 뜨거워요.


떡 중에서는 치즈떡이 매우 맛있었어요. 그냥 떡보다 치즈떡이 더 맛있었어요. 달착지근한 떡볶이 국물맛과 치즈떡 속에서 터져나오는 고소한 맛 조합이 매우 맛있었어요.


"우리 이것으로 한 번 더 먹자!"


둘 다 신났어요. 또 먹을 것을 뜨러 갔어요. 왕창 떠왔어요. 육수를 다시 붓고 궁중 떡볶이 소스를 부었어요. 한 번 더 끓여먹었어요.


"아...도저히 못 먹겠다."


일단 가져온 것은 다 먹었어요. 그런데 딱 두 번으로 끝났어요. 뱃속에 들어간 것이 먹는 동안 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불어나는 느낌이었어요. 고기뷔페는 시간 조금 끌면 소화가 금방 되어서 많이 먹고 나와요. 사실 고기 무한리필 식당은 배부른 것보다 고기 냄새 자꾸 맡다보니 냄새에 배불러서 나와요. 그런데 두끼 떡볶이는 반대로 진짜로 배가 불렀어요. 떡이 소화가 빨리 되지 않았어요.


두끼떡볶이 볶음밥


아직 먹을 게 많이 남았는데!


라볶이도 못 만들어 먹었고, 볶음밥도 못 만들어먹었어요. 데리마요 덮밥도 만들어먹으라고 재료가 비치되어 있었지만 그것도 못 먹었어요. 떡볶이만 두 번 먹고 나왔어요.


두끼떡볶이 가서 놀랐던 점은 제가 간 시간에는 손님 거의 대부분이 여자라는 점이었어요. 나이 상관없이 여자가 많았어요. 괜히 우리나라에서 남자의 쏘울푸드는 돈까스이고 여자의 쏘울푸드는 떡볶이라는 말이 나온 게 아닌 모양이었어요.


두끼 떡볶이는 다음에 또 갈 거에요. 다음에는 머리 좀 굴리고 절제력을 발휘해서 이것저것 다 먹어볼 생각이에요. 최소한 볶음밥은 만들어먹어보려구요. 분명히 맛있고 배터지게 잘 먹고 나왔는데 데리마요 덮밥도 못 만들어 먹고 라볶이도 못 만들어 먹고 볶음밥도 못 만들어 먹고 나오니 뭔가 패배감이 느껴져버렸어요. 역시 무한리필도 잘 먹으려면 머리를 써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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