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앙아시아 생존기 (2012-2013)

우즈벡에서의 나의 인터넷 생활

좀좀이 2012. 9. 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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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가을이 성큼 다가왔네요. 기온이 갑자기 푹 떨어져서 춥다고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겨울에 집에서 입는 점퍼를 꺼내 입고 있어요.


그러고보면 이제 돌아가기까지 남은 고비는 딱 두 개. 거주지등록을 다시 한 번 해야 하고, 그게 끝나면 마지막으로 대망의 귀국하기 위한 준비가 기다리고 있죠. 집에 쌓여 있는 물건들과 책을 볼 때마다 답이 안 나오네요.


저는 여기에서 핫스팟 기능을 이용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어요. 이렇게 하면 핸드폰으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고, 컴퓨터로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데다 인터넷 요금도 비교적 저렴해요. 단, 문제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것. PC방 가거나 무선 인터넷 모뎀을 사서 쓰면 그럭저럭 쓸 만 한데 그냥 느린 속도 감안하고 살고 있어요. 이것도 적응되니 괜찮네요.


여기에서 저의 인터넷 생활 (우즈베키스탄에서 핫스팟 기능만으로 인터넷하고 있음)


1. 다운로드

핸드폰과 노트북을 통신 신호가 가장 강한 곳으로 가져갑니다. 그리고 기다리죠. 만약 메일로 대용량 파일을 받을 경우에는 반드시 절전모드를 끕니다. 한참 기다려야 하는데 절전모드 발동하면 처음부터 다시 받아야 하거든요. 이거 겪어보니 단전에서부터 올라오는 열받음을 겪을 수 있었어요. 여기서 모뎀을 쓰신다 하시더라도 한국에서 재미있는 볼 거리 잔뜩 구해 오세요.


2. 업로드

업로드는 당연히 안 합니다. 메일로 파일 보내주기 같은 건 정말 필요할 때 아니면 절대 안 합니다. 업로드하다 끊기면 다운로드하다 끊기는 것보다 보다 더 깊은 심연에서부터 열받음이 올라오거든요. 블로그에 사진을 올릴 때에도 항상 크기를 긴 변을 540으로 수정해서 올려요. 이래서 좋은 점이 하나 있기는 있어요. 인터넷 신호 약한 곳에서도 잘 열리는데다 누군가 사진을 허락 없이 쓰려고 해도 극히 제한적인 경우 아니면 한계가 있죠. 저작물 보호 효과도 어느 정도 있어요. 사실 이렇게 안 하면 블로그에 사진 올리지도 못하지만요. 긴 변 600 이하는 잘 올라가더라구요.


1,2번 모두 속도가 약한 것보다 인터넷 종량제와 많은 관련이 있어요.


3. 검색 및 웹툰 등

이런 건 핸드폰으로 처리합니다. 모바일 버전이 용량이 작아서요. 그런데 웹툰은 모바일 버전에서 딱 파일 하나가 안 열릴 때가 종종 있어요. 한 두 번 새로고침 하다가 안 되면 뒷골에서 올라오는 분노와 함께 그냥 컴퓨터로 봅니다.


4. 웹브라우저

주로 크롬을 쓰고, 오페라를 두 번째로 씁니다.


5. 블로그에 글쓰기

여행기는 글 쓰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txt 파일로 주욱 쳐놓아요. 다른 글은 그냥 바로바로 써서 올릴 때도 있고, 미리 txt 파일로 작성했다가 올리는 경우도 있어요. 그리고 글을 올릴 때 이유 없이 안 올라가면 탭을 하나 더 켜서 제 블로그에 들어가 혹시 제멋대로 로그아웃되었는지 확인해 봅니다. 사진이 이유없이 안 올라갈 때도 마찬가지구요.


6. 블로그에 댓글 달기

사실 이게 가장 종종 아직까지도 문제를 일으키고 뒷목 잡게 하는 문제에요.


아직까지도 저지르는 짓


사례 1



다른 분 블로그에서 글 보고 댓글 달고 등록하려는데 아예 클릭이 안 되거나 다운된 것처럼 될 때가 있어요. 이때는 당연히 분노의 광클.



나는야 댓글계의 자라나는 테러리스트!


처음 왔을 때 이런 짓 종종 했어요. 친한 분 글에 댓글을 다는데 계속 안 달려서 나중에 분노의 광클을 했더니 댓글 도배질. 그래서 급히 지우려고 입력한 비밀번호를 입력했는데 계속 '비번이 틀렸습니다' 메세지. 뇌의 한 쪽은 비밀번호를 맞게 입력했는데 자꾸 틀렸다고 하는 티스토리에 분노, 나머지 한 쪽은 이 도배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결국 인터넷 사정이 열악한데 광클했다가 본의아니게 테러짓을 해서 죄송하다고 사과 댓글을 올려서 큰 오해 없이 끝났어요. 더 웃긴 것은 이 사과 댓글도 댓글 도배가 되었다는 것. 그런데 이때는 비밀번호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도배된 것은 다 깔끔히 지웠어요.


덕분에 요즘은 항상 비밀번호 입력하라고 하면 성심성의껏 입력한답니다. 물론 지금도 간간이 이런 실수를 저질러요.


사례 2



제 글에 달린 댓글이나 다른 분 블로그에 달린 댓글에 정성껏 댓글을 달고 확인 버튼 짤깍!



나는 그 누구도 - 심지어는 시스템마저 볼 수 없는 투명 댓글을 달았습니다.


이건 앞서 나왔던 것들이 느끼게 하는 분노의 총합+a 의 분노를 느끼게 하는 경우에요. 글이든 댓글이든 한 번 날려먹으면 그거 다시 쓰는 거 정말 힘든데 이렇게 갑자기 인터넷 접속이 끊기며 댓글을 날려먹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이게 발끝에서부터 올라오는 분노를 느끼게 하는 결정적 이유는 댓글을 길게 쓰고, 온 정성을 다하여 쓸 수록 매우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거에요. 정말 생각하고 생각해서 댓글 달았는데 마지막 클릭하는 순간 '인터넷 접속 끊김' 뜨고 댓글 싸악 날아가면 뭐 할 말이 없어요.


게다가 이게 더 짜증나게 하는 이유는 그림에는 인터넷이 끊겼다고 그림을 그렸지만, 화면 하단 인터넷 연결 그림에는 멀쩡히 인터넷 연결 되어 있다고 나와 있는데 인터넷 접속 끊김 뜨면서 댓글이 날아가거나, 제멋대로 로그아웃 되어서 처음부터 다시 쓰라는 창이 뜬다는 거에요. 정말 후자는 언제 터질 지 몰라요. 제멋대로 로그아웃 되어버려서 - 즉 댓글 쓰고 있는 도중 인터넷이 끊겼다 다시 켜졌는데, 그게 x표시로 안 되어서 날리는 것은 알 수가 없거든요.


요즘은 대처 방법이 생겼어요. 댓글 달기 전에 무조건 제가 쓴 내용을 ctrl+a - ctrl+c 로 복사한 다음 확인 누르기. 그런데도 종종 당해요. 인터넷이 항상 말썽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거든요.


핫스팟이 느리기는 하지만 사실 한국에서 아주 약한 무선 인터넷 잡아 쓰는 것과 큰 차이는 없어요. 게다가 만약 제가 모뎀을 사서 쓴다면 보다 쾌적한 인터넷 생활을 했겠죠. 하지만 모뎀까지 사서 인터넷을 써야 할 필요를 못 느껴 그냥 핫스팟 가지고 인터넷을 쓰다 보니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해요.


몇몇 선진국을 제외하고 해외에 계시는 블로거분들도 아마 저와 상황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댓글 다는 것이야 여기에서 체류중이라 하는 것이고, 여행 중에는 인터넷이 아예 느려서 댓글 다는 것은 거의 포기하고 돌아다니거든요. 정확히 표현하자면 여행중에는 최대한 인터넷을 멀리해요. 왜냐하면 인터넷 쓰다 보면 답답해서 울화통이 풍선처럼 부풀어오를 걸 알고 있으니까요.


한국에서 인터넷만 떼어와 쓰고 싶습니다. 한국 물가는 오지 말구요.


p.s. 그리고 다른 나라의 인터넷 사정은 어떤가요? 항상 한국이 인터넷 최고라는 말만 들었지 어느 정도 나쁜지 잘 들은 적은 없어서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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